<한국관광공사 추천>7월에 가볼만한 이색 여름 가족여행지

가족사랑 솔솔~더위·스트레스 싹~

경북 울진…울진서 바다 위 달리고 금강송 아래서 삼림욕
강원 삼척…바다 위의 협곡을 즐기다
경기 화성…하늘·땅·바다를 360도로 즐기는 이색체험
경남 남해…쪽빛 바다에서 짜릿한 해방감 맛보다
서울 성동…강바람으로 무더위 날리는 그린투어 명소
충남 태안…하늘·바다에서 스릴과 손맛 체험


본격적인 휴가와 방학이 시작되는 7월. 아직 가족 여행을 어디로 떠나야 할지 정하지 못했으면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는 여행지를 추천한다. 한국관광공사는 2011년 7월 ‘이색 여름 가족여행’이라는 테마로 경북 울진, 강원 삼척, 경기 화성, 경남 남해, 서울 성동, 충남 태안 등 6곳을 선정 발표했다.    


경상북도 울진군

오지라는 이름 아래 묻혀 있던 울진. 그곳의 산은 백두대간의 웅장함을 담았다. 그 기운은 계곡을 따라 흘러서 바다로 이어진다. 바다는 바람과 태양을 담아 여행객에게 역동적인 휴식을 전한다.

후포해수욕장에서는 거친 오프로드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윈드서핑, 수상스키, 바나나보트는 물론 바다의 귀족이랄 수 있는 요트체험이 가능하다. 경북 요트협회에 문의하면 1일 체험으로 모든 해양레포츠를 배우고 즐길 수 있다.

소광리 소나무숲은 금강송으로 유명하다. 조선 왕실에서 필요한 궁궐을 짓고 관을 짜기 위해 일반인은 나무를 벨 수 없도록 했던 황장봉산. 곧게 뻗은 자태가 미인의 몸매처럼 아름다운 금강송 탐방은 지난 6월1일부터 사전예약제를 통해 숲해설자의 안내를 받아야 탐방할 수 있다.

바다에서 놀고 산길을 걷다 보면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된다. 이럴 때는 덕구온천이 제격이다. 온천이라고 다 같은 온천이 아니다. 덕구온천은 응봉산 자락에서 자연용출 되는 국내 유일의 온천이다. 온천수는 42.2℃의 약알칼리성으로 피부에 좋은 중탄산나트륨과 칼륨, 탄산 등이 많이 함유되어 근육의 피로를 푸는 데 탁월하다. 울진군청 문화관광과 (054)789-6902
 

강원도 삼척시

강원도 삼척시는 아름다운 포구가 많다. 그중 으뜸은 장호리 바다이다. 이곳에 올망졸망 솟아있는 바위들이 만들어낸 바다의 협곡이 있다.

10여개의 바위가 엇갈리며 물길을 연 모양이 협곡처럼 느껴진다. 그 바다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것은 투명카누와 스노클링, 바다래프팅 등의 해양스포츠이다.

카누를 타고 바위 사이를 오가다보면 이국적인 정취마저 느껴지는 것. 해녀들이 바다에서 직접 잡은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것도 이 마을의 장점이다.


장호리를 중심으로 용화리에서 궁촌리까지 이어지는 약 5.4km의 해양레일바이크와 삼척의 어촌민속문화를 알 수 있는 해신당공원이 자리하고 있으니 함께 둘러볼 것.

동굴도시 삼척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대금굴과 환선굴을 돌아본 후, 석탄광산에서 캐낸 폐광석의 화려한 변신을 만날 수 있는 도계유리마을을 찾아 유리공예체험도 즐겨보자. 삼척시청 관광정책과 (033)570-3846


경기도 화성시

숨 가쁘게 달려온 일상과 복잡한 도심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여름휴가가 다가왔다. 더위도 잊을 수 있을 만큼 재미있는 휴가를 보내고 싶다면 경기도 화성시로 떠나보자.

