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검찰 교감설 막전막후

‘공수처 백지화’ 서로 통했나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정치권에서는 때 아닌 자유한국당-검찰 간 교감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측면이 강하다. 검찰은 공수처 설립을 막기 위해 정치권의 힘이 필요하다. 그중 검사 출신들이 많은 한국당은 검찰 조직의 입장을 누구보다 잘 대변해줄 당으로 꼽힌다. 한국당이 검찰 개혁 방향을 논의할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설치를 반대한 것이 이러한 교감의 증거라고 일각에선 입을 모은다. <일요시사>는 한국당과 검찰 간에 오가는 암묵적 신호들을 추적해봤다.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 개혁 의지는 확고하다. 후보 시절부터 검찰 개혁을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과 함께 주요 공약으로 발표했다. 최근 박상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이 같은 개혁 의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앞서 낙마한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이어 또다시 비검사 출신을 지명한 것이다. 이는 검찰 조직의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개혁에 나서라는 문 대통령의 주문인 셈이다.

안경환→박상기
또 비검사 출신

박 후보자도 문 대통령의 의중을 꿰뚫고 있다. 그는 지명 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적선빌딩에 모습을 드러내 기자들 앞에서 “법무·검찰 개혁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구체적인 검찰 개혁 복안에 대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신설, 그리고 법무부의 탈검찰화를 위해서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안 전 후보자에 이어 법무부장관으로는 두 번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 이어 세 번째로 비검사 출신을 사정라인에 세웠다. 형법 전문가인 박 후보자는 검찰 개혁을 위한 연구와 실천에 오랫동안 힘을 쏟아왔다. 

특히 학자 시절부터 검찰과 법무부가 문민화를 통해 국민을 위한 민주주의 기구로 거듭나야 함을 줄곧 주장해왔다. 권위를 벗어던지고 국민과의 거리를 좁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일치한다.
 

일례로 박 후보자는 지난 2010년 형사정책연구원장으로 있을 때 한 세미나서 검찰 기소권을 상당히 제한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이하 형소법) 개정시안을 소개한 바 있다. 당시 법무부는 검찰의 기소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형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대조를 이뤘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같은 학자·비검사 출신에 개혁 성향을 띈 조국 민정수석과의 호흡을 기대하고 있다. ‘조-박 라인’이 찰떡 궁합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다. 검찰의 인적쇄신과 인사제도 개선 없이는 검찰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소신도 서로 일치하는 부분이다. 이들과 뜻을 같이할 검찰총장만 임명된다면 검찰 개혁은 예상보다 빠른 시일 내에 완성될 수 있다.

마지막 퍼즐
검찰총장은?

검찰 개혁에 있어 가장 핵심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신설이다. 이 중 공수처 신설은 검찰 입장에서 가장 뼈아픈 부분이다. 검찰 기능 중 가장 핵심이 고위층에 대한 사정기능이기 때문이다. 

대검 중수부, 서울중앙지검 특수1·2·3부를 떼어내는 대수술인 셈이다. 고위층 비리 수사가 언론·대중이 가장 주목하는 일이라는 점도 검찰 조직의 약화를 예상케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도 공수처 신설 못지않게 민감한 부분이다. 수사권 조정의 핵심은 현재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명시한 형소법 제 195·196조와 검사를 영장 청구의 주체로 명시한 헌법 제12조 제3항 등에 대한 개정이다. 

헌법 제 12조 제3항을 보면 ‘체포, 구속, 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고 규정돼있다. 만약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를 제거하면 수사경찰도 영장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검찰 내부의 불만은 결코 작지 않다. 불만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 첫째로 검찰 길들이기가 아니냐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검사는 “(공수처 신설 등이) 순수한 의도로만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정권 초마다 이런 말이 불거지는데 검찰을 더 잘 다루기 위한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표했다.
 

두 번째는 공수처도 정치권의 입김서 자유로울 수 없음에도 마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최상의 카드로 인식된다는 점이다. 검찰은 공수처가 정치적인 수사 기구로 전락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국회서 계류 중인 공수처 설치 법안을 보면 국회 재적의원 10분의 1 이상이 수사요청을 하면 공수처는 즉시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 즉 의원 30명만 동의하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검찰은 정치권이 이를 악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법무부도 공수처가 통제 불가능한 성역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문’ 박상기 지명, 또 비검찰
‘조-박 라인’ 검 개혁 정조준

이러한 반대 기류에도 불구하고 검찰 측의 불만이 수면 위로 오르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검찰이 최순실 게이트 국면서 석연찮은 점을 여러 번 보였기 때문이다. 검찰은 최순실씨가 귀국한 지난해 10월30일 최씨를 긴급체포하지 않고 다음 날 소환해 증거인멸 시간을 벌어줬다는 비난을 샀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수사에 대해서도 ‘뒷북 압수수색’ ‘봐주기 수사’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을 수사팀 구성 후 75일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고 80일 만에 자택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압수수색 영장 집행 결과 검찰이 입수한 물품은 우 전 수석의 휴대전화와 박스 2개 분량의 자료에 그쳤다.

