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에게 제일 두려운 것은 프로그램 하차일 것이다. 잘 나가다가도 출연하던 방송에서 하차하고, 작품에서 하차하고, 사전예고도 없이 밥줄이 끊기는 일이 흔하게 벌어지는 세계가 바로 연예계이기 때문. 출연과 하차를 둘러싼 제작진과 연예인의 밀고 당기기는 참으로 숨이 막힌다. 연예인들은 왜 출연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를 결심하는 것일까. 그 이유 역시 참으로 각양각색이다.
연예인 A씨 녹화 일주일전 ‘개인사정’ 하차 선언
제작진과 고성 오가…원인은 적게 책정된 출연료
특유의 능청스런 입담으로 제작진을 만족시키며 캐스팅 0순위인 연예인 A씨. A씨는 모 프로그램의 MC 섭외를 받고 ‘나와 잘 맞는 프로그램을 이제야 만났다’며 상당한 애착을 갖고 열심히 녹화에 임할 각오를 보였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해당 프로그램에서 A씨의 얼굴은 볼 수 없었다.
A씨가 돌연 프로그램 하차 의사를 밝힌 것. 그가 밝힌 하차 이유는 개인적인 사정. A씨는 프로그램 녹화 일주일전 제작진을 찾아가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프로그램에 참여 못 할 것 같다”고 말하고 하차 의사를 밝혔다.
제작진이 좀 더 자세히 묻자, A씨는 “생각해보니 프로그램 성격이 내 이미지에 도움이 안될 것 같다”고 얼버무렸다.
갑자기 하차를 선언한 A씨 때문에 녹화에 차질이 생긴 제작진은 “녹화 일주일을 남기고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A씨를 설득했고, 설득이 먹히지 않자 A씨에게 화를 냈고, 욱하는 성격의 A씨도 참지 못 하고 제작진과 감정다툼을 하며 막말까지 오갔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관계자는 “결국 제작진 관계자가 ‘당신 같은 연예인이랑 일 못하겠다’고 말했고, 이에 A씨도 ‘이런 대접 받으면서 일 못한다’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A씨의 측근들은 A씨가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하차한다는 것은 핑계일 뿐 실제 하차 이유는 ‘출연료’ 때문이라고 전했다.
녹화 일주일전까지 출연료 조율이 없었던 터라 A씨는 제작진에게 넌지시 출연료를 물었는데 제작진의 답변을 듣자마자 A씨가 정색을 한 것. 그에게 책정된 출연료는 그동안 받았던 출연료보다 못한 수준이었다고 한다.
출연료 불만 하차
연예인 상당수
여기에 더해 A씨와 함께 MC 물망에 올랐던 B씨의 출연료가 A씨보다 높게 책정된 것을 알고 A씨가 충격을 받았던 것. 게다가 공동 MC로 거론된 C양의 출연료 또한 A씨와 차이가 없다는 소문이 돌자 A씨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A씨는 쿨해 보이는 성격과 다르게 하차에 대한 충격으로 술에 빠져 지내고 있다. 그는 지인들과 술자리에서 “방송이 마치 서바이벌 전쟁터를 보는 것 같다”며 하차의 서러운 심경을 전하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고 한다.
출연료에 대한 불만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연예인들은 상당수다.
방송인 D씨는 출연료 인상을 요구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수년 동안 출연해온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하기도 했다. D씨는 자신에게 동기 부여를 해달라며 자신의 출연료 인상을 요구했지만, 제작진이 난색을 표한 것. 그런데 알고 보니 D씨의 프로그램 자진 하차는 정말 하차하기를 원해서가 아니라 일종의 엄포였다고 한다. 그런데 의외로 프로그램 제작진은 기다렸다는 듯 자진 하차 의사를 받아들였다. 이로 인해 결국 D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자진 하차 아닌 자진 하차를 하며 프로그램과 아쉬운 작별을 고한 것이다.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성격과 출연자의 취향이 다를 때 연예인들은 과감히 출연을 포기한다.
방송인 D씨도 출연료 낮아 프로그램 자진 하차
방송인 L양은 프로그램 성격 안 맞아 출연 포기
방송인 L양은 제작진과 대립을 벌이다 하차한 케이스. 이유는 처음 제작진과 미팅할 때 연출자가 말한 프로그램의 성격이 촬영이 들어간 후 바뀐 것.
L양은 “첫 미팅 때 연출자가 ‘지금까지 보여줬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서 출연을 하게 됐다. 그런데 막상 녹화에 들어가고 보니 예전에 보여줬던 캐릭터와 비슷했다”고 전했다.
처음 의도와 달라 기분이 상할 때로 상한 L양은 고심 끝에 연출자를 찾아가 “왜 처음에 말한 프로그램 성격과 다르냐”고 따져 물었고, 연출자에게 “작가와 고민을 해 봤는데 L양이 그동안 보여줬던 밝고 명랑하고 푼수 같은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 캐릭터 같아 그대로 가기로 했다”는 답을 들었다.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에서 탈피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출연을 결심했던 L양은 연출자의 말에 “그런 일은 당연히 먼저 상의를 해서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다시 물었고, 연출자는 “프로그램 포멧은 연출자와 작가가 상의해서 바꿀 수 있는 것 아니냐. 모두를 위한 것이니 잠자코 따라오면 된다”고 역정을 냈다.
연출자의 말을 듣고 기분이 상한 L양은 ‘더 이상 말을 해봐야 소용이 없겠다’는 생각에 녹화장을 박차고 나와 버렸다.
제작진과 의견 차이도
프로그램 하차의 원인
L양은 “심혈을 기울여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려고 했는데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 과정에서 L양의 박탈감은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래선 안되겠다고 생각한 L양은 급기야 연출자를 찾아가 프로그램에서 빠지는 걸로 해달라고 했고, 연출자는 결정을 받아 들였다. L양은 “지금도 프로그램에서 빠진 것은 꼭 필요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독 MC로 발탁돼 화제를 모았던 가수 M군도 방송 첫 회 만에 프로그램을 그만둔 케이스. M군은 첫 회 녹화에서 급작스런 몸살로 인해 편도선이 심하게 부은 상태에서도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며 녹화를 무사히 마쳐 모두의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다음 회부터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걸까. 이에 대해 M군의 한 측근은 “M군과 제작진 사이에서 의견 차이가 있었다. 서로 원하는 부분이 다른 것 같아 다음에 더 좋은 모습으로 일하자고 합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