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만난 휴식 ③울산광역시

도심 한복판에서 만나는 초록 세상

대나무가 무성한 숲을 이뤘다. 한여름 불볕더위가 아무리 기세등등해도 대숲에 들어서면 금세 서늘한 기운이 몸을 감싼다. 태화강 십리대숲은 울산 시민이 사랑하는 도심 속 쉼터다. 대숲 가운데 산책로가 있고 죽림욕장에는 평상을 놓아 가족, 친구와 함께 걷거나 홀로 사색을 즐기기 좋다. 대숲은 음이온이 풍부해 머리를 맑게 하고 심신을 안정시킨다. 이만한 피서지가 또 있을까.

무더위에도 서늘한 십리대숲 산책길
태화강공원서 가족·애인과 자전거 데이트

십리대숲은 태화강을 따라 구 삼호교에서 태화루 아래 용금소까지 10리(약 4km)에 걸쳐 있다. 십리대숲이라는 명칭이 여기에서 유래했다. 이곳에 언제부터 대나무 숲이 있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만 1749년 울산 최초의 읍지인 <학성지>에 ‘오산 만회정 주위에 일정 면적의 대밭이 있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그 전부터 태화강 변에 대나무가 자생한 것으로 짐작한다.

십리대숲 양 끝 지점인 구 삼호교와 태화루의 내력도 살펴보자. 구 삼호교는 1924년 태화강에 건설된 울산 지역 최초의 근대식 철근 콘크리트 교량이다. 등록문화재 104호로 지정됐으며, 신 삼호교가 개통한 뒤 차량 통행이 금지됐다. 십리대숲과 구 삼호교 사이에는 음식점이 즐비한 십리대숲 먹거리 단지가 조성되었다.

태화루는 신라 선덕여왕 때 태화사의 누각으로 건립됐다. 밀양 영남루, 진주 촉석루와 함께 ‘영남 3루’로 불렸는데,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것을 지난 2014년 복원했다. 바람이 솔솔 부는 누각에 앉아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멀리 십리대밭교를 바라보며 쉬어 가기 좋다. 보행자 전용 교량인 십리대밭교는 조명이 들어오는 밤에 더 예쁘다.

영남 3루
태화루 복원


십리대숲 전체를 조망하고 싶다면 강 건너편 태화강전망대에 오른다. 본래 있던 취수탑에 건물을 올려 4층 높이 전망대로 만들었다. 전망대와 십리대밭을 오가는 나룻배도 여기에서 탈 수 있다. 총 길이 47.54km에 이르는 태화강은 울산을 동서로 가로질러 동해로 빠져나간다.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이 최근 반세기 동안 겪은 변화는 드라마틱하다. 1960년대 초 울산이 공업단지로 지정되고 산업 수도의 영광을 누리는 동안 오·폐수와 쓰레기로 오염돼, 물고기 한 마리 살 수 없는 죽음의 강으로 전락했다. 태화강 살리기가 시작된 것은 2000년대 중반이다.

오·폐수 유입을 막고 수중과 수변을 정비해 수질을 1급수로 개선하고,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등 친수(親水) 공간을 만들었다. 대나무 생태원, 실개천, 초화단지 등을 갖춘 태화강대공원도 이때 조성됐다. 여의도공원 2.3배 크기인 태화강대공원에 십리대숲이 포함된다. 울산시 중구에서 운영하는 자전거 대여소도 있다. 1인승부터 커플용, 가족용 자전거까지 보유해 인기다. 태화강 건너편에는 삼호대숲이 있다. 십리대숲이 사람을 위한 공간이라면, 삼호대숲은 철새들의 보금자리다. 4월이면 백로 8000여마리가 이곳에 날아와 번식하고 10월에 동남아시아로 떠난다. 그 빈자리는 겨울 철새인 떼까마귀가 채운다. 사람과 자연이 어울려 살아가는 강을 만들기 위해 고민한 결과다.

