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화이트데이 패키지로 유혹

기억에 남을 달콤한 날 ‘작업의 정석’


다양한 패키지로 유혹…선택 폭 넓어
연인을 위한 로맨틱 디너 선보이기도
리츠칼튼 서울…정갈한 일식 코스 요리
파크 하얏트 서울…고급 와인 제공

발렌타인데이에 이어 이제는 화이트데이다. 특급 호텔들이 여성들의 구미에 맞는 혜택이 포함되어 있는 다양한 화이트데이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화이트데이는 결정적인 ‘작업의 순간’이 될 수도 있다. 남성들이여,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를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말자. 또한 특급 호텔들은 다양한 식음 프로모션도 선보이고 있다. 

그랜드 힐튼 서울은 화이트데이 패키지와 로맨틱 디너 뷔페를 선보인다. 화이트데이 패키지는 14일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두 가지 타입으로 준비된다. ‘Kiss Me’ 패키지에는 디럭스 룸 1박, 와인과 초콜릿&치즈, DHC 밸런싱 로션 정품 세트 등이 포함된다. ‘Hug Me’ 패키지에는 이그제큐티브 룸 1박과 이그제큐티브 플로어 라운지 무료 이용, 룸 서비스 10만원 이용권, 사우나 무료 이용, 와인과 초콜릿&치즈, DHC 밸런싱 로션 정품 세트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가격 16만원~. 뷔페 레스토랑에서는 14일 단 하루에만 맛볼 수 있는 로맨틱 화이트데이 디너 뷔페를 마련한다. 신선한 샐러드와 다양한 메인 요리들, 달콤한 디저트까지 풍성하게 준비된 디너 뷔페와 아름다운 꽃, 케이크, 레드 와인 및 스파클링 와인과 함께 멋진 하루를 기념할 수 있다. 가격 7만원.

롯데호텔서울과 롯데호텔월드에서는 11일부터 14일까지 ‘스위트 드림’ 패키지를 판매한다. 객실 1박을 비롯해 조식 및 다양한 식음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클럽 라운지 2인 이용권, 객실 내 풍선 장식, 로얄 네이처마스크&버블배스 세트, 디럭스 과일과 초콜릿, 와인 룸서비스, 호텔 내 베이커리 데리카한스 케이크 교환권 1매 등이 포함된다. 가격 35만~38만원.

르네상스 서울 호텔은 ‘스위트 러브’ 패키지를 선보인다. 클럽 디럭스 룸에서의 낭만적인 1박을 비롯하여 달콤한 둘만의 분위기를 위한 마카롱과 컵케익 4개, 와인 1병이 제공되며 2인 조식, 객실 내 무료 영화 1편과 무료 인터넷, 클럽 라운지에서 간단한 스낵과 음료를 즐길 수 있는 해피아워, 르네상스 레크레이션 센터, 실내 수영장 및 사우나 무료 이용 등의 다양한 혜택이 포함되어 있다. 가격 22만5000원.

리츠칼튼 서울 일식당 하나조노는 화이트데이 스페셜 디너를 선보인다. 대한민국 조리기능장 표길택 셰프가 준비한 정갈한 일식 코스 요리로 둘만의 로맨틱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제공되는 메뉴는 스캘롭과 게살 새우튀김 고마도후, 게살신죠 맑은국, 하나조노 특선 사시미, 랍스타 오븐구이, 놀래미와 게살을 넣은 조림과 더불어 하나조노 생선초밥과 미소시루를 레드 와인 2잔과 함께 코스로 즐길 수 있다. 가격 17만원.

메이필드 호텔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페스타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스페셜 디너 코스 메뉴 ‘아모레 빼 쌤쁘레(Amore Per Sempre)’를 선보인다. 영원한 사랑이라는 의미를 갖는 ‘아모레 빼 쌤쁘레’ 코스는 최상급 철갑상어알을 곁들인 전복과 관자구이, 트러플 수플레 수프, 파르미자노 치즈 소스로 맛을 낸 피오케띠(라비올리), 밀가루를 입힌 메로 구이인 메로 뫼니에르와 프로방스 지방의 전통 음식인 야채스튜 라따뚜이&엔다이브 퓨레가 순서대로 나온 후 셔벳으로 한 번 입안을 헹군다. 이어 라이스누들 카놀리(시칠리아 지방 디저트)와 최고급 안심 구이, 이태리 치즈를 곁들인 시저 샐러드, 발로나 초콜릿 무스&라즈베리 셔벳, 그리고 커피 또는 차를 즐길 수 있는 풀 코스 디너를 맛볼 수 있다. 가격 9만5000원.


