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 대통령 만든 사람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6.26 10:29:51
  • 호수 11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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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개혁에 앞장서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결여됐던 희망이 채워지고 있다. 분열로 가득했던 지난 정권의 흔적은 점차 희미해져간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국민들은 미래를 얘기하기 시작했다. 한 사람의 변화가 대한민국의 변화로 번져가는 모습이다. 변화는 한 사람에 의해 시작됐지만 그 한 사람을 만들어내기 위해 지난 대선 기간 동안 물심양면으로 힘쓴 사람들이 있다. <일요시사>는 이들을 만나 문재인정부의 현재와 미래를 공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 농단으로 탄핵되고 문재인 대통령이 19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문 대통령은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세우며 연일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국정원은 정부의 나팔수로 전락해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 

최근 서훈 국정원장은 국내정보 담당관제(IO) 완전 폐지를 선언해 국정원 개혁의 신호탄을 쐈다. 이에 국회에선 국정원 출신인 김병기 의원이 국정원 개혁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그는 대선 과정서 문 대통령의 오른팔 역할을 하며 대선 승리에 기여했고 현재는 사실상 ‘인수위’라 불리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 대선 승리를 축하한다. 여당의원이 된 소감을 듣고 싶다.
▲ 국민들의 뜨거운 열망으로 정권교체가 실현돼 기쁘게 생각한다. 국회에 들어온 지 1년밖에 안됐지만 야당의원으로 시작해 여당의원이 되는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 여당의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도 동시에 느끼고 있다. 앞으로 현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정부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대선에서 선대위 종합상황본부 제1부실장을 맡았다. 
▲ 전체적인 선거 전반 상황을 조율하는 역할이다. 긴급하게 발생하는 이슈라든가 네거티브에 대응하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긴박하게 돌아가는 팀이다 보니 항상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 대선 과정서 어려움은 없었나. 
▲ 대선 초반부터 ‘문재인 대세론’이 형성됐었다. 하지만 우리 속담에 ‘호사다마’라는 말이 있듯이 술술 잘 풀려가는 형국이 낯설고 불안하기도 했다. 대선 2주 전부터는 불면증으로 고생하기도 했다. 


또 다른 어려움으로 ‘경호’를 꼽을 수 있다. 측근서 보좌하다 보니 주위에선 저를 문 후보의 호위무사라고 불러주기도 했다. 실제로 문 후보님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긴장의 연속이었다. 
 

- 문재인 대통령의 인재 영입으로 정치에 입문했는데. 인연이 궁금하다. 
▲ 국정원서 부당하게 내쳐지고 복직을 향한 외롭고 지난한 싸움을 하고 있어 참 많이 힘들었다. 그 때 대통령께서 따뜻하게 위로해주셨다. 이후 지난해 1월26일 대통령을 믿고 민주당에 입당하게 됐는데 내가 소명이라 느끼고 있는 국정원 개혁에 대한 민주당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했다. 

- 사실상 ‘인수위’라 불리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외교안보분과 위원을 맡고 있다. 
▲ 국정기획자문위원회 회의를 위해 매일 통의동과 여의도를 오가고 있다. 국정과제를 꼼꼼히 살피고 준비하는 일이기 때문에 하루에 백번이라도 오고간들 상관이 없다. 외교안보분과서 국정원 개혁을 전담하고 있다. 국정원 개혁에는 5년 내에 완수해야 할 것과 5년 후 다음 정부서 완성되는 것들이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개혁 과제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영입인사…국정원 개혁 선봉장 
대선 선대위 중책…정부 견제·비판 강조 

- 민주당 및 정부가 야당과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가. 
▲ 지난 탄핵정국에 구 여당은 국민들의 심판을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먼저 반성을 하고 1년 정도 현 여당에 맡겨 두고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 다음에 잘잘못 이야기를 해야 한다. 

여소야대 정국인 만큼 야당과의 협치와 소통은 필요하다. 다만, 야당의 무리한 요구에는 적절히 선을 그어야 한다. 또, 공약정책을 중심으로 이슈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곧 정부와 여당의 능력이라 본다.  

- 국정원 개혁이 화두다. 개혁의 구체적 방안은.
▲ 국정원은 ‘조국을 위해 헌신하면 조국이 너희들을 책임지겠다’는 것이 강한 조직이다. 대부분 국가를 위해 헌신했지만 국가가 책임지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일부가 조직을 오염시켜 조직이 약화되기도 했다. 


앞으로 불법행위를 근절해 국정원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우선 국정원 개혁이 왜 실패했는지 그 이유를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밝히자면 ‘국정원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할 수 없는 일을 했을 때 가혹할 처벌을 해서 잘못된 일이 재발되지 않는다.

- 문재인정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 누가 뭐래도 나는 ‘친문’ 인사다.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절실하게 바라고 또 바란다. 혹여 문재인정부가 잘못된 길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 보인다면 견제하고 비판해서 제 길을 찾아가도록 할 것이다. 특히 문재인정부의 국정원 개혁 성공을 위해 여당 간사로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겠다. 

- 국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 앞서 정치의 길을 걸어간 분들이 미처 챙기지 못한 1%를 챙기는 정치를 하고 싶다. 특히 국정원 개혁은 반드시 성공으로 귀결되도록 꼼꼼하게 견제하고 감시할 것이다. 반드시 국정원을 유능하고 신뢰받는 정보기관으로 되돌려 놓겠다. 그것이 국민들께서 나를 국회로 보내주신 이유라고 생각한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는 자세로 의정활동을 이어나가도록 하겠다. 믿고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shs@ilyosisa.co.kr>

 

[김병기 의원은?]

▲ 경희대학교 국민윤리학과 
▲ 국가정보원 인사처장
▲ 더불어민주당 특보단장
▲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외교안보분과 위원
▲ 제20대 국회의원 (서울 동작구갑/더불어민주당)
▲ 제20대 국회 예결위원회 위원
▲ 제20대 국회 전반기 정보위원회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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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