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세종문화회관 공연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

"<나는 가수다> 출연요? 콘서트에서 보여드릴 게요"

데뷔 20주년 기념 월드투어를 진행 중인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은 국내 일정의 대미를 장식할 무대로 세종문화회관을 택했다. <더 신승훈 쇼-그랜드 파이널>이란 타이틀로 다음달 10일과 11일 열리는 이번 공연은 2차례 공연이 매진돼 1회 공연을 추가할 정도로 관객들의 성원이 뜨겁다. 11년 만에 세종문화회관에 돌아온 그에게 감회를 들어보았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월드투어 <더 신승훈 쇼>는 미국 뉴저지와 로스앤젤레스, 국내 14개 도시를 돌며 진행됐다. 지진 탓에 다음 달로 미뤄진 일본을 제외하면 세종문화회관 공연은 투어의 피날레다.
 
“처음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할 때는 팬들의 나이가 어렸어요. 이제는 팬들도 세종문화회관에 어울리는 나이가 됐죠. 이번 공연은 신승훈다운 공연이 되자 않을까 해요.”

다시 돌아온 세종문화회관에서 그는 오케스트라와 꿈꿔왔던 공연을 하게 됐다. 그는 이번 공연을 <더 신승훈 쇼>의 클래식 버전으로 정의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직접 50인조 오케스트라를 꾸리고 전곡을 오케스트라에 맞게 편곡했다. 오케스트라 구성은 3개월 전 시작됐다. 악기를 잘 다룬다는 연주자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면서 단원들을 채워갔다. 이렇게 해서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꾸려졌다.

“제 노래가 클래식한 멜로디를 갖고 있는데 50인조 오케스트라와 제대로 공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예전처럼 밴드 반주에 현을 얹는 형식이 아니라 밴드가 리듬만 구성하고 나머지는 관현악이 들어간 오케스트라로 공연을 해요. ‘애이불비’ ‘송연비가’ ‘전설 속의 누군가처럼’ 등 현 위주로 된 노래들이 이번 공연을 통해 빛을 볼 거예요. 앞으로 이 친구들과 클래식한 공연을 선보일 거예요. 이번 공연이 시발점이죠.”

이번 공연에는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의 제자들이 함께 한다. 게스트 가수를 부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그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전에 애들과 삼겹살을 먹다가 농담반 진담반처럼 ‘너희들 중에 톱3에 올라가면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세운다’고 했는데 셰인이 올라갔어요. 정을 주면 안 되는데 큰일 났어요. 후배 가수들이 왜 아마추어들을 세우냐고 해요. 그래서 후배 가수들한테 ‘너희들은 후배고 얘들은 제자라고 말해요.”

세종문화회관서 50인조 오케스트라 공연…<더 신승훈 쇼>의 클래식 버전
조용필 선배처럼 후배들에 도움 됐으면…싱어송라이터 없는 가요계 아쉬워

신승훈은 지난 3월 진행된 미국 공연에서 팬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꼈다.

“그분들이 고마워서 기립박수를 해주신 것 같아요. 3시간 열창했는데 앞에 있던 40대 남자 관객이 울더라고요.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분들이 제 노래를 통해 고국에 대한 향수를 느끼시는 것 같았어요.”

데뷔 20년, ‘국민가수’라는 호칭이 부끄럽지 않은 신승훈에게도 멘토로 삼는 선배 가수가 있을까. 신승훈은 가장 존경하는 가수를 꼽아달라는 요청에 주저 없이 조용필을 꼽았다.

“계속 하는 걸 보여주고 있는 분이죠. 존재하는 것 자체로 멘토가 되는 분이에요. 워낙 어렸을 때부터 동경의 대상이었어요. 어느 날 ‘라이벌이 누구냐’고 물으시더라 ‘심신, 윤상’이라고 했더니 ‘그런 마인드로 살아라. 넌 왜 나는 라이벌이라고 생각 안 하냐’라고 하시더라고요. 너무 놀랐는데 그 때 내가 확 넓어졌어요. 또 10년 전쯤 ‘너 해볼 거 다해 봤지? 1위도 많이 해봤지? 이제 뭐 할거니, 모르는 사람에게 네 노래를 알리는 것도 네가 해야 할 일이다’라고 말씀하시는 걸 듣고 해외 진출을 생각했어요. 나 역시도 데뷔 15년이 된 누군가가 ‘더 이상은 음악 못할 것 같다’고 하다가 ‘신승훈도 있는데’라고 말할 수 있는 선배가 됐음 해요.”

신승훈은 최근 <위대한 탄생>과 <나는 가수다> 등으로 가요계가 활성화 된 데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그동안 가요계는 침체기였어요. 만나는 사람들마다 대부분 배우들 얘기만 했죠. 그러나 지금은 가수들에 대해 말하고 있어요. 저에게도 <나는 가수다> 출연에 대해 물어요. 전 그냥 제 콘서트에서 보여드릴게요.”

20년 넘게 가요계를 지킨 사람으로서 현 가요계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놓았다.

“자기가 곡을 쓰고 부르는 싱어송라이터가 각광받아야 하는데 아직 그렇지 못해요. 대중이 자기 색깔을 갖고 음악을 하는 싱어송라이터와 그냥 가수와 차이점을 알아줬으면 해요. 중견급 가수들이 설 무대가 없다는 것도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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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