밀레니엄 서울힐튼에서는 이태리 식당 일폰테와 영국풍의 바 오크룸에서 화이트데이 특선을 선보인다. 일폰테에서는 14일 저녁 바질과 말린 토마토 드레싱의 참치 전채, 펜넬 크림 스프, 버섯과 새우로 속을 채운 크림소스 카넬로니, 안심 스테이크와 크림소스 바닷가재 등이 포함된 화이트데이 특별 메뉴를 선보인다. 가격 9만8000원. 오크룸에서는 화이트데이 샴페인, 와인, 홈메이드 쵸콜릿, 샴페인 칵테일이 포함된 세 가지 종류의 화이트데이 특별 세트 메뉴를 각각 선보인다. 가격 4만원~. 
서울신라호텔 뷔페 & 올 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더 파크뷰는 특선 뷔페 디너를 선보인다. 화이트데이 단 하루 동안 테이블로 직접 랍스타 구이를 서빙하며 뷔페 메뉴에 랍스터 샐러드, 푸아그라 테린 등 최고급 식재료로 만든 셰프 스페셜 메뉴를 추가한다. 면요리로 유명한 중국 산시성 출신의 주방장이 주문과 동시에 직접 만들어 주는 수타면, 홍콩 조리장이 그날 그날 빚어내는 7가지 종류의 딤섬, 참숯 그릴에 바로 구워내는 LA 갈비 등 더 파크뷰의 베스트셀러 메뉴를 비롯, 100% 라이브 키친에서 막 조리한 갖가지 신선한 요리는 평소처럼 그대로 맛볼 수 있다. 이날 하루에 한해 소믈리에가 엄선한 레드 와인을 무제한 서빙하고 프리미엄 워터 Aqua Panna를 제공하며 캔들과 플라워 데코레이션을 마련해 로맨틱한 디너의 여흥을 돋워준다. 화이트데이를 기념하며 모든 고객에게는 하트 초콜릿을 증정한다. 가격 10만원.


서울팔래스호텔은 11일부터 14일까지 ‘러브 러브’ 패키지를 선보인다. 최근 리뉴얼한 이그제큐티브 더블룸이 꽃과 풍선 장식으로 사랑스럽게 연출된다. 달콤한 샴페인과 초콜릿이 제공되어 사랑하는 사람과 로맨틱한 시간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에서의 2인 조식과 해피아워 등 항시 이용이 가능하다. 가격 19만5000원.

세종호텔은 12일부터 16일까지 두 가지 종류의 ‘온리 유(Only U)’ 패키지를 선보인다. 온리 유(Only U) 스위트는 넓고 여유로운 스위트룸 1박과 함께 뷔페식 조식이 제공되며 사랑의 프로포즈를 위한 미니 하트 케익 또는 와인과 어울리는 초콜릿과 쿠키, 둘만의 사진을 와인 라벨지에 작업한 포토와인 1병을 객실 내에 제공한다. 추가 혜택으로 여유로운 아침을 맞이 할 수 있도록 체크아웃 시간을 14시까지 연장하여 주며 객실 내 한스킨 콜라겐 마스크팩 2매도 준비된다. 가격 22만8000원. 온리 유(Only U) 디럭스는 객실 타입만 디럭스 객실로 제공되며 나머지 혜택은 동일하다. 가격 17만5000원.