경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며 마음의 고민을 홀가분하게 털어낼 수 있는 어섬비행장이 있다. 그만큼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바다와 도시의 풍경, 조종간으로 전해지는 하늘을 나는 느낌 등이 경비행기 조종사가 되고 싶어질 만큼 재미있다. 경비행기 체험은 꽤나 매력적이다.

바닷물 갈라진 길을 건너 들어설 수 있는 신비의 섬 제부도는 쏙과 조개 등 다양한 갯벌체험을 누릴 수 있는 장소다.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와 함께라면 타조사파리를 찾아 타조타기, 타조알볼링 등을 즐겨보자. 진주목장의 낙농체험은 교육과 즐거움을 동시에 누릴 수 있어 더욱 인기다. 경기도 화성시청 체육관광과 (031)369-2094
 

경상남도 남해군

남해는 ‘보물섬’이라고도 불린다. 그만큼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많다는 뜻이다. 남해를 여행해보면 이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금산 보리암 같은 이름난 사찰을 비롯해 계단식 다랭이논으로 유명한 가천마을, 원시 어업의 형태를 가진 죽방렴, 오랜 역사가 깃든 물건방조어부림 등 가볼 곳이 널렸다. 독일인마을과 원예예술촌처럼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주는 곳도 있다. 하지만 남해의 여름을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은 짜릿한 해양레포츠를 체험하는 것.

삼동면 물건항에 자리한 남해군 요트학교에서는 요트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고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쪽빛 바다 위를 바람에 의지해 나아가는 기분은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짜릿한 해방감을 맛보게 해준다. 요트가 어렵다면 카약에 도전해보자.

상주면 양아리 두모마을에서는 씨카약을 즐길 수 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노를 젓다 보면 스트레스가 말끔히 사라지는 느낌이다. 파도를 넘어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빠와 아들이 함께 노를 젓다 보면 어느새 부자간의 정도 두터워지는 것만 같다. 마을 어귀에는 솔숲도 조성되어 있는데 이곳에서 캠핑도 즐길 수 있다. 남해군청 문화관광과 (055)860-8605


서울 성동구

올 여름 무더위는 한강에서 날려버리자. 한강 물줄기를 따라 서울의 강변에는 광나루, 잠실, 뚝섬, 잠원, 이촌, 반포, 망원, 여의도, 선유도, 양화, 강서, 난지한강공원 등 모두 12개의 공원이 조성돼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다.

평소에도 걷기, 달리기,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한강은 인기 만점 나들이 코스. 특히 여름철의 한강은 수상스키, 윈드서핑, 카누와 카약, 웨이크보드 같은 수상레포츠를 마음껏 체험할 수 있는 천국으로 화려하게 변신한다.

수영장과 캠핑장 외에 올해에는 요트체험장과 플로팅 아일랜드도 등장해서 한강은 해외의 유명 리조트 해변이 부럽지 않다. 광진교, 잠실대교, 동작대교, 한강대교, 양화대교 등의 교량에 설치된 전망쉼터도 명소이고 여의도샛강 등 생태공원도 자녀들의 자연체험학습장으로 훌륭하다. 서울특별시 한강사업본부 홍보과 (02)3780-0763
 


충청남도 태안군

충남 태안은 여름 레포츠의 보물창고다. 해안국립공원을 옆에 두고 바다와 창공에서 짜릿한 체험이 가능하다. 항공 체험은 태안의 해변에서 만나는 레포츠 중 가장 스릴 넘친다. 아름다운 해변에서 경량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데 뭍에서만 봤던 절경을 창공에서 조망할 수 있다.

또 안흥항 신진도는 국내 바다낚시의 주요 포인트다. 낚시배를 빌리거나 방파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은 듬직한 손맛에 매료된다. 신진도 너머 마도는 1년 내내 물고기가 많이 잡혀 갯바위 낚시꾼들도 즐겨 찾는다.

태안에는 리아스식 해변을 따라 30여 개의 해수욕장들이 포도송이처럼 매달려 있다. 꾸지나무골, 신두리, 밧개 해변과 천리포수목원, 안면도 휴양림 등에서도 상쾌한 휴식이 가능하다.

