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 마사회 손보는 내막

최대 공기업 수술대 올린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비리 복마전 마사회의 대수술이 시작될 조짐이다. 이낙연 총리가 마사회 적폐청산을 위한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 총리측이 마사회와 위니월드의 문제점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고 있는 것을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확인했다. 개혁의 첫 단추를 어떻게 풀지 시선이 쏠린다.
 

마사회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 가운데 최근 고조되고 있는 요구는 근로자의 처우다. 특히 부산경남의 유명 마필관리사가 자살하면서 마사회 노동자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국정 농단 그림자

말 마사지사 1호로 유명세를 탄 박경근씨는 마필관리사다. 그러나 비정규직이었던 그는 처지를 비관해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X같은 마사회’라고 시작하는 그의 유서에는 마사회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일로 사회적인 공분을 사면서 마사회는 어느 때보다 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5월 들어선 문재인정부는 국민 일자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라 마사회의 대변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이 같은 상황서 문재인정부 첫 총리인 이낙연 총리가 마사회 개혁에 착수했다. 

이 총리는 마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제반 내용을 파악하고 정보를 모으고 있다. 그 가운데 마사회가 무리하게 추진해 피해를 보고 있는 위니월드 임금체불 문제를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부가 마사회·위니월드 관련 의혹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움직임을 시작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위니월드(운영사 어메이징월드앤컴퍼니, AWC)는 마사회가 추진한 대표적인 실패 사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마사회의 전임 수장인 현명관 전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롤플레잉 말 테마파크 위니월드는 844억원을 쏟아부어 지난해 10월 개장했다. 
 

그러나 결과는 초라했다. 매월 8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마사회가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 때문에 임금을 못 받는 노동자가 양산되고 있다. 위니월드의 위탁운영을 맡은 어메이징월드컴퍼니는 6개월 째 임금을 체불하고 있다. 임금 체불 규모만 12억원 수준.

골칫거리 ‘위니월드’ 적폐청산 시동
책임론 부상…총리실 상황 파악 착수

따라서 사업자체를 무리하게 추진한 마사회에도 책임을 져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마사회가 위니월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서 문제점이 이미 상당 부분 드러났다. 

지난 13일 문화체육관광부 기관운영감사가 공개한 감사원의 감사 자료를 살펴보면 마사회는 위니월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서 법령을 위배해 테마파크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마사회는 예비타당성조사도 하지 않았다.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에 따르면 총 사업비가 500억원 이상 신규 투자사업을 추진하는 공공기관은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에 사업계획서·예비타당성조사 의뢰서를 각각 제출하고 검증을 받아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마사회는 2014년 6월 위니월드 조성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위니월드 조성사업(354억원)과 고객진입공간 개선사업(194억원)을 세부사업으로 추진했다. 총사업비가 548억원으로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이다. 

그런데 마사회 담당자는 “세부사업 각각의 규모는 500억원 미만이므로 별개 사업으로 추진하면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고했다. 사업을 쪼개 예비타당성 검사를 받지 않도록 편법을 사용했다.
 

총사업비를 증액하는 과정서도 수상한 정황이 드러났다. 당초 총사업비 548억원서 최종 844억원으로 늘어났는데 이 과정서도 외부 감사를 받지 않았다.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한 사업 중 총사업비가 사업추진 이전 단계보다 30% 이상 증가한 사업의 경우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에 타당성 재조사를 의뢰·실시하도록 돼있다.

 마사회는 당초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비 증액과 관련한 심사도 피해갔다.

마사회의 감사 회피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마사회 담당자는 현 회장의 최고 테마파크를 설립하라는 지시에 “고급화를 위해 설계변경을 하되 설계변경 금액이 클 경우 외부 감사기관의 감사를 받을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피하고자 일부를 신규발주하거나 공사 시행계획에 제외했던 각종 운영집기를 신규 발주한다”고 보고하고 그대로 사업을 주진했다.

부당 수의계약 내용도 감사원 자료에 포함됐다. 2000만원을 초과하는 계약은 일반 경쟁입찰하도록 규정한 국가계약법 7조를 피하기 위해 계약을 소액으로 나눴다. 마사회는 사전에 정해 놓은 13개 업체와 계약을 쪼개는 방식으로 총 4억5400만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경쟁입찰 대상 계약을 총 47건으로 나눴다.

무리하게 추진하다 사실상 실패
현명관 의혹…드디어 개혁 시작

마사회가 이처럼 석연치 않게 위니월드 사업을 추진하자 현 전 회장과 AWC의 관계를 의심하기도 한다. 일각에선 최순실 국정 농단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는 말도 나온다. 실제 현 전 회장과 이 회사의 대표 김기원씨는 <창조와 혁신> 멤버다. 

특히 <창조와 혁신>은 최순실 국정 농단의 자금줄로 평가받는 <미르재단>과 유사한 방식으로 박근혜정부로부터 특혜성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정치권에선 마사회와 AWC의 유착 관계를 의심하는 시각이 꾸준히 존재했다. 국회 김한정 의원은 “AWC 실소유주인 김기원씨는 전경련산하 한국광고주협회서 30년 가까이 근무했으며 현 전 회장과는 전경련 상근부회장시절부터 현재까지 친분을 맺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세금이 들어간 테마파크의 기획부터 운영사 선정까지 모든 과정을 김기원 씨가 주도했으며, 현 전 회장이 뒤를 봐준 의혹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감사원 자료 공개로 마사회와 위니월드 의혹에 대한 검증 목소리가 다시 한 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빠른 조치 기대

재계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정부 들어 일자리 문제는 주요 관심사”라며 “이낙연 총리가 마사회 문제를 개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여기에 최근 불거진 위니월드 의혹이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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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