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가치(?)의 고집 ‘방이동 기생주점’ 탐방기

色다른 콘셉트~色다른 즐거움 ‘한잔 술에 저고리고름 휘리릭~’

최근 방이동 인근에 이색 ‘기생주점’이 생겨 뭇남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룸살롱보다 저가형의 기생주점류의 유흥 콘셉트는 과거에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수질이 낮은 ‘아줌마에 가까운 아가씨들’이 일을 했을 뿐 아니라 서비스 마인드 역시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유흥의 대세로까지는 인정받지 못했다. 물론 현재에도 서울 외곽지역 곳곳에서 이런 유형의 업소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저 인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간간히 영업을 할 뿐이다. 하지만 최근에 이런 유흥 형태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형태로 개발돼 성업 중이다. 과거 기생주점보다는 훨씬 수준 높은 아가씨들, 보다 색다른 복장으로 남성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런 기생주점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특히 그들의 새로운 콘셉트는 남성들에게 과연 어떤 메리트가 있는 걸까. 취재진이 직접 현장에 잠입 취재했다.

저렴한 가격, 옹골찬 서비스에 손님들 ‘헤벌쭉’
작은 규모…단촐히 자신만의 유흥 즐길 수 있어

취재진이 현장을 찾은 것은 지난 5월 말경. 주당클럽이란 인터넷 유흥관련 사이트의 ‘제보’ 직후였다. 이미 그곳을 ‘답사’해 사전 정보를 가지고 있었던 한 네티즌은 해당 업소를 ‘틈새시장을 노린 신개념 저가형 룸살롱’으로 규정지었다. 그렇다면 실제로 현장에서 본 기생주점은 어떤 모습일까.

틈새시장 노린 신개념 저가 룸살롱

일단 현장에 들어서자 ‘저가형 룸살롱’이라는 이미지는 확실해 보였다. 룸살롱의 이미지를 차용하기는 했지만 대형 룸살롱처럼 대리석으로 장식돼 있거나 화려하게 치장을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분명 여기에도 메리트는 있다. 같은 룸살롱이면서도 ‘저가형’이라면 그나마 가지고 있던 유흥욕구를 조금이라도 만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실제 내부에는 룸의 수도 매우 적었다. 많은 경우 50개에 이르는 룸살롱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4개의 룸만으로 영업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 장점이 될 수도 있을 듯하다. 북적거리는 분위기에서 시끄럽게 많은 나가요 아가씨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시장통’에서 술을 마시는 것보다 단촐하지만 소박하게 자신만의 유흥을 즐길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아가씨들의 숫자도 의의로 적은 듯 했다. 전체를 다 합쳐봐야 채 10명도 되지 않을 정도였다. 취재진은 영업상무에게 이러한 콘셉트로 영업을 시작한 이유부터 물어봤다.

“사실 유흥이라는 것은 누구든 적은 돈으로도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유흥업소 자체가 너무도 고급스럽고 대형화된다고 본다. 사실 그렇게 고급스러워봐야 그것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고객들이 할 뿐이다. 예를 들어 TV광고를 많이 하는 유명한 브랜드의 제품을 산다는 것은 곧 그 광고비까지 모두 다 소비자들이 부담을 한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차라리 그것보다는 제대로 옹골찬 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에 제공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인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 업소는 겉만 번지르르한 서비스를 찾는 사람들이 오는 곳이 아니다. 저렴하고 알차게 먹고 싶고 ‘기생’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좀 막놀면서도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손님들을 위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업소를 ‘틈새형’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내 생각에는 틈새라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으려는 손님에게 제격이 업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한복에 가려진 서양 슬립의 반전
 
