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새, 갈대 명승지와 함께하는 ‘맛기행’ ④ 경남 창원

'억새와 철새의 천국' 주남저수지의 가을을 만나다

주남저수지는 동판저수지와 산남저수지, 주남저수지를 통칭하는 보통명사로 쓴다. 주남저수지가 403ha, 동판저수지가 399ha, 산남저수지가 96ha로 총면적 898ha에 이르며, 세 저수지는 수문으로 연결된다.

주남저수지는 오랜 세월을 거치며 사람들에게 자연이 주는 재앙이 되기도 했고, 선물이 되기도 했다. 주남저수지 일대는 낙동강의 배후습지다. 배후습지는 홍수에 따른 범람원으로 자연제방 너머 생성된 습지를 말한다. 배후습지의 퇴적물은 실트, 점토 등으로 입자가 고와 물이 잘 빠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낙동강이 홍수로 범람하면 마을과 농경지가 침수되어 큰 피해를 봤다.

자연과 공존

일본인이 설립한 촌정농장은 1920년대 들어 주남저수지 일대를 농경지로 개간하면서 농업용수 공급과 홍수조절을 목적으로 9km가 넘는 제방을 쌓았는데, 이것이 지금의 주남저수지다. 당시는 인근 마을 이름을 따 용산 늪(주남저수지), 산남 늪(산남저수지), 가월 늪(동판저수지)이라 했고, 주남저수지라 부른 것은 1970년대 후반의 일이다.

주남저수지는 1980년대 들어 큰 인기를 끌었다. 가창오리 10만여마리가 군무를 펼치는 철새 도래지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철새 탐조와 낚시를 즐기기 위해 사람들이 몰리면서 자연보호 구역 지정을 두고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지금은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 공간으로 거듭났다.

람사르문화관과 생태학습관은 주남저수지를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곳이다. 람사르문화관은 람사르협약과 습지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전시 공간이다. 2층 에코전망대는 들판에 내려앉은 큰기러기, 쇠기러기 등을 가장 가깝게 탐조할 수 있어 인기다. 생태학습관은 주남저수지의 사계와 생태계를 디오라마로 연출했다.


람사르문화관 앞 제방을 따라 주남저수지 탐방로가 이어진다. 가을이 무르익으면 탐방로 주변에 억새가 지천이고, 10월 말쯤에는 겨울을 나기 위해 수천km를 날아온 철새가 장관이다. 큰기러기, 쇠기러기, 고방오리, 흰뺨검둥오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랑부리저어새와 재두루미, 큰고니 등도 이곳을 찾는다.

1980년대 자연보호 구역 지정 대립
식사와 가벼운 술을 곁들인 골목 여행

억새 군락은 인간과 자연을 나누는 경계처럼 저수지와 제방 사이를 따라 이어진다. 탐방로 중간쯤에 2층 탐조대가 있다. 2층에 오르면 주남저수지와 백월산의 자태가 어우러진다. 주남저수지를 내려다볼 수 있는 탐조 공간이다. 주남저수지 한가운데 버드나무 한 그루가 그림 같다. 이곳에 철새가 가장 많이 모여든다. 탐방로는 동판저수지와 경계가 되는 주남저수지 입구부터 수문까지 약 1.6km, 주남저수지 수문에서 산남저수지 경계에 위치한 용산마을까지 약 2.4km다.

수문을 지나면 산남저수지 방면으로 탐방로가 이어진다. 탐방로와 나란한 길에는 가을의 전령 코스모스 군락이 탐방객의 눈길을 끈다. 하얀색, 분홍색, 붉은색 코스모스가 파도처럼 일렁인다. 탐방로는 용산마을까지 연결되며, 용산마을에서 합산마을로 이어지는 제방을 따라 산남저수지의 풍경이 차분하게 펼쳐진다.

