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위한 ‘애프터클럽’ 생생 체험기

신개념 ‘부킹 초이스’ 등장 “룸이야, 클럽이야?”

최근 ‘애프터클럽’을 모토로 하는 부킹 초이스 전문 ‘아담&이브’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20대의 전유물로만 알려졌던 클럽의 분위기에 ‘부킹 초이스’라는 색다른 초이스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부킹 초이스란 ‘부킹’과 ‘초이스’를 결합시킨 의미다. 마치 부킹을 하듯 나가요 아가씨를 초이스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곳의 분위기는 흡사 청담동 등 강남에 산재되어 있는 클럽들과 꼭 닮아있다. 음악 역시 트랜스와 일렉을 위주로 하고 있어 가슴 속에 숨어있던 잠재된 욕망을 폭발시킬 수 있다. 또 한편에는 룸이 준비되어 있어 30~40대만의 은밀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제까지 대한민국에서는 없었던 전혀 색다른 콘셉트가 출현했다고 보면 된다. 취재진이 직접 현장에 가서 그 생생한 풍경을 담아왔다.

클럽처럼 즐기다가 ‘눈 맞으면’ 룸으로 ‘고고씽’
마음만 맞으면 언제든 스테이지에서 ‘부비부비’

취재진이 ‘아담&이브’를 찾은 것은 지난 5월 중순. 신사역 2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이곳은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적인 강남클럽을 닮아있다. 하지만 정작 안으로 들어가 보면 젊음의 열기로 가득한 풋풋한 클럽 분위기가 펼쳐진다.

클럽 DJ가 직접 음악을 틀고 있으며 가슴을 울리는 전자 음악들이 압도적인 불륨으로 심장을 때린다. 한켠에서는 ‘수질 좋은’ 이십대 초반의 아가씨들이 음악에 몰입한 채 흥겹게 춤을 추고 있고, 이국적인 금발의 러시아여성 10여명도 섞여 춤을 추고 있었다. 그녀들은 ‘나가요 아가씨’이기는 하지만 정작 그 순간만큼은 자신의 직업을 잊고 클럽에 와서 놀듯이 즐거운 모습이었다.

부킹하듯 초이스 or 초이스 하면서 부킹

이곳의 영업시간은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아침 9시까지. 이른바 ‘애프터클럽’이라고 이름붙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오전 9시까지 영업을 하기 때문이다. ‘클럽이 끝나는 시간 이후에 놀 수 있는 2부 클럽’이라는 의미로 밤새도록 미친 듯이, 즐기고 싶은 욕망을 반영하고 있는 것.

이곳에서 가장 특이한 것은 이른바 ‘부킹 초이스’라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타면서 술을 마시고, 춤을 추면서 자신이 눈여겨 본 아가씨와 대화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아가씨와 이야기를 해도 상관없다. 이렇게 클럽에서처럼 놀다가 마음에 드는 여성을 찾으면 그때부터 룸으로 들어가서 일반적인 룸살롱에서처럼 즐기면 된다.

최근 몇 년 사이 룸살롱의 초이스 방식은 여러 가지 변화를 거듭해왔다. 안에서는 밖이 보이지 않는 ‘매직미러’를 이용하기도 했고, 룸에서 CCTV를 통해서 아가씨를 초이스 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한때 등장했었다. 그런데 이런 초이스의 단점은 ‘인간적인 숨결’이 없다는 데 있다. 부킹 초이스가 특별한 것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분위기 자체가 클럽이다 보니 대화를 하는 것은 물론 상대방이 어떻게 노는지 모습을 보면서 진짜 마음에 드는 아가씨를 선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하면 보다 정확한 아가씨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고 따라서 나머지 룸에서 노는 시간도 충실하게 보낼 수 있다.

정 마음에 드는 아가씨가 없으면 초이스를 하지 않아도 상관은 없다. 그저 가볍게 퇴근 후 맥주 한두 잔을 먹은 뒤 집으로 향할 수 있는 것. 이러한 부킹 초이스는 기존의 초이스 방식을 완전히 뒤집은 ‘패러다임의 변화’라고까지 이야기할 수 있다. 특히 30~40대는 가기 힘든 클럽의 형식이기 때문에 색다른 경험까지 가능하다.

