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맞아?’ 펑펑 물 쓰는 부자동네 백태

먹을 물도 부족한데…물장난이 웬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계속되는 최악의 가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 지자체들의 물 낭비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공폭포·분수 등의 수경시설 가동이 문제가 됐다. 하지만 수경시설을 원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아 지자체들의 수심은 깊어만 간다. 또 농촌에선 가뭄으로 인해 서로를 감시하는 문화가 생겼다. 주민들 사이에 정(情) 마저 가뭄에 말라가고 있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인공폭포·분수 등 공원 내 수경시설 가동에 나선 지자체들이 최악의 가뭄과 맞닥뜨리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가 예산을 지원해 여름철 한시적으로 가동하는 물놀이 시설은 시민에게 잠시나마 더위를 식히고 청량감을 준다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먹을 물도 부족할 정도로 가뭄이 심각한 현실을 감안할 때 부적절한 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농민 죽겠는데
볼거리 제공?

경기도내 지자체 등에 따르면 각 지자체들은 시민들의 무더위 해소와 볼거리 제공을 목적으로 지난달 또는 이달 들어 공원에 설치된 분수, 인공폭포, 물놀이 시설 등 각종 수경시설을 가동했다. 

수원시는 관내 46개 수경시설 운영을 시작했다. 어린이들이 물을 맞으며 간단한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는 물놀이 시설 8곳을 비롯해 바닥분수·음악분수·인공폭포 등으로 구성됐다. 용인시 또한 이달 초부터 33개 수경시설 가운데 근린공원 등에 설치된 바닥분수 10개를 우선 가동했다. 

안양시는 지난달부터 중앙공원과 삼덕공원 내 수경시설 운영에 나섰고 고양시도 호수공원 분수 8개와 근린공원 수경시설 43개를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역대 최악’으로 일컬어지는 가뭄이 지속되면서 수경시설에 대한 비판이 만만치 않다. 일부 지역에선 먹을 물조차 부족한 실정서 물놀이 시설 가동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수원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분수에서 시원하게 물이 나오는 모습을 보면 더위를 잊을 수 있어 기분이 좋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뭄이 심한데 ‘이래도 되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씁쓸해했다. 

반면 어린 자녀를 둔 일부 부모들은 물놀이 시설을 계속 가동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용인에 거주하는 B씨는 “날이 더워지면서 아이들이 뛰놀 곳이 마땅치 않은데 수경시설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며 “가뭄에 물 낭비를 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적정 수준에선 가동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경시설 운영에 도로에 물 펑펑
물낭비 비판 봇물…지자체 골머리

이에 지자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수경시설 가동-중단을 놓고 상충된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용인의 경우 민원이 잇따르며 이번 주까지는 시범운영을 하고 다음 주부터는 잠정 중단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가동을 하면 한다고, 안 하면 안 한다고 민원이 반복돼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참 난감한 상황”이라며 “다른 시군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시민 정서에 반하지 않는 선에서 가동 시기를 조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 부평구는 친수공간 조성을 위해 상수도 원수를 사용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인천 부평구는 최근 서부간선수로(농수로) 700m 구간에 상수도 원수인 풍납취수장 물을 공급해 달라고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에 요청했다. 

물의 양만 하루 평균 3000∼5000t에 달하는 규모다. ‘물 재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먹는 물을 제외한 하천 유지용수, 친수용수, 조경용수 등은 빗물이나 재처리수를 사용토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부평구는 도시개발로 상류가 막힌 굴포천, 농수로인 서부간선수로를 주민들의 친수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으로라도 상수도 원수를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부간선수로가 농수로다 보니 간헐적으로 물이 공급돼 악취, 미관 저해 등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풍납취수장 물을 끌어 쓰기로 한 것이다. 

“물놀이라니” 
“놀 곳 없다”

그러나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 측은 이미 지난 2008년부터 굴포천 유지용수로 하루 2만여t(연간 4억∼5억원)의 상수도 원수를 공급하고 있다며 추가 공급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하천유지용수를 위한 재처리수 사용이 의무가 아니다 보니 부평구가 상수도 원수에 의존해 친수공간을 만들려고 하면서 물 낭비의 우려가 있다는 반응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물절약을 위해 현행법상 하천유지용수, 친수·조경용수는 재처리수 사용이 원칙이고 대부분 하천이 재처리수를 사용하고 있다”며 “농수로인 서부간선수로에 농업용수가 아닌 하루 수천t의 상수원수를 공급하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부평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친수공간을 원하고 있지만 도심 속 굴포천이나 서부간선수로에 물을 대기 위해서는 상수도 원수를 사서 끌어들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가뭄이 연례화, 장기화하면서 물 절약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지자체들도 있다. 경기도 여주시는 가뭄이 장기화해 생활용수 부족이 우려되자 지난 2일 시민들에게 생활 속 절수를 당부했다. 양치질이나 면도 시 수도꼭지 잠그기, 주방용수 사용량 줄이기, 목욕이나 샤워 시 물 아껴쓰기 등 수돗물 절약방법 7가지를 담은 안내문을 배포하고 검침원을 통해 지속해서 절수를 안내하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와 강원지방기상청, 강릉시의회 등 지역 내 16개 기관단체도 “당분간 큰 비가 내리지 않으면 생활용수 제한급수도 불가피해질 수 있다. 시민 모두 물 아껴 쓰기 실천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조해 달라”는 내용의 합동 담화문을 발표했다.

속초시 역시 가뭄에 따른 식수 부족이 우려되자 물 아껴 쓰기 운동에 나섰다. 시는 세수와 양치질, 면도 등은 수돗물을 잠그고 하고 세탁기를 이용할 때 가능한 한 세탁물을 모아서 하며, 설거지를 할 때는 세제 사용량을 줄이라고 당부했다. 
 