코스모스 군락

동판저수지를 끼고 있는 무점마을에도 코스모스와 들녘이 어우러진다. 무점마을 주민이 2010년부터 가꿔온 코스모스 길로, 무점마을에서 판신마을로 이어지는 1.5km 제방 양쪽에 코스모스 군락이 펼쳐진다. 왼쪽은 동판저수지, 오른쪽은 김해시의 진영들이다. 람사르문화관에서 판신마을, 동월마을, 무점마을을 거쳐 동읍 소재지로 한바퀴 도는 동판저수지 둘레길(9.6km)이 조성되었다. 창원시 공영자전거 ‘누비자’를 타고 코스모스 길을 돌아봐도 좋다. 동읍사무소나 창원동중학교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단감 수확 체험


창원시는 단감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나는 고장이다. 주로 동읍과 북면 일대에서 단감을 재배한다. 단감을 주제로 조성한 창원단감테마공원, 단감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빗돌배기마을도 있다. 창원단감테마공원은 홍보관, 초가동, 감나무 밭 등으로 구성된다. 창원 단감의 역사, 감식초와 감잎차, 단감빵, 단감즙, 단감칩 등 단감으로 만드는 다양한 먹거리를 만나볼 수 있다. 잔디광장과 초가동은 무료로 개방되어 가족 단위로 나들이를 즐기기 좋다. 빗돌배기마을에서는 단감파이와 단감쿠키 만들기, 단감 수확 체험을 할 수 있다. 맛있는 단감을 수확하려면 10월 말 이후 찾아가는 것이 좋다.

주남저수지 주변에는 오리 요리를 하는 집이 많다. ‘오리궁’은 오리로스, 오리훈제, 오리탕 등을 낸다. 오리훈제는 참나무를 이용해 120∼130℃로 25분 정도 구워 기름기가 없고, 참나무 향이 그대로 배었다. 얼큰한 오리탕도 별미다. 주남저수지 입구에 위치한 ‘커피&파스타여행’은 식사와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파스타여행에서는 신선한 제철 재료로 파스타와 피자, 샐러드 등을 낸다. 커피여행에서는 직접 로스팅 한 커피는 물론, 각종 유화제를 넣지 않은 아이스크림, 유기농 밀로 만드는 와플, 유기농 밀가루와 천연 발효 종으로 구운 빵을 선보인다. 커피&파스타여행은 좋은 재료를 이용, 커피 한잔을 마셔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창동예술촌과 인접한 부림시장 C동 지하에 특별한 공간이 생겼다. 젊은이 12명이 모여 만든 ‘청춘바보몰’이다. ‘바라볼수록 보고 싶은 새로운 문화 공간’이라는 뜻으로, 빈 공간이 개성 있는 음식과 음료를 내는 먹거리 공간으로 탄생했다.

넘치는 열정과 맛 좋은 먹거리에 비해 값이 저렴하고, 다양한 연령대의 입맛에 맞는 메뉴 구성도 인상적이다. 한끼 식사나 가벼운 술 한잔 즐길 수 있어 창동예술촌 골목 여행과 곁들이기 좋다.

창동예술촌은 요즘 한복을 입고 골목 벽화나 소품 앞에서 다양한 포즈로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는 골목 여행자들이 늘었다. 도시재생센터가 운영하는 대여소에 생활한복 70여벌이 비치되었다. 신분증을 맡기면 한복과 노리개 등을 무료로 빌릴 수 있다. 생활한복은 화려하지 않지만 볼수록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청춘 남녀가 창동예술촌 곳곳을 원색으로 물들인다. 전 세계의 예술영화와 다양성 영화를 상영하는 경남 최초의 예술영화 전용관 ‘씨네아트 리좀’, 근현대 미술 작품 1000여점을 상설 전시하는 ‘금강미술관’은 창동예술촌에 새롭게 등장한 명소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창원단감테마공원→주남저수지(람사르문화관, 생태학습관)→주남저수지 산책(주남저수지 입구~주남저수지 수문~용산마을)→빗돌배기마을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창동예술촌(한복 입고 골목 여행하기)→청춘바보몰→문신미술관→가고파 꼬부랑길 벽화마을→오동동통술거리→마금산온천
둘째 날: 창원단감테마공원→주남저수지(람사르문화관, 생태학습관)→주남저수지 산책(주남저수지 입구~주남저수지 수문~용산마을)→빗돌배기마을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창원관광 http://culture.changwon.go.kr
- 주남저수지 http://junam.changwon.go.kr
- 빗돌배기마을 www.sweetvillage.co.kr
- 창동예술촌 www.changdongart.com

