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뒷담화]조민기, 정하연 작가에 화해의 손 내민 이유

더 이상 큰 논란 만들지 않기 위해서(?)

한 동안 잠잠했던 ‘쪽대본’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약 7개월 동안 MBC 주말드라마 <욕망의 불꽃>에서 호흡을 맞춰왔던 배우 조민기와 정하연 작가가 쪽대본을 놓고 공개적으로 얼굴을 붉혔다. 드라마 종영 후 조민기가 트위터에 올린 글 때문이었다.

조민기 “쪽대본이 완벽한 대본이라고?” 정하연 작가 정면 비판  
정 작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조민기에 “고소하겠다” 강경 입장

조민기는 지난 3월26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상한 나라에서 탈출했어. 반성도 없고 위선만 있는 악령들로부터 탈출!”이라고 말문을 연 뒤 “완~~~~~전 쫑!!! 지난 월화수목 간절곶에서 마지막 촬영했는데...심신이 표독스러워져서 얼굴 안 보여주고 싶어서 그냥 올라왔다”는 심정을 밝혔다.

문제는 조민기가 이어진 글귀를 통해 <욕망의 불꽃>의 대본 집필을 맡은 정하연 작가를 맹비난하고 나선 것.

조민기는 “이 세상 단 한 사람은 그것을 ‘완벽한 대본’이라며 녹화 당일 배우들에게 던져주며 그 완벽함을 배우들이 제대로 못해준다고... 끝까지 하더이다. 봐주시느라 고생 많았어요”라고 밝혀 정 작가가 촬영 당일 배우들에게 지급되는, 이른바 쪽대본으로 출연진을 고통스럽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희들도 자기가 쓴 대본 내용을 기억 못하는 자의 작가정신에 화를 내다가 중반 이후부터는 포기했었어요”라고 지적, 자신 뿐 아니라 다른 출연진 역시 작가에 대한 불만이 상당했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조민기는 끝으로 “세상의 밝고 어두움은 내 눈이 감지하는 게 아니었어. 분명하네...무겁고 역겹다는 것이 마음에서 사라지니...심안이 밝아지니 육안도 개운하게 밝은..라식 수술하면 이렇게 되는 거겠지?”라고 밝혀 드라마의 시놉시스와 캐릭터 성격으로 인해 촬영 내내 커다란 심적 부담을 안고 있었음을 드러냈다.

이 글은 지난 3월30일 언론사를 통해 대대적으로 공개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정 작가는 분노를 참지 못했고, 조민기에게 즉각 항의했다. 그는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공개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고소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조민기 “더욱 더 성숙한
배우로서의 자세 배우겠다”

그렇지만 조민기는 꼬리를 내리지 않았다. 그는 지난 3월30일 “이상한 나라에서 탈출했다. 반성도 없고 위선만 있는 악령들로부터 탈출!”이라며 “이 세상 단 한 사람은 그것을 ‘완벽한 대본’이라며 녹화 당일 날 배우들에게 던져주며 그 완벽함을 배우들이 제대로 못해 준다고... 끝까지 하더이다. 봐주시느라 고생 많았다”는 글을 게재, 정하연 작가를 염두에 둔 듯한 불편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이어 “저희들도 자기가 쓴 대본 내용을 기억 못하는 자의 ‘작가정신’에 화를 내다가 중반 이후부터는 포기했다. 세상의 밝고 어두움은 내 눈이 감지하는 게 아니었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양쪽 대립은 팽팽했고 분위기는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번졌다. 그러다가 조민기가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지난 4월1일 오전 공개 사과문을 언론사에 배포했다. 더 이상 큰 논란을 만들지 않고 원만히 갈등을 해결하려는 의도인 듯 했다. 정 작가도 조민기의 사과를 받아들여 논란은 일단락 됐다.

조민기는 “<욕망의 불꽃>은 7달이라는 긴 시간 동안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정성과 공을 들였던 드라마였습니다. 많은 인원들이 서울과 울산을 오가며 최선을 다해 작업했고, 유난히 추웠던 겨울도 좋은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추위를 이겨내며 작업했습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욕망의 불꽃>에 함께한 모든 사람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모습 보다 제 개인적으로 느끼는 안타까움 들이 처음에 가졌던 제 커다란 기대에 비해 더 크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고 속내를 고백했다.