파크 하얏트 서울은 특별 디너 세트들을 선보인다. 가장 럭셔리하게 구성한 코너스톤의 특별 세트 메뉴에는 엄선된 4코스 디너와 함께 연인과 오붓한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고급 와인 반 병이 제공되며 여성을 위한 플라워 부케와 테디베어가 선물로 증정되므로 사랑하는 이와 달콤하고 로맨틱한 추억을 만들기에 완벽하다. 코엑스 및 강남대로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24층의 화려한 전망으로 로맨틱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는 더 라운지의 연인석을 원한다면 예약을 서두를 것. 가격 14만원.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바 더 팀버 하우스에서는 저녁 8시30분부터 새벽 1시까지 피아니스트이자 보컬리스트인 마틴 로스가 선보이는 라이브 공연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계엄 1년’ 여전히 요동치는 정치판

‘계엄 1년’ 여전히 요동치는 정치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27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가 최고 통수권자의 선택은 정치권을 넘어 대한민국 전역을 강타했다. 내란의 밤이 지나고 탄핵의 강을 건너 마침내 대선 정국까지 넘었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여의도 곳곳에 계엄의 여파가 남아 있다. 그날 오후 10시 무렵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예산안 관련 긴급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정보지가 돌았다. 얼마 뒤 정장 복장으로 대통령실 브리핑룸 카메라 앞에 나타난 윤 전 대통령은 다소 격양된 어투로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스스로 걸어간 자멸의 길 민주당이 주요 예산을 전액 삭감해 국가 기능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을 공황 상태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돌연 야당을 반국가 세력으로 몰아세웠다. 윤 전 대통령은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내려진 비상계엄이었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국회가 봉쇄됐고 헬기를 타고 도착한 무장 군인들이 안으로 들이닥쳤다. 국회 밖에서는 시민이, 안에서는 야당 보좌진들이 군인과 대치하면서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졌다. 먼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입장을 냈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밝혔다. 이후 한 전 대표는 탄핵을 찬성한다는 의미의 ‘찬탄파’로 찍혀 친윤(친 윤석열)계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민주당 당시 이재명 대표는 실시간 방송을 통해 “대통령의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는 무효”라며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인 국회를 지키기 위해 신속히 국회로 와달라는 말을 남겼다. 내란 사태가 지나고 난 뒤 이 대통령은 이날을 회상하며 “이 상황을 최대한 빨리 많은 시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실시간 방송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뒤이어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비상 의총을 소집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국회 예결위 회의장으로 의총을 소집했다가 10분 뒤 장소를 여의도 당사로 옮겼다. 그리고 약 20분 뒤 다시 국회 예결위장으로 바꿨다. 이는 현재 추 전 원내대표가 받는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과 연결된다. 다음 날 새벽인 4일 오전 1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국회에 상정됐다. 국회경비대가 국회 출입을 통제하자 담을 넘어서 국회로 진입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결의안 상정에 앞서 “(윤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면 국회에 지체 없이 통보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있으나 통보가 없었고, 이는 대통령의 귀책사유”라며 “우리는 그와 관계없이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결의안은 여야 의원 190명이 참석한 가운데 190명 전원이 찬성해 가결됐다. 국회 본청에 투입됐던 계엄군은 철수했고 이로써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은 약 세 시간 만에 무효가 됐다. 비상계엄의 끝은 탄핵 정국의 시작으로 이어졌다. 민주당을 비롯한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6당은 계엄이 해제된 당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하고 “하야하지 않으면 탄핵소추를 진행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추인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과정을 겪으며 당이 벼랑 끝까지 몰렸던 점 등을 의식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렸다. 대통령에서 내란수괴 피의자로 썩은줄 알면서도 못 놓는 윤 동아줄 이날을 기점으로 국민의힘에서는 분열의 조짐이 보였다. 탄핵을 반대하는 ‘반탄파’의 친윤계와 찬탄파 친한(친 한동훈)계로 당원들이 갈라서면서 내부 총질이 시작된 것이다. 당초 한 전 대표 역시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비상계엄 당시 자신을 포함한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려고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부터 시작된 두 계파의 갈등 또한 현재진행형이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나흘 뒤인 7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미달로 국회에서 부결돼 자동 폐기됐다. 