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 X-파일>

‘10대 동성애자 클럽’ 탈퇴 회원 폭행 내막
무서운 10대 “조폭이 따로 없네”

10대 동성애자들이 자신들의 모임에서 탈퇴한 회원을 4시간 동안 끌고 다니며 집단 폭행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들은 모두 18세 이하의 미성년자임에도 불구하고 정기적으로 만나 모텔에서 동성애를 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탈퇴자를 집단 폭행할 당시 피해자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옷을 벗기는 등의 가혹 행위도 불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달 22일 ‘한번 가입하면 탈퇴가 불가능’하다는 내부 규율을 어기고 동성애 클럽을 탈퇴한 허모(18)군을 집단 폭행하고 가혹 행위를 한 혐의(공동상해)로 백모(18)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클럽 회원 10대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백군 등은 지난해 12월6일 경기도 포천에 사는 허군을 서울 관악구 신림동으로 불러냈다.

이들이 활동하던 동성애자 클럽에서 탈퇴한 허군이 인터넷 동성애자 카페에 회원의 행실을 비방하는 글을 올린 이유에서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보자”며 허군을 불러낸 이들은 이날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백군의 고시원 방과 주변 놀이터, 도림천 신림교 및 등지로 허군을 끌고 다니며 온몸에 멍이 들도록 마구 때렸다.

또 이들은 허군의 머리카락을 가위로 자르거나 얼굴을 옷으로 감싸고 그 안으로 담배연기를 내뿜어 넣기도 하고 옷을 벗기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가혹 행위를 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서울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미성년자들로 지난 2003년 인터넷 포털 사이트 동성애 클럽 등의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정모’ 등을 통해 알게 됐으며, 매주 금요일 서울 종로구 등지에서 만나 모텔 등에 투숙하면서 동성애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이거나 고교 중퇴자들로 구성된 이들 중 일부는 주중에 학교에 다니며 정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금요일 오후에는 함께 만나 모텔방을 잡고 일요일까지 동성끼리 같은 방을 쓰거나 노래방 등에서 동성애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모임을 탈퇴한 허군에 대한 보복심으로 이 같은 일을 벌인 이들은 금요일이나 주말 등을 이용, 모텔에 집단 투숙하며 동성애를 벌였지만 혼숙이 아니어서 업주 등으로부터 제재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30대 남성, 직장 동료에 칼부림 왜?
“네 속에 악마 있다” 흉기 난동

직장 동료의 몸에 “악마가 들었다”며 흉기로 마구 찌른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달 21일 직장 동료를 흉기로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마트 직원 윤모(3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마트에서 일하던 윤씨는 지난달 20일 오전 6시30분께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대형마트 휴게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직장 동료 이모(35)씨에게 다가가 가슴과 얼굴 등을 흉기로 마구 찔렀다.

주변에 있던 다른 동료들이 갑작스런 윤씨의 행동을 제지했고, 덕분에 목숨을 건진 이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윤씨는 “이씨를 보는 순간 악마가 들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씨를 죽이지 않으면 참을 수 없을 것 같았다”고 진술했고, 경찰 조사 결과 윤씨는 8년 전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정신분열증 환자 아니냐” “주변에 수상한 기미가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알아서 피해야 한다” “마트 직원이라면 더 큰 피해가 있었을 수도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바람둥이 남녀 사기꾼 구속
男-서울대·女-재벌딸 핑계로 수억원 ‘꿀꺽’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상대에게 접근, 억대 금품을 가로챈 바람둥이 남녀 사기꾼이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지난달 22일 인터넷에서 만난 여성들에게 자신을 서울대 출신이라고 속여 억대의 금품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정모(39)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2009년 9월 결혼정보회사 사이트에서 만난 A(27·여)씨에게 사귀자고 접근해 투자금 명목으로 현금 약 1억8000만원을 뜯어냈다. 정씨는 A씨 외에도 최근까지 여성 3명에게 접근해 총 2억7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여성들의 진술에 따르면 정씨는 자신을 서울대 출신이라고 소개했으며 스포츠 매니지먼트 회사에 다니고 있고, 형제들은 판·검사로 임용됐다는 등의 거짓말로 여성들의 환심을 샀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씨는 “명문대를 나왔다고 얘기한 다음 결혼을 전제로 사귀자고 하면 여성들이 잘 속았다”고 진술해 피해여성들의 공분을 샀다.
그런가 하면 부산에서는 ‘재벌 딸’을 사칭해 남성들에게 돈을 뜯어낸 20대 여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정씨가 구속된 같은 날 재벌 딸 행세를 하며 남성 2명으로부터 혼인을 빙자해 학비 등의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권모(29·여)씨를 구속했다.