조민기는 또 “결국 모든 촬영이 끝나고 그동안 제게 누적되었던 안타까움 들에 대한 표현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을 드리기에 충분했음에 깊은 반성과 함께 사과의 마음을 드립니다. 긴 시간 50부의 여정을 이끌어 오신 정하연 작가님과 소원영 사장님. <욕망의 불꽃>을 만들어 낸 많은 스태프와 연기자 선후배님 동료 분들에게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특히 <욕망의 불꽃>을 사랑으로 시청해 주신 많은 시청자분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더욱 더 성숙한 배우로서의 자세를 배워가겠습니다”는 글로 끝을 맺었다.

시청률 지상주의가 한몫
결국 시간에 쫓겨

사실 대본이 늦게 나오는 상황, 일명 ‘쪽대본’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곪을 대로 곪은 한국 드라마의 고질병 ‘쪽대본’ 문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배우 이순재는 <욕망의 불꽃> 종방연에서 “<욕망의 불꽃>은 일주일 전에 대본이 나와서 여유가 있었지만 <마이 프린세스>는 ‘회치기 대본’이었다”며 “이번에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황이 이러다 보니 배우들이 드라마를 안 하려고 한다. 그러니 배우들의 개런티가 상상을 못할 정도로 올라간다”고 덧붙였다.

‘일촉즉발’ 상황서 조민기 먼저 화해의 손 내밀어
정 작가 사과 받아들이며 갈등 해결 논란 일단락

KBS 드라마 <프레지던트>의 주인공 최수종도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본이 너무 늦게 나와 대사 외우고 준비하는 데 정말 애를 먹었다. 대본을 받으면 이걸 언제 외우나 암담했지만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하는 심정으로 ‘그래 한번 해 보자’고 덤볐다”며 “대본이 너무 안 나오니 장일준이 결국 대통령이 못 되는 줄 알았다”고 토로했다.

SBS 드라마 <싸인>은 결국 쪽대본 릴레이 끝에 최종회에서 화면조정용 컬러바가 뜨는 최악의 방송사고를 냈고, SBS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도 쪽대본 탓에 주인공 정우성이 부상으로 겨우 하루를 쉬었음에도 촬영 분량이 모자라 1회 결방되기도 했다.

쪽대본의 양산은 시청률 지상주의가 한몫 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오로지 시청률로 방송사 편성이 좌지우지되는 현실에서 조금이라도 더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 잘못된 제작환경이 정착됐다는 것.

한 방송 관계자는 “사전 제작 드라마가 대부분 시청률 사냥에 실패하면서 제작사는 일단 편성부터 잡고 본다. 무조건 방송만 들어가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다 보니 대본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촬영에 들어가기 일쑤다. 결국 시간에 쫓기게 된다. 쪽대본이 남발하는 건 당연지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전 제작 드라마가 거의 만들어지지 않는 국내 시장에서 작가와 배우, 이 둘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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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통일교 수사’ 최종 시나리오