재적 의원 300명 중 195명이 참석한 가운데 탄핵이 상정됐지만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불참하면서 투표가 불성립된 것이다. 이날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은 김예지, 김상욱, 안철수 의원뿐이었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 105명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호명하며 본회의장으로 와줄 것을 요구했다. 두 번째 탄핵소추안은 일주일 뒤인 14일 국회에 상정됐다. 당시 국민의힘은 “표결 참석을 제안한다”면서도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했다. 결국 300명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표 8표로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11일 만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공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로 넘어갔고 긴 진통 끝에 지난 4월4일 헌법재판관의 만장일치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다. 현직 대통령의 파면에 따라 조기 대선이 치러졌고 민주당에서는 이변 없이 이재명 대표가 대선주자로 나섰다. 국민의힘에서는 여전히 찬탄파와 반탄파가 대립했고 어느 날 늦은 밤을 틈타 ‘대선후보 날치기’를 시도하는 등 웃지 못할 촌극도 벌어졌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 청산’을 앞세웠다. 이 후보는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비상 경제 대응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약속하는 등 경제 성장을 강조하면서도 “내란 세력의 죄는 단호하게 벌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역시 “이번 선거는 내란 정권에 대한 준엄한 심판”임을 강조하며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심판론을 부각시켰다. 두 번의 선거 강경파만 남았다 6·3 조기 대선 투표 결과 이재명 후보가 49.42%를 득표하면서 21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로 이 후보가 8.27%p 차이로 앞섰다. 계엄 극복과 내란 청산을 외친 민주당이 국민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완전히 절연하지 못한 점 또한 보수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원인으로 꼽힌다. 탄핵 정국 당시 앞장서서 윤 전 대통령을 엄호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에 따른 역풍을 우려하던 당 의원에게 자신이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서 반대한 점을 언급하며 “나는 끝까지 갔다. 그때 욕 많이 먹었다. 그런데 1년 후에는 ‘윤상현 의리 있어 좋아’(라고 하면서) 무소속으로 나와도 다 찍어줬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 역시 대선 투표 직전까지 윤 전 대통령에게 단호히 탈당을 요구하지 못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 탈당(여부)은 본인 뜻”이라며 “자기가(국민의힘이) 뽑은 대통령을 탈당시키는 방식으로 책임이 면책될 수 없고, 도리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아직도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친윤계를 비롯한 중진 의원의 지역구가 보수의 심장인 TK(대구·경북)임을 고려했을 때, 윤 전 대통령과 결별하는 것은 핵심 지지층을 놓는 것과 같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8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서도 반탄파인 장동혁 후보가 김문수 당 대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장 후보는 탄핵 정국 당시 극우 색채가 짙은 탄핵 반대 집회를 찾아가 강성 지지층에게 표심을 구애하는가 하면 찬탄파들을 향해 “내부 총질 세력과는 같이 갈 수 없다”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당선 직후에는 “우파 시민들과 연대해 이재명정부를 끌어내리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강경 노선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장 대표는 지난 9월 장외투쟁을 통해 이정부와 본격적으로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이 장외투쟁에 나선 것은 ‘조국 사태’ 이후 6년 만이다. 당 지도부는 대구를 시작으로 전역을 돌며 여론전을 통해 반격에 나설 기회를 보고 있다. 민주당은 “내란 옹호 대선 불복 세력의 장외‘투정’”이라고 비꽜다. 마찬가지로 지난 8월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아 대표로 당선된 정청래 대표는 “윤어게인 내란 잔당의 역사 반동을 국민과 함께 청산하겠다”며 국민의힘 청산을 강조했다. 강경파인 정 대표와 장 대표가 당권을 잡으면서 국회는 점차 극한으로 치달았다. 정면충돌 치킨 게임 계엄 1년을 앞두고는 민주당의 ‘내란 세력 척결’에 국민의힘이 ‘내란 팔이’라고 맞불을 놓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의힘 강경파 의원들의 입은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고, 민주당은 그때마다 계엄 카드를 꺼내며 “내란 옹호 세력과 협치할 수 없다”고 반격했다. 내란 팔이라는 단어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메시지로 시작됐다. 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특검 연장은 오로지 내란 정국을 연장하려는 민주당의 정략일 뿐”이라며 “내란팔이 없이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자신도, 국정을 책임질 정책 능력도 없으니 이 지경”이라고 몰아세웠다. 민주당 주도로 ‘더 센 특검법’이 통과하자 이를 지적한 것이다. 