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캠프 가 볼만한 곳

‘놀면서 공부도 하고’ 우리 아이 ‘홀로서기’ 인기 짱!


겨울방학이다. 아이들은 ‘기쁨’에 탄성을 지르지만 부모는 ‘고민’에 한숨이 나온다. 올 겨울, 우리 아이가 어떻게 방학을 보내야할지 걱정이 앞서기 때문. 하지만 고민할 필요가 없다. 겨울방학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캠프가 다양하다. 조직력과 협동심, 창의력과 생활력을 키울 수 있는 캠프참여는 현장에서 경험하는 또 다른 학습. 아이의 관심과 지적·체력능력 등을 고려해 선택하면 겨울방학을 더욱 알차게 보낼 수 있다.

외국어·자연탐험·과학·인성·문화
경제·레포츠 캠프 등 프로그램 풍성
조직력·협동심·창의력·생활력 키워
관심·지적·체력능력 등 고려해 선택

▶해병대 슈퍼 리더십 캠프= 자녀의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높이고 싶다면 해병대 캠프를 추천한다. 해병대전략캠프는 오는 1월15일까지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의 슈퍼 리더십 해병대 캠프를 개최한다. 산악 행군, PT체조, 유격훈련, IBS훈련(고무보트 수상훈련) 등 해병대 체험학습 프로그램과 내무생활, 불침번 등 병영체험 프로그램을 미리 경험할 수 있다.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훈육전문 교관의 지도아래 4박5일 리틀 해병 코스와 무한도전 코스, 9박10일 일정의 스파르타 코스는 덕유산 향적봉 등반 산악 종주 2박3일 과정도 들어 있다.

▶자신감 리더십 캠프= 인성스쿨은 오는 1월14일까지 자신감 리더십 캠프를 진행한다. 평소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내성적인 청소년으로 하여금 발표력 강화 훈련, 불안감을 극복하는 훈련 등을 통해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는 성격으로 바꿀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게 프로그램의 취지다.

▶진로학습캠프= 한국가이던스의 제21회 진로학습캠프는 진로탐색을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이다. 여느 캠프들과는 달리 비숙박형인 이 캠프는 하루 4시간씩 3일간 서울 강남 도곡동 마음과배움 센터 강의실에서 진행된다. 본 캠프가 진행되기 전 온라인을 통해 MLST 학습전략검사, 홀랜드 진로발달검사 등으로 미리 학생을 진단하며 학부모를 대상으로 자녀의 진로와 학습 특성에 대한 강의도 이뤄진다. 본 캠프에선 진로탐색을 통한 포트폴리오 만들기, 단기별 목표 설정 등을 통한 시간관리 방법, 예·복습과 초인지 학습기술 등 학습전략 세우기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철새 도래지 탐험= 한국청소년탐험연맹은 부산 을숙도의 낙동강하구 에코센터를 출발해 전국의 중요한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 우포늪을 거쳐 한강하구의 최대 철새도래지인 여의도 밤섬까지의 대장정을 펼친다. 오는 1월20일부터 1월27일까지 7박8일간 진행하며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100명 선착순 모집한다.

▶마라도에서 서울까지 국토 대장정= 마라도에서부터 힘찬 발걸음을 내딛어보자. 마라도, 부산 등을 거쳐 서울로 오는 길에 한라산 등반, 열기구 체험, 과학탐구, 문화유적 답사, 생존훈련 체험 등 다양한 체험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코스가 긴만큼 함께 하는 공동체 안에서 체험할 유대감과 공동체의식, 자신과의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을 근성과 끈기를 배울 수 있는 뜻 깊은 추억이 될 것이다. 오는 1월19일까지 진행되며 초등 4년부터 고등 3년까지 참가 가능하다.

▶제주올레체험 조국순례대행진= ‘캠프는 즐거움이다, Olleh’라고 외치고 싶다면 제주올레체험을 떠나보자. 누구나 한번쯤은 걷고 싶은 제주 올레길과 해안도로 일주.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는 약 280km의 제주도 해안일주 도로를 따라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해안선의 아름다운 풍광과 해안지대 곳곳에 산재해 있는 관광명소를 도보를 통해 체험해 볼 수 있다. 한라산 등반을 통해 한라산의 아름다운 설경과 눈꽃의 화려한 자태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기회와 자신감을 갖게 해주는 시간도 마련된다. 제주도 올레체험 조국순례대행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름다운 여행과 소중한 추억을 자녀들에게 선물하게 될 것이다. 오는 1월12일까지 일정으로 초등 4년 이상과 학부모가 함께 참가 가능하다.

