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성매매 ‘역원조교제’ 실상 살펴보니…

“돈 많은 ‘골드미스’, 경험 많은 ‘게이형님’ 대환영”

흔히 ‘청소년 성매매’라고 하면 단순히 ‘원조교제’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성인남성과 미성년여성’ 간의 성매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놀랍게도 최근에는 미성년남성도 불법 성매매 시장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유형은 크게 둘로 나뉜다. ‘미성년남성-성인여성’이라는 비교적 상식선에 있는 성매매와 ‘미성년남성-성인남성’이라는 극단적이고 변태적인 성향의 성매매가 바로 그것이다. 이는 과거에는 찾아볼 수 없는 충격적인 양상이라는 점에서 현재 한국사회의 성매매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짐작케 한다. 하지만 이러한 ‘잘못된 만남’은 이미 광범위하게 번져 있다. 청소년 성매매의 새로운 변종, 그 색다르면서도 오래된 이야기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영화 <바람난 가족>의 한 장면

호기심에 ‘원조교제’ 했던 남고생, 돈 맛에 ‘중독’ 되기도 
‘골드미스’ 찾아 채팅방 헤매고 친구들끼리 정보 교환해

성매매에 빠진 남고생의 월수입이 500만원이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물론 특정 ‘스폰서’를 제대로 물었을 때의 일이기는 하지만, 분명 현재 한국사회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일이다.

‘골드미스’들의 반란
“돈으로 남고생 꼬시기”

고등학생 편모군은 최근 몇 개월 사이에 적지 않은 돈을 모았다. 한 달에 200만원씩, 총 6개월간 1200만 원가량의 돈을 번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돈은 모두 유흥비로 탕진해 현재 남은 돈은 300~400만원에 불과하지만 편군은 자신의 생활이 이토록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도대체 그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편군이 처음으로 ‘골드미스 누나’를 만난 건 인터넷의 한 채팅 사이트였다. 늘 그랬듯이 채팅방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던 편군은 30대 후반의 한 여성이 보낸 쪽지에 호기심이 생겼다. 내용은 ‘역(逆)원조교제를 하지 않겠냐? 비용은 한번에 20만원’이라는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내용이 너무 적나라해서 누군가의 장난쯤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골드미스’와 채팅을 해보니 최소한 ‘장난’은 아닌 것 같았다.

결국 편군은 실제 그녀와 만날 약속을 정하게 됐고, 실제로 만나고 보니 상대 여성은 정말 돈 많은 ‘골드미스’였다. 두 사람은 바(Bar)에서 간단히 술을 한 잔 한 뒤 모텔로 자리를 옮겼다. 그때부터 그녀의 ‘욕정’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섹스에 굶주렸다는 듯이 편군과 격렬한 섹스를 했고, 그날 하룻밤만 무려 3번에 가까운 오르가즘을 느낀 것 같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역원조교제의 첫날밤’이 지난 후 편군의 손에 쥐어진 돈은 30만원.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나 한 달 용돈이 10만원도 되지 않아 늘 경제적 빈곤에 허덕이던 편군에게 생긴 30만원은 눈을 ‘뒤집히게’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어차피 공부에는 큰 관심도 없고 소질도 없었던 터라 편군은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골드미스’를 찾아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한 명, 두 명 늘어갔던 ‘고객’은 결국 6~7명에 이르게 됐고 그 후 편군은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취재진은 고등학생 이모군으로부터 ‘역원조교제의 실상’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그들만의 세계는 꽤 견고했다. 이군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원조교제 원하는 누나
리스트 돌기도 해