권씨는 지난 2005년 서울에서 만난 최모(35)씨와 진모(35)씨에게 동시에 접근해 자신을 재벌 딸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현재 미국 의과대 수료생이라면서 재벌 딸이긴 하지만 부모의 도움 없이 학업을 계속하고 싶다고 속였다.

권씨의 거짓말에 속아 넘어간 최씨와 진씨는 2008년까지 200여 차례에 걸쳐 2억4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했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는 피해 남성들에게 학업을 마치면 돈을 돌려주고 결혼을 하겠다면서 남성들의 환심을 샀다.

또 권씨는 남성들을 만날 때마다 명품 옷에 사설 경호요원까지 대동하고 나타나 실제 재벌 딸인 것처럼 행세했고, 세련되고 교양 있는 말투로 남성들을 감쪽같이 속였다.

하지만 권씨의 실체는 반전 그 자체였다. 실제 학력은 중졸에 불과했고, 중학교 졸업 후 바로 서울에서 보도방 도우미 등 업소 생활을 전전했으며, 현재는 고급주점의 마담인 것으로 확인된 것.

경찰 조사 결과 권씨는 남성들에게서 받은 돈을 주로 해외 여행이나 각종 패물을 사 모으는 데 사용했으며, 최씨와 진씨를 만났던 기간 동안 캐나다 3번, 미국 3번, 중국 2번 등의 해외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길거리에서 자위한 간 큰 10대 변태 
항공사 여직원 ‘몰카’ 찍고 쫓아가 ‘변태짓’


항공사 여직원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고 해당 여성을 뒤쫓아 음란 행위를 한 10대 변태가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 청주 상당경찰서는 지난달 22일 시내버스 안에서 휴대 전화로 20대 여성의 신체 부위를 촬영하고 음란 행위를 한 A(18)군을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지난달 20일 청주시 모 고등학교 앞 버스 정류장 앞에서 모 항공사 여직원 B(25·여)씨를 발견한 A군은 자신도 모르게 B씨를 따라 버스에 탑승했다. B씨에게 끌림을 느낀 A군은 B시 몰래 휴대전화를 이용, B씨의 신체 부위를 촬영하고 음란 행위를 했다.
이어 B씨가 청주 국제공항에서 내리자 A군은 그녀를 따라 버스에서 내렸다. B씨의 뒤를 쫓던 A군은 갑자기 자신의 바지를 내리고 자위 행위를 시작했고, A군의 돌발 행동에 당황한 B씨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그 순간 B씨를 발견한 공항 직원들이 택시를 타고 도주하려 한 A군을 붙잡아 경찰에 인계됐으며, 경찰 조사 결과 A군은 지적장애 3급인 것으로 드러났다.


금주의 황당사건 ‘셋’
“개도 아닌데 길에서 왜 끌어안느냐”

다른 남자와 결혼하려 전 동거남 집 턴 40대 여성 입건
술 취해 뻗은 40대 남성 지구대 데려가니 ‘지명수배자’

잔인하고 포악한 사건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매주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황당 사건’이 발생해 눈길을 끈다. 이번 주 역시 눈길을 끄는 황당 사건이 발생했다.

먼저 부산 남부경찰서는 지난달 22일 구치소에 수감 중인 옛 동거남의 집에서 대형 집기와 금품까지 훔친 혐의(절도)로 김모(40·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지난해 9월9일 부산시 수영구 민락동 A(53)씨의 집에서 피아노와 TV 등 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집 주인 A씨와 5년가량 동거하다가 A씨가 사기죄로 구속되자 결별했고, 다른 남성과 동거하면서 결혼을 준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남성과 결혼을 준비하면서 A씨의 집이 비어 있다는 사실을 안 뒤 알고 있던 현관문의 비밀번호를 이용해 범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파악하고 실천에 옮긴 것.

