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X맨 주의보’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6.26 10:37:47
  • 호수 12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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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이라도 끌려내려오면 정권은 끝난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문재인정부가 위기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인사 논란으로 인해 정국이 뒤숭숭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강경화 외교부장관 임명 강행은 여야 협치 국면을 빠르게 냉각시켰다. 문 대통령의 심복들 중 몇몇은 연이은 헛발질로 문재인정부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8일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강경화 외교부장관을 임명했다.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인사를 임명한 것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이어 두 번째다. 야3당은 일제히 “협치를 무력화한 것”이라며 날선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청와대 인사 논란은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선 과정서 정점을 찍었다. 

안 전 후보자는 ‘몰래 혼인신고’ ‘어긋난 성 평등 의식’ ‘아들 징계’ 논란 등으로 곤욕을 치렀다. 

안경환 낙마
그 다음은?

이에 지난 16일 국민의당은 논평을 내고 “이런(안경환) 후보자를 추천한 청와대의 인사검증 기준은 무엇”이냐며 “이번 인사는 문 대통령의 ‘인사 5대원칙’은 물론 국민 상식에도 어긋난 어처구니없는 인사”라고 맹비난했다. 

이후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정면돌파를 선언했던 그는 결국 사퇴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낙마했다.

외교·법무부장관을 비롯한 공정위원장 등 문재인정부의 인사들이 ‘인사 5대원칙’을 지키지 못함에도 하마평에 꾸준히 오르자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에 고장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자연스레 비난의 화살은 인사검증에 책임이 있는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에게 쏠리고 있다.

특히 야권에선 ‘조국 책임론’을 거론해 조국 민정수석은 취임 한 달 만에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모양새다. 문재인정부의 ‘X맨’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지난 19일 국민의당 초선 10명은 성명을 통해 문 대통령에게 “인사 실패를 인정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바른정당도 조 수석 책임론에 가세한 모양새다.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검증 시스템 자체가 도대체 작동하지 않는 것인지, 검증 시스템은 있지만 안면으로 직무를 유기한 것인지 철저히 따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국 책임론의 배경에는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와의 특수 관계서 비롯된다. 두 사람은 사제지간이면서 동료 교수로 서울대서 근무했다. 또 지난 2000년 안 전 후보자가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으로 재직 당시 조 수석은 사법감시센터 부소장으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2001년 12월 조 수석이 동국대서 서울대로 자리를 옮길 때 안 전 후보자의 도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조 수석이 안 전 후보자의 혼인무효소송건을 알면서도 인사를 강행했느냐는 점이다. 

앞서 국회에 공식적으로 제출된 인사 청문 자료에는 안 전 후보자가 20대 때 혼인무효 판결을 받았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는 조 수석이 이미 해당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야3당은 인사검증 실패에 대한 진상 파악을 이유로 조국 수석의 국회 운영위 출석 의결을 시도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운영위는 파행을 맞았다. 
 

야당의 인사 실패 공세에 민주당은 ‘검찰개혁 무마용’이라며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최고위원회의서 “제대로 출발하지 못한 새 정부의 인사책임자를 출석시키는 운영위를 열겠다고 하는데 국회 운영위원회를 정치 공세의 수단으로 써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이로써 조 수석이 임명과 동시에 내세웠던 ‘내년 지방선거 전 검찰 개혁 완수’는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찰 개혁의 선봉장이 인사 실패에 대한 사퇴 압박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강경화 딜레마 
급한 불만 껐다

조 수석이 안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선과 관련해 곤욕을 치렀다면 조현옥 인사수석은 강경화 외교부장관 영입과정서 뭇매를 맞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당시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에 대해 “비외무고시 출신의 외교부 첫 여성 국장”이라며 “최초, 최고의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외교 전문가”라고 밝혀 인선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같은 날 강 장관 후보자의 검증을 맡은 조 인사수석은 “강 후보자가 미국 유학 중인 1984년 출산한 큰딸이 현재 미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한국 국적을 다시 취득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장녀 고교 시절 위장전입 사실도 밝혔다. 그러면서 조 수석은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강 후보자를 지명한 건, 후보자의 외교 능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현 상황서 가장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조 수석은 강 장관을 임명하면서 ‘털 것은 털고 가자’는 스탠스를 취한 셈이다. 문제는 청문회 과정서 불거졌다. 앞서 자녀 국적, 위장 전입은 청와대가 자청해서 밝혔기 때문에 청문 과정서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논문 표절 의혹 등이 추가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안경환 낙마…강경화 강행카드
떠오르는 조국·조현옥 책임론

강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와 논문 표절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았지만 세금탈루, 위장 전입 부분에 대해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위장 전입 관련해선 본인의 집을 친척집이라고 해명해 ‘거짓 해명’ 논란에도 휩싸였다. 
 