특히 이 업소에서 가장 특이한 것은 기생주점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여성들이 모두 한복을 입고 나온다는 점이다. 시대는 ‘럭셔리걸’을 요구함에도 이곳은 유독 고집스럽게 ‘기생’이라는 전통적인 가치를 고수하려고 하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점잖고 단아하게 술을 먹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취재진과 합류한 도우미 아가씨들은 한두 잔의 술이 오가자 곧 ‘앞 저고리를 풀어 달라’고 말했다. 한복 안에는 섹시한 슬립을 입고 있다. 동양과 서양의 ‘퓨전’인 셈이었다. 결국 동서양의 모든 이미지를 충분히 느끼면서 그때부터는 자유롭게 술을 마시며 노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아가씨들의 외모는 중상 정도. 나이는 20대 초반은 아니지만 충분히 싱그럽고 발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잘 노는 아가씨들’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듯 했다. 특히 슬립 상태에서 남성과 자유로운 스킨십을 하면서 즐기는 시간들은 남성들에게 충분한 여유로움과 자유로움을 주는 듯 했다. 취재진은 이곳에 자주 다닌다는 한 남성을 만나 인터뷰할 수 있었다.

“사실 이곳이 다른 곳보다 저렴한 것은 사실이지만 꼭 그것 때문에 여기에 오는 것은 아니다. 뭔가 좀 소박하고 정감 있는 분위기라고나 할까. 사실 나도 다른 룸살롱에 많이 가봤지만 대부분의 아가씨들은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나는 손님이니 나에게 최선을 다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뭔가 2% 정도 인간미가 부족하다고 할까. 그게 바로 가게의 분위기가 아닐까 싶다. 이곳은 룸도 4개 밖에 안 되고 아가씨도 그리 많지 않지만 뭔가 유흥에 있어서도 정이나 인간미를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충분히 어필을 할 것이라고 본다. 거기다가 슬립을 입고 즐기는 편안한 분위기는 충분히 남성들에게 섹시한 매력을 준다. 사실 집에 있는 와이프들하고도 슬립을 입고 함께 술을 먹기는 힘든 일이 아닌가. 그런 점에서 이 기생주점은 나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매너만 지키면 초강력 스킨십도 자유롭게
즐겁게 일하는 아가씨들에 고객 ‘대만족’

특히 이곳은 다른 곳보다 스킨십이 훨씬 자유롭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기생이라는 콘셉트 자체에서 느껴지듯이 매너를 지키지만 좀 더 강한 스킨십도 충분히 허락이 된다는 것. 그런 점에서 기생주점은 자신만의 콘셉트를 잘 지켜나가고 있는 듯 보였다.

실제 취재진을 맞은 아가씨들 역시 기존의 일반적인 대형 룸살롱 나가요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도 사실. 한 아가씨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다른 대형 룸살롱의 경우에는 아가씨들 사이에서도 신경전이 대단하고 때로는 그것 때문에 피곤한 일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영업상무와 아가씨, 아가씨와 아가씨 사이에 충분히 인간적인 교감이 형성되어 있다. 그런 만큼 그러한 분위기가 고스란히 손님들에게도 전달되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돈 벌러 업소에 왔다기보다는 그냥 충실하게 즐기면 돈은 자연히 번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돈 벌려고 안달복달 하기보다는 즐겁게 일하면 자연스럽게 그것이 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손님들과도 인간적인 교감을 느끼기에도 좋고 손님들도 충분히 만족하도 돌아가시는 편이다.”

그렇다면 가격적인 면은 어떨까. 이곳은 대략 16만원에서 20만 원 정도면 충분하다. 하지만 이 가격에는 모든 것이 다 포함되어 있어 별도의 추가 비용이 없다는 점. 이렇게만 본다면 가격적인 면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아가씨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비하면 오히려 좀 더 후하다는 인상까지 받을 수 있다.

이곳을 즐겨 찾는다는 또 다른 한 남성의 이야기는 이 업소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달해주고 있다.

“뭐랄까. 일종의 고향 같은 곳에 온다고 할까. 아가씨들과는 이제 거의 오빠 동생으로 지내고 영업상무와는 형 동생으로 지낼 정도다. 그만큼 일반 주점과는 약간 다른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내상을 입었다’는 생각이 든 적은 한 번도 없었고 그만큼 정겨운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업소를 찾았다는 느낌이 든다.”