실제 김씨는 A씨의 집 이웃들에게 이삿짐을 나르는 것처럼 가장해 오전 9시 버젓이 절도 행각을 벌였다.
그런가 하면 서울 종암경찰서는 지난달 21일 길에서 포옹을 하던 연인에게 시비를 걸고 주먹을 휘두른 혐의(폭행)로 최모(5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10시10분께 서울 성북구 장위동의 한 골목에서 포옹을 하고 있던 대학생 공모(21)씨와 여자 친구 임모(21·여)씨에게 “개도 아닌데 왜 길에서 끌어안고 있느냐”고 막말을 퍼부었다. 최씨의 지나친 발언에 공씨는 곧바로 항의했고, 만취 상태의 최씨는 공씨의 얼굴을 때렸다.

최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근처에서 술을 마시다가 집으로 가던 중 젊은이들이 길에서 끌어안고 있는 것이 기분 나빠 한 소리 한 것뿐”이라면서 “그냥 타이르려고 했지만 버릇없게 말대꾸를 해 홧김에 뺨을 때렸다”고 진술했다.

또 지난달 20일에는 술에 취해 길에 누워 뻗어있던 40대 남성이 경찰 지구대로 옮겨졌다가 지명 수배자로 들통나 검거되는 황당한 사건도 발생했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지난 20일 만취해 길바닥에 누워있다 경찰에 의해 지구대로 인계된 허모(42)씨가 조회 결과 지명 수배 중인 점을 파악해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허씨는 이날 새벽 2시40분께 성북구 장위동 길가에서 술에 취해 인사불성인 채로 쓰러져 있다가 인근 지구대로 옮겨졌으며, 신원조회 결과 강제 추행 치상 혐의로 지명 수배 중인 사실이 드러나 서울 종암경찰서로 넘겨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성년자 성폭행한 ‘가짜 승려’
“치료해 주겠다” 거짓말 술술…인면수심 사기꾼

가짜 승려증으로 미성년자를 속여 성폭행한 50대 남성이 구속됐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지난달 21일 “스님 행세를 하면서 미성년자를 자신의 오피스텔로 끌어들여 성폭행한 최모(50)씨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달 15일 오후 8시께 자신의 거처인 부산진구의 한 오피스텔로 고등학생 A(16·여)양을 유인했다.
A양은 “잡귀가 네 아버지에게 씌어서 네 몸이 좋지 않다. 3일밖에 못 사는데 내가 치료해 주겠다”는 최씨의 말에 속아 오피스텔로 향했고, 최씨는 치료 명목으로 A양의 옷을 벗겨 성관계를 가지려 했으나 A양이 반항하자 주먹으로 A양을 때리고 강제로 성폭행했다.

최씨는 자신을 ‘숭산’이라고 칭하면서 가짜 주민번호로 만들어진 승려증으로 신분을 속여 왔으며,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양을 집으로 데리고 온 적이 없다”면서 끝까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최씨에게 마약, 성폭행, 사기 등 10여 건이 넘는 전과가 있다는 점을 놓치지 않았고, “피해자의 진술과 각종 정황 증거가 확실하다”면서 “최씨의 DNA를 채취해 다른 성폭행 여부를 알아보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김건희 특검 ‘통일교 수사’ 최종 시나리오

