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성매매 ‘역원조교제’ 실상 살펴보니…

“돈 많은 ‘골드미스’, 경험 많은 ‘게이형님’ 대환영”

흔히 ‘청소년 성매매’라고 하면 단순히 ‘원조교제’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성인남성과 미성년여성’ 간의 성매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놀랍게도 최근에는 미성년남성도 불법 성매매 시장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유형은 크게 둘로 나뉜다. ‘미성년남성-성인여성’이라는 비교적 상식선에 있는 성매매와 ‘미성년남성-성인남성’이라는 극단적이고 변태적인 성향의 성매매가 바로 그것이다. 이는 과거에는 찾아볼 수 없는 충격적인 양상이라는 점에서 현재 한국사회의 성매매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짐작케 한다. 하지만 이러한 ‘잘못된 만남’은 이미 광범위하게 번져 있다. 청소년 성매매의 새로운 변종, 그 색다르면서도 오래된 이야기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영화 <바람난 가족>의 한 장면

호기심에 ‘원조교제’ 했던 남고생, 돈 맛에 ‘중독’ 되기도 
‘골드미스’ 찾아 채팅방 헤매고 친구들끼리 정보 교환해

성매매에 빠진 남고생의 월수입이 500만원이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물론 특정 ‘스폰서’를 제대로 물었을 때의 일이기는 하지만, 분명 현재 한국사회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일이다.

‘골드미스’들의 반란
“돈으로 남고생 꼬시기”

고등학생 편모군은 최근 몇 개월 사이에 적지 않은 돈을 모았다. 한 달에 200만원씩, 총 6개월간 1200만 원가량의 돈을 번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돈은 모두 유흥비로 탕진해 현재 남은 돈은 300~400만원에 불과하지만 편군은 자신의 생활이 이토록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도대체 그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편군이 처음으로 ‘골드미스 누나’를 만난 건 인터넷의 한 채팅 사이트였다. 늘 그랬듯이 채팅방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던 편군은 30대 후반의 한 여성이 보낸 쪽지에 호기심이 생겼다. 내용은 ‘역(逆)원조교제를 하지 않겠냐? 비용은 한번에 20만원’이라는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내용이 너무 적나라해서 누군가의 장난쯤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골드미스’와 채팅을 해보니 최소한 ‘장난’은 아닌 것 같았다.

결국 편군은 실제 그녀와 만날 약속을 정하게 됐고, 실제로 만나고 보니 상대 여성은 정말 돈 많은 ‘골드미스’였다. 두 사람은 바(Bar)에서 간단히 술을 한 잔 한 뒤 모텔로 자리를 옮겼다. 그때부터 그녀의 ‘욕정’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섹스에 굶주렸다는 듯이 편군과 격렬한 섹스를 했고, 그날 하룻밤만 무려 3번에 가까운 오르가즘을 느낀 것 같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역원조교제의 첫날밤’이 지난 후 편군의 손에 쥐어진 돈은 30만원.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나 한 달 용돈이 10만원도 되지 않아 늘 경제적 빈곤에 허덕이던 편군에게 생긴 30만원은 눈을 ‘뒤집히게’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어차피 공부에는 큰 관심도 없고 소질도 없었던 터라 편군은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골드미스’를 찾아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한 명, 두 명 늘어갔던 ‘고객’은 결국 6~7명에 이르게 됐고 그 후 편군은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취재진은 고등학생 이모군으로부터 ‘역원조교제의 실상’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그들만의 세계는 꽤 견고했다. 이군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원조교제 원하는 누나
리스트 돌기도 해