김건희 특검 ‘통일교 수사’ 최종 시나리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구속됐다. ‘정교유착 의혹’ 수사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김건희 특검팀의 활동 기간도 30일 연장됐다. ‘시간 압박’의 짐을 덜게 된 것이다. 이제 남은 건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흘러간 통일교 자금과 윤석열 전 대통령 간 연관성, 통일교 교인 국민의힘 집단 입당 의혹 등이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인력·시간 압박에 고민이 깊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한 신병 확보 여부도 수사에 차질을 줄 수 있는 중대 기로 상황이었다. 한 총재가 구속되면서 수사 물줄기가 이어지게 됐다. 관건은 남은 시간 안에 모든 의혹을 수사할 수 있느냐다. 설마설마 했는데… 한 총재는 지난 23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각종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전달한 혐의로 구속됐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팀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정치자금법 위반·청탁금지법 위반·업무상 횡령·증거인멸 교사 등 4개 혐의를 적용했다. 한 총재 구속 직후 통일교 측은 입장문을 통해 “수사와 재판 절차에 성실히 임해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한 총재에 이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정원주 전 비서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공범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책임 정도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정 전 실장은 최근까지 천무원(통일교 최상위 행정조직) 부원장을 맡아 교단 내 실세로 꼽힌다. 특검팀은 한 총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한 총재가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하고,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씨에 명품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건네는 등 ‘통일교 현안 청탁’ 과정을 승인하고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영장심사에 팀장급을 포함해 검사 8명을 투입한 특검팀은 한 총재가 특검의 세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하다가 공범인 권 의원이 구속되는 것까지 지켜본 뒤 임의로 출석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 태도를 보인 점과 증거인멸 우려 의견 등을 420쪽 분량의 의견서에 담아 제출했다. 반면 한 총재 측은 이달 초 심장 시술을 받았고 각종 합병증 우려에도 자진 출석했다며 구속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권, 통일교 측 경찰 수사 정보 미리 알려 특검, 일부 교인 국민의힘 실제 입당 확인 한 총재는 전날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전관 출신의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마지막까지 변론 전략 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재명정부에서 첫 민정수석으로 임명됐다가 사퇴한 오광수 변호사도 한 총재 변호인단에 합류했지만, 이후 논란이 일자 사흘 만에 변호인 사임계를 내기도 했다. 특검팀은 이날 한 총재와 함께 영장심사를 받은 정 전 실장의 수첩에서 한 총재가 연루된 해외 원정도박 수사 사건과 관련해 “자금 관련해 (경찰이) 수사 중이고 압수수색이 나올 것”이란 취지로 적힌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한 총재 측은 ‘도박 수사 무마’ 사건이나 ‘금품 전달 의혹’ 등에 대해 “전달자인 윤 전 본부장의 개인 일탈”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정 전 실장이 원정도박 수사 사건을 미리 보고받고 챙긴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2022년 10월3일 권 의원으로부터 한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과 관련한 경찰 수사 정보를 들은 뒤, 이를 한 총재와 정 전 실장에게 보고하고 통일교 직원들을 시켜 관련 증거인멸을 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총재 측은 관련 보고를 받은 사실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증거인멸을 지시하거나 승낙한 적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 총재는 특검 조사를 받은 뒤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했느냐’고 묻는 질문에 “내가 왜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의 신병 확보에 성공함에 따라 향후 수사를 통해 권 의원에게 흘러간 통일교 자금 1억원과 윤 전 대통령 간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추적할 전망이다. 해당 자금의 전달 시점이 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로 추정되는 만큼 윤 전 대통령선거에 쓰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9부 능선 넘었다 이와 함께 대선 전후 통일교의 재정·조직 지원에 따라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배정 등 통일교 현안이 정부 정책에 반영됐는지 규명하는 것이 향후 수사의 핵심이다. 특검팀은 한 총재 구속영장에 적시되지 않은 통일교 교인 집단 입당 의혹 등 남은 혐의 수사에도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앞서 특검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둔 2022년 10월∼2023년 3월과 22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1∼4월 등을 특정해 통일교 교인 명단과 국민의힘 당원 명부를 대조했다. 해당 기간 국민의힘에 신규 입당한 통일교 교인은 390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권 의원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윤석열정부 시절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측에 지원을 요청한 단서를 포착했다. 