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외톨이’ 실태 충격보고<1>

인간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 비로소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존재다. 가족과 함께 밥을 먹을 때도 돈벌이를 위해 직장 생활을 할 때도 타인과 살을 맞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이를 거스르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라 불리는 이들은 일체의 사회생활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몇 년이고 은둔생활을 하고 있다. ‘히키코모리’라는 이름으로 일본사회에 등장한 이들은 몇 년 뒤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수가 존재한다는 것이 알려져 충격을 줬다. 이들은 각종 범죄를 저지르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을 맞기도 해 한 개인이나 가정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하기엔 심각성이 크다. 우울한 한국의 한 단면을 차지하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를 집중 분석했다.

유명인의 자살이 잇따르고 일반인들의 자살도 덩달아 늘어나면서 ‘자살 위험군’에 속한 이들에게 우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이들이나 사업에 실패해 빚더미에 앉거나 알콜중독자나 약물중독자 등 심신이 쇠약해진 사람 등이 그들이다.
이들과 함께 가족이나 이웃들의 걱정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이들은 ‘은둔형 외톨이’다. 바깥세상과 단절된 채 홀로 오랜 시간을 지냈다는 점에서 ‘혹시 저 사람도?’ 라는 주위 사람들의 걱정을 낳고 있는 것.

일본의 ‘히키코모리’ 현해탄 넘어 한국에도

우울한 세태 속에서 더 큰 걱정거리로 떠오르는 은둔형 외톨이들. 이들은 말 그대로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은둔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학교나 직장 등 사람들과 부대끼는 장소에 참석하는 것은 극도로 자제한다. 세상과의 유일한 소통경로는 인터넷이 전부다. 이 부류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드러나고 은둔형 외톨이라는 명칭까지 생겨난 배경에는 일본의 ‘히키코모리’가 있다.

히키코모리는 일본 사회의 오래된 병폐현상으로 이들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온 것도 수십년이 지나고 있다. 일본 NHK 복지네트워크의 조사에 의하면 일본 내에 거주하는 은둔형 외톨이의 수는 무려 1백60만명. 이들의 수는 대도시로 갈수록 많아져 도쿄의 경우 인구 1천2백80만명 중 히키코모리로 추정되는 청년층이 2만5천명으로 조사됐다.

일본사회에 히키코모리가 등장한 것은 1970년대. 당시 입시에 시달리던 학생들이 무단결석을 일삼고 낮에는 집안에 있다가 밤이 되면 외출하는 현상이 생겼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를 두고 일부 불량청소년들의 단순한 등교거부 쯤으로 해석했다.

그러다 90년대 중반부터는 학생들이 밤에 거리로 나와 행인을 폭행, 살인하는 등 점차 과격한 행동을 보였는데 비슷한 시기, 은둔하는 성인들도 나타나면서 히키코모리는 사회문제로 비화했다. 그러다 일본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져들기 시작할 무렵, 일자리를 잃거나 취업전선에서 낙방한 젊은이들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사회생활을 거부한 채 아예 집안으로 잠적하면서 지금의 히키코모리들이 양산된 것.

바다 건너 남의 나라에만 있는 줄 알았던 히키코모리가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다는 것이 밝혀진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였다. 특히 각종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 은둔형 외톨이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들 프로그램에서는 방에 틀어박혀 가족들과 식사조차도 하지 않는 이들의 실생활을 방영해 은둔형 외톨이 문제의 심각성을 널리 환기시켰다.

그렇다면 어떤 원인들이 은둔형 외톨이를 만들어내는 걸까. 전문가들은 핵가족화와 이혼율 증가로 인한 가족의 해체, 인터넷과 같은 정보통신의 발달로 단절된 가족이나 친구 간의 대화, 그리고 경제난으로 인한 불안감, 취업난, 실직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은둔형 외톨이의 수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또 치열한 입시경쟁과 학교 폭력 등도 원인 중의 하나. 내성적인 성격이나 대인기피증, 사회공포증, 우울증 등의 개인적인 문제도 원인이 된다.

문제는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에 발을 들이지 않은 10대 청소년 가운데 은둔형 외톨이가 차지하는 비율이 크다는 것. 지난 2005년 청소년위원회가 조사해 발표한 결과는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학교에 가지 않고 방에 틀어박혀 컴퓨터만 상대하며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는 등 사회 부적응 현상을 보일 위험이 높은 ‘은둔형 외톨이 위험군’ 고교생 수가 4만3천여 명에 달한다는 것. 전문가들은 청소년기에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한 이들은 학업을 포기하고 취업의욕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인 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또 은둔형 외톨이들이 늘면서 이들의 강력범죄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자신의 분노를 누그러뜨리지 못해 ‘묻지마 살인’등의 범행을 저지르는 사건도 종종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에서는 히키코모리 범죄가 열도를 발칵 뒤집은 사건도 심심찮게 발생했다. 그 중 하나는 지난 3월23일 도쿄 인근 이바라키현 쓰치우라시역 대로에서 발생한 사건. 히키코모리 증상을 보이던 가나가와(24·무직)씨가 행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칼을 휘둘러 1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건이다.

가나가와는 범행을 저지른 뒤 경찰에 스스로 전화를 걸어 “나 잡아봐라”라고 말한 뒤 이틀 뒤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에서 “7~8명을 죽이고 싶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해졌다. 문제는 그가 별다른 죄책감이 없었다는 것.