“역원조교제 학생은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가장 가까운 친구도 모르게 소리 소문 없이 여자들을 만나는 경우와 또 하나는 익히 알려진 ‘일진’이나 ‘얼짱’ 계열의 학생들이 대놓고 여자들을 만나는 경우다. 전자는 ‘생계’를 위해서 원조교제를 하는 경우고, 후자는 풍부한 유흥비와 자신이 원조교제를 한다는 것 자체를 자랑스러워하는 경우다. 하지만 선생님들은 이러한 실상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여학생들의 원조교제에만 신경을 쓸 뿐, 남학생들이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때로 학생들 사이에서는 ‘원조교제 누나’들의 리스트가 돌기도 한다. 물론 매우 은밀하게 정보가 오가기 때문에 일반학생들은 이를 알 방법이 전혀 없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일반 학생들은 모르는 전혀 다른 세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원조교제 학생들은 많은 돈을 버는 만큼 돈 씀씀이가 헤픈 편이다. 심지어는 양주를 먹는 경우까지 있다. 특히 고등학교 2~3학년 정도만 되면 옷만 제대로 갖춰 입어도 일반 술집에서는 의심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렇다면 과연 도대체 이렇게 남학생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은 어떤 여성들일까. 우선 일반적으로는 ‘돈 많고 남자 없는 30~40대 여성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의아한 것은 돈이 많은 여성이 왜 남자가 없냐고 하는 점. 그러나 실제 그녀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녀들은 남자가 없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 남자를 만들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취재진은 한 골드미스로부터 그녀들이 가진 속내를 들어볼 수 있었다.

“사실 돈 많은 여자들은 남자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한 3~4번 정도 만나다 보면 어김없이 나오는 말이 ‘돈 좀 빌려 달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내가 좋아서 나를 만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면 돈 때문에 나를 만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실망스러운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면 결국에는 남자를 만나기가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아마도 남학생들과 역원조교제를 하는 여성들이라면 대부분 이러한 성인남성에 대한 피해의식이 있을 것이고 그것 때문에 결국에는 간단하게 몇 십 만원 주고 자신의 성욕을 채우는 방법을 선택한 여성 아닐까 생각된다.”

미성년의 순수한
매력에 이끌린 여성도


물론 이렇게 성인남성에 대한 기피 때문에 미성년남성을 만나는 경우도 있지만, 또 실제로는 ‘영계 선호’ 때문에 미성년남성을 만나는 여성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성인남성이 미성년여성을 만나는 것과 거의 똑같은 심리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골드미스인 최모씨는 ‘호빠도 질려서 이제는 순수한 아마추어를 만나고 싶은 욕구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 골드미스라고 불리는 여성들은 대부분 한번쯤은 호빠에 가봤을 것이다. 돈 있고 시간 있는데, 그런 곳에 단 한 번이라도 가보지 않았다는 말이 오히려 거짓말이다. 물론 그 이후로 계속 가고 안 가고는 본인의 선택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호빠에 많이 간 여성들은 처음에는 그 매력에 푹 빠질지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는 그것마저도 좀 식상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신의 말을 잘 듣고 잔머리 굴리지 않는 고등학생들을 선호하게 된다. 물론 대학생들도 있지만, 일단 그 정도의 나이가 되면 잔머리를 굴리기 시작하고 돈 맛들을 알기 때문에 대할 때 짜증나거나 귀찮을 때가 적지 않다. 순수한 고등학생을 찾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동성애 성향 있는 남고생은 성인남성과 원조교제 하기도 
단골고객만 잡아도 한 달에 200~300만원은 ‘문제없어’


그러나 더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미성년남성에 대한 성매매가 단지 여성들만이 아니라는 사실. 일부 동성애 성향을 지닌 성인남성들 역시 ‘영계’에 대한 선호 때문에 고등학생들에게 일정한 ‘화대’를 주고 성관계를 맺는다고 한다. 이러한 남성들은 대부분 일반 직장인은 물론 교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이러한 원조교제에 응하는 남학생들 역시 동성애적 성향을 가지고 있어야 가능한 거래이기는 하지만, 의외로 적지 않은 학생들이 이러한 동성애적 성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성년 남학생들의 성매매는 이제 한국사회에서도 ‘돈 있는 여성’들이 성매매의 강력한 소비집단으로 부상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제 그녀들의 성적 소비성향은 점점 남성들을 닮아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돈만 있으면 남자를 사는 것쯤은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배금주의의 절정을 향해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정작 그녀들이 아니라 그녀들에게서 희생되는 미성년 고등학생들이라고 할 수 있다. 미성년자들은 사실 아무런 방어책도 없이 우리사회의 무분별한 성욕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어 있고, 또한 그것이 정확하게 ‘돈’으로 보답된다는 사실을 체험함으로써 사회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과 마음에 상처를 입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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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