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직격탄> 대한민국 룸살롱은 지금…

“손님요? 아가씨들끼리 술마셔”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일주일이 지난 시점. ‘접대의 메카’였던 룸살롱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룸살롱은 경기침체로 인해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었다. 여기에 김영란법까지 시행되며 룸살롱 업계는 침울 그 자체. 업계 종사자들은 일자리를 잃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조만간 법망을 피해 편법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고급 룸살롱서 이뤄지던 기업들의 접대 관행이 철퇴를 맞게 됐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에 따르면 전국의 유흥업소는 2만5000여개(종사자 22만622여명), 서울지역의 유흥업소는 2500여개(3만2605명)에 달한다. 업소가 밀집된 강남의 경우 현재 300여개가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룸살롱·단란주점·스탠드바 등 유흥업소가 경기침체로 이미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김영란법이 시행되며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긴 상황이다.

단란, 스탠드바
노래방도 죽을맛

룸살롱 몰락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음주 문화 변화와 성 개방 풍조, 지속적인 단속 등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는 음주족이 줄고 독하고 비싼 술을 기피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룸살롱 업계서 25년간 일했다는 최모씨는 “룸살롱은 부유층 남성들의 성 매수 장소로 수십년간 인기를 끌었다”면서 “요즘은 쉽게 ‘애인’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비싼 돈 주고 룸살롱을 찾아올 이유가 없다”고 했다.

나이트클럽이나 SNS서 이성을 만나는 남성이 늘어나고 룸살롱을 대체하는 업소가 늘어난 것도 룸살롱 몰락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룸살롱 업계에선 비교적 저가에 성 매수가 가능한 각종 유사 성행위 업소와 오피스텔 성매매 업소들로 룸살롱 손님들이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룸살롱의 경우 성매매 가격이 최소 20만원대이지만 신종 업소들은 10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과 연계하고 있는 음료, 위스키 업체들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국내 위스키 수입 및 제조업체들은 각 유흥업소에 직접 영업 인력을 투입해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데 유흥업소는 위스키 업체들의 가장 큰 고객 중 하나다. 이미 국내 위스키 산업 규모가 매년 위축되고 있는 상황서 이번 김영란법 시행은 ‘결정타’가 될 수밖에 없다. 위스키 출고량은 2013년 200만 상자 밑으로 떨어진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다.

유흥업소 2만5000여개…줄폐업 가시화
연관된 주류업체들도 막대한 피해 예상

지난 상반기 출고량은 약 80만 상자로 올해도 하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다른 위기는 위스키와 와인 등 고가 주류선물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위스키는 고급 이미지가 강해 많은 소비자들이 명절 선물용으로 구매한다. 와인 역시 비슷한 이유에서 선물로 이용되는데 5만원이라는 제한선이 생겨 소비자들의 발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룸살롱서 주로 팔고 있는 고급 위스키 소비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국내 위스키 출고량은 2008년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2009년 -10%, 2010년 -1.4%, 2011년 -4.8%, 2012년 -11.6%, 2013년 -12.8% 등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독하고 비싼 술은 더 이상 우리 음주 문화에 맞지 않는 것 같아 업계서도 도수 낮은 위스키 등 신제품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면서 “위스키에 대한 거부감으로 룸살롱 손님 역시 함께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기업 회식 자리서도 양주와 맥주를 섞은 ‘양폭’은 거의 사라지고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폭’이 단골 메뉴가 된 지도 오래다. 다른 조직보다 ‘양폭’을 더 즐겼던 법조계서도 이제는 ‘소폭’이 대세라고 한다.


또 다른 위스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죽어가는 시장에 김영란법까지 더해져 한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워졌다”며 “5만원 이하 주류 선물 시장 이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국회 업무를 담당하는 한 대기업 부장은 “과거엔 국회 보좌관들과 정기적으로 룸살롱을 갔지만 이제는 그들이 먼저 돈 들여 몸 망치지 말고 룸살롱 대신 골프나 치자는 제의를 해온다”고 했다. 등산·자전거 등 건강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면서 룸살롱서 술 먹는 것보다는 운동과 좋은 음식에 투자하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뭘 먹고 사나”
다 문 닫을 판

강남의 한 룸살롱 실장은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되는데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매출 감소는 말할 것도 없다”면서 “빈 룸이 많이 발생할 게 뻔한데 웨이터를 줄여야 할 판”이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역삼동 한 룸살롱 매니저는 “법 시행 전부터 매출이 엉망인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라면서 “평소 50∼60% 이상을 차지하던 대기업 등의 법인카드 고객들이 대부분 발길을 끊어 하루 매상이 반토막난 업소도 상당수에 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 7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이찬열(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 59만1694곳에서 법인카드로 결제한 접대비는 총 9조9685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접대비는 2008년 7조502억원서 2014년 9조3368억원으로 매년 늘다 지난해 10조원에 근접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중 유흥업소서 쓴 금액은 1조1418억원으로 8년째 1조원을 넘겼다. 유흥업소별로는 룸살롱이 6772억원(59%)으로 전체 유흥업소 1위를 달렸고 단란주점(18%)과 극장식 식당(11%) 요정(9%) 나이트클럽과 카바레(3%)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김영란법 시행 이후 손해가 예상되는 만큼 고급 유흥업소 업주들은 전업을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로 실의에 빠진 상태다. 해마다 줄어드는 파이를 놓고 다투는 업소 간 경쟁도 룸살롱 영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경쟁 업소를 없애기 위해 성매매 등 불법 영업을 경찰에 신고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논현동의 한 룸살롱 영업담당 전무는 “손님이 좀 있다 싶으면 주변 업소들이 그 업체를 경찰에 신고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면서 “가라앉는 배에서 살아남으려는 업체들 간 치사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경찰 단속의 배경엔 업계 내부 고발이 자리 잡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박유천 사건 등 룸살롱 내에서 벌어진 일들이 법적 사건으로 쟁점화되는 것도 업계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P 룸살롱 영업부장 장모씨는 “최근 단골 중엔 ‘아가씨들 무서워서 룸살롱 못 가겠다’는 손님들이 있다”면서 “불쾌한 행위를 강요당하면 룸을 나와 버리거나 반발하는 여종업원들이 늘어나고 있어 손님 입장에선 기분이 나쁠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김영란법까지 시행되면서 이미 침체에 빠진 룸살롱 업계는 더욱 빠른 속도로 침몰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사 어렵다면…
불법·편법 기승