수도꼭지를 절수형 제품으로 바꿀 것도 주문했다. 속초시 관계자는 “가뭄이 더 이어지면 제한급수도 불가피하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한 방울의 물이라도 아껴 쓰는 습관을 생활화하자는 의미에서 절수운동을 벌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물 부족 해소를 위해 사용한 물이나 빗물을 재사용하려는 사업들도 곳곳서 진행되고 있다.

경기도 오산시는 2009년 5월부터 그동안 그냥 하천으로 흘려보내던 하수를 다시 처리해 인근 공업단지 내 기업체에 팔아 물 낭비를 막는 것은 물론 높은 수익까지 올리고 있다. 시는 한번 처리한 하수처리 수를 필터 등으로 재처리한 뒤 1t당 1014원씩, 하루 1만t가량을 공업용수로 공급한다. 

이같은 물 재활용 시설이 경기도 내에서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도내 물 재이용시설은 722개(시설용량 1일 629만4000여㎥)에 달한다. 건축물의 지붕 등을 통해 빗물을 모아 이용하는 빗물이용 시설이 437개, 오수를 개별적 또는 지역적으로 모아 처리한 뒤 재활용하는 중수도 시설이 136곳, 오산시와 같은 하수처리 수 재이용시설이 149곳이다. 

말라버린 물
말라버린 정

이들 물 재이용시설을 통해 현재 재활용되는 물은 1일 평균 70만9500여t으로, 2015년 말 기준 수원시와 성남시 시민들이 사용하는 하루 상수도 급수량과 비슷한 규모이다. 재이용하는 물은 주로 조경수나 화장실용수, 청소용수, 하천유지용수, 공업 및 농업용수 등으로 사용한다.

경기도는 최근 3년 연간 강우량이 평년 수준을 크게 밑돌면서 갈수록 물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이같은 물 재활용 시설 설치를 적극적으로 확대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물이 부족한 국가 중 한 곳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시설 설치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주광역시도 지역내 대표적 신도시인 상무지구에 대한 물 순환 선도사업을 최근 본격화했다. 이 사업은 빗물 유출을 줄이고 재이용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도시의 건전한 물 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콘크리트, 아스팔트 등 도시화로 빗물이 그대로 하수관을 통해 일시에 하천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도심 물 순환 체계를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상무지구 사업을 시작으로 물 순환 개선 사업을 도심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건축, 도시계획, 공원 등 관련 부서와 협업을 통해 민간사업에도 확대 적용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한국도 물 부족 국가 중 한 곳이다. 이제는 비만 기다려서는 안 될 시기가 됐다”며 “앞으로 주민들도 물 아껴 쓰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지자체들은 빗물이나 이미 사용한 물도 다시 사용하기 위한 사업을 활발히 펼쳐야 할 때”라고 밝혔다.

공용 지하수 서로 감시하고
먼저 쓰려다 주먹다짐 빈번

가뭄이 지속되면서 농촌에서 이웃 주민 간에 물과 관련한 다툼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14일까지 강수량은 전국 평균 187㎜로 평년 대비 54%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경기 안성시, 충남 서산시, 충남 예산군 등의 저수율은 13∼15% 수준이다. 

물이 모자라다 보니, 물 사용을 두고 이웃 간에 ‘물 분쟁’이 벌어지곤 한다. 

안성시 양성면에 사는 김모(56)씨는 “얼마 전에 이웃 주민이 집에 놀러 왔다가 ‘설거지를 바로바로 하나 보다’라며 눈치를 주고 갔다”며 “이제는 집에 사람을 초대하는 것도 조심스럽다. 가뭄에 이웃 간 정(情)도 말라버린 것 같다”고 했다. 

이 마을에선 최근 이모(62)씨가 이웃 밭이 말라가는 걸 보고 자신의 집에 모아뒀던 물을 뿌려줬다 주민들과 다투기도 했다. 지나가다 이 모습을 본 이웃 주민들이 “논에 댈 물도 없는데 밭에 물을 주느냐”며 화를 낸 것이다.
 

충남 서산시에서는 ‘관정(管井)’을 파는 것을 두고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산시에선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지하수를 쓸 수 있도록 관정 설치비를 지원했다. 

시에서는 비교적 지하수가 풍부한 인지면 산동리를 대형 관정 개발 지역으로 선정했는데 이 물이 다른 마을에도 이용된다는 걸 알게 된 농민들이 “우리 마을의 지하수가 마른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결국 ‘산동리 관정 개발’은 없던 일이 돼 버렸다. 충남 홍성군에서는 자기 논에 먼저 물을 대려고 싸우던 이웃 농민들 사이서 ‘물꼬 싸움’이 벌어져 마을 사람들 간 폭행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마을 이장들이 나서서 “물이 부족하니 생활용수를 최대한 절약해서 사용해달라. 빨래나 설거지도 자제 부탁한다”고 방송하는가 하면 이웃 주민 간에 서로 물을 사용하는 걸 견제하기도 한다. 

특히 마을 규모가 30∼40가구 정도로 작아 공동 지하수를 사용하는 곳에서는 주민 간 감시가 더욱 심하다. 지하수 물이 말라 단수가 되면 당장 생활에 큰 지장을 받기 때문이다.

물 절약 적극 
나서는 지역도

물 부족이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기도 힘들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도 늦어 가뭄이 8∼9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최대한 가뭄 피해를 줄일 방안을 고민 중이지만 이상 기후 때문에 벌어진 현상인 만큼 아껴 쓰는 것 이외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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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