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뒷담화] 고유가시대 연예기획사 신풍속도

“돈도 안되는데 기름값 지출 최소화하라!”

연예인과 차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 연예인은 차로 이동할 때가 많고 차에서 잠과 식사까지 해결할 때도 많다. 특히 가수들은 공연을 위해 전국 각지를 누벼야 한다. 그런데 고유가시대가 계속되면서 여기저기서 앓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연예기획사들은 고유가로 경상비가 갑절 이상 뛰어오르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고유가로 연예기획사들 대책 마련 고심
대중교통 이용·자전거 타는 연예인 늘어

지난 3월 말 어느 날, 유명 연예기획사 A엔터테인먼트는 오전 회의시간 여기저기서 나오는 한숨소리로 가득했다. 회의안건의 핵심은 ‘기름값 지출을 최소한으로 줄이라’는 것.

연예인들은 차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실내가 넓은 밴을 많이 애용한다. 11인승 밴의 경우, 휘발유를 가득 채울 경우, 20만원 남짓 든다.

A엔터테인먼트 소속 탤런트 B는 집이 경기도 분당이고 로드매니저의 집은 일산이다. 일산에 사는 매니저는 매일 아침 분당으로 차를 몰고 가 B를 픽업하고는 서울 청담동의 미용실로 향했다. 분장을 마친 뒤 B는 촬영장으로 이동했다.

B의 소속사 관계자는 “동선이 이렇게 길다보니 한 달 기름값만 200만 원이 훌쩍 넘더라. B는 CF를 찍는 배우도 아닌데 이 상태가 계속되면 B가 드라마에 출연을 해도 소속사에 돌아오는 이익은 없게 된다"고 말했다.

영화와 TV를 넘나드는 주연급 배우 C의 소속사도 요즘 죽을 맛이다. C는 경기 안산에 사는데 최근 출연작이 없다. 그런데 대외활동을 많이 하는 까닭에 C는 하루가 멀다 하고 여기저기 행사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문제는 돈이 안 된다는 것. 여기에 더해 작품 출연을 위해 오디션 참가를 받으러 서울 출타가 잦다.

C의 소속사 관계자는 “CF도 안 찍고 요즘에는 출연료로도 들어오는 것이 없는데 기름값만 수십만 원씩 지출되고 있어 괴롭다”면서 “하지만 배우들은 회사의 경상비가 높아져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우리도 대외적으로는 스타를 모시고 있는데 차량 서비스를 안 할 수도 없어 난감하다. 그저 배우가 대외활동을 자제하길 바랄 뿐이다”고 전했다.

"배우들 대외활동
자제하길 바랄 뿐"

고유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연예인들도 늘고 있다. 이동할 때마다 매니저가 차량을 대기시키는 스타급은 아니라고 해도 작품에 출연하고 있다고 하면 집에서 촬영장까지는 소속사에서 차량으로 이동시켜주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유가 상승으로 요즘 신인급 배우들은 촬영이 있는 날에도 소속사 사무실로 알아서 가야하는 상황이 됐다.

탤런트 D는 소속사 사무실에 갈 때 그동안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했지만 휘발유 값이 너무 올라 결국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D의 소속사 관계자는 “매니저들이 영화나 드라마 제작진과 출연협의 등을 위해 이동할 때도 과거에는 회사에서 각자에게 차량을 지원했지만 요즘은 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고유가 시대에 맞춘 변화를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톱스타들이 대거 소속된 한 대형 매니지먼트사의 경우 연예인들에게 경비 절감을 위해 개인 스케줄 땐 밴 이용을 최대한 자제해 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는 연예인들도 종종 있지만, 대중교통 중에선 지하철 이용이 가장 많은 것 같다”며 “지하철의 경우 공간이 넓고, 사람이 많아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알아보는 사람이 비교적 적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탤런트 구혜선은 고유가시대에 절약 실천을 톡톡히 하고 있는 연예인으로 유명하다. ‘고유가 시대에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자’는 생각에서 친척이 선물해 사용하던 자가용을 팔았다. 현재 구혜선은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혜선 소속사 관계자는 “평상시에도 절약이 몸에 배여 있는데 고유가 시대에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자는 의도에서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로, 먼 거리는 소속사 차량을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1년 전과 비교할 때
약 70% 정도 올라


