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청와대 호화만찬 설왕설래

국민들 어려운데 청와대는 신선놀음

[일요시사 취재1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가 되는, 그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청와대 호화만찬을 둘러싼 논란입니다.

국민들이 어려워도 청와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난 11일 부르는 게 값인 특급 요리들이 올라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 신임지도부 초청 오찬에서다.

부르는 게 값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9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이정현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이 대표를 위해 박 대통령이 특별히 준비했다는 냉면에 관심이 쏠렸다. 이도 잠시. 냉면에 가려졌던 나머지 메뉴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민심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송로버섯, 캐비어샐러드, 샥스핀찜, 능성어, 바닷가재, 한우갈비, 훈제연어…’

하나같이 최고급 식재료의 고가 코스요리다. 특히 ‘땅속의 다이아몬드’라 불리는 송로버섯의 경우 사이즈에 따라 수천만원에서 최대 억대까지 호가한다. 시중 인터넷 쇼핑몰에서 중국 운남성 송로버섯 50g이 5만6000원, 100g이 11만2000원, 1kg이 112만원 정도로 판매되고 있으며 한 오픈 마켓에선 500g당 15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샥스핀(상어 지느러미 요리)도 도마에 올랐다. 장재연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송로버섯보다 샥스핀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멸종 위기에 놓인 상어 보호 필요성과 지느러미만 잘라내고 몸통은 버리는 야만적인 어업 형태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퇴출되고 있다”며 “청와대 오찬 메뉴에 이 요리가 등장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 자리에선 전기요금 누진세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호화 메뉴는 이 주제와 맞지 않아 더욱 논란이 됐다. 이에 네티즌들은 강하게 분개하고 나섰다.

송로버섯·캐비어·샥스핀…특급 코스요리
최고급 음식 먹으면서 서민들 누진세 논의

‘나라가 어려우면 임금도 반찬을 줄였지요. 근데 실컷 드세요. 다만 이젠 진짜 코스프레는 하지 마세요. 국민만 보고 간다느니, ∼을 당부한다느니, 초당적 협조가 필요하다느니…그런 말들 좀 하지 마세요. 속이 거북합니다’<cyt7****>

‘국민은 이 더위에 누진세 무서워 에어컨도 못 틀고 잠도 설치는데 긴팔 옷들 입고 잘들 먹었단 말이지? 더 이상은 안되겠다. 참는 것도 한도가 있다’<kore****>

‘국민 정서를 몰라도 너무 모릅니다. 국민들 사는 모습 정말 임금의 마음으로 단 한 번만이라도 돌아봐 주세요. 다같이 더불어 잘 살아야 그 나라가 오래 가는 거 아닌가 싶네요’<skma****> ‘서민들 생활과는 전혀 상관없는…그들만의 축제를 즐기고 있다’<bgki****> ‘비싼 거 먹었으면 제발 밥값 좀 해라’<kshk****> ‘김영란법을 적용해야 한다’<tmxp****> ‘아∼진짜 욕밖에 안 나온다’<navi****>

초호화 오찬이 논란이 되자 청와대는 “송로버섯, 캐비어 관련 메뉴가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음식재료로 조금 쓰인 것일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성난 여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유명 인사들의 질타도 이어졌다.

‘조선시대 임금도 가뭄, 혹서 등으로 백성이 고생할 땐 감선령을 내렸다. 고통을 분담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백성의 삶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조선시대 임금도 알았다’<전우용 역사학자> ‘송로버섯 식탁에서 읽을 수 있었던 또 하나의 메시지는 국민의 눈에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본 것은 민심의 강 건너에 있는 궁전의 식탁이었다’<유창선 시사평론가> ‘전액 다 국민의 세금으로 집행되는 청와대 만찬은 김영란법의 대상이 안 되냐’<김광진 전 의원>


나라의 임금이…

‘한동안 무지한 백성과 흉측한 역도들 때문에 심기가 불편했는데 상선이 당수가 돼 돌아왔으니 여왕 폐하의 어심이 기쁨으로 충만하셨으리라’<조국 서울대 법학교수>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논란의 송로버섯은?

땅속의 다이아몬드라 불리는 송로버섯 세계 3대 식재료 중 하나다. 국내에선 맛보기 힘든 식재료이기도 하다. 송로버섯은 견과류 같이 생겼다. 잘 알려진 상황버섯보다 크기가 작고 색이 회색이다. 우리나라에선 나지 않는다. 주로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의 떡갈나무 숲 땅 속에 자실체를 형성한다. 지상에선 발견하기 힘들다.

매우 강한 향을 지녀서 다른 재료와 섞어 놓으면 그 재료에 향을 옮기므로 가루를 내어 요리에 이용한다. 보통 푸아그라 요리에 첨가하는데, 송로버섯의 향미와 푸아그라의 향미가 어울려 독특한 맛을 낸다. 송로버섯은 한방에서 손발이 저리고 힘이 없는 사람과 소화기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좋다고 알려져 있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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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