하지만 김영란법이 본격 시행됐음에도 뿌리 깊은 접대문화가 100% 근절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법망을 피해 각종 편법행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얘기다. 소규모 업소들은 “여태껏 배운 게 이것뿐이라며 어떡하든 살아보겠다”는 의지로 업종 전환을 고려하는 모습이지만 중·대형 업소들은 법망을 피할 수 있는 편법 접대 방안을 모색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룸살롱은 1970년대 초반 서울 광화문 일대에 처음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최고 유흥주점은 삼청각·대원각·청운각 등의 요정들이었다. 요정에는 온돌방과 한복 입고 전통춤 추는 여종업원이 있었던 반면 룸살롱에는 소파와 양장을 한 여종업원이 있었다. 1980년대 초반 강남 개발과 함께 급격하게 늘어났던 룸살롱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로 요정들을 밀어내고 유흥업계 정점을 차지했다.

벤처 붐이 일었던 2000년 전후 최대 호황기에는 한 달 1000곳의 룸살롱이 개업할 정도였다고 한다. 논현동의 한 단란주점 전무는 “김영란법 시행 여파로 룸살롱이 완전히 없어지진 않겠지만 유흥 문화의 중심에서 사라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앞으로 10년 뒤면 룸살롱은 과거의 요정처럼 일부 업소만 명맥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여종업원 성매매 업소로 대이동
물어뜯기 경쟁…더 퇴폐적으로?

강남의 한 유흥업소서 발렛 파킹 일을 하는 D씨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 시간에 자리에 앉지를 못했다. 밀려드는 손님들 차를 주차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며 “오늘은 정말 한가하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다. 그냥 발렛 부스 안에 들어가서 휴대폰 게임이나 해야겠다”고 말했다.

해당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E씨 역시 “이렇게 손님이 없는 건 내가 장사하고 10년 만에 처음 보는 일”이라며 “보통 화류계는 명절 즈음해서 손님이 끊긴다. 다들 가정에 충실해야 할 시점이니까. 그런데 지금은 명절 기간의 5분의 1도 안 된다”고 흥분했다. 그는 또 “우리 가게만 이러진 않을 것이다. 주변에 다 연락해봤는데 더하면 더했지 덜한 가게는 없다”고 말했다.


강남서 또 다른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F씨도 “출근한 직원들이 손님이 없자 다 퇴근했다”며 “업주들뿐만 아니라 직원들 수입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는가 하면 F씨는 “그래도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해 기자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는 “잠깐이면 된다. 지금 전부 시범케이스에 걸릴까 몸 사리는 것 아닌가”라며 “유흥 없는 사업과 로비가 어디 있나. 곧 어떤 식으로든 다시 가게를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로의 한 노래바 사장은 “일단 더치페이로 계산한 뒤에 접대하는 측에서 현금 또는 상품권으로 식사비를 돌려주는 방식으로 편법을 쓸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일부 유흥업소들은 단골손님들을 대상으로 금액을 미리 결제하는 ‘선결제 방식’도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들었다”면서 “강남과 종로 등 일부 업소 여러 곳에서 이미 몇 백만원씩 선결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04년 도입됐다가 부작용만 키운다는 여론 속에 5년 만에 폐지된 접대비 실명제의 전철을 김영란법이 밟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접대비 실명제는 기업이 건당 50만원 이상의 접대비를 지출할 경우 접대 목적과 접대자 이름, 접대 상대방의 상호와 사업자 등록번호 등을 기재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당시 접대비 실명제를 피하기 위해 ‘영수증 쪼개기’와 함께 ‘카드 나누기’라는 편법이 생겨났을 정도다. 일각에선 “김영란법에서도 식사비 한도인 3만원을 넘는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비슷한 편법을 쓰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3만원 이상 식대비가 지불됐을 때는 접대 대상의 인원수를 부풀릴 수 있고 접대 대상자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법 시행 초기에 이런 편법을 쓰면서까지 접대를 하려는 이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 업계나 관가 쪽 반응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접대를 하는 입장에서는 사업 성공을 위해 편법을 쓰더라도 접대 자리를 원할 수 있지만 접대받는 입장에선 ‘시범 케이스’로 걸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얻어먹을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미 몰락의 길
종사자들 어디로?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한 지부회장은 “부정부패를 척결하자는 김영란법으로 인해 경제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법이 본격 시행되도 편법에 기승한 접대문화는 사라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업계의 현실이 녹록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