김건희 특검 ‘통일교 수사’ 최종 시나리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구속됐다. ‘정교유착 의혹’ 수사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김건희 특검팀의 활동 기간도 30일 연장됐다. ‘시간 압박’의 짐을 덜게 된 것이다. 이제 남은 건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흘러간 통일교 자금과 윤석열 전 대통령 간 연관성, 통일교 교인 국민의힘 집단 입당 의혹 등이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인력·시간 압박에 고민이 깊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한 신병 확보 여부도 수사에 차질을 줄 수 있는 중대 기로 상황이었다. 한 총재가 구속되면서 수사 물줄기가 이어지게 됐다. 관건은 남은 시간 안에 모든 의혹을 수사할 수 있느냐다. 설마설마 했는데… 한 총재는 지난 23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각종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전달한 혐의로 구속됐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팀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정치자금법 위반·청탁금지법 위반·업무상 횡령·증거인멸 교사 등 4개 혐의를 적용했다. 한 총재 구속 직후 통일교 측은 입장문을 통해 “수사와 재판 절차에 성실히 임해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한 총재에 이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정원주 전 비서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공범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책임 정도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정 전 실장은 최근까지 천무원(통일교 최상위 행정조직) 부원장을 맡아 교단 내 실세로 꼽힌다. 특검팀은 한 총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한 총재가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하고,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씨에 명품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건네는 등 ‘통일교 현안 청탁’ 과정을 승인하고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영장심사에 팀장급을 포함해 검사 8명을 투입한 특검팀은 한 총재가 특검의 세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하다가 공범인 권 의원이 구속되는 것까지 지켜본 뒤 임의로 출석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 태도를 보인 점과 증거인멸 우려 의견 등을 420쪽 분량의 의견서에 담아 제출했다. 반면 한 총재 측은 이달 초 심장 시술을 받았고 각종 합병증 우려에도 자진 출석했다며 구속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권, 통일교 측 경찰 수사 정보 미리 알려 특검, 일부 교인 국민의힘 실제 입당 확인 한 총재는 전날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전관 출신의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마지막까지 변론 전략 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재명정부에서 첫 민정수석으로 임명됐다가 사퇴한 오광수 변호사도 한 총재 변호인단에 합류했지만, 이후 논란이 일자 사흘 만에 변호인 사임계를 내기도 했다. 특검팀은 이날 한 총재와 함께 영장심사를 받은 정 전 실장의 수첩에서 한 총재가 연루된 해외 원정도박 수사 사건과 관련해 “자금 관련해 (경찰이) 수사 중이고 압수수색이 나올 것”이란 취지로 적힌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한 총재 측은 ‘도박 수사 무마’ 사건이나 ‘금품 전달 의혹’ 등에 대해 “전달자인 윤 전 본부장의 개인 일탈”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정 전 실장이 원정도박 수사 사건을 미리 보고받고 챙긴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2022년 10월3일 권 의원으로부터 한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과 관련한 경찰 수사 정보를 들은 뒤, 이를 한 총재와 정 전 실장에게 보고하고 통일교 직원들을 시켜 관련 증거인멸을 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총재 측은 관련 보고를 받은 사실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증거인멸을 지시하거나 승낙한 적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 총재는 특검 조사를 받은 뒤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했느냐’고 묻는 질문에 “내가 왜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의 신병 확보에 성공함에 따라 향후 수사를 통해 권 의원에게 흘러간 통일교 자금 1억원과 윤 전 대통령 간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추적할 전망이다. 해당 자금의 전달 시점이 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로 추정되는 만큼 윤 전 대통령선거에 쓰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9부 능선 넘었다 이와 함께 대선 전후 통일교의 재정·조직 지원에 따라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배정 등 통일교 현안이 정부 정책에 반영됐는지 규명하는 것이 향후 수사의 핵심이다. 특검팀은 한 총재 구속영장에 적시되지 않은 통일교 교인 집단 입당 의혹 등 남은 혐의 수사에도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앞서 특검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둔 2022년 10월∼2023년 3월과 22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1∼4월 등을 특정해 통일교 교인 명단과 국민의힘 당원 명부를 대조했다. 해당 기간 국민의힘에 신규 입당한 통일교 교인은 390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권 의원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윤석열정부 시절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측에 지원을 요청한 단서를 포착했다. 