태안에서는 우럭젓국, 밀국낙지 등의 지역 별미로 지친 여름의 원기를 보충할 수도 있다. 태안군청 문화관광과 (041)670-2768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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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1년’ 여전히 요동치는 정치판

‘계엄 1년’ 여전히 요동치는 정치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27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가 최고 통수권자의 선택은 정치권을 넘어 대한민국 전역을 강타했다. 내란의 밤이 지나고 탄핵의 강을 건너 마침내 대선 정국까지 넘었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여의도 곳곳에 계엄의 여파가 남아 있다. 그날 오후 10시 무렵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예산안 관련 긴급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정보지가 돌았다. 얼마 뒤 정장 복장으로 대통령실 브리핑룸 카메라 앞에 나타난 윤 전 대통령은 다소 격양된 어투로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스스로 걸어간 자멸의 길 민주당이 주요 예산을 전액 삭감해 국가 기능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을 공황 상태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돌연 야당을 반국가 세력으로 몰아세웠다. 윤 전 대통령은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내려진 비상계엄이었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국회가 봉쇄됐고 헬기를 타고 도착한 무장 군인들이 안으로 들이닥쳤다. 국회 밖에서는 시민이, 안에서는 야당 보좌진들이 군인과 대치하면서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졌다. 먼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입장을 냈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밝혔다. 이후 한 전 대표는 탄핵을 찬성한다는 의미의 ‘찬탄파’로 찍혀 친윤(친 윤석열)계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민주당 당시 이재명 대표는 실시간 방송을 통해 “대통령의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는 무효”라며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인 국회를 지키기 위해 신속히 국회로 와달라는 말을 남겼다. 내란 사태가 지나고 난 뒤 이 대통령은 이날을 회상하며 “이 상황을 최대한 빨리 많은 시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실시간 방송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뒤이어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비상 의총을 소집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국회 예결위 회의장으로 의총을 소집했다가 10분 뒤 장소를 여의도 당사로 옮겼다. 그리고 약 20분 뒤 다시 국회 예결위장으로 바꿨다. 이는 현재 추 전 원내대표가 받는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과 연결된다. 다음 날 새벽인 4일 오전 1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국회에 상정됐다. 국회경비대가 국회 출입을 통제하자 담을 넘어서 국회로 진입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결의안 상정에 앞서 “(윤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면 국회에 지체 없이 통보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있으나 통보가 없었고, 이는 대통령의 귀책사유”라며 “우리는 그와 관계없이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결의안은 여야 의원 190명이 참석한 가운데 190명 전원이 찬성해 가결됐다. 국회 본청에 투입됐던 계엄군은 철수했고 이로써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은 약 세 시간 만에 무효가 됐다. 비상계엄의 끝은 탄핵 정국의 시작으로 이어졌다. 민주당을 비롯한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6당은 계엄이 해제된 당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하고 “하야하지 않으면 탄핵소추를 진행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추인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과정을 겪으며 당이 벼랑 끝까지 몰렸던 점 등을 의식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렸다. 대통령에서 내란수괴 피의자로 썩은줄 알면서도 못 놓는 윤 동아줄 이날을 기점으로 국민의힘에서는 분열의 조짐이 보였다. 탄핵을 반대하는 ‘반탄파’의 친윤계와 찬탄파 친한(친 한동훈)계로 당원들이 갈라서면서 내부 총질이 시작된 것이다. 당초 한 전 대표 역시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비상계엄 당시 자신을 포함한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려고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부터 시작된 두 계파의 갈등 또한 현재진행형이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나흘 뒤인 7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미달로 국회에서 부결돼 자동 폐기됐다. 재적 의원 300명 중 195명이 참석한 가운데 탄핵이 상정됐지만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불참하면서 투표가 불성립된 것이다. 