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축제 ②경상남도 함양군

꽃무릇 즐기며 산삼한 뿌리 꿀꺽

9월이면 함양상림(천연기념물 154호)에 붉은 융단이 깔린다. 꽃무릇이 피기 때문이다. 초록이 우거진 숲과 붉은 꽃이 여행자를 유혹한다. 9월8일부터 17일까지 이곳서 함양산삼축제와 함양물레방아골축제도 열린다. 올가을에는 푸른 산과 맑은 물이 있는 함양의 축제 속으로 풍덩 빠져보면 어떨까. 

지리산과 덕유산 자락에 들어앉은 함양은 예부터 오지로 통했다. 전체 면적 중 산지가 78%를 차지하고, 해발 1000m가 넘는 산이 15군데나 된다. 도시에 비해 공기가 좋을 수밖에 없다. 토양은 몸에 좋은 게르마늄을 품어 산삼을 비롯한 약초가 자라기 적당하다.
 

올해로 14회를 맞는 함양산삼축제는 함양의 산삼을 맛보고 즐기는 건강 축제다. 산삼이라고 하면 가격 부담 때문에 엄두도 못 내는 이들이 대부분. 함양산삼축제에 가면 저렴한 산삼부터 고가의 산삼까지 한자리서 구경하고 맛볼 수 있다. 

올해 축제는 ‘산을 느끼고 삼을 만나고 삶을 즐기자’라는 주제 아래 산삼골과 산삼숲, 산삼아리랑길, 심마니 저자거리 등 네 가지 테마로 각종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천년의 숲’ 상림공원

대표 프로그램은 ‘황금산삼을 찾아라’와 ‘산삼 캐기 체험’이다. 황금산삼을 찾아라는 상림공원 앞에 조성된 황금삼밭에서 진행자의 설명을 들으며 황금산삼을 찾는 프로그램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참여할 수 있다. 


산삼 캐기 체험은 관광객이 상림공원 건너편 필봉산에 있는 산삼을 직접 채취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산양삼 떡 만들기, 산삼 꿀단지 담기 등 산양삼을 이용한 체험 행사도 마련된다. 
 

함양군은 산양삼을 재배하는 모든 농가를 대상으로 산삼왕선발대회를 개최한다. 전국의 산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산삼을 평소보다 저렴하게 구매하는 기회는 덤이다. 부스도 심마니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초가로 만들었다. 

아이들은 신나게 뛰놀며 산삼을 접하고, 어른들은 저잣거리서 옛 추억에 빠진다. 또 지역 농·특산물을 이용한 향토 음식을 개발해 축제서 선보일 예정이다.
 

함양산삼축제가 건강 축제라면, 물레방아골축제는 문화 예술 축제다. 5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함양물레방아골축제는 함양의 옛 지명인 ‘천령’이라는 축제를 진행하다가, 2003년 크고 작은 축제를 통합해 물레방아골축제로 이름을 바꿨다. 

올해는 ‘보고 즐기고 화합하고’라는 주제 아래, 전국지리산트로트가요제를 비롯한 각종 예술 경연과 주민 참여 행사가 열린다. 
 

물레방아는 함양의 중요한 아이콘이다. ‘함양 산천 물레방아 물을 안고 돌고 /우리 집에 서방님은 나를 안고 도네’라는 민요도 전해진다. 함양이 물레방아골이 된 배경에는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이 있다. 

연암은 청나라에 다녀와 <열하일기>를 썼는데 여기서 물레방아를 소개했다. 이후 1792년경 함양군 안의현감으로 재직할 때 물레방아를 실용화한 것. 


물길을 이용한 물레방아는 농업혁명의 시작이었다. 겉으로는 평화로운 시골 정취를 풍기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연암의 실학 정신이 오롯이 담겼다. 함양서 물레방아가 자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용추계곡 입구에는 지름 10m, 폭 2m 로 거대한 물레방아와 연암 박지원의 동상이 있는 연암물레방아공원이 조성됐다. 
 

산삼축제와 물레방아골축제가 열리는 상림공원은 함양을 대표하는 관광지다. ‘천년의 숲’이라는 수식에 걸맞게 남다른 기품이 느껴진다. 상림은 신라 진성여왕 때 함양태수를 지낸 최치원 선생이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조성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림이다. 

함양산삼축제가 건강 축제라면
물레방아골축제는 문화예술축제

당시에는 10리(4km) 숲길이었으나 중간 부분이 파괴돼 상림과 하림으로 나뉘었다. 현재 1.6km 둑을 따라 낙엽활엽수 120여 종이 자란다. 우거진 숲속 오솔길을 걷다 보면 마음의 때가 씻기는 듯하다. 

사계절 다른 풍광을 보여줘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때로는 혼자 걸어도 좋은 길이다. 상림에는 함화루와 사운정, 최치원 신도비, 이은리 석불 등 함양의 소중한 유적도 있다. 
 

