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는 ‘이미자’…잘하지만 참신하지 않다"

<대한민국 이끄는 유력정치인 릴레이 인터뷰>⑪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부자 추가감세에 대해 “벼락 맞을 짓”이라고 격한 감정을 나타냈다. ‘민생경제’를 최우선으로 챙기는 것을 여실히 보여 준 것이다. 그는 취임 후 ‘장관 후보 인사청문회’, ‘저축은행 사태’, ‘사법개혁’, ‘반값 등록금’ 등 각종 현안들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하루 다섯 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래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지난 17일 여의도 국회 본청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만나 그간 소회와 앞으로의 비전을 들어봤다. <대담= 최민이 편집국장>

부자 추가 감세 “벼락 맞을 짓”…민생 경제가 최우선
물가상승비 등록금인상률 세계 1위 “반값등록금 시급”

김진표 원내대표는 지난달 13일 재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2위 강봉균 의원과 불과 1표차로 민주당을 이끌 새 원내사령탑으로 당선됐다. ‘수도권 원내대표를 통한 전국정당화’를 모토로 내건 김 원내대표가 정책능력과 개혁바람을 앞세운 호남 출신의 두 후보를 꺾는 이변을 연출한 것이다. 이는 당내에서 내년 총선·대선을 통한 정권교체를 위해 호남을 뛰어넘은 전국정당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섯 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다”

김 원내대표는 최근 가장 큰 화두인 ‘반값 등록금’ 문제에 대해 각종 수치와 선진국들의 모범사례를 예로 들며 빠른 시일 내에 반값 등록금이 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얼마 전 무산된 검찰 사법개혁에 대해선 “한나라당에 몹시 실망스럽다”며 “이젠 특위가 아닌 법사위에서 사법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내대표 재임 기간 중 ‘날치기 없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는 “트집 잡다 보면 발전은 없다”며 “대안 없는 비판은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다음은 김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 재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1표 차이 극적으로 원내대표에 당선 돼 감회가 새로울 것으로 여겨진다. 소회와 각오는.
▲ 아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치란 것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는데 원내대표로서 여러 상임위와 의원들 간의 의사와 갈등을 잘 조절하는 역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여야 간 ‘대화정치’를 위해 원내대표의 역할은.
▲ 대화정치를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두 가지 필요하다. 첫 번째가 상대방에 대한 신뢰이고 두 번째가 대화에 임하는 마음가짐이다. 이 마음가짐에 따라 ‘타협’인가 ‘날치기’를 위한 과정인가로 나뉠 수 있다. 여당 원내대표와 신뢰를 쌓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원내대표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 여당 원내대표와의 관계는 어떤가.
▲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신뢰받는 사람이기에 믿는다. 그가 날치기 하면 국회출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FTA나 예산안 등에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도 대화를 통해 원만히 문제를 풀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한나라당은 청와대 하수인
날치기 없는 국회 만들 것

-  ‘대한민국에서 가장 일 잘하는 공무원’이라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천거한 유일한 공직자로 알려졌는데 두 정부를 평가한다면?
▲ ‘민주진보정부’ 10년은 역사의 물줄기를 올바르게 흐르게 한 기간이라 생각한다. 선진국을 향한 기본 발판을 마련했다. 10년 동안 안보, 남북관계, 국민 희망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고 균등한 교육기회와 기본적 복지제도의 근간을 만들었다. 나라에 격을 제대로 높였다고 생각한다.

- 이명박 정부를 평가해달라.
▲ 역사흐름을 크게 역류하는 정부다. 언론자유와 남북관계가 역류됐고, 정경유착도 심화됐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으로 양극화도 심화됐다. 지난 독재시절부터 이러한 정책들이 썩고 곪아서 터진 것이 IMF다. 지난 10년간 나라다운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는데 다시 나락에 빠질 위기에 처했다. 다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정권교체가 필요한 이유다.

- 중수부 폐지 등 검찰개혁이 흐지부지 되고 있는데.
▲ 중수부 폐지와 관련해 한나라당에 너무나도 실망스럽다. 대화와 토론을 통해 이룬 합의를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 버리니 신뢰가 무너진 기분이다. 지금 한나라당은 청와대의 하수인이나 다름없다. 하수인하고 이야기 할 바에야 청와대와 이야기 하겠다.

나라다운 모습을 
갖추고 있었는데…

- 검찰개혁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서라도 반드시 해결하겠다. 금주 내 사개특위를 마무리하겠다. 사개특위는 ‘검·경 수사권’까지만 마무리하고 4대 핵심 쟁점을 여야 원내대표 회담에서 논의해 법사위에 상정하면 훨씬 생산적일 것이다.

-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반값등록금’이 단연 최대 화두다. ‘반값등록금’에 대한 견해는?
▲ 교육의 경쟁력과 효율을 높이려면 투자가 많아야 한다. 물가상승 대비 등록금인상률이 너무 커 국민들의 부담 또한 만만치 않다. 세계에서 한국이 압도적인 세계 1위다. 반값등록금은 조속히 시행되어야 한다.

- 제도적인 문제점도 많을 텐데.
▲ 대학의 적립금을 쌓기 위해 지금껏 과다한 등록금을 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5조7000억의 고등교육 제정지원교부금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회계운영의 투명성이 있어야 한다. 재정지원을 받기 원하는 대학은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고 구조조정을 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는 안 된다.