자연스럽게 조 수석 책임론도 불거져 나왔다. 검증과정서 각종 논란에도 문 대통령은 강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불과 열흘 앞 둔 상황서 외교부장관 임명은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다만, 청와대가 자충수를 뒀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일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강 장관 임명에 반발하며 상임위 보이콧을 선언했다.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의 책임을 묻기 위해 국회 운영위 출석을 요구했지만 두 수석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여·야·정 협치는 깨지고 정국은 차갑게 얼어붙고 있다. 정치권에선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양당의 상임위 보이콧이 문재인정부와 전면전의 시발점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의혹 백화점’이라 불린 강 장관을 임명하면서 눈앞의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걱정은 덜었지만,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 일자리추경·정부조직개편안에서는 험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상곤·조대엽
의혹의 백화점

최근 인사청문회를 앞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 등도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문재인정부의 폭탄이 될 전망이다. 

야3당은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발판 삼아 청와대와 여당에 맹공을 퍼붓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김 교육부장관 후보자와 조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에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정용기 수석 대변인은 “안경환·김상곤·조대엽 후보자는 신 3종세트”라며 “김·조 후보자도 안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공직자로서의 자질이 없다고 본다. 자기 직무와 직접 관련된 의혹들인 만큼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 역시 “이대로라면 제2, 제3의 안경환이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김·조 후보에 대한 제보도 쏟아지고 있다. 청문회 안에서 철저하게 검증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김 후보자는 석·박사 학위 논문에 대한 표절 의혹과 중복 게재 의혹 등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교육감으로 재직했을 때 당시 비서실장이 뇌물을 받아 일부를 김 후보자의 업무추진비 등으로 사용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교육감 시절 측근을 교육청에 채용했다는 의혹도 불거진다. 당시 김 후보자의 측근인사였던 이모씨는 김 후보자가 교수노조 위원장일 당시 교수노조의 교권실장을 맡았고, 김 후보자가 2009년도 교육감 선거를 준비할 당시 캠프서 정책참모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럴 줄 알고 뽑은 게 아닌데…
물 건너간 인사 5대원칙·협치 

교수 재직 시절 출판사 대표를 겸직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교원의 겸직금지 의무 위반 의혹도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다. 또, 김 후보자가 대표로 있던 출판사 노기연은 직원들에 대한 고용·산재보험료 총 34만9640원을 채납키도 했다. 일각에선 김 후보자의 보험료 미납을 두고  사업체 대표로서 책임감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장관으로 내정된 조대엽 후보자도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조 후보자는 임금 체불 논란을 빚고 있는 한국여론방송의 대주주임과 동시에 사외이사로 재직했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노사 문제를 담당하는 부처의 수장으로서는 부적절하다는 것이 야권의 지적이다.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은 “조 후보자가 경영에 참여한 정황을 발견했으며 이는 대학교수의 영리활동을 금지한 사립학교법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조 후보자가 2대 주주로 있는 회사가 불법 여론조사를 벌인 것이 문제가 돼 민·형사상 절차를 밟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무엇보다 논란의 핵심은 음주운전이다. 조 후보자는 고려대 교수이던 2007년 12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면허가 취소되고 벌금 150만원을 냈다. 그는 내정 직후 음주운전 전력을 사과하면서 “(총장 후보하고 술을) 먹고, 학생들하고도 가서 먹었던 것 같아. 그날 총장(후보)하고 헤어져 가지고 애들한테 갈 때는 눈이 조금 왔었으니까…”라고 말했다.

이는 고려대서 ‘교수 감금’ 사건으로 학생 7명이 출교 조치돼 천막 농성을 하고 있던 당시 그 학생들과 조 후보자가 함께 술을 마셨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학생들의 말은 달랐다. 한 학생은 “조대엽 교수가 평소 출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신 건 맞다”면서도 “조 교수와 술을 마신 적은 없다”고 밝혔다. 

또 정면 돌파? 
과연 그 결과는

강경화 외교부장관 인선 강행으로 국정 초기 문 대통령이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김상곤, 조대엽 두 후보자의 인선도 정면돌파를 시도할 경우 국정은 마비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문회 과정서 두 후보가 충분한 해명과 더불어 각 부 운영 능력을 선보인다면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조국의 내로남불 

조국 민정수석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앞서 지난 11일 청와대는 조대엽 고용노동부장관 인선을 발표하면서 ‘음주 운전’ 이력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청문회 과정서 다뤄질 문제”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조 수석은 지난해 8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음주운전 이력이 있는 이철성 경찰청장을 임명한 것을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조 수석은 자신의 SNS에 “음주운전 사고를 냈으나 신분을 숨겨 징계를 피했다는 이 청장을 기어코 경찰청장에 임명했다”며 “미국 같으면 애초 청문회 대상이 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질타했다.  

앞서 조 수석은 위장전입을 두고도 비판적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는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0년 주요 국무위원 후보자들이 자녀 학교 문제로 위장전입한 사실이 드러나자 한 신문사 칼럼을 통해 “인지상정? 이는 좋은 학군으로 이사하거나 주소를 옮길 여력이나 인맥이 없는 시민의 마음을 후벼 파는 소리”라고 일갈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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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