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공화국’ 대한민국 현주소①



“사는 것보다 죽는 게 수월해서…”

자고 일어나면 우울한 뉴스로 가득하다.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 유명인의 자살뉴스부터 생활고를 비관한 서민들의 안타까운 죽음까지.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에 걸 맞는 침울한 뉴스들은 오늘도 고통 받는 이들을 유혹한다. 이렇다보니 OECD 국가 중 자살율 1위라는 불명예가 늘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것이 현실. 하루 38명씩, 45분에 한 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통계도 이제 놀라울 것이 없다. 이처럼 자살율이 날로 늘고 있는 원인에는 나아질 줄 모르는 경제상황, 병으로 인정받지도 못하는 우울증의 확산, 근절되지 않는 자살사이트, 유명인 자살로 인한 베르테르 효과 등이 자리하고 있다. 우울한 자살공화국의 현 주소를 집중 조명했다.

안재환 자살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 톱스타 최진실까지 목숨을 끊었다.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유명인들의 잇단 자살로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패닉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자살’은 더 이상 특별한 사건이 아니다. 하루에도 수십 명의 사람들이 갖가지 이유로 목숨을 끊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통계수치로도 나타난다. IMF였던 지난 10년 전보다 자살자의 수는 무려 2배나 증가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1998~2007년 우리나라 자살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자살자 수는 총 9만4천8백73명으로 집계됐다. 자살자의 수는 해마다 꾸준히 늘어 1997년 6천68명이었던 자살자 수는 지난해 1만2천1백74명으로 늘었다.


사망원인 중 4위가 자살
ODED 국가 중 가장 높아


자살이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1997년에는 사망 원인 중 자살이 8위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암과 뇌혈관 질환, 심장 질환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이는 OECD 국가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치다. 일부 국가에 비해서는 5배나 높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자살한 사람은 24.8명으로 5.5명인 이탈리아보다 5배 가까이 많은 것. 심지어 일본(19.1)보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나 심각함을 더했다.

또 다른 특징은 20대 등 젊은 층에서 자살률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 지난해 20대의 자살률은 2006년보다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살원인 2위인 교통사고보다 2배나 높은 수치다.
10대 청소년의 자살률도 증가하는 추세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학생 자살은 1백42건으로 5년 전보다 42%나 증가했다.

더 큰 문제는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청소년의 비율이 높다는 것. 질병관리본부가 전국 8백 개 중, 고교 학생 8만명을 대상으로 ‘2007년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조사’를 시행한 결과 청소년 5명 중 1명이 자살충동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을 생각해 본 청소년이 전체 응답자의 23.7%를 차지한 것. 이들 중 실제 자살을 시도한 비율도 5.8%에 달했다. 또 자살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스트레스와 우울한 감정을 느끼는 청소년도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달했다. 10대 청소년의 경우 충동적인 성향이 강해 자살로 이를 수 있는 확률도 높은 만큼 이같은 조사결과는 우려할 만한 수치다.

그렇다면 자살자들은 어떤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걸까.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살원인은 생활고로 인한 비관이다. 계속된 경기침체로 먹고 자는 것조차 해결되지 않는 이들이 느는 현실 속에서 희망 없는 자신의 인생을 비관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

전문가들 역시 갈수록 양극화가 심화되고 빈곤층이 늘어나면서 자살의 직접적 원인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생활고로 인한 안타까운 자살은 심심찮게 일어나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지난 8일에는 홀로 두 자녀를 키우며 생활고를 견디던 20대의 이혼녀가 목을 매 숨진 사건이 일어났다.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4분경 광주 광산구 이모(27·여)씨의 집 창고에서 이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가족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남편에게)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 (아이들에게) 먼저 가서 미안해. 신발이 작아 발이 아프다는데도 사주지 못해 미안해’ 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생활고로 인한 자살임을 알 수 있게 했다.

또 지난 8월에는 경제적 어려움을 견디지 못한 30대 주부가 두 아이들과 함께 지하철 선로에 뛰어들었다. 이 사고로 인해 주부 홍모(30)씨와 딸(5)이 숨졌다. 사고가 일어난 것은 8월27일 오후 1시52분 경으로 지하철 5호선 개화산역 상일동 방면 승강장에서 홍씨가 두 아이들과 달려오는 전동차로 뛰어 들었다. 이로 인해 딸은 그 자리에서 숨졌고 홍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경찰조사결과 최근 남편이 허리를 다쳐 직장을 잃은데다 빚까지 떠안고 있어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던 홍씨가 충동적으로 지하철로 뛰어 든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도 먹고 살기가 힘들어 최후의 선택을 하는 서민들의 사연은 잊을 만하면 터져 나와 경기침체의 늪을 실감하게 해 준다.