매너만 지키면 강력한 스킨십도 허용

이곳 방이동 기생주점에 대한 평가가 어떻든 간에, 분명 이곳은 기존과는 다른 콘셉트로 승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룸살롱보다는 확실하게 저렴하다는 것, 거기에 ‘기생’이라는 고전적인 아이템을 현대적으로 부활시켰다는 점, 나아가 한복과 슬립의 오묘한 조화(?)를 이뤄낸 점에서는 분명 틈새전략이자 다양한 유흥인들의 취향을 타깃팅 한 전략으로 볼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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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정국과 검사들 동향

특검 정국과 검사들 동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전 정부를 겨냥한 3대 특검이 출범을 앞두고 있다. 윤석열정부에서 계속 거부되던 특검법이 이재명정부 첫 법안이 됐다. 사상 최대 규모의 특검 3개가 동시에 출범하면서 검찰 내부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검이 검찰에게 독이 될지, 정부에 독이 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승인한 1호 법안이 3대 특검이 됐다. 헌정사상 최대 규모의 특검 수사팀이 구성될 가운데 검찰 내부에서는 오히려 특검을 반긴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검찰의 수사력을 보여줄 기회이자 최근 검찰 출신을 반기지 않는 로펌으로의 이직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직이냐 영전이냐 이재명정부 출범 이틀 만에 전임 윤석열정부를 겨냥한 사정 수사에 발동이 걸렸다. 국회는 지난 5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주도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를 정조준한 3개 특별검사법안을 통과시켰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내란·외환행위 진상규명 특검(내란 특검)’ ‘김건희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개입 특검(김건희 특검)’ ‘순직 해병 수사방해 특검(순직 해병 특검)’ 등 3개 법안을 각각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로 가결했다. 국민의힘은 ‘부결’ 당론을 정하고 집단 퇴장했지만 안철수·배현진 의원 등 5~6명이 각각 이탈해 찬성표를 던졌다. 이후 지난 10일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내란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해병 특검법’ 등 3개 특검법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등에 대한 특검이 출범한다. 윤정부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특검 3개가 동시에 수사에 나서게 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가 끝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윤 전 대통령의 12·3 계엄 사태 관련 전반을 수사하게 될 ‘내란 특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품백 수수·불법 선거 개입 의혹 등을 다룰 ‘김건희 특검’, 그리고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및 은폐 의혹을 규명할 ‘순직해병 특검’이 출범하게 된다”며 “세 건의 특검법은 모두 윤정부가 거부권을 반복 행사하며 지연됐던 것으로, 멈춰있던 나라를 정상화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수순”이라는 글을 작성했다. 이어 “내각 구성원들과 충분히 의견을 나누고 조율해 심의와 의결을 마쳤다”며 “이재명정부 1호 법안인 ‘3대 특검법’은 내란 심판과 헌정 질서 회복을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거부권에 막혀 제대로 행사되지 못했던 국회의 입법 권한을 이제 다시 국민 여러분께 돌려드리고자 한다”며 “이번 특검을 계기로 국민 여러분께서 바라시는 진실이 민주주의 원칙 아래 투명하고 소상하게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날 회의에선 3개 특검법을 포함한 법률안 공포 4건, 대통령령 3건, 일반 안건 1건이 심의 및 의결됐다”고 말했다. 특검 규모에 대해서는 “내란 특검법 최대 267명, 김건희 특검법 최대 205명, 순직해병특검법 최대 105명의 수사 인력이 배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당선 후 1호 법안으로 의결 검사만 120명·총 수사팀 577명 이어 “순직해병특검법은 최장 140일, 나머지 두 특검법은 최장 170일까지 수사가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정부가 1호 법안으로 특검법 3개를 심의·의결한 것은 대선으로 확인된 내란 심판과 헌정 질서 회복을 원하는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조치”라고 언급했다. 이번 3대 특검에서는 전례없는 규모의 특검이 가동될 예정이다. 파견 검사의 수만 해도 120명으로 전체 검사 인력의 6%에 달한다. 내란 특검의 경우 60명, 김건희 특검 40명, 해병대원 특검은 20명에 달하는 검사가 파견될 예정이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였던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 파견 검사(20명)의 6배 수준이다. 전체 수사 인력은 577명에 이른다. 구체적으로 내란 특검은 특검 1명, 특검보 6명, 파견 검사 60명 등 총 267명으로 구성된다. 김건희 특검은 특검보 4명, 검사 40명을 포함해 총 205명, 채상병 특검은 특검보 4명, 검사 20명 등 총 105명 규모다. 특검별 수사 기간은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내란 특검과 김건희 특검이 최대 170일, 채상병 특검은 최대 140일로 규정돼있다. 