30~40대 남성들 새로운 놀이터

최근 들어 ‘아담&이브’에 자주 출입을 했다는 직장인 김모(32)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실 나도 예전에 홍대 클럽에 들어가려다가 거부를 당한 적이 있었다. 나이 먹는다는 것이 서럽다는 것을 그때 처음으로 느꼈다. 그 이후로 홍대 클럽에는 들어갈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하지만 늘 클럽의 열기를 꼭 한번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이곳이 아닐까 싶다. 특히 여기에서는 마음껏 대화를 하면서 초이스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손님들에게 초이스에 대한 새로운 자유를 주는 것 같은 느낌이다. 실제 3명 이상과 대화를 한 뒤에 초이스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나에게 가장 맞는 아가씨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 그냥 뻘줌하게 방에서 초이스를 하는 것 하고는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한 직장인 김씨 역시 이러한 새로운 시스템에 대해 격찬을 했다.

“솔직히 과거에는 초이스가 초이스가 아니었다. 그냥 한정된 여성을 짧은 시간 안에 얼굴과 외모만 보고 판단해야 했으니 수박 겉핥기식이라고나 할까. 몇 번 가게 되면 그것도 식상해져서 그리 재미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부킹 초이스는 얼마든지 아가씨에게 먼저 다가가 부킹을 하고 재미있는 놀다보니 과거의 부킹하고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마음 편하게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주는 것 같다.”

그런데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곳에서는 ‘역초이스’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아가씨가 남자 손님을 보고 마음이 끌리면 먼저 와서 초이스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이제 남성 손님들은 정말로 자신이 클럽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는 것.


외국남녀도 함께 즐기는 다양한 문화체험 가능
아가씨들이 남성 고르는 ‘역초이스’도 인기만점

그런가 하면 이러한 클럽 분위기의 룸살롱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장점이 있다. 그것은 룸에서 술을 먹다가도 언제든지 밖으로 나와 스테이지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것. 과거 일반적인 룸살롱의 경우 그저 답답한 방에 노래방 기기를 가져다 놓은 다음에 그곳에서 복작거리며 노래를 부를 따름이었다. 하지만 언제든 기분이 내키면 밖으로 나와 춤을 추다보니 아가씨와 손님간의 거리감이 급속도로 사라지고 친밀감이 쌓이게 된다는 것. 

아가씨 역시 손님과 더욱 친근하게 되니 자신이 현재 일하고 있는지 클럽에서 놀고 있는지 구분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취재진은 실제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실 룸살롱 아가씨도 엄연한 직업인인데, 이곳에서 일하다보니 내가 일하고 있는지 그냥 놀고 잊는지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 않아도 클럽을 좋아해서 주말만 되면 클럽으로 달려가곤 했는데, 이제는 내 일터가 클럽이 되어버렸으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나. 이렇게 즐겁게 일하다보니 손님과의 관계도 좋아지고 만족도도 높아졌다.”

아가씨들이 이렇게 열심히 놀다보니(?) 남성들도 더욱 더 흥이 나는 것이 사실이다. 또 다른 한 아가씨는 ‘이곳은 철저하게 능력제 이다보니 아마도 향후 에이스들이 더욱 많이 몰릴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백모양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부킹 초이스는 한마디로 오픈된 초이스라고도 할 수 있다. 얼마나 잘 노느냐에 따라서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느냐가 결정되기도 한다. 결국 능력 있는 에이스들에게는 최적의 장소가 아닐 수 없다. 그러면 당연히 더욱 많은 에이스들이 모이게 마련이다. 물론 그렇게 되면 더 많은 남성들이 오게 되고 이것이 선순환이 되면서 더더욱 재미있는 장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 역시 얼마 전부터 압구정 댄스학원에서 봉 댄스를 배우고 있다,”

최근 접대를 위해서 ‘아담&이브’를 찾은 후 상대가 크게 만족했다는 이모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원하면 언제든지 ‘부비부비’도 가능

“사실 접대라고 해봐야 매번 그렇고 그런 룸살롱에 가는 게 전부였다. 어차피 접대 받는 사람도 색다른 무언가를 느끼지 못하고 그냥 술 마시고 여자 손 한 번 잡아보는 게 전부가 아닌가. 하지만 이곳에 왔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부킹하는 재미, 초이스 하는 재미가 배가됐고 함께 술 먹다가 기분이 내키면 부비부비도 할 수 있으니 30~40대에게는 새로운 놀이터가 생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쨌든 앞으로는 이곳에서 상당수의 접대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 오는 나 역시 눈이 즐겁기 때문에 편한 마음으로 접대에 임할 것 같다.”