구혜선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큰 불편을 못 느끼고 있다. 스케줄은 소속사 차량을 이용하고 있다. 운동도 겸할 생각으로 자전거를 하나 마련했다.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를 사용하고 있다”며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에게 절약에 관한 교육을 많이 배웠다. 넉넉지 않았던 살림이었기 때문에 절약이 몸에 밴 것 같다”고 밝혔다.

S 상표로 대표되는 커다란 밴을 국산 승합차로 교체하는 매니지먼트사도 많아졌다. 폼도 좋지만 기름값을 감당할 수 없어 차량을 아예 바꿔버리는 것.

한 아이돌 그룹의 매니저는 “밴을 이용할 때 한 달에 차 한 대당 300만원 정도가 기름값으로 들어간다”며 “이는 1년 전과 비교할 때 약 70% 정도 오른 것이다”고 전했다.

밴을 승합차로 교체·LPG 차량 개조도
이동 대신 모텔 투숙…“경제적 방법 강구”

이 매니저는 이어 “가수들은 소속사를 통해 안무팀 및 코디네이터들에도 차량을 제공하는 것을 감안할 때, 한 가수(팀) 당 한 달에 500만원 이상을 차량의 기름값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근래 들어 기름값도 매니지먼트사들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고 털어놓았다.
 
LPG 차량으로 개조하는 경우도 늘었다. 한 매니저는 “예전에는 LPG로 개조하는 것이 200만원 정도 비용도 들고, 또 장기적으로 엔진에 무리도 간다는 이유로 꺼렸는데 기름값이 너무 많이 드니 최근 LPG로 개조하는 사례가 늘어났다”며 “이런 사정을 모르고 여전히 밴을 고집하는 배우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탤런트 E는 경기도 인근에서 이틀씩 촬영이 이어지는 날이면 인근 모텔을 잡는다. 첫날 녹화가 끝난 뒤 연기자를 숙소까지 데려다 주고 매니저도 그 차량을 이용해 집으로 갔다가 다음날 아침 다시 연기자를 태우고 머리손질을 위해 미용실에 들렀다가 촬영장으로 가는 비용보다 차라리 모텔을 이용하는 게 비용절감이 되기 때문이다.

E의 소속사 관계자는 “휘발유 값이 너무 올라 어떤 방법이 더 경제적인지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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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통일교 수사’ 최종 시나리오