이날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은 김예지, 김상욱, 안철수 의원뿐이었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 105명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호명하며 본회의장으로 와줄 것을 요구했다. 두 번째 탄핵소추안은 일주일 뒤인 14일 국회에 상정됐다. 당시 국민의힘은 “표결 참석을 제안한다”면서도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했다. 결국 300명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표 8표로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11일 만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공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로 넘어갔고 긴 진통 끝에 지난 4월4일 헌법재판관의 만장일치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다. 현직 대통령의 파면에 따라 조기 대선이 치러졌고 민주당에서는 이변 없이 이재명 대표가 대선주자로 나섰다. 국민의힘에서는 여전히 찬탄파와 반탄파가 대립했고 어느 날 늦은 밤을 틈타 ‘대선후보 날치기’를 시도하는 등 웃지 못할 촌극도 벌어졌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 청산’을 앞세웠다. 이 후보는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비상 경제 대응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약속하는 등 경제 성장을 강조하면서도 “내란 세력의 죄는 단호하게 벌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역시 “이번 선거는 내란 정권에 대한 준엄한 심판”임을 강조하며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심판론을 부각시켰다. 두 번의 선거 강경파만 남았다 6·3 조기 대선 투표 결과 이재명 후보가 49.42%를 득표하면서 21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로 이 후보가 8.27%p 차이로 앞섰다. 계엄 극복과 내란 청산을 외친 민주당이 국민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완전히 절연하지 못한 점 또한 보수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원인으로 꼽힌다. 탄핵 정국 당시 앞장서서 윤 전 대통령을 엄호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에 따른 역풍을 우려하던 당 의원에게 자신이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서 반대한 점을 언급하며 “나는 끝까지 갔다. 그때 욕 많이 먹었다. 그런데 1년 후에는 ‘윤상현 의리 있어 좋아’(라고 하면서) 무소속으로 나와도 다 찍어줬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 역시 대선 투표 직전까지 윤 전 대통령에게 단호히 탈당을 요구하지 못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 탈당(여부)은 본인 뜻”이라며 “자기가(국민의힘이) 뽑은 대통령을 탈당시키는 방식으로 책임이 면책될 수 없고, 도리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아직도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친윤계를 비롯한 중진 의원의 지역구가 보수의 심장인 TK(대구·경북)임을 고려했을 때, 윤 전 대통령과 결별하는 것은 핵심 지지층을 놓는 것과 같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8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서도 반탄파인 장동혁 후보가 김문수 당 대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장 후보는 탄핵 정국 당시 극우 색채가 짙은 탄핵 반대 집회를 찾아가 강성 지지층에게 표심을 구애하는가 하면 찬탄파들을 향해 “내부 총질 세력과는 같이 갈 수 없다”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당선 직후에는 “우파 시민들과 연대해 이재명정부를 끌어내리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강경 노선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장 대표는 지난 9월 장외투쟁을 통해 이정부와 본격적으로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이 장외투쟁에 나선 것은 ‘조국 사태’ 이후 6년 만이다. 당 지도부는 대구를 시작으로 전역을 돌며 여론전을 통해 반격에 나설 기회를 보고 있다. 민주당은 “내란 옹호 대선 불복 세력의 장외‘투정’”이라고 비꽜다. 마찬가지로 지난 8월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아 대표로 당선된 정청래 대표는 “윤어게인 내란 잔당의 역사 반동을 국민과 함께 청산하겠다”며 국민의힘 청산을 강조했다. 강경파인 정 대표와 장 대표가 당권을 잡으면서 국회는 점차 극한으로 치달았다. 정면충돌 치킨 게임 계엄 1년을 앞두고는 민주당의 ‘내란 세력 척결’에 국민의힘이 ‘내란 팔이’라고 맞불을 놓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의힘 강경파 의원들의 입은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고, 민주당은 그때마다 계엄 카드를 꺼내며 “내란 옹호 세력과 협치할 수 없다”고 반격했다. 내란 팔이라는 단어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메시지로 시작됐다. 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특검 연장은 오로지 내란 정국을 연장하려는 민주당의 정략일 뿐”이라며 “내란팔이 없이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자신도, 국정을 책임질 정책 능력도 없으니 이 지경”이라고 몰아세웠다. 민주당 주도로 ‘더 센 특검법’이 통과하자 이를 지적한 것이다. 