현재 이곳에 출근을 하는 아가씨들은 약 70여명 정도. 이들 중 일부는 클럽 쪽에서 제법 얼굴이 알려져 있는 이른바 클럽계의 ‘여신’들도 있어 업소 측의 설명대로 ‘민간인’들도 얼마든지 이곳에 와서 놀며가며 ‘투잡’을 뛸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낮에는 자신의 일을 하다가 밤에 이곳에 와서 남성들의 초이스를 받고 칩도 벌고 클럽에서 노는 듯 인생도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 또한 초저녁에는 남녀가 동반하는 아베크족이나 맥주 한 잔하러 온 인근의 직장인, 클럽을 즐기러 온 외국인남성과 러시아 여성 등의 춤사위 등 다른 업소에선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남녀의 조합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굳이 초이스를 해서 룸으로 들어가지 않고 홀에서 즐기는 것도 당연히 허용되기 때문에 입장권으로 교환되는 맥주를 마시면서 얼마든지 놀다 갈 수 있다는 것.

아담과 이브는 현재 급속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신사역에서 채 1분도 되지 않는 가까운 접근성 때문에 강남 인근의 직장인들은 물론이고 종로, 홍대 지역의 남성들까지 몰려들고 있는 것. 또한 ‘수질이 좋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룸살롱 손님들까지 호기심에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고 한다.