늦어도 오는 7월 중순에는 각 특검 사무실이 출범해 연말까지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특검법 공포 전부터 특검 후보를 물색하고 후보자들에 연락을 취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 수사팀장은 통상 부장검사, 특검보는 차장검사, 특검은 검사장급 인사가 맡는다. 하지만 ‘최순실 특검’ 당시 수사팀장을 차장급이었던 윤 전 대통령이 맡은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 특검 역시 사건 성격과 수사 난이도에 따라 유동적인 인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내란 특검은 파견 검사 수가 많아 복수의 차장급 간부가 함께 투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특검 파견 검사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너무 많은 인력들이 특검에 몰려 주요 수사가 불가능해 민생 수사에 위험이 된다는 입장이 나온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최대 6개월에 가까운 기간에 서울남부지검 검사 수(107명)보다 많은 검사들이 3개 특검에 투입되면, 검찰의 주요 수사가 마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관련 특검에 기존 수사팀이 합류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문제는 해당 부서가 맡고 있는 사건이 특검에 속한 사건 외에도 많이 산적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인원으로 부서를 다시 꾸린다고 해도 수사기록을 훑어보는 데 시간이 더 걸려 수사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한 검찰 수사관은 “특검팀으로 파견되지 않으면 남은 사람들이 산적해 있는 모든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지금도 인력이 부족해 업무가 과중돼있는 상황이라 ‘차라리 특검으로 파견을 가서 원활하게 수사하고 싶다’는 의견이 수사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 난이도 유동적 인선 한 부장검사는 “특검으로 지정된 사건의 규모가 만만치 않기에 수사 베테랑이 파견될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수사 지휘부는 물론 베테랑도 일선청에 남아있지 않아 수사를 하더라도 미흡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검을 경험한 적 있는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특검에는 한창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검사들의 파견된다”며 “하나의 특검만 시작하더라도 일선청에서는 업무과중이 일어나는데 3개의 특검, 특히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3개의 특검을 한번에 하는 것은 검찰을 완전히 마비시키겠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편으로는 특검을 통해 수사력을 인정받아 새롭게 개편되는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에서 영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특검에 파견되는 검사들은 수사력을 인정받았다. 성공적인 특검으로 평가받는 ‘ 드루킹 특검’의 허익범 전 특검도 “수사 검사가 특검 성공의 기본”이라며 “가장 정치적인 사건을 비정치적으로 풀어야 하기에 무엇보다 수사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한 검찰 특수부 소속 평검사는 “검찰 내부에서는 특검으로 파견 요청이 온다는 것은 지휘부에 수사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라며 “평검사들 사이에선 ‘파견 이후 특검 지휘부에 수사력을 인정받으면 이후 중수청에서 더 기회를 받을 수 있지 않겠나’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에도 윤 전 대통령이 문재인정부 당시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을 잘 이끈 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으며 그와 같이 수사팀에서 근무했던 검사들도 한 자리씩 꿰찼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은 차장검사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중앙지검장을 맡기도 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현재 서울중앙지검 같은 경우 지검장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도 특검에서 수사력을 인정받고 초고속 승진을 할 수 있었다. 이번 특검은 지난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보다 파견 검사가 많아 수사력뿐만 아니라 지휘력까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휘부 눈도장 부장 및 차장급 검사들은 특검과 더불어 이직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윤정부 들어서 로펌으로 이직이 잦던 검사들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이후 검찰을 퇴직하더라도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차리거나 기업의 법무팀으로 이직하는 것 외에는 법조계에 남을 방도가 없던 검찰 간부들이 특검으로 성과를 인정받고 이직해 검찰개혁을 피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복수의 법무법인 관계자들은 “특검이 진행되는 동안 겸직과 영리행위가 금지돼있는 만큼 특검 이후에는 돌아갈 검찰이 없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로펌들은 