나 의원은 “에라잇, 맨날 내란, 내란하다 보면 국민들도 결국 지쳐버릴 것”이라며 “소위 내란 약발도 곧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계엄 1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사과나 해명도 없이 여전히 민주당 뒷다리만 잡는 게 국민의힘”이라며 “내란팔이라는 말을 하기 전에 그동안 국민의힘이 보여준 태도를 돌아보시라.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기 위해 구치소로 뛰어간 것이며 극우 집회에서 마이크를 든 것까지, 사과의 기미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지겹다’는 경솔한 표현은 국민께 비판받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3일 계엄 1년 메시지를 통해 양당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은 정당해산 심판을 꺼내든 반면, 국민의힘은 메시지 톤을 놓고 여전히 갈팡질팡하면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달 26일 “내일(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호 전 원내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진다. 추 전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당시 의원총회(이하 의총) 장소를 여러번 변경하며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총을 든 계엄군이 국회 창문을 깨고 진입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의총 장소를 국회 밖으로 공지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다분히 의도적이고 적극적인 계엄 해제 방해로밖에 볼 수 없는,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거듭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경파만 살아남은 포스트 탄핵 여의도 계엄 1년 메시지, 여야 모두 주목 국민의힘 내에서는 메시지의 세기를 놓고 충돌 조짐이 보인다.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지도부는 강경 메시지를 주장한 반면, 원내지도부를 비롯한 일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사과를 포함한 톤다운된 메시지를 요구하는 등 온도 차가 생긴 것이다. 초선인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지난해 극한 여야 대립 속에 다수 야당(민주당)의 입법 전횡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계엄으로 군대를 동원해서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건 국가 발전이나 국민통합, 보수 정치에 있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불법적이고 무모하고 과격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간 1년 동안 국민의힘이 비상계엄을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 등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 그것이 규명되면 사과와 반성은 당연한 일”이라며 “단순히 사과와 반성으로만 끝나서도 안 된다. 앞으로 국민의힘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대한 메시지까지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상계엄이 지난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여야가 보이는 양상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와 비슷하다는 평이다. 탄핵 이후 조기 대선에서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해결 과제로 적폐 청산을 내걸었고, 이 대통령은 ‘내란 청산’을 주장했다. 사면초가인 국민의힘 상황 역시 10년 전 탄핵 후폭풍을 직면하고 분열한 새누리당과 닮아있다. 이듬해 6월 지방선거가 예정된 점까지, 지금의 여야가 과거를 그대로 답습할지 이목이 쏠린다. 당시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간판까지 교체했지만 2018년 지방선거에 참패하면서 국회 바닥에 무릎을 꿇고 국민에게 사죄했다. 지금 국민의힘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중도층 등 외연 확장을 위해 계엄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투표율을 55%에서 60% 정도로 봤을 때 중도층은 투표를 하지 않는 계층일 경우가 많다. 오히려 진영에 속한 사람들이 투표한다”고 분석했다. 김 최고위원은 “정치 고관여층보다는 정치 무관심층을 따라가야 한다고 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건가. 보수는 아직도 분열돼있고 내부 싸움도 있는 상황에서 지금 당장 이동해 갔을 때 벌어질 손실도 굉장히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선거에 직면하면 중도층 포섭을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하지만, 아직 당이 불안정한 만큼 중심이 되는 지지층을 단단히 잡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0년 전 데자뷔? 비상계엄 사과 메시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이 탄핵당한 것이 우리 숙명인데 그분들이 탈당했다고 해서 벗어나 지겠느냐”며 “자꾸 절연, 절연하는데 인연이 끊기겠느냐. 없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회성 사과로 과거 잘못을 끊어내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우리가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를 보다 고민하는 그런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쉽게 사과하고 끝날 문제가 아니”라며 “사과하는 모습보다는 우리가 앞으로 이런 정치를 해나가고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겠다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