‘아담&이브’가 30~40대의 유흥문화에 새로운 장을 쓸 것인지의 여부는 입장권을 내고 들어와 남녀가 같은 눈높이로 클럽문화를 즐기는 콘셉트의 다소 내추럴 한 업소분위기를, 룸살롱에 익숙해진 일방적인 남성고객들이 얼마만큼 빨리 친숙하게 여길 것인가에 달려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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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시가 돛을 올린 한강버스가 고장 끝에 결국 멈췄다. 과거 ‘아라호 사업’도 재조명되고 있다. 아라호 사업은 2010년대 초반 경인 아라뱃길을 중심으로 관광 활성화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인천시와 공동으로 수백억원을 들여 기획한 수상 교통 프로젝트였다. 아라호는 시민들의 외면과 운영 적자로 인해 자취를 감췄다. ‘반면교사’로 삼았던 걸까? 서울시는 한강을 따라 운행되는 수상 교통수단으로, 서울 전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으로 지난 18일 한강버스 운항을 시작했다. 여의도, 잠실, 뚝섬 등 주요 한강변 거점과 지하철역을 연계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게 핵심이다. 관광이냐 출퇴근이냐 서울시는 한강버스를 통해 관광 교통수단을 넘어 서울을 ‘한강 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도시’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열흘 만에 운항이 중단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9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주택 공급 대책 관련 브리핑 도중 “한강버스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며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열흘 정도 운행 통해 기계적·전기적 결함이 몇 번 발생하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 약간 불안감 생긴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운항을) 중단하고 충분히 안정화시킬 수 있다면 그게 바람직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는 이날부터 10월 말까지 한강버스 시민 탑승을 중단하고 성능 고도화와 안정화를 위한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한다. 시는 국내 최초로 한강에 친환경 선박 한강버스를 도입해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22일에는 잠실행 한강버스가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고, 같은 날 마곡행도 운항 준비 중 전기 계통에 문제가 생겨 결항했다. 26일에도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운항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자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과거 아라호의 값비싼 교훈을 남겼지만, 실패 요인을 분석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결과다. 한강버스 역시 또 하나의 혈세 낭비 사례가 될 수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아라호 사례를 철저히 분석해 이번에는 실질적인 시민 편익을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강버스가 서울의 새로운 교통 패러다임으로 자릴 잡을지, 아라호의 전철을 밟을지는 향후 몇 년간의 운영 성과에 달려 있다. 서울시 아라호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임기 때인 2010년 서울시가 예산 112억원을 들여 만든 2층 유람선으로 지난 2009년 5월부터 1년5개월을 들여 건조됐다. 오 시장의 지시로 건조된 아라호는 시민들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공연과 한강특화공원 관람이 동시에 가능한 선상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영리 목적보다 공공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민자 유치 대신 재정이 투입된 사업이었다. 당초 아라호를 한강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운항하는 관광 크루즈선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여덟 차례 시범 운항과 21회 시험 운항만 했을 뿐 사실상 사업은 중단됐다. 제작 당시부터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논란을 빚었던 아라호는 정식 취항도 해보지 못한 채 팔렸다. 실제 운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험료와 유지비 등 관리 비용에만 연간 1억원이 들어간다는 점도 매각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112억원 들여 29억원에 판 아라호 출항 나흘 만에 고장…오, 좌불안석 아라호가 정식 운항에 나서지 못했던 배경에는 서해뱃길 사업을 둘러싼 서울시와 시의회의 갈등도 있었다. 오 시장의 아라호 활용 계획에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가 이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10월 고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 후 사업 타당성 문제로 매각을 결정하면서 오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백지화됐다. 결국 서울시는 아라호 매각을 결정한 후 지난 2013년 5월, 106억원의 예정 가격으로 매각 입찰에 나섰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후 2차 입찰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알만한 이들은 알겠지만, 선박 사업은 수요를 찾기 어려운 사업 중 하나다. 결국 서울시는 3차 매각 입찰에서 최초 예정 가격에서 10% 인하된 95억원으로 깎았지만 이마저도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같은 해 11월, 4차 매각에서 15% 인하된 90억원에 입찰을 시도했지만 응찰자가 없어 가격 인하의 효과는 전혀 없었다. 그러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지 못하자 결국 임대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아라호가 정식 운항도 못한 채 6년 넘게 여의도 한강공원 선착장에 방치되면서다. 서울시가 제시한 사업 기간은 연말까지 8개월이고 한 차례 1년간 계약을 연장할 수 있었다. 당시 최저 임대료는 2억6300만원이었다. 아라호는 임대 사업을 시작해 건조 6년 만에 빛을 봤지만, 운항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강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아라호는 지난 2016년 민간업체인 레츠고코리아가 임대사업권을 낙찰받아 3년간 운영하다가 2018년 이랜드그룹 계열사 이랜드크루즈로 사업권을 넘겨줬다. 이랜드크루즈가 사업권을 따낸 시점은 지난 2018년 3월이지만 실제 운영은 2019년 6월부터 시작됐다. 이전 사업자인 레츠고코리아가 서울시의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유람선과 시설물 반환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랜드크루즈는 1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지난 2019년 6월부터 운영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아라호의 임대 운영 사업을 1년 만에 접어야 했다. 애물단지 전락하나 이랜드크루즈는 임대계약 갱신청구권(1년)마저 포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무렵부터는 주식회사 수가 임대사업권을 이어받았다. 이후 마지막으로 인더라인25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사업하는 조건으로 서울시와 지난 2022년 12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1년 단기 임대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인더라인25가 철거하지 않아 서울시는 골머리를 앓았다. 