나 의원은 “에라잇, 맨날 내란, 내란하다 보면 국민들도 결국 지쳐버릴 것”이라며 “소위 내란 약발도 곧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계엄 1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사과나 해명도 없이 여전히 민주당 뒷다리만 잡는 게 국민의힘”이라며 “내란팔이라는 말을 하기 전에 그동안 국민의힘이 보여준 태도를 돌아보시라.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기 위해 구치소로 뛰어간 것이며 극우 집회에서 마이크를 든 것까지, 사과의 기미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지겹다’는 경솔한 표현은 국민께 비판받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3일 계엄 1년 메시지를 통해 양당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은 정당해산 심판을 꺼내든 반면, 국민의힘은 메시지 톤을 놓고 여전히 갈팡질팡하면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달 26일 “내일(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호 전 원내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진다. 추 전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당시 의원총회(이하 의총) 장소를 여러번 변경하며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총을 든 계엄군이 국회 창문을 깨고 진입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의총 장소를 국회 밖으로 공지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다분히 의도적이고 적극적인 계엄 해제 방해로밖에 볼 수 없는,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거듭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경파만 살아남은 포스트 탄핵 여의도 계엄 1년 메시지, 여야 모두 주목 국민의힘 내에서는 메시지의 세기를 놓고 충돌 조짐이 보인다.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지도부는 강경 메시지를 주장한 반면, 원내지도부를 비롯한 일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사과를 포함한 톤다운된 메시지를 요구하는 등 온도 차가 생긴 것이다. 초선인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지난해 극한 여야 대립 속에 다수 야당(민주당)의 입법 전횡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계엄으로 군대를 동원해서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건 국가 발전이나 국민통합, 보수 정치에 있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불법적이고 무모하고 과격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간 1년 동안 국민의힘이 비상계엄을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 등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 그것이 규명되면 사과와 반성은 당연한 일”이라며 “단순히 사과와 반성으로만 끝나서도 안 된다. 앞으로 국민의힘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대한 메시지까지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상계엄이 지난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여야가 보이는 양상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와 비슷하다는 평이다. 탄핵 이후 조기 대선에서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해결 과제로 적폐 청산을 내걸었고, 이 대통령은 ‘내란 청산’을 주장했다. 사면초가인 국민의힘 상황 역시 10년 전 탄핵 후폭풍을 직면하고 분열한 새누리당과 닮아있다. 이듬해 6월 지방선거가 예정된 점까지, 지금의 여야가 과거를 그대로 답습할지 이목이 쏠린다. 당시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간판까지 교체했지만 2018년 지방선거에 참패하면서 국회 바닥에 무릎을 꿇고 국민에게 사죄했다. 지금 국민의힘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중도층 등 외연 확장을 위해 계엄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투표율을 55%에서 60% 정도로 봤을 때 중도층은 투표를 하지 않는 계층일 경우가 많다. 오히려 진영에 속한 사람들이 투표한다”고 분석했다. 김 최고위원은 “정치 고관여층보다는 정치 무관심층을 따라가야 한다고 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건가. 보수는 아직도 분열돼있고 내부 싸움도 있는 상황에서 지금 당장 이동해 갔을 때 벌어질 손실도 굉장히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선거에 직면하면 중도층 포섭을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하지만, 아직 당이 불안정한 만큼 중심이 되는 지지층을 단단히 잡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0년 전 데자뷔? 비상계엄 사과 메시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이 탄핵당한 것이 우리 숙명인데 그분들이 탈당했다고 해서 벗어나 지겠느냐”며 “자꾸 절연, 절연하는데 인연이 끊기겠느냐. 없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회성 사과로 과거 잘못을 끊어내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우리가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를 보다 고민하는 그런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쉽게 사과하고 끝날 문제가 아니”라며 “사과하는 모습보다는 우리가 앞으로 이런 정치를 해나가고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겠다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