상림공원서 축제를 즐긴 뒤에는 함양 속으로 한 발자국 더 들어가자. 함양은 ‘좌 안동, 우 함양’이라고 불릴 정도로 선비가 많았다. 선비 문화를 엿보기 위해 먼저 가볼 곳은 함양 남계서원(사적 499호)이다. 

조선 성리학의 대가 정여창의 위패를 모신 곳으로, 소수서원에 이어 두 번째로 건립된 사액서원이다. 홍살문을 지나 풍영루에 오르면, 들판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남계서원에서 차로 5분 거리에 개평한옥마을이 있다. 일두 정여창 선생이 태어난 함양일두고택(국가민속문화재 186호), 풍천노씨대종가(경남문화재자료 343호), 함양개평리하동정씨고가(경남문화재자료 361호), 함양오담고택(경남유형문화재 407호) 등 유서 깊은 고택이 여럿이다. 

이중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은 일두고택으로, 솟을대문 아래 걸린 편액을 보면 집안에 충신과 효자가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일두고택은 경남 지방의 대표적인 건축물이자, 개평한옥마을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다. 드라마 〈토지〉가 이곳서 촬영된 후 여행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걷기를 좋아한다면 선비문화탐방로를 추천한다. 함양은 선비 마을답게 정자와 누각이 100여개나 있다. 선비문화탐방로는 과거를 보러 가는 영남 유생들이 덕유산 육십령을 넘기 전에 지난 화림동계곡에 있는 정자를 따라 걷는 길이다. 

거연정서 영귀정, 동호정을 지나 농월정에 이르는 6km 구간과 농월정서 월림마을, 광풍루까지 이어지는 4.1km 구간으로 나뉜다. 

곳곳에 다양한 볼거리


선비문화탐방로가 시작되는 거연정은 남강천 암반 위에 세운 정자로, 당시 정자 건축술의 진수를 보여준다. ‘달을 희롱하며 논다’는 뜻의 농월정은 앞에 펼쳐진 거대한 너럭바위가 인상적인 정자로, 선비들이 시를 읊으며 풍류를 즐긴 곳이다. 2003년 화재로 전소됐다가 2015년 복원, 예전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숲과 계곡을 거닐다가 정자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아보자.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가을 여행이 완성될 것이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걷기 여행] 상림공원→개평한옥마을→남계서원→선비문화탐방로 
[전통주 체험 여행] 상림공원→개평한옥마을(솔송주)→남계서원→두레마을(머루와인)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상림공원→개평한옥마을→남계서원→선비문화탐방로 
[둘째 날] 오도재→지리산제일문→벽송사→서암정사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함양군 문화관광 http://tour.hygn.go.kr
- 함양산삼축제 http://www.sansamfestival.comhttp://blog.naver.com/hygnsansam
- 함양물레방아골축제 http://blog.naver.com/hywm2012" target="_blank">http://watermill.hygn.go.kr, http://blog.naver.com/hywm2012

문의 전화
- 함양군청 문화관광과 055)960-5555
- 상림공원 관광안내소 055)960-5756
- 함양산삼축제 055)964-3353
- 함양물레방아골축제 055)964-7785
- 남계서원 055)960-6114
- 일두고택 055)962-7077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함양, 동서울종합터미널서 하루 11회(07:00~23:59) 운행, 약 3시간20분 소요. 서울남부터미널서 하루 8회(07:30~ 23:50) 운행, 3~4시간 소요. 부산-함양, 부산서부버스터미널서 하루 직통 6회(07:00~17:00) 운행, 약 1시간50분 소요. 
*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http://www. ti21.co.kr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예매 http://txbus.t-money.co.kr 부산서부버스터미널 1577-8301 버스타고 http://www.busta go.or.kr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통영대전고속도로→함양 IC 

숙박 정보
- 함양일두고택: 지곡면 개평길, 055)962-7077, 
http://www.ildugotaek.kr(명품고택)
- 정일품명가: 지곡면 개평길, 1577-8958, 
http://www.jung1poom.kr(한옥스테이)
- 용추자연휴양림: 안의면 용추휴양림길, 055)963-8702, 
http://www.yongchoo.or.kr
- 호텔라온: 함양읍 함양로, 055)962-1234, https://raonhotel.modoo.at
- 다볕자연학교: 서하면 봉전길, 055)964-3773, http://dagreen.or.kr 

식당 정보 
- 예당(새싹삼소고기버섯전골·새싹삼산채비빔밥): 함양읍 상림3길, 055)963-1600
- 옥연가(연잎밥): 함양읍 상림3길, 055)963-0107
- 늘봄가든(오곡정식): 함양읍 필봉산길, 055)962-6996, http://nbgarden.com
- 옛날금호식당(갈비탕·갈비찜): 안의면 광풍로, 055)964-8041
- 안의원조갈비집(갈비탕·갈비찜): 안의면 광풍로, 055)962-0666

주변 볼거리
함양 용추계곡, 함양약초과학관, 하미앙 와인밸리, 오도재, 서암정사, 벽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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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석열 흔적’ 지우는 아크로비스타

