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기업 혁신전략

발 빠른 시장, 계획적으로 대응하라!

혁신전략의 창시자는 조지프 슘페터다. 그는 혁신을 ‘새로운 조합(New Combination)’이라고 했다. 경영학자들은 기업이 지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새로운 지식을 추구하는 행동을 ‘탐색’이라고 하고, 현재 가지고 있는 지식을 개량하고 동질의 지식을 축적함으로써 그것을 유용하게 하는 것을 ‘활용’ 또는 ‘심화’라고 한다. 이러한 지식의 탐색과 지식의 심화가 균형을 유지해야 기업 혁신의 성과가 높아진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크리스텐슨 교수는 저서 <혁신기업의 딜레마>에서 성공한 혁신 기업일수록 지식의 탐색을 소홀히 하게 되어 파괴적 혁신이 발생했을 때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다고 하였다. 크리스텐슨 교수의 혁신에는 존속적 혁신(sustaining innovation)과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 있다. 전자는 늘 기술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존속적 기술에 의한 혁신이다.

빠른 대처 능력

주류시장과 고객(주주, 소비자, 거래처 등)의 요구에 부합하는 혁신이다. 후자는 성능은 떨어지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파괴적 기술에 의한 혁신이다. 시장의 규모도 작고 고객의 요구에도 부합하지 않는 혁신이다.

파괴적 혁신이 일어나는 과정은 이렇다. 기업이 지속적인 기술 개발로 혁신에 성공하면, 기술이 시장의 니즈를 초과하는 성능의 과잉공급 상태가 발생하는데, 이때 시장에서는 성능은 떨어져도 가격이 저렴한 기술을 원하는 공간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이 시장은 로엔드 시장으로 기존의 성공한 혁신 기업이 들어가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다. 따라서 신생 기업이 ‘저성능 저가’의 파괴적 기술로 로엔드 시장에 진입하게 되는데, 일단 진입하여 자리를 잡으면 상위 주류시장을 목표로 빠르게 기술 개발을 해나간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파괴적 기술은 상위 주류시장의 성능과 비슷한 기술을 확보하고, 여전히 가격은 저렴해 주류시장을 잠식하게 되는 것이다.


파괴적 혁신은 기술과 시장의 변화가 빠른 산업일수록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프랜차이즈 산업은 트렌드의 변화가 빠르고, 새로운 기술이 수시로 등장하는 변화무쌍한 시장이다.

‘이디야’는 중저가 커피를 내세워 파괴적 혁신에 성공했다.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의 주류시장은 스타벅스, 커피빈, 카페베네, 엔젤리너스, 탐앤탐스, 할리스, 투썸플레이스 등이었다. 이들은 커피 맛과 품질, 인테리어 등에 초점을 맞춰 하이엔드 시장을 공략하고 있었다.

변화가 빠른 산업에 필요한 ‘혁신’
낮은 가격, 맛과 품질 역시 잡아야

이디야는 주류시장 브랜드보다 1000원 이상 저렴한 커피 가격으로 로엔드 시장을 파고들었다. 가맹점포 규모는 중소형으로 하여 창업비용도 대폭 줄였다. 맛과 품질, 인테리어, 그리고 중심상권 입점 경쟁을 하고 있던 커피전문점 혁신 기업들은 초기에 이디야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이디야는 로엔드 시장 진입 후 지속적으로 맛과 품질을 개발해나갔다. 동시에 국내 커피 산업의 발달로 커피의 수입과 원두의 유통도 원활해졌다. 주류시장 커피의 가격이 너무 높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증가했고,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품질 또한 나쁘지 않은 이디야 커피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정부의 골목상권 보호 정책도 대기업이 아닌 이디야를 비껴갔다.

강력한 경쟁자가 없는 가운데 이디야는 국내 커피 산업의 발달과 함께 주류시장을 위협하는 브랜드로 성장한 것이다. 이제 이디야 커피에 대항하는 새로운 파괴적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1000원대의 가격파괴 커피 전문점과 주스 전문점, 1000원 이하에 판매하는 편의점 커피와 캡슐커피 등이 그것이다.

맛과 품질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 1000원대 커피 및 주스 전문점의 파괴적 혁신이 성공하려면 지속적인 기술(맛과 품질) 개발을 해나가야 한다. 점포의 객단가를 올릴 수 있는 디저트 메뉴의 다양화도 필요하다.


‘한솥도시락’은 1993년 종로구청 앞에서 26.4㎡(약 8평) 규모의 점포로 시작했다. 당시 배달전문 도시락 프랜차이즈가 10여개 성업할 정도로 도시락 붐이 일고 있었다. 한솥도시락은 배달을 하지 않고 테이크아웃 판매만 했다. 배달을 하지 않으니 가격을 20% 이상 낮출 수 있었다. 파괴적 혁신이었다. 게다가 치밀한 원가계산과 조리 매뉴얼 및 도시락 세팅 매뉴얼을 과학화 해 가격을 더 낮췄다. 경쟁 브랜드들이 3000~3500원에 판매하던 도시락을 한솥은 970~2500원에 판매할 수 있었다. 더불어 점포수가 늘어나면서 원부자재 구매력이 높아졌고, 그만큼 품질은 더 좋아졌다. 24년이 지난 지금도 한솥도시락 메뉴의 주 가격대는 2700~5000원대로 저렴하다.

당시 경쟁하던 브랜드들은 지금은 모두 사라졌다. 한솥도시락은 가격 대비 품질, 즉 가성비가 높은 도시락으로 인정받으면서 700여개 점포가 있는 국내 1위 도시락 체인으로 우뚝 성장했다. 이제 한솥도시락은 도시락 전문점에 대항하는 파괴적 기술인 편의점 도시락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기존 시장과 다른 가치 기준에 의해 생겨나는 신시장형 파괴적 혁신도 있다. ‘맘스터치’는 학교 앞 등 골목상권에 입점하는 수제버거&치킨 전문점으로 파괴적 혁신에 성공했다. 맘스터치가 부상하기 전까지 기존 수제버거는 7000~8000원대부터 1만원이 넘는 고가로 판매되고 있었다.

파괴적 혁신

또한 5년 전만 해도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 햄버거 브랜드도 주로 중심상권에 입점하고 있었다. 맘스터치는 3000원대 수제버거를 골목상권에서 선보이면서 학생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시간을 내서 시내 중심가로 나와야 먹을 수 있던 수제버거를 가까운 동네에서 패스트푸드 햄버거 가격과 비슷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신시장형 파괴적 혁신을 이룬 것이다. 이제 맘스터치는 코스닥에 상장도 했고, 중심상권에도 속속 입점하면서 주류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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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