문의 전화
- 창원시청 관광과 055)225-3707
- 주남저수지 055)225-3491(생태학습관) / 055)225-2798(람사르문화관)
- 창원단감테마공원 055)225-5416
- 빗돌배기마을 055)291-4829
- 창동예술촌 055)222-2155
- 씨네아트 리좀 070-8802-6438
- 금강미술관 055)243-2277

대중교통 정보
- 버스: 서울-창원,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40여 회(06:10~다음 날 00:40) 운행, 약 4시간 소요. 창원공고 건너편 창원공고 정류장에서 30번 버스 승차, 창원역 정류장에서 1·2번 마을버스(20~25분 간격 운행) 환승, 주남저수지 정류장 하차, 람사르문화관까지 도보 약 250m.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코버스 www.kobus.co.kr 창원종합버스터미널 1688-0882)
- 기차: 서울역-창원역, KTX 하루 6~7회(05:15~22:10) 운행, 약 2시간50분 소요. 1·2번 마을버스(20~25분 간격 운행) 승차, 주남저수지 정류장 하차, 람사르문화관까지 도보 약 250m.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창원역 055)292-7788 창원중앙역 055)250-4426)

자가운전 정보
중부내륙고속도로 영산 IC→영산IC사거리에서 직진→온정교차로에서 우회전→본포교 방면 우회전, 본포삼거리에서 주남저수지 방면 좌회전, 약 10km 진행→주남저수지 입구 삼거리 좌회전, 주남로 진행→주남저수지(람사르문화관)


숙박 정보
- CNN호텔: 성산구 상남로, 055)284-9100, www.cnnhotel.co.kr (굿스테이)
- 헤리티지디자인호텔: 성산구 마디미로73번길, 055)267-0052 (굿스테이)
- V1모텔: 마산합포구 남성로, 055)224-0180
- 게스트하우스 리좀: 마산합포구 동서북14길, 070-8822-2081, http://cafe.naver.com/guesthouserhizome
- 풀만앰배서더 창원: 의창구 원이대로, 055)600-0700, https://pullman.ambatel.com/changwon/main.amb

식당 정보
- 밀밭: 해물수제비, 의창구 동읍 주남로, 055)256-7595
- 해훈식당: 붕어찜, 의창구 동읍 주남로, 055)253-7835
- 빌라드131: 목살덮밥, 마산합포구 산호북20길, 010-8536-5367
- 산미: 땅콩콩국수, 의창구 북면 천주로, 055)298-0089

축제와 행사 정보
- 창원단감축제: 2016년 10월29일~30일, 동읍 주민운동장, 055)255-3995, http://festival.changwon.go.kr
- 창원조각비엔날레: 2016년 9월22일~10월23일, 용지호수공원·성산아트홀·문신미술관, 055)714-1971~6, http://changwonbiennale.or.kr
- 마산가고파국화축제: 2016년 10월29일~11월7일, 마산항 제1부두, 055)225-2341, http://festival.changwon.go.kr

주변 볼거리
문신미술관, 마산어시장, 굿데이뮤지엄, 마금산온천, 저도 비치로드, 오동동통술거리, 가고파 꼬부랑길 벽화마을, 상상길, 이원수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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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