- 6년 전 국립대 등록금을 높여야 한다는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 당시 대학의 경쟁력 강화방안으로 인터넷 매체와 ‘고등교육의 질을 어떻게 높일 것이냐’라는 주제로 3시간 동안 공개인터뷰를 가졌다. 일부 언론사들이 3시간의 인터뷰 중 30초 만 발췌해 확대해석해 이를 여당에서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30초간의 발언 요지도 ‘당시 국공립대는 등록금이 싸기 때문에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이 다니던 학교였고 지금은 오히려 잘 사는 집안의 아이들이 다니니 등록금을 낮출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반값 등록금의 추진 동력을 약화시키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문재인? 너무 선명해 내공 있을까"
"MB는 7~80년대 대통령 했어야"

- 영수회담에 대한 의미는.
▲ 민생경제 파탄이 심각하다. 청와대는 민심을 제대로 못 보고 있다. ‘희망이 없다’고 국민들이 앓고 있는데도 대화가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직접 대통령과 대화를 통해 민생문제를 집중해서 논의해야 한다. 가급적 빨리 만나야 한다. 각종 민생경제 파탄상황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 이번 영수회담을 정치적 전략으로 보는 이들도 있는데.
▲ 억측이다. 우리는 민생경제 파탄의 심각성을 알리고 해결점을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다. 고물가, 고금리, 실업자 대란, 가계부채, 전월세 대란, 일자리 추경 등 민생현안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할 것이다.

- 내년 총선과 대선을 어떻게 예상하고 준비과정과 대비책은.
▲ 내년에 한나라당은 국민적 심판대에 오를 것이다. 민주당은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대안이 없는 비판은 하지말자”고 정했다. 대안정당, 정책정당으로 나아갈 것이다. 민주당에는 인재들이 많다. 스타플레이어를 홍보하고, 부족한 분야에서는 인재를 영입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 내년 총선에서 150석이 목표다. 장점을 부각시키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인물을 얻을 것이다.

-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야권대통합은 필수다’라는 관측이 지배적인데.
▲ 통합이 최선이다. 대통합을 위해 다각적 방법으로 노력하고 시스템을 개혁하고 있다. 야당 대표들과 자주 만나 토론의 필요성도 느끼고 있다. 총선이 있으니 늦어도 9월말에서 10월말까지 끝내야 한다. 통합이 안 될 경우 어떠한 상황이라도 1:1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 경선룰 방식에 대한 입장은.
▲ 전체적으로 봤을 때 개방형 공천제도가 합리적이라 생각하지만 이는 자칫 동원선거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 동원선거는 곧 돈 선거로 연결될 우려가 있어 신중히 생각해야 할 것이다. 전국단위의 선거 즉 대선은 개방형 공천제도가 옳고 지역단위 선거인 총선에는 오픈 프라이머리를 기초로 하되, 폐쇄형 공천제도와 결합되는 것이 이상적이라 생각한다.

-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평가한다면.
▲ 박근혜 전 대표는 한마디로 ‘이미자’에 비유하고 싶다. 이미자가 노래 잘하는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미자 노래만 듣길 원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은 참신한 신인가수도 원한다. 이른바 ‘슈퍼스타 K’가 인기를 얻었던 것처럼 말이다.

- 이명박 정부의 정책기조에 대한 견해는?
▲ 이명박 정부의 이른바 ‘비즈니스 프렌들리’가 문제였다. 이것은 80년대에나 맞을 법한 정책이다. MB정부는 대기업이 벌어들인 돈이 국내로 들어온다고만 생각해 대기업을 위한 정책을 폈다. 대기업은 머니게임만 하고 투자는 MRO(소모성 자재 구매대행사업)에 하고 있다. 정책기조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모든 재원을 대기업에만 몰아줬다. 때문에 만성적 수요부족으로 물가가 뛰고, 소비가 줄었다. 정책기조에 전면적 변화가 필요하다.
 
2012 총·대선 승리엔
‘야권대통합’ 필수

- 한나라당이 부자감세 철회를 사실상 당론으로 채택한 것에 대한 입장은.
▲ 미국발 금융위기가 왔을 때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준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이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이나 하던 시절에나 맞을 법한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부자에 대한 추가감세는 ‘벼락 맞을 짓’이다. 세탁이나 제빵 등 중소기업 고유 업종 지정이 다시 부활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부자감세 철회를 당론으로 채택한 것은 늦었지만 환영한다.

- ‘문재인 대망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는데.
▲ 참여정부 시절 가까이서 본 문재인은 깨끗하고 투명한 사람이었다. 그에게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은 그렇게 좋은 사람이 험난한 난관을 극복할 내공이 있을까를 우려했던 발언이다. 그러나 반대로 보면 문 이사장처럼 깨끗하고, 솔선수범하는 사람이 지도자로 부각되는 것이 선진국가라고 본다. 민주당이 노력한다면 그런 사회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

- 원내대표 재임기간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 여야 간의 대화와 타협을 통해 민생관련 법안 처리할 것이다. MB정부 들어 3차례나 예산안 날치기를 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날치기 대신 치열하게 토론해서 합의를 이루어야 한다. 국민에게 거둔 세금을 어떻게 국민에게 돌려주느냐는 것이 예산안이다. 트집만 잡다보면 발전이 없다. 모든 현안을 풀어 낼 수는 없지만 한두 꼭지라도 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야당 지도자가 할 일이라 생각한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통해 원만한 합의점을 도출하는 큰 정치를 보이겠다.

정리=이주현, 서형숙 기자


<김진표 원내대표 프로필>

▲1970년 행정고시 13회 합격
▲1971년 서울대학교 법학과 졸업
▲1983년 영월세무서장
▲1988년 미)위스콘신대학 법학과 졸업
▲1998년 세제실장
▲2001년 재정경제부차관
▲2002년 국무조정실장(장관)
▲2003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2004년 제 17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2005년 미)컴버랜드대 명예박사(행정학)
▲2005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2006년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2008~현재 제18대 민주당 국회의원
▲2008년 민주당 최고위원
▲2011.5∼ 민주당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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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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