또 다른 자살원인은 마음의 병이라 불리는 ‘우울증’이다. 최근 자살한 최진실 뿐만 아니라 정다빈, 유니 등 많은 연예인들의 자살 원인이 우울증으로 추정되는 것도 이를 말해준다.

“먹고 살기 힘들어서”
안타까운 생활고 자살


우울증은 흥미나 즐거움을 상실해 불안하고 슬프고 공허한 감정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로 인해 무기력하거나 쉽게 흥분을 하는 등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고 염세적이고 절망적인 생각을 반복해 자살의 유혹에 시달리기도 한다.

실제로 우울증환자의 약 15%가 자살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대한의사협회 국민의학지식향상위원회(이하 지향위)는 지난 6일 “자살기도자의 약 70%는 오랜 기간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며 이중 70%는 우울증 환자이고, 우울증 환자의 약 15%가 자살한다고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우울증을 앓는 환자의 수가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다는 것. 지난 7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 받은 우울증 환자는 2003년 39만5천4백57명에서 지난해 52만5천4백66명으로 5년 동안 33%나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우울증이 오래가면 마음의 병이 깊어져 결국은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질환”이라며 “약물요법과 정신치료를 병행하고 효과적인 치료가 되도록 주변에서 우울증환자에게 관심을 갖고 치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우울증이 자살로 번지는 것을 우려했다.
 
자살률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근절되지 않는 자살사이트도 한몫한다.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증가한 자살사이트는 계속된 단속에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단속의 눈을 피해 쉽게 검색되지 않도록 숨겨놓았을 뿐 자살사이트는 여전히 남아 자살을 원하는 회원들의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사연들을 털어 놓고 쉽게 죽는 방법, 자살에 필요한 도구 등의 정보를 나누며 자살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차마 혼자 자살할 용기가 나지 않는 회원들은 만남을 통해 실제로 동반자살을 실행에 옮기기도 했다. 지난 9월에는 인터넷 자살카페에서 만난 회원 두 명이 강원도 대관령에서 동반자살을 했다. 20대 남녀인 이들은 사망하기 1주일 전부터 전국을 돌아다니며 자살할 장소를 물색한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드러났다.

“언니 따라 나도 갈래”
베르테르 효과도 한 몫


또 다른 자살의 원인은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라 불리는 모방자살이다. 이는 유명인이 자살한 이후 비슷한 방법으로 자살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베르테르 효과는 통계로도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 임두성(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5일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제출 받은 ‘월별·성별 자살자 수(2003~2007년)’를 분석한 결과 유명인이 자살한 직후 모방 자살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료에 따르면 정몽헌 전 현대 회장이 목숨을 끊은 2003년 8월의 남성 자살자 수는 8백55명으로 전월보다 1백19명 늘어났다. 영화배우 이은주씨가 자살한 2005년 2월에는 여성 자살자 수가 2백40명이었으나 다음 달엔 4백62명으로 두 배 가까이 됐다.

이는 최근 안재환과 최진실의 자살 이후에도 여실히 나타난다. 특히 최진실 자살 이후에는 트렌스젠더 연예인 장채원, 모델 겸 탤런트 김지후 등 동료 연예인들의 자살이 잇달아 벌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전문가들은 유명인들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 자신의 자살을 합리화하는 전염효과를 갖게 돼 죽음이 해결책이라는 생각을 쉽게 함으로써 모방자살이 늘어난다고 말한다. 또 언론에서 구체적인 자살법을 공개하면서 이를 참고한 자살이 늘어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각종 원인으로 인해 자살이 늘어나자 한국자살예방협회,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등 자살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목적의 단체들이 속속 생겼다.

이들 단체의 활동 중 하나는 ‘생명사랑 밤길걷기’라는 행사다. 이는 참가자들이 함께 밤길을 걸으며 어둠 속에서 희망을 이야기하고 생명의 가치를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행사. 서울의 경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시작해 30km를 걷는 이 행사에는 자신이 죽고 난 뒤 남은 이들의 슬픔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입관체험 프로그램, 자살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나누는 프로그램, 주위 사람들을 안고 따뜻함을 느끼는 프리허깅 등이 마련되어 참가자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오늘도 어디에선가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 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세심한 관심이다. 따뜻한 마음이 그리운 이들에게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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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