김건희 특검 ‘통일교 수사’ 최종 시나리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구속됐다. ‘정교유착 의혹’ 수사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김건희 특검팀의 활동 기간도 30일 연장됐다. ‘시간 압박’의 짐을 덜게 된 것이다. 이제 남은 건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흘러간 통일교 자금과 윤석열 전 대통령 간 연관성, 통일교 교인 국민의힘 집단 입당 의혹 등이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인력·시간 압박에 고민이 깊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한 신병 확보 여부도 수사에 차질을 줄 수 있는 중대 기로 상황이었다. 한 총재가 구속되면서 수사 물줄기가 이어지게 됐다. 관건은 남은 시간 안에 모든 의혹을 수사할 수 있느냐다. 설마설마 했는데… 한 총재는 지난 23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각종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전달한 혐의로 구속됐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팀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정치자금법 위반·청탁금지법 위반·업무상 횡령·증거인멸 교사 등 4개 혐의를 적용했다. 한 총재 구속 직후 통일교 측은 입장문을 통해 “수사와 재판 절차에 성실히 임해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한 총재에 이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정원주 전 비서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공범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책임 정도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정 전 실장은 최근까지 천무원(통일교 최상위 행정조직) 부원장을 맡아 교단 내 실세로 꼽힌다. 특검팀은 한 총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한 총재가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하고,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씨에 명품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건네는 등 ‘통일교 현안 청탁’ 과정을 승인하고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영장심사에 팀장급을 포함해 검사 8명을 투입한 특검팀은 한 총재가 특검의 세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하다가 공범인 권 의원이 구속되는 것까지 지켜본 뒤 임의로 출석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 태도를 보인 점과 증거인멸 우려 의견 등을 420쪽 분량의 의견서에 담아 제출했다. 반면 한 총재 측은 이달 초 심장 시술을 받았고 각종 합병증 우려에도 자진 출석했다며 구속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권, 통일교 측 경찰 수사 정보 미리 알려 특검, 일부 교인 국민의힘 실제 입당 확인 한 총재는 전날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전관 출신의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마지막까지 변론 전략 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재명정부에서 첫 민정수석으로 임명됐다가 사퇴한 오광수 변호사도 한 총재 변호인단에 합류했지만, 이후 논란이 일자 사흘 만에 변호인 사임계를 내기도 했다. 특검팀은 이날 한 총재와 함께 영장심사를 받은 정 전 실장의 수첩에서 한 총재가 연루된 해외 원정도박 수사 사건과 관련해 “자금 관련해 (경찰이) 수사 중이고 압수수색이 나올 것”이란 취지로 적힌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한 총재 측은 ‘도박 수사 무마’ 사건이나 ‘금품 전달 의혹’ 등에 대해 “전달자인 윤 전 본부장의 개인 일탈”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정 전 실장이 원정도박 수사 사건을 미리 보고받고 챙긴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2022년 10월3일 권 의원으로부터 한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과 관련한 경찰 수사 정보를 들은 뒤, 이를 한 총재와 정 전 실장에게 보고하고 통일교 직원들을 시켜 관련 증거인멸을 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총재 측은 관련 보고를 받은 사실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증거인멸을 지시하거나 승낙한 적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 총재는 특검 조사를 받은 뒤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했느냐’고 묻는 질문에 “내가 왜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의 신병 확보에 성공함에 따라 향후 수사를 통해 권 의원에게 흘러간 통일교 자금 1억원과 윤 전 대통령 간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추적할 전망이다. 해당 자금의 전달 시점이 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로 추정되는 만큼 윤 전 대통령선거에 쓰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9부 능선 넘었다 이와 함께 대선 전후 통일교의 재정·조직 지원에 따라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배정 등 통일교 현안이 정부 정책에 반영됐는지 규명하는 것이 향후 수사의 핵심이다. 특검팀은 한 총재 구속영장에 적시되지 않은 통일교 교인 집단 입당 의혹 등 남은 혐의 수사에도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앞서 특검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둔 2022년 10월∼2023년 3월과 22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1∼4월 등을 특정해 통일교 교인 명단과 국민의힘 당원 명부를 대조했다. 해당 기간 국민의힘에 신규 입당한 통일교 교인은 390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권 의원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윤석열정부 시절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측에 지원을 요청한 단서를 포착했다. 