아라호 운항은 멈췄지만, 선착장을 한 달째 무단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더라인25는 계약 연장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는 인더라인25를 상대로 명도소송, 점유 이전 금지 가처분, 행정 가처분 등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라호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수요 예측 실패와 운영비 부담이었다. 당시 서울시는 아라호가 연간 수십만명의 승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실제 이용객은 예측치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노선 설계가 시민들의 일상적인 통근이나 이동과 잘 맞지 않았고, 요금 역시 육상 교통수단에 비해 비쌌다. 결과적으로 관광객 유치에도 한계가 있었고,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아라호는 철수될 수밖에 없었다. 아라호는 건조한 지 15년 만에 민간에 팔렸다. 지난 1월 서울시 한강 유람선 아라호는 5차례 입찰 끝에 약 28억5780만원에 팔려 민간업체에 인도됐다. 2013년부터 총 9번의 입찰을 시도한 결과 3분의 1 가격에 달하는 헐값에 팔린 셈이다. 당시 서울시에 따르면 아라호는 2024년 11월 말 공개입찰을 진행한 뒤 지난달 주식회사 마이랜드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길이 58m에 688톤 규모의 아라호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과 서강대교 남단을 오갔다. 승객은 총 310명까지 태울 수 있다. 음악회, 공연, 결혼식, 영화 상영을 위한 시설도 보유했다. 선착장에는 편의점, 치킨집 등 부대시설도 있었다. 아라호는 건조 후 15년 만에 매각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후임 고 박원순 시장이 2012년 사업을 백지화하면서 5년간 방치됐다. 2013년 5월 처음으로 공개입찰에 넘겨졌다. 시는 같은 해에만 총 4번의 입찰을 추진했으나, 입찰자가 없어 매번 무산됐다. 실패했지만 이번엔 달라? 서울시는 수의계약 방식으로도 매각을 시도했으나, 매각사의 자금 동원 문제로 불발됐다. 이에 시는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는 대신 민간 위탁하는 방향을 택했고, 2017년부터 민간 위탁을 통해 운영했다. 하지만 임대계약이 만료되면서 지난해 5월 말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그러자 시는 다시 매각을 시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총 5차례의 입찰을 진행했고, 같은 해 11월 말 입찰자가 나와 12월 매각 계약을 맺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간 아라호의 위탁 운영은 선박 운항이 아닌 선착장 내 치킨집 등 부대시설 위주로 돌아갔다”며 “자연스레 선박도 노후화되고, 전반적으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법적 분쟁으로 얼룩진 아라호를 통해 한강에 배 띄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한다. 서울시는 이번 한강버스 사업에서 아라호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3가지 전략적 과제를 내세우고 있다. 먼저, 실제 수요 기반의 노선 설계를 강조했다. 또 관광 중심이 아닌, 출퇴근·생활 교통을 고려한 정류장 배치, 그리고 지하철·버스 환승과의 연계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내세우기도 했다. 기존 대중교통과의 환승 할인을 적용하고, 관광·레저용 프리미엄 서비스와 생활 교통 요금제의 이원화를 강조했다. 또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전기·수소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했고, 실시간 교통 정보 제공 및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서울시가 한강버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들인 초기 사업비는 약 542억원으로 향후 발생할 총 사업비는 약 1500억~1750억원으로 예상된다. 아라호 사업비보다 10배가량 많은 혈세가 투입될 예정이다. 한강버스는 출·퇴근용 선박인 만큼 이용객을 충족하기 위해 여러 척의 선박이 필요하다. 지난해 3월 한강버스 운영사는 6척의 선박을 납품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는 첫 출항 이후 3척이 운항 중이며, 향후 6척의 선박이 모두 납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선착장 시설, 운영 시스템, 접근성 개선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소가 포함돼 총사업비가 1000억원대 중반까지 증가한다. 묻지 마 10배로 베팅 6시에 나와야 9시 출근 아라호는 ‘유람선 제작’이 중심이고, 공연시설 등이 포함된 문화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의 선박이었다. 시설 설계가 크고 복잡한 부분이 있지만, 수량이 하나라 규모 면에서 제한적이기에 한강버스와 다르다는 결론이다. 반면, 한강버스는 여러 척의 선박을 건조해야 하고, 선착장 설치 또는 보수도 그만큼 갖춰져야 한다. 또 전기 또는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한 만큼, 유지비용도 클 뿐만 아니라 홍보, 안전, 시험 운항 등 여타 부대 비용에 민간투자금 및 보조금 등이 혼합돼있어 사업비 증액은 여러 원인으로 발생한다. 한강버스 사업비가 초기 대비 크게 증가한 이유로 업체 선정 과정에서 계약 조건, 예상보다 오래 걸린 공정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를테면 선박 제작 능력이 있는 업체와 없는 업체 간의 차이를 분석했는데, 일부 업체는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준비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아 계약이 무산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강버스는 대중교통 기능이 강조되면서 ‘출퇴근 수단’ ‘교통망 보완’ 등의 역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초기 투자비가 크더라도 지속 운영을 통한 수요 확보가 전제된다. 하지만 계획 대비 수요가 예상만큼 확보될지, 운영비와 적자 보전 부담이 얼마나 될지는 논란 중이다. 한편, 한강버스는 정식 운항 나흘 만에 선박의 방향타 고장 등으로 잇따라 멈춰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 23일 기준 누적 탑승객이 1만명을 돌파하는 등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은 한강버스가 정시성 확보가 중요한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쯤 옥수선착장을 출발한 잠실행 한강버스가 강 한가운데서 20여분간 멈춰섰다. 결국 승객들은 종착지까지 가지도 못하고 도중에 내려야 했다. 한강버스 운영사는 고장 선박을 뚝섬 선착장에 접안한 뒤 승객들을 모두 하선시켰고, 뚝섬에서 잠실까지 구간의 운항을 취소했다.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나흘 만에 발생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안내 방송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탑승객은 “20분이 넘게 서 있었고, 안내 방송이 안 나오고 승무원도 안 계시고…. (뚝섬 선착장) 도착하기 2~3분 전에 승무원이 ‘이 배 잠실까지 안 간다’고 뚝섬에 다 내리셔야 된다고…”라고 말했다. 이 사고와 별개로 같은 날 오후 7시30분에 잠실 선착장을 출발할 예정이었던 마곡행 한강버스는 선박 고장으로 아예 결항됐다. 그 바람에 강서 방향으로 이동하려던 시민들은 황급히 다른 교통수단을 찾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승부수? 무리수? 서울시는 두 선박 모두 전날 밤 안정화 조치를 거쳐 다음 날인 23일 운항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또 선내 안내 방송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한강버스 운영사가 이상을 감지한 뒤 원인을 파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려 안내에 일부 지연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강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28.9km 구간을 상하행 7회씩 총 14회(첫차 11시) 운항하고 있다. 소요 시간은 마곡에서 잠실까지 127분이다. 여의도에서 잠실까지는 80분이다. 추석 연휴 이후인 다음 달 10일부터는 출퇴근 시간 급행 노선(15분 간격)을 포함, 평일 기준 왕복 30회로 증편한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