[단독] ‘윤석열 흔적’ 지우는 아크로비스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성민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사저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입주민들이 ‘윤석열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아크로비스타 커뮤니티센터에 걸려 있는 사진은 그대로지만 ‘대통령님 어린이날 행사’라는 문구는 사라졌다. 일부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퇴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잘’ 지내고 있다. 경호원들을 대동하면서 자신의 사저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지하 1층 커뮤니티센터를 자유롭게 활보 중이다. 연일 부정선거 음모론을 옹호하는가 하면 관련 영화까지 챙겨 봤다. 반대로 일부 아크로비스타 입주민들은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는 모양이다. 사라진 팻말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는 아직 윤 전 대통령의 흔적이 남아있다. 지난달 9일 <일요시사> 취재진이 확인한 아크로비스타 커뮤니티센터에는 윤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걸려 있었다. 지난 2022년 5월5일 어린이날을 맞아 아크로비스타에 거주하는 이웃 어린이들과 촬영했던 사진이다. 행사는 같은 날 오전 11시부터 50분간 입주자대표회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당시 입주자대표회의는 같은 해 4월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입주민 가운데 만 3세 이상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 24일 기준 이 사진의 팻말인 ‘대통령님 어린이날 행사 (2022.5.5)’는 지워져 있었다. 아크로비스타 입주민 A씨는 “관리소에 철거를 요청했었는데 안건으로만 상정됐지, 아직 구체적으로 언제 철거할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철거될 예정이기에 팻말을 떼놓은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코바나컨텐츠 앞 한 갤러리를 사실상 집무실로 사용 중이다. 이 갤러리는 윤 전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를 떠나 아크로비스타로 오기 전까지만 해도 사무실 안이 훤히 보일 정도였다. 바뀐 건 지난달부터다. 윤 전 대통령과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이 드나들면서 정문을 잠그고 내부가 아예 보이지 않도록 방음벽 등을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입주민 “철거 요청” 이행될진 미지수 바로 앞 갤러리 사실상 윤 집무실 과거 김건희씨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에 경호 CP(Command Post·경호작전지휘소)를 두고 엘리베이터 한 대를 전용으로 사용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 실제 이 갤러리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는 동과 가장 가까운 엘리베이터 바로 앞에 위치한다. 엘리베이터 근처에는 대통령경호처 직원이 항시 대기하고 있다. 같은 달에는 심우정 검찰총장이 이 갤러리를 방문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경호처 직원들도 지난달과는 다르게 사복 차림으로 윤 전 대통령을 경호 중이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입주민들의 불만이 쌓이면서 ‘분위기 파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입주민 A씨는 “대다수의 입주민들은 언론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활보하는 것에 대해 대놓고 불편을 표현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아파트 인근서 늦은 새벽까지 라이브 방송을 하며 태극기를 흔드는 사람들이 문제”라며 “소란을 벌이는 일부 극우 유튜버들로 인해 밤잠을 설치거나 도보 산책을 무서워하는 입주민들이 적지 않다. 112에 여러 번 신고해도 경찰이 소란을 벌이는 사람들에게 주의만 주고 떠나는 등 대응이 미비한 게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윤 전 대통령이 아크로비스타를 떠나지 않으면 현 상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됐으나 최대 10년 동안 대통령 경호처 경호를 받을 수 있다. 대통령경호법에 따르면 자진 사퇴와 파면으로 임기 만료 전 퇴임한 전직 대통령도 경호·경비와 관련된 예우는 그대로 유지된다. 최고 수준의 국가 기밀을 다뤘던 전직 국가원수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경호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통상 전직 대통령 경호에는 20∼30명의 인원이 투입된다. 내부 공간 안 보이게 방음벽 설치 직원들 사복 차림 입주민 눈치 보기? 검찰이 아크비스타를 압수수색했던 건 이달 초다. 김씨를 이달 안에 소환 조사하겠다는 초강수를 뒀지만 김씨가 불응하면서 대선 이후에야 수사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씨에게 곧바로 추가 출석요구서를 보내지 않고, 조사 시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사건 관계인들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김씨 휴대전화와 메모 등 관련 자료들도 확보해 분석한 만큼 김씨 대면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수사팀은 지난 2월부터 김씨 측에 구두로 소환 조사 필요성을 전달하다가 지난 14일 검찰청으로 와 조사를 받으라는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다만 김씨 측이 건강 상태가 악화됐다는 사실을 증빙할 진단서와 함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조사가 진행되지는 않았다. 김씨 측은 해당 사건이 공천 개입에 관한 내용인 만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을 사유서에 담았다. 선거 기간에는 정치적 수사를 중단해 온 관행을 고려해 조사 시점을 6·3 대선 후로 조정해 달라는 의견도 전달했다. 검 신중 모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의 사의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지검장은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불기소 처분했다는 이유로 탄핵소추됐다가 지난 3월13일 직무에 복귀했다. 그는 탄핵소추로 인해 직무가 정지돼있던 기간 건강이 급격하게 안 좋아졌고, 복귀 직후부터 사의 표명을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기 수사 중인 서울고검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서울남부지검도 대선 전 김씨를 직접 불러 조사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