다양한 볼거리
울산 숲과 바다

숲의 에너지로 심신을 가득 채운 뒤에 바다로 가자. 목적지는 울산 동구의 대왕암공원과 슬도, 울주군의 간절곶과 진하해수욕장이다. 대왕암은 신라 문무대왕의 비가 호국룡이 되어 잠겼다는 전설을 품은 바위다. 경주 앞바다에 있는 문무대왕릉보다 훨씬 크다. 주변의 아름드리 해송, 동해안에 있는 등대 중 가장 오래된 울기등대 등과 함께 공원으로 조성했다. 울산12경에 드는 대왕암공원의 송림은 해금강에 버금가는 절경으로 꼽힌다.

대왕암에서 2km 남짓한 해안 산책로를 따라 푸른 바다와 기암괴석이 만드는 비경을 즐기며 걷다 보면 슬도(瑟島)에 이른다. 무인 등대 앞 벤치에 앉아 파도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가 거문고 소리처럼 들린다고 섬 이름이 슬도다. 벤치는 포토존으로 인기다. 최근 슬도 입구에 소리체험관도 개장했다. 파도 소리, 바람 소리, 산사의 종소리 등 울산 동구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아홉 가지 소리를 포괄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울산대교가 개통하면서 울산 동구로 넘어가는 길이 훨씬 수월해졌다. 울산대교와 공단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울산대교전망대도 놓치지 말자. 전망대는 울산대교 주탑과 같은 해발 203m로, 오후 9시까지 개장한다. 

간절곶은 해맞이 명소다. 바다를 향해 탁 트인 산책로를 걸으며 이국적인 풍차와 잔디광장, 해맞이축제의 상징인 소망우체통, 간절곶등대를 볼 수 있다. 진하해수욕장은 간절곶에서 5분 거리다. 수심이 얕고 파도가 잔잔해 해수욕을 즐기기 좋다. 해안 가까이 거북 등 모양 작은 섬인 명선도가 있고, 백사장 끝에 야간 조명이 아름다운 명선교가 보인다.

-------------------------여행 정보-------------------------
당일 코스

태화강 십리대숲→대왕암공원→울산대교전망대


1박2일 코스
첫째 날: 태화강 십리대숲→대왕암공원→슬도→울산대교 전망대
둘째 날: 진하해수욕장→간절곶

관련 웹사이트
· 울산관광 http://guide.ulsan.go.kr
· 태화강 http://www.ulsan.go.kr/taehwagang/index
· 관광울주 http://tour.ulju.ulsan.kr
· 간절곶 http://ganjeolgot.ulju.ulsan.kr

문의 전화
· 울산광역시청 관광진흥과 052-229-3853
· 울산종합관광안내소 052-229-6350~3
· 울산대교전망대 안내데스크 052-209-3345
· 대왕암공원 관리사무소 052-209-3738

대중교통(기차) 서울역-울산역: KTX 하루 30여회(05:15~23:00) 운행, 약 2시간20분 소요.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울산: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30여회(06:00~다음 날 00:35) 운행, 약 4시간20분 소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코버스 www.kobus.co.kr, 울산고속버스터미널 1688-7797

자가운전
울산고속도로 울산 IC→남부순환도로→삼호교남교차로에서 울산항·시청 방면→북부순환도로→와와교차로에서 왼쪽→십리대밭교 앞 좌회전→남산로→태화강전망대

숙박
· 경원비즈모텔: 동구 녹수7길, 052-233-2000, www.e-hotel.co.kr
· 신라스테이 울산: 남구 삼산로, 052-901-9000, www.shillastay.com/ulsan
· 롯데시티호텔 울산: 남구 삼산로, 052-990-1000, www.lottehotel.com/city/ulsan/ko
· 올림피아호텔: 남구 문수로483번길, 052-271-8401, www.hotel-olympia.co.kr

식당
· 함양집: 한우물회, 남구 중앙로208번길, 052-275-6947
· 진상가든: 갈비살·등심·육회, 남구 왕생로, 052-274-7800
· 낙원횟집: 물회·복국, 남구 돋질로21번길, 052-269-3023
· 태화강숯불장어구이: 장어구이·장어추어탕, 중구 신기길, 052-243-0554
· 효정밥상: 게장정식·생선구이, 울주군 청량면 신덕하1길, 052-227-4995

주변 볼거리
일산해수욕장, 강동·주전해안 자갈밭, 정자항,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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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