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원엔터테인먼트 정태원 대표가 궁지에 몰렸다. 회사 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고 빼돌렸다는 이른바 횡령혐의다. 영화 제작자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그의 횡령 소식은 세간에 화제가 됐다. 정 대표의 횡령사건 내막을 살펴본다.
검찰 “회사 자금으로 주식 등 개인용도 사용”
정태원 “횡령한 적 한 번도 없다” 결백 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지난달 27일 정태원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이 정 대표에게 적용한 죄목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혐의다.
검찰 측은 정 대표가 2005년 5월 코스닥 상장업체인 DVD 타이틀 제작업체 ‘스펙트럼DVD’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회사 돈 2억원을 빼돌려 주식투자 등의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2006년 6월까지 태원엔터테인먼트와 스펙트럼DVD의 자금 16억7000만원도 8회에 걸쳐 임의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정 대표는 2005년 스펙트럼DVD를 인수하면서 태원엔터테인먼트를 코스닥에 우회상장 시켰으며 2006년 7월에는 두 회사를 합병해서 드라마와 영화 제작 등 활발한 활동을 벌여오고 있었다.
이번 사건의 자세한 내막에 대해서 검찰 측은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더 자세한 것은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 대표 횡령 사건에 대해 검찰의 한 관계자는 “특가법상 횡령은 일반 횡령보다는 금액적인 면에서 더 큰 죄목이기 때문에 혐의가 입증될 경우 형량도 더 가중하게 나올 수 있다”고 말해 앞으로 이 사건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검찰과 정 대표 반대 입장
정 대표는 이러한 검찰의 입장에 대해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검찰의 발표가 있던 이날 오후 성명서를 내고 자신의 혐의는 “검찰이 충분한 사실관계 조사를 안 해서 발생한 일이다”며 검찰에 화살을 돌렸다.
정 대표는 횡령사실에 대해 “코스닥 상장사 스펙트럼DVD 인수대금 조달을 위해 회사로부터 차용한 자금도 적법한 절차에 의거했다”며 “이후 차용금의 이자와 원금 일부를 변제했고 2008년 10월 태원엔터테인먼트를 양도하면서 미처 변제하지 못한 나머지 차용금을 매매대금에 반영하여 정산을 끝냈다”고 자신의 무고함을 밝혔다.
정 대표는 이어 “비자금은 물론이고 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거나 업무 외적인 일에 회사자금을 사용한 적은 결코 없다”며 검찰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회사의 자금관리에 대해서도 “대표이사와 경리담당 이사에게 맡겨서 진행했다”며 “회계장부를 통해서도 이 사실은 확인 할 수 있다”고 억울해했다.
정 대표는 또 “그 이후에 드라마 <아이리스>의 저작권 문제로 태원엔터테인먼트를 양수한 고소인과 법적시비를 벌이는 과정에서 비록 억울하지만 고소인이 요구하는 금액을 전액 지불하고 합의하여 2010년 10월 고소인이 저에 대한 고소를 취소한 바 있다”고 당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지금껏 많은 구설수 주역
그는 앞으로의 재판과정에서 결백을 밝힐 증거자료를 준비하여 법정에서 무고함을 밝히겠다고 확고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번 정 대표의 횡령사건에 대해 태원엔터테인먼트 측은 “대표님의 성명 외에는 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낀 채 사건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구설수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 말 일명 ‘<아이리스> 촬영장 폭행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이 드라마의 주연 배우였던 이병헌을 당시 고소했던 옛 애인 권모씨 배후에 강병규가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일어났던 것으로, 강병규는 이 소문을 <아이리스> 제작자인 정 대표가 퍼트렸다고 보고 서울 장지동에 위치한 <아이리스> 촬영현장에 항의 차 방문했고, 이에 폭력사건이 발생했다. 강병규는 “현장에서 폭행을 당했다”며 폭행 사주 및 협박 등의 혐의로 정 대표에 대해 고소장을 제출했다. 급기야 경찰이 나서 사건을 조사하는 가운데 “정 대표는 현장에 없었다”는 사실이 입증돼 혐의를 벗었고, 강병규 외 3명은 폭행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사건이다.
정 대표는 올 초엔 카라 해체 배후설의 조종자로 지목돼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DSP와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한 카라의 멤버 니콜, 한승연, 강지영의 이탈을 돕는 사람으로 J씨가 지목됐고 여기에 정 대표가 거론 된 것. 당시 정 대표는 이에 대해 “J씨는 내가 아니다”며 “단지 영문 이니셜이 같아서 오해가 생긴 것이다”고 말해 카라 사태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밝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