특검팀은 “다른 잠재 주자들도 요청해 왔다”는 윤 전 본부장의 문자메시지 등을 토대로 통일교가 전방위적으로 국민의힘 후보들과 유착됐는지 살펴보고 있다. 우선 특검팀은 2023년 3월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연락한 정황과 통일교 지구별 책임자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역을 분석 중이다. 특검팀이 2022년 11월 중순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보낸 메시지를 주목하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당시 전씨에게 “내년 전당대회에 어느 정도 규모가 필요한지, 윤심은 어떤지”라고 물으며 “몇몇 잠재 주자들도 요청이 왔다. 저희와 과거에 연결됐던 주자들”이라는 취지로 얘기했다. 실제 일부 입당 정황 전씨는 이에 “윤심은 변함없이 권(성동 의원)”이라고 답하며 당 대표 출마를 검토하던 몇몇 국민의힘 잠재 주자들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심판이라 포기했고, B씨는 윤심에서 멀어진 지 오래됐다. C씨는 이기적’이라는 취지였다. 윤 전 본부장이 D 의원은 어떤지 묻자, 전씨는 “윤심 근처에도 못 갔다”고 답했다. D 의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했지만, 당선권 안에 들지 못했다. 특검팀은 이 같은 문자 내역 등을 토대로,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했던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통일교 교인들을 동원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18일 국민의힘 당사에 대한 세 번째 압수수색 시도 끝에 데이터베이스(DB) 관리업체에서 당원 명부를 확보했다. 특검팀은 2022년 10월~2023년 3월 조직적으로 가입한 당원들과 당 대표 선거 참여가 가능한 책임 당원들을 파악할 계획이다. 책임 당원은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해야 한다. 특검팀이 통일교 교인과 국민의힘 당원 명단 대조를 통해 ‘집단 가입’ 교인들을 찾으면 ‘통일교 3만명 지원’ 의혹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2023년 2월 초 윤 전 본부장이 ‘신규 입당원이 1만1101명, 기존 당원이 2만1250명’ ‘중앙 차원에서 지침을 내렸다’며 김씨에게 보내달라고 전씨에게 전달한 문자메시지도 확보했다. 특검팀은 당시 김씨와 한 총재의 승인하에 통일교가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 조수진, 장예찬’을 집단적으로 지지했다고 판단한다. 전씨가 윤 전 본부장에게 “당 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 조수진, 장예찬으로 정리하라네요”라는 취지로 문자를 보내자, 윤 전 본부장은 “움직이라고 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실제로 김 의원은 당 대표에 당선됐고, 조수진 의원과 장예찬 후보도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수차례 논의” 당 대표 선거에도 직접 개입? 수사 기간 한 달 늘었는데 규명 의혹 산더미 그러나 김씨는 특검팀 조사에서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고 해당 후보들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며, 당시 당 상황에 관심이 없었다”는 취지로 반발했다. 전씨도 “그냥 광을 판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 등에게 정당법 제42조(입당강요죄)와 제49조(당대표 경선 자유방해죄)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정당법 위반 혐의가 성립하려면 통일교 측이 교인들 의사에 반해 강제로 입당시켰고, 당내 선거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조직적으로 투표 지시를 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혐의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특검팀이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하는 건 ‘정교 유착’ 의혹의 정점에 있는 윤 전 대통령이다. 권 의원에게 전달된 1억원 중 윤 전 대통령 몫으로 추정되는 돈이 별도로 준비돼있었던 만큼 한 총재로부터 관련 진술을 받아내야 한다. 지난 23일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1월5일 서울 여의도 중식당에서 종이상자에 담긴 ‘관봉권’ 형태의 현금 1억원을 권 의원에게 전달했다. 당시 1억원은 5000만원씩 각자 다른 색의 비단으로 포장됐고 노리개가 달려있었으며 이 중 하나에는 임금을 뜻하는 ‘왕(王)자’가 자수돼있었다고 한다.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인 당시 통일교 재정국장 이모씨는 같은 날 오전 10시께 두 개 상자 사진을 모두 찍어뒀다. 통일교 내부에서는 당시 전달된 자금 일부가 대선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의 몫으로 준비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윤 전 본부장 역시 특검팀 조사에서 권 의원에게 금품을 전달한 이유에 대해 “대선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은 권 의원 주선으로 윤 전 본부장을 실제 만나기도 했다. 권 의원은 2022년 3월22일 경기도 가평 천정궁을 방문해 한 총재에게 금품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쇼핑백을 받은 뒤 같은 날 오후 윤 전 본부장을 데리고 당선자 신분이었던 윤 전 대통령과 만나게 해 준 것으로 조사됐다. 수천만원 따로 전달? 윤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 총재에게 대선을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말했고, 윤 전 본부장의 통일교 현안 청탁에 “향후 그와 같은 사항들을 논의해 재임 기간에 이룰 수 있도록 하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통일교의 현안 중 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 규모 확대 등 일부는 실현되기도 했다. 금품을 직접 주고받은 윤 전 본부장과 권 의원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금품을 전달받았는지, 통일교 현안이 추진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