특검팀은 “다른 잠재 주자들도 요청해 왔다”는 윤 전 본부장의 문자메시지 등을 토대로 통일교가 전방위적으로 국민의힘 후보들과 유착됐는지 살펴보고 있다. 우선 특검팀은 2023년 3월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연락한 정황과 통일교 지구별 책임자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역을 분석 중이다. 특검팀이 2022년 11월 중순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보낸 메시지를 주목하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당시 전씨에게 “내년 전당대회에 어느 정도 규모가 필요한지, 윤심은 어떤지”라고 물으며 “몇몇 잠재 주자들도 요청이 왔다. 저희와 과거에 연결됐던 주자들”이라는 취지로 얘기했다. 실제 일부 입당 정황 전씨는 이에 “윤심은 변함없이 권(성동 의원)”이라고 답하며 당 대표 출마를 검토하던 몇몇 국민의힘 잠재 주자들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심판이라 포기했고, B씨는 윤심에서 멀어진 지 오래됐다. C씨는 이기적’이라는 취지였다. 윤 전 본부장이 D 의원은 어떤지 묻자, 전씨는 “윤심 근처에도 못 갔다”고 답했다. D 의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했지만, 당선권 안에 들지 못했다. 특검팀은 이 같은 문자 내역 등을 토대로,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했던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통일교 교인들을 동원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18일 국민의힘 당사에 대한 세 번째 압수수색 시도 끝에 데이터베이스(DB) 관리업체에서 당원 명부를 확보했다. 특검팀은 2022년 10월~2023년 3월 조직적으로 가입한 당원들과 당 대표 선거 참여가 가능한 책임 당원들을 파악할 계획이다. 책임 당원은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해야 한다. 특검팀이 통일교 교인과 국민의힘 당원 명단 대조를 통해 ‘집단 가입’ 교인들을 찾으면 ‘통일교 3만명 지원’ 의혹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2023년 2월 초 윤 전 본부장이 ‘신규 입당원이 1만1101명, 기존 당원이 2만1250명’ ‘중앙 차원에서 지침을 내렸다’며 김씨에게 보내달라고 전씨에게 전달한 문자메시지도 확보했다. 특검팀은 당시 김씨와 한 총재의 승인하에 통일교가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 조수진, 장예찬’을 집단적으로 지지했다고 판단한다. 전씨가 윤 전 본부장에게 “당 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 조수진, 장예찬으로 정리하라네요”라는 취지로 문자를 보내자, 윤 전 본부장은 “움직이라고 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실제로 김 의원은 당 대표에 당선됐고, 조수진 의원과 장예찬 후보도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수차례 논의” 당 대표 선거에도 직접 개입? 수사 기간 한 달 늘었는데 규명 의혹 산더미 그러나 김씨는 특검팀 조사에서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고 해당 후보들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며, 당시 당 상황에 관심이 없었다”는 취지로 반발했다. 전씨도 “그냥 광을 판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 등에게 정당법 제42조(입당강요죄)와 제49조(당대표 경선 자유방해죄)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정당법 위반 혐의가 성립하려면 통일교 측이 교인들 의사에 반해 강제로 입당시켰고, 당내 선거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조직적으로 투표 지시를 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혐의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특검팀이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하는 건 ‘정교 유착’ 의혹의 정점에 있는 윤 전 대통령이다. 권 의원에게 전달된 1억원 중 윤 전 대통령 몫으로 추정되는 돈이 별도로 준비돼있었던 만큼 한 총재로부터 관련 진술을 받아내야 한다. 지난 23일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1월5일 서울 여의도 중식당에서 종이상자에 담긴 ‘관봉권’ 형태의 현금 1억원을 권 의원에게 전달했다. 당시 1억원은 5000만원씩 각자 다른 색의 비단으로 포장됐고 노리개가 달려있었으며 이 중 하나에는 임금을 뜻하는 ‘왕(王)자’가 자수돼있었다고 한다.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인 당시 통일교 재정국장 이모씨는 같은 날 오전 10시께 두 개 상자 사진을 모두 찍어뒀다. 통일교 내부에서는 당시 전달된 자금 일부가 대선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의 몫으로 준비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윤 전 본부장 역시 특검팀 조사에서 권 의원에게 금품을 전달한 이유에 대해 “대선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은 권 의원 주선으로 윤 전 본부장을 실제 만나기도 했다. 권 의원은 2022년 3월22일 경기도 가평 천정궁을 방문해 한 총재에게 금품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쇼핑백을 받은 뒤 같은 날 오후 윤 전 본부장을 데리고 당선자 신분이었던 윤 전 대통령과 만나게 해 준 것으로 조사됐다. 수천만원 따로 전달? 윤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 총재에게 대선을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말했고, 윤 전 본부장의 통일교 현안 청탁에 “향후 그와 같은 사항들을 논의해 재임 기간에 이룰 수 있도록 하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통일교의 현안 중 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 규모 확대 등 일부는 실현되기도 했다. 금품을 직접 주고받은 윤 전 본부장과 권 의원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금품을 전달받았는지, 통일교 현안이 추진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