또 경찰조사결과 4일 전인 3월19일에도 동네에 사는 70대 노인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이에 대해 “처음엔 동생을 죽이려 했지만 집에 없어 그만뒀다. 누군가를 죽이려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에 갔지만 때마침 졸업식이 진행되고 있어 포기했고, 학교에서 나와 길을 걷다 누군가 보여 살해했다”고 증언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쌓인 분노 타인에게 표출 강력 범죄로 이어지기도

조사 결과 가나가와는 계속된 취업실패로 방안에서 틀어박혀 지내던 전형적인 히키코모리 증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주로 폭력적인 인터넷게임을 하며 수년간 바깥세상과 담을 쌓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같은 히키코모리들의 강력범죄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3월에는 은둔형 외톨이의 특성을 보이는 한 중년 남성이 살인을 저지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주인공은 40세의 임모씨.

내성적인 성격의 임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줄곧 방안에 틀어박혀 살다시피 했다. 특별한 직업도 없었고, 결혼도 하지 않아 노부모와 함께 살던 임씨가 가졌던 유일한 취미는 인터넷. 그는 하루종일 방안에서 지내며 인터넷서핑을 하고 만화 등을 다운받아 보며 시간을 보냈다. 심지어 식사도 혼자 방안에서 하며 방에서 발을 떼지 않았던 임씨는 전형적인 은둔형 외톨이의 습성을 띄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5년 전 자살을 시도하는 등 심각한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

이처럼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 사는 아들을 보다 못한 아버지 임모(88)씨는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출판업체에 아들을 나오게 했다.

거의 처음으로 해보다시피 한 사회생활에서 임씨는 그리 잘 적응하지 못했다. 특히 업무상 자신과 함께 할 일이 많았던 영업부장 권모(58)씨와 종종 갈등을 빚기도 했다. 임씨는 함께 일하던 직원들의 신발을 감추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기도 했고 결국 2개월여를 일하다 회사를 그만두고 말았다.
 
또 다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 임씨가 집밖으로 나온 것은 지난 3월. 임씨는 신문지로 싼 흉기를 주머니에 넣은 채 한때 일했던 아버지의 회사로 갔다. 평소 불만을 품고 있었던 권씨를 살해하기 위해서였다. 그곳에서 권씨를 발견한 임씨는 이날 오후 12시30분 경 권씨의 목을 수차례 찔러 살해한 뒤 도주했다.

이같은 살인사건의 신고를 받은 성북경찰서는 임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임씨의 행방을 쫓았다. 범행현장에 그가 가지고 다니던 신문지로 만든 칼집이 떨어져 있었고 그가 드나들던 인터넷 커뮤니티에 “(권씨를) 죽이고 싶다”는 글이 남겨진 점 등에 착안한 것.

그러나 경찰이 임씨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유는 임씨가 사회생활을 하지 않고 은둔생활을 하던 사람이었던 탓. 임씨는 휴대전화도 사용하지 않았고 은행거래도 하지 않아 흔적을 남기지 않았고 그런 임씨의 행적을 쫓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또 친구나 직장동료 등 지인들도 없어 그의 동선을 찾는 것도 어려웠다.

결국 성북경찰서는 임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배를 내렸다. 그리고 며칠 뒤 임씨의 방안에서 유서가 발견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성북경찰서는 임씨가 쓴 “산에 가서 죽겠다”는 내용의 유서를 본 뒤 자살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집 근처 야산을 수색했다. 그리고 임씨는 며칠 뒤 주검으로 발견됐다. 성북구 돈암동 북악산 등산로 아래에서 임씨가 나무에 목을 매고 숨져 있는 것을 등산객이 보고 신고한 것. 임씨가 입은 옷에는 범행에 사용됐던 흉기가 나왔고 권씨를 살해한 현장에서 채취한 지문이 임씨의 것과 동일해 임씨의 범행임이 확실해지는 순간이었다.

끝내 자살로 마감하기도…응어리 풀 장치 마련해야

그런가 하면 지난 8월에는 5년 동안 홀로 방안에 지내던 20대가 지나가던 행인을 아무 이유 없이 살해한 사건이 벌어졌다.

전문대를 다니다 피해망상성 정신분열증으로 학교를 그만둔 김모(25)씨가 범죄자가 된 것은 8월15일 오후 4시경이었다. 김씨는 서울 홍제동 모 초등학교 정문 앞을 지나던 오모(41)씨를 흉기로 한 차례 찔렀고 오씨는 오른쪽 목 부위 출혈이 심해 그 자리에서 숨졌다.

대낮에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김씨가 경찰에서 말한 범행 동기는 단지 ‘누군가를 죽이고 싶어서’라는 것.

범행을 저지르기 전 김씨는 무려 5년여 동안 방안에서만 지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애인이나 친구를 사귀지 않는 등 대인관계가 없었고 휴대전화도 없었고 인터넷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세상과 담을 쌓고 살던 김씨는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으로 무고한 시민을 죽이는 것을 택했다. 김씨는 가방에 흉기를 넣고 다니며 범행대상을 물색해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오랜 은둔형 외톨이 생활 끝에 목숨을 끊는 사건도 종종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취업에 번번히 실패하고 7년여 동안 은둔형 외톨이로 지낸 20대 여성이 목숨을 끊었다. 이 여성은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서 인터넷 등으로 시간을 보냈고 우울증 증세를 보이다 가족들이 없는 틈을 타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일부 은둔형 외톨이들은 자신과 타인을 해치는 행각을 벌이기도 해 심각한 사회문제를 예고하고 있다.

정신의학 전문가는 “모든 은둔형 외톨이들이 잠재적인 범죄자라거나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존재는 아니다. 그러나 타인과의 의사소통도, 스트레스나 분노를 표출할 통로도 마땅치 않은 은둔형 외톨이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이들에 비해 충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라며 “이들을 당장 사회 속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힘들다면 마음 속에 담고 있는 분노를 터트릴 수 있는 장치라도 마련해 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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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