특검팀은 “다른 잠재 주자들도 요청해 왔다”는 윤 전 본부장의 문자메시지 등을 토대로 통일교가 전방위적으로 국민의힘 후보들과 유착됐는지 살펴보고 있다. 우선 특검팀은 2023년 3월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연락한 정황과 통일교 지구별 책임자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역을 분석 중이다. 특검팀이 2022년 11월 중순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보낸 메시지를 주목하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당시 전씨에게 “내년 전당대회에 어느 정도 규모가 필요한지, 윤심은 어떤지”라고 물으며 “몇몇 잠재 주자들도 요청이 왔다. 저희와 과거에 연결됐던 주자들”이라는 취지로 얘기했다. 실제 일부 입당 정황 전씨는 이에 “윤심은 변함없이 권(성동 의원)”이라고 답하며 당 대표 출마를 검토하던 몇몇 국민의힘 잠재 주자들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심판이라 포기했고, B씨는 윤심에서 멀어진 지 오래됐다. C씨는 이기적’이라는 취지였다. 윤 전 본부장이 D 의원은 어떤지 묻자, 전씨는 “윤심 근처에도 못 갔다”고 답했다. D 의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했지만, 당선권 안에 들지 못했다. 특검팀은 이 같은 문자 내역 등을 토대로,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했던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통일교 교인들을 동원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18일 국민의힘 당사에 대한 세 번째 압수수색 시도 끝에 데이터베이스(DB) 관리업체에서 당원 명부를 확보했다. 특검팀은 2022년 10월~2023년 3월 조직적으로 가입한 당원들과 당 대표 선거 참여가 가능한 책임 당원들을 파악할 계획이다. 책임 당원은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해야 한다. 특검팀이 통일교 교인과 국민의힘 당원 명단 대조를 통해 ‘집단 가입’ 교인들을 찾으면 ‘통일교 3만명 지원’ 의혹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2023년 2월 초 윤 전 본부장이 ‘신규 입당원이 1만1101명, 기존 당원이 2만1250명’ ‘중앙 차원에서 지침을 내렸다’며 김씨에게 보내달라고 전씨에게 전달한 문자메시지도 확보했다. 특검팀은 당시 김씨와 한 총재의 승인하에 통일교가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 조수진, 장예찬’을 집단적으로 지지했다고 판단한다. 전씨가 윤 전 본부장에게 “당 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 조수진, 장예찬으로 정리하라네요”라는 취지로 문자를 보내자, 윤 전 본부장은 “움직이라고 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실제로 김 의원은 당 대표에 당선됐고, 조수진 의원과 장예찬 후보도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수차례 논의” 당 대표 선거에도 직접 개입? 수사 기간 한 달 늘었는데 규명 의혹 산더미 그러나 김씨는 특검팀 조사에서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고 해당 후보들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며, 당시 당 상황에 관심이 없었다”는 취지로 반발했다. 전씨도 “그냥 광을 판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 등에게 정당법 제42조(입당강요죄)와 제49조(당대표 경선 자유방해죄)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정당법 위반 혐의가 성립하려면 통일교 측이 교인들 의사에 반해 강제로 입당시켰고, 당내 선거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조직적으로 투표 지시를 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혐의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특검팀이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하는 건 ‘정교 유착’ 의혹의 정점에 있는 윤 전 대통령이다. 권 의원에게 전달된 1억원 중 윤 전 대통령 몫으로 추정되는 돈이 별도로 준비돼있었던 만큼 한 총재로부터 관련 진술을 받아내야 한다. 지난 23일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1월5일 서울 여의도 중식당에서 종이상자에 담긴 ‘관봉권’ 형태의 현금 1억원을 권 의원에게 전달했다. 당시 1억원은 5000만원씩 각자 다른 색의 비단으로 포장됐고 노리개가 달려있었으며 이 중 하나에는 임금을 뜻하는 ‘왕(王)자’가 자수돼있었다고 한다.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인 당시 통일교 재정국장 이모씨는 같은 날 오전 10시께 두 개 상자 사진을 모두 찍어뒀다. 통일교 내부에서는 당시 전달된 자금 일부가 대선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의 몫으로 준비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윤 전 본부장 역시 특검팀 조사에서 권 의원에게 금품을 전달한 이유에 대해 “대선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은 권 의원 주선으로 윤 전 본부장을 실제 만나기도 했다. 권 의원은 2022년 3월22일 경기도 가평 천정궁을 방문해 한 총재에게 금품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쇼핑백을 받은 뒤 같은 날 오후 윤 전 본부장을 데리고 당선자 신분이었던 윤 전 대통령과 만나게 해 준 것으로 조사됐다. 수천만원 따로 전달? 윤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 총재에게 대선을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말했고, 윤 전 본부장의 통일교 현안 청탁에 “향후 그와 같은 사항들을 논의해 재임 기간에 이룰 수 있도록 하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통일교의 현안 중 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 규모 확대 등 일부는 실현되기도 했다. 금품을 직접 주고받은 윤 전 본부장과 권 의원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금품을 전달받았는지, 통일교 현안이 추진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