이 때를 위해 실력있는 검찰 출신 법조인을 로펌으로 데려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 10대 로펌 소속 변호사는 “지금은 특수한 상황”이라며 “3대 특검에 검찰만 다수 파견되는 것이 아니라 로펌 업계에서도 다수 파견을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자리가 없다며 이직을 받아주지 않던 로펌들이 문을 열고 다른 사건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기업에서 검찰 출신 인재 스카우트 제의도 늘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김건희 특검의 경우 기업 사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기업이 신속하게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최근 동기들에게 기업 법무팀 이직에 관해 물어보는 사람이 늘었다”라며 “이재명정부가 나온 후 공정거래위원회 인력 충원,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과 관련된 법안을 손보려는 움직임이 계속해서 보이고 있는 상황에 기업은 발등에 불똥 떨어진 듯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김건희 특검에서 기업 사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이권에 조금이라도 연루된 기업들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3대 특검을 지휘할 특별 검사는 지난 13일에 지명됐다. 3대 특검을 지휘할 특별검사는 ▲내란 특검은 조은석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 ▲김건희 특검은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채상병 특검에는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이 지명됐다. “민생 수사에 차질 있어” 검 개혁과는 모순적 태도 조 특검은 박근혜정부 당시인 2014년 대검 형사부장으로서 세월호 참사 검경 합동 수사를 지휘했고, 문정부에서 서울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지냈다. 윤정부 때 감사원 감사위원 시절에는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가 ‘표적 감사’라며 제동을 걸었고, 감사원의 대통령 관저 비리 의혹 감사 결과가 부실하다며 재심의를 주장하는 등 전 정권과 대립했다. 민 특검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문정부 때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사건 조사를 주도했고, 이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을 역임했다. 이 특검은 군법무관 출신으로, 2022년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장남 병역비리 의혹을 수사한 이력이 있다. 법조계에서는 특검 수사 인력으로 신속한 수사 착수와 효율성을 위해 기존 수사팀 인원과 특수통 출신 검사 차출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3대 특검은 수사팀을 구성한 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다음 달 초에 수사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이 대통령이 각 당 추천 후보자 중 1명씩을 임명하는 시한은 3일 이내인데, 추천 당일 즉시 지명을 완료함에 따라 3대 특검팀 출범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검찰청을 폐지하겠다면서 전 정권 수사엔 검사를 쓰겠다는 모순적 태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 안팎에선 “민주당 의원들이 검찰을 없애겠다고 외치면서, 정치적 성과가 필요한 수사에 검사를 끌어다 쓰는 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 10년 차 검사는 “이재명정부가 검찰청 문을 닫겠다고 하는데 직장을 잃게 생긴 검사들이 특검에 들어가고 싶겠느냐”고 말했다. 특수 수사 경험이 있는 한 부장검사도 “정치적 목적으로 사실상 결과를 정해놓고 하는 수사이다 보니, 선뜻 특검에 가겠다는 검사들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부부장검사도 “굳이 특검에 발을 담가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차라리 육아휴직이라도 내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2016년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 당시 검찰에 재직했던 한 변호사는 “과거 특검팀은 검찰총장에게 편지까지 써가며 수사에 참여하겠다고 나서는 젊은 검사들이 많았다”며 “지금은 개혁과 수사를 동시에 하겠다고 하니, 후배 검사들은 마음이 내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수사에 참여” 젊은 검사들 법조계 일각에선 검찰의 칼이 이정부에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정부 시절 전 정권 수사를 이끌었던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019년 ‘조국 사태’를 집중 수사하며 정권에 맞선 것과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차장검사는 “전 정권 수사와 검찰개혁을 동시에 하겠다는 것은 욕심”이라며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으면 수사도, 개혁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계 인사는 “민주당과 이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특검 수사 결과가 나오게 되면, 결국 특수부 검사들의 힘이 훨씬 더 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