수사 초기 미진한 대응과 우 전 수석 수사에 실패하면서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검찰 내부서 자성의 목소리가 존재한다는 점도 검찰의 일사분란한 불만 표출을 가로막는 요소다.
 

이렇듯 검찰이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개진할 수 없는 상황서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이 검찰 조직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나섰다. 검찰 개혁 추진 방향을 논의할 사법개혁특별위원회(이하 사개특위) 설치를 한국당이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다른 교섭단체가 사개특위 설치에 찬성하는 것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한국당 반대로
사개특위 난항

한국당의 반대에 정치권은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개혁을 할 사개특위 설치가 한국당 반대로 무산돼 매우 유감”이라며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서 추진하면 된다고 고집하는 한국당 주장은 사법 개혁 의지와 실현가능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서 “위원 구성을 여야 동수로 하고, 여야 합의 없이는 결정하지 않는다고 의견을 모았는데도 반대하는 한국당의 속내를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국회 상임위인 법사위를 통해 검찰 개혁에 나서면 될 일이지 굳이 별도 특위를 만들 필요가 있냐는 논리다. 

법사위원장인 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특위서 법안을 만들더라도 결국 법사위를 거쳐야 하는데 굳이 이중절차를 둘 필요가 없다”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개특위는 ‘옥상옥’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당의 주장대로면 결국 검찰 개혁은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검사 출신이 대부분인 법사위서 검찰 개혁을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어폐가 있다는 것이다. 그간 법사위서 사법 개혁 논의가 몇 차례 있었지만, 번번이 가로막힌 이유도 검사 출신들의 개혁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검, 불만 많지만…여론 의식
한국당, 사개특위 저지 성공

한국당-검찰이 교감하고 있다는 신호는 앞서 사례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전 정권에서 논란이 있는 수사를 지휘했던 검찰 고위 간부들에 대한 문책성 인사를 단행하자 한국당 법사위원들은 성명을 통해 “문재인정부의 검찰 길들이기, 검찰 조직의 사병화 시도”라고 규정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한국당 측의 책임론도 검찰 개혁을 가로막기 위한 프레임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안 전 후보자가 낙마하자 한국당은 조 민정수석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자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검찰 개혁을 거부하는 적폐 세력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라며 “일각서 제기되는 것처럼 검찰 개혁을 두려워하는 세력들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다면 강력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또 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자신의 SNS 라이브 방송서 “자기(검사)들끼리 모여서 대통령이라 안 하고 ‘문 아무개’라 부르고, 민정수석에 대해서도 ‘조모란 XX가 어디까지 할 수 있나 한 번 해보자’는 식으로 얘기를 한다고 하더라”고 하자 한국당은 손 의원에게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선을 기점으로 한국당의 검찰 개혁 반대가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교감설은 힘을 받고 있다. 

한국당 홍준표 전 대선 후보는 대선토론회서 줄곧 “검·경을 개혁할 때 상호 감시 체제를 만들기 위해 동등한 기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록 공수처 설치에 대해 홍 전 후보는 반대 의사를 내비쳤지만, 검찰 개혁에 나서겠다는 뜻은 분명히 한 바 있다. 그랬던 한국당이 정권 교체가 이뤄지자 검찰 개혁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정권 교체되니
입장이 바뀌어

이 때문에 교감설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최강욱 변호사가 최근 자신의 SNS에 “검찰 개혁을 막기 위해 내통하며 제휴하려는 정당은 누구나 아는 바로 그 당”이라며 “장담컨대, 앞으로 검찰 개혁 법안이 제출되면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정당과 그 당 소속의 국회의원, 특히 검사 출신 국회의원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박상기(법무부장관 후보자) 앞날은?

박상기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사뭇 결연해 보였다.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청문회 부담은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부담은 없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고 답했다. 표정은 편안했지만,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박 후보자의 청문회 통과 여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초 국정 동력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혼인무효 소송’ 사건으로 낙마해 문 대통령 입장서도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

이를 의식한 듯 박 후보자는 “모든 것을 다 준비하고 있다”며 “청문회에서 말씀드리겠다”고 전한 뒤 사무실로 향했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은 안 전 후보자에 이어 박 후보자도 낙마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박 후보자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으로 재직하면서 9억9800만원의 인건비를 부당하게 집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박 후보자가 연구원 근무 당시 법인카드를 개인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을 향해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검찰 개혁’이라는 명분이 부도덕과 무능, 부실검증을 합리화하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며 “만일 이번 인선에서도 청와대의 검증 부실이 드러난다면 거센 민심의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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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