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 풍덕천 ‘다방촌’ 이룬 이유

커피 주문 ‘시큰둥’ 기왕이면 ‘티켓 끊자’

경기도 용인 수지 지역의 최대 중심가인 수지구청 인근 상업 지역에 이상 기류가 포착됐다. 각종 공공기관과 병원, 학원가가 밀집해 있는 지역과 길 하나를 두고 성매매가 가능한 다방촌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 더욱 특이한 점은 다방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이 대부분 탈북 여성이거나 조선족, 한족이라는 사실이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우범지대와 안전지대로 나뉜다”며 지역 주민들마저 혀를 내두르는 다방촌 생성 배경이 궁금하다.

탈북 여성·조선족·한족 아가씨 다방촌서 2차 성업
염불보다 잿밥? “커피는 됐고 ‘데이트’나 합시다”

유흥업소 마니아 K씨에 따르면 용인 수지 지역 풍덕천 일대에 다방촌이 생성된 것은 2~3년 전부터다. 이전에는 서너 군데밖에 영업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400m 남짓한 골목에 어림잡아 20여 개의 다방 간판이 줄지어 걸려 있으며, 이곳에서 일하는 여성 종업원만 200명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탈북·조선족·한족 여성 

특이한 점은 이곳 풍덕천 다방촌에서 일하는 아가씨 중 한국 여성은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은 탈북 여성, 조선족, 한족으로 구분된다. 다방 업주부터 종업원까지 모두가 탈북자인 업소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씨는 지인의 소개로 지난달 풍덕천 다방촌을 처음 찾았으며, 처음에는 조금 놀랐지만 이내 적응이 됐다고 전했다.

K씨에 따르면 이곳 다방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커피나 치를 시키는 것보다 티켓을 끊어 데리고 나가는 것을 더 반긴다. 노래방, 술집, 승용차, 여관 등 어디든 따라간다는 설명이다.

도대체 왜 그럴까. 이곳 다방촌의 운영 방식은 출장 성매매 업체의 원조 격인 ‘티켓다방’과 유흥업소에 접대부를 공급하는 ‘보도방’ 영업 방식이 혼재된 방식이기 때문이다. 굳이 따지자면 신종업소라 할 수 있다.

시간당 2만~2만5000원을 내고 티켓을 끊은 뒤 성매매를 원하면 상대방과 조율을 통해 별도 지불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이때 여 종업원들은 1인당 하루에 3만원의 ‘사납금’을 다방 업주에게 지불하고 남은 돈은 자기가 갖는다. 때문에 젊고 예쁜 여종업원들은 한 달에 400~500만원까지 버는 등 고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곳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은 3000원짜리 커피 한 잔 팔아 300원을 버느니 손님과 함께 티켓을 끊어 나가는 것을 선호한다.

하지만 탈북 여성이 다방에서 티켓걸로 일한다는 사실은 적지 않은 충격이다. 경찰서에서 탈북자들을 개별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K씨는 “이곳 아가씨들에게 들어보니 경찰서의 파악 시스템은 전화를 걸어 ‘잘 지내느냐’고 묻는 게 다”라면서 “‘잘 지내고 있다’고 대답하면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까지는 묻지 않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한족이나 조선족 여성들이 일하는 다방도 상황은 비슷했다. 특이한 점은 국내 유명 사립대에서 교환 학생으로 유학을 온 학생 역시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사실이다.

중국 친구 소개로 알음알음 다방에서 일하는 젊은 대학생들이 많고, 이들은 한국 업소에 잘못 갔다간 엉뚱한 곳에 팔려갈 수 있어, 믿고 일할 수 있는 조선족이나 한족 업주 밑에서 일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같은 경우 2차로 성매매까지는 하지 않고 있지만 큰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언젠가는 할 용의가 있다는 뜻도 비친다고.

젊고 예쁜 중국 아가씨들이 많다는 소문을 듣고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서도 이곳을 찾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K씨는 “나도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와봤다. 서울 강남 유흥가는 앞으로 얼마간은 새로운 업소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곳에 와보니 색다른 만족감이 있었다. 순박한 시골 아가씨들을 만나는 듯해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이곳을 찾는 남성들 중에는 성매매를 하고 돈을 주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여종업원의 국적을 악용해 ‘신고할 테면 해보라’고 으름장을 놓는 남성이 있다는 것.

때문에 여성들은 부당한 대우를 당하고도 신고를 하지 못하고 쓴 눈물을 삼키는 경우가 생긴다고. 지척에 소방서와 경찰 지구대를 두고도 신고하지 못하는 여성들의 사정도 딱하지만 성매매 영업은 엄연히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단속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경찰이 더욱 딱하게 느껴진다.

한편, 지역 주민들은 용인 수지 지역에 이 같은 유흥업소가 들어선 것에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표현했다.

인터넷 아이디 ‘돌고래’는 “용인 수지 지역의 최대 중심가는 수지구청 인근 상업 지역이다”면서 “이 곳에는 각종 공공기관과 학원가가 밀집되어 있고, 수지를 들어오거나 수원으로 향하는 교통편이 집중되어 있는 곳인데 이런 곳에 성매매가 알선되고 있는 ‘티켓 다방’ 있다니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동네에 살고 있지만 나도 몰랐던 일”이라면서 “용인시와 구청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일침을 놓았다.

다른 지역서 원정와

또 다른 네티즌은 “수지 지역이 신흥 아파트촌이고 비교적 잘사는 동네임에도 불구하고 길 하나 건너편에 이런 유흥지대가 섬처럼 생겨났다”면서 “정말 도로 하나를 두고 우범지대와 안전지대로 갈리는 모습이다. 사건이 많이 터져 지구대를 두 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여성, 조선족, 탈북 여성이 많고 오피스텔과 가출 청소년들도 많아 걱정”이라면서 “길 건너편으로는 도서관, 아파트, 고등학교, 공공기관, 학원가 등이 몰려 있는데 도로 하나만 건너면 성매매 등 우범지대라는 사실이 미스터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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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