“역원조교제 학생은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가장 가까운 친구도 모르게 소리 소문 없이 여자들을 만나는 경우와 또 하나는 익히 알려진 ‘일진’이나 ‘얼짱’ 계열의 학생들이 대놓고 여자들을 만나는 경우다. 전자는 ‘생계’를 위해서 원조교제를 하는 경우고, 후자는 풍부한 유흥비와 자신이 원조교제를 한다는 것 자체를 자랑스러워하는 경우다. 하지만 선생님들은 이러한 실상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여학생들의 원조교제에만 신경을 쓸 뿐, 남학생들이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때로 학생들 사이에서는 ‘원조교제 누나’들의 리스트가 돌기도 한다. 물론 매우 은밀하게 정보가 오가기 때문에 일반학생들은 이를 알 방법이 전혀 없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일반 학생들은 모르는 전혀 다른 세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원조교제 학생들은 많은 돈을 버는 만큼 돈 씀씀이가 헤픈 편이다. 심지어는 양주를 먹는 경우까지 있다. 특히 고등학교 2~3학년 정도만 되면 옷만 제대로 갖춰 입어도 일반 술집에서는 의심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렇다면 과연 도대체 이렇게 남학생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은 어떤 여성들일까. 우선 일반적으로는 ‘돈 많고 남자 없는 30~40대 여성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의아한 것은 돈이 많은 여성이 왜 남자가 없냐고 하는 점. 그러나 실제 그녀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녀들은 남자가 없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 남자를 만들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취재진은 한 골드미스로부터 그녀들이 가진 속내를 들어볼 수 있었다.

“사실 돈 많은 여자들은 남자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한 3~4번 정도 만나다 보면 어김없이 나오는 말이 ‘돈 좀 빌려 달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내가 좋아서 나를 만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면 돈 때문에 나를 만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실망스러운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면 결국에는 남자를 만나기가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아마도 남학생들과 역원조교제를 하는 여성들이라면 대부분 이러한 성인남성에 대한 피해의식이 있을 것이고 그것 때문에 결국에는 간단하게 몇 십 만원 주고 자신의 성욕을 채우는 방법을 선택한 여성 아닐까 생각된다.”

미성년의 순수한
매력에 이끌린 여성도

물론 이렇게 성인남성에 대한 기피 때문에 미성년남성을 만나는 경우도 있지만, 또 실제로는 ‘영계 선호’ 때문에 미성년남성을 만나는 여성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성인남성이 미성년여성을 만나는 것과 거의 똑같은 심리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골드미스인 최모씨는 ‘호빠도 질려서 이제는 순수한 아마추어를 만나고 싶은 욕구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 골드미스라고 불리는 여성들은 대부분 한번쯤은 호빠에 가봤을 것이다. 돈 있고 시간 있는데, 그런 곳에 단 한 번이라도 가보지 않았다는 말이 오히려 거짓말이다. 물론 그 이후로 계속 가고 안 가고는 본인의 선택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호빠에 많이 간 여성들은 처음에는 그 매력에 푹 빠질지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는 그것마저도 좀 식상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신의 말을 잘 듣고 잔머리 굴리지 않는 고등학생들을 선호하게 된다. 물론 대학생들도 있지만, 일단 그 정도의 나이가 되면 잔머리를 굴리기 시작하고 돈 맛들을 알기 때문에 대할 때 짜증나거나 귀찮을 때가 적지 않다. 순수한 고등학생을 찾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동성애 성향 있는 남고생은 성인남성과 원조교제 하기도 
단골고객만 잡아도 한 달에 200~300만원은 ‘문제없어’


그러나 더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미성년남성에 대한 성매매가 단지 여성들만이 아니라는 사실. 일부 동성애 성향을 지닌 성인남성들 역시 ‘영계’에 대한 선호 때문에 고등학생들에게 일정한 ‘화대’를 주고 성관계를 맺는다고 한다. 이러한 남성들은 대부분 일반 직장인은 물론 교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이러한 원조교제에 응하는 남학생들 역시 동성애적 성향을 가지고 있어야 가능한 거래이기는 하지만, 의외로 적지 않은 학생들이 이러한 동성애적 성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성년 남학생들의 성매매는 이제 한국사회에서도 ‘돈 있는 여성’들이 성매매의 강력한 소비집단으로 부상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제 그녀들의 성적 소비성향은 점점 남성들을 닮아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돈만 있으면 남자를 사는 것쯤은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배금주의의 절정을 향해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정작 그녀들이 아니라 그녀들에게서 희생되는 미성년 고등학생들이라고 할 수 있다. 미성년자들은 사실 아무런 방어책도 없이 우리사회의 무분별한 성욕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어 있고, 또한 그것이 정확하게 ‘돈’으로 보답된다는 사실을 체험함으로써 사회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과 마음에 상처를 입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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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