▶유럽 8개국 문화체험= 한국청소년탐험서울연맹은 동-서유럽 8개국 문화체험 대탐사를 오는 1월21일까지 진행한다. 현지 경험이 풍부한 청소년지도자와 국가별 전문 가이드가 직접 인솔하게 된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인 소금광산, 아우슈비츠 수용소, 프라하 탐사와 세계 3대 박물관 중 루브르 박물관과 바티칸 박물관 내부 관람 그리고 세계3대 초고속 열차인 T.G.V 탑승 체험 등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눈꽃 스키캠프= 겨울방학 눈꽃 스키캠프가 오는 1월10일부터 1월12일까지 양지 파인리조트 스키장 및 콘도에서 열린다. 겨울 레저스포츠로서 각광을 받는 스키를 배우며 움츠러들 수 있는 겨울방학에 건강한 심신과 추억을 만드는 캠프로서, 건강한 자아성장을 위한 인성 프로그램과 문화유적지 탐방을 병행해 흥미와 교육적인 효과를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데일 카네기 청소년 리더십 겨울 캠프= 오는 2월24일까지 진행한다. 데일 카네기 청소년 리더십 캠프는 1912년부터 전 세계 85개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인성개발·동기부여 프로그램이다. 리더십 아카데미가 데일 카네기 연구소 한국지사와 제휴해 6년째 청소년 대상 리더십 캠프를 운영중이다. 초등 3학년부터 고교 3학년까지를 대상으로 하는 이 프로그램은 논리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워주고 우호적인 인간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용기·설득력·융통성 개발, 비전 발표, 인간관계 증진 등 리더십 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팀 활동이 진행된다. 모든 프로그램은 데일 카네기 정규 강사 교육과정을 수료한 강사진이 진행한다. 또 도미노 만들기, 레크리에이션 등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여러 활동도 마련해 활기찬 캠프 생활을 만들어 줄 예정이다. 이번 겨울 캠프에는 건국대 미래지식교육원 정철희 교수의 ‘1등 공부습관을 만드는 자기주도학습법’ 특강도 준비돼 있다.


▶자기주도 학습 겨울캠프= 자기주도학습 전문 셀프스터디 아카데미가 입학사정관제 대비 자기주도학습 캠프를 개최한다. 이번 캠프는 초등 4학년부터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4박5일간 금융투자교육원(충남 아산시 도고)에서 실시된다. 자기주도학습캠프는 학습의욕을 고취하고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배양하려는 캠프다. 학습방법을 모르거나 학습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적합하다. 캠프 참가자들은 동기부여 프로그램을 통해 스스로 삶의 목표를 설정하고 학습에 대한 적극적인 동기부여 기회를 갖게 된다. 또 학습성공 원리 이해와 집중 훈련, 실천 훈련을 통해 자기주도학습능력을 증진시키고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 캠프가 진행되는 중간에 학생들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도미노 활동, 도전 챌린저 활동 등 전문 레크리에이션 강사들이 학생들의 심신을 풀어주는 활동도 병행된다.

▶청심국제 영어캠프= 자기주도형 글로벌 리더 양성을 목적으로 제8회 청심국제 영어캠프가 청심국제중고등학교에서 개최된다. 모집대상은 초 3~중 2학년이며 캠프 기간은 오는 1월21일까지다. 초등, 국제중 대비, 중등 과정으로 나눠 맞춤형 특화 영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초등 과정은 초 3~4학년을 대상으로 영어 원서 읽기, 토론하기, 에세이 작성하기로 구성돼 있다. 어휘력·이해력·표현력을 단기간 내 집중적으로 학습하는 과정이다. 국제중 대비 과정은 초 5학년을 대상으로 청심중 자기주도학습전형을 대비할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자기주도 학습과 계획, 국제수업과 독서 포트폴리오 수업을 진행한다. 중등 과정은 초 6~중 2학년을 대상으로 내신과 영어 인증시험을 대비할 수 있도록 토플 읽기 수업을 진행한다. 표현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영자신문 토론, 에세이 수업도 포함돼 있다.

▶쌍방향 배움 프로젝트= 미국 명문사립학교 정규수업과 다양한 방과후 활동으로 글로벌리더십을 익힐 수 있는 유학프로그램이다. 미국 동부 최고의 학군을 자랑하는 메사추세스주 보스톤 지역과 서부에서 부촌으로 알려진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에서 진행한다. 현지 학교 학생과 일대일 버디 운영을 통해 학교 적응을 돕고 방과 후 예체능 클럽활동이 이뤄진다. 하버드 대학생들과 간담회 자리도 마련된다. 대학생들의 꿈·비전·목표를 들으며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 토론클럽, 아이비리그 대학 투어, 지역 봉사활동 등 유학 지역과 연계해 다채로운 자기계발활동도 이뤄진다. 영어뿐 아니라 미국 명문대생들의 공부법과 사회에 기여하는 리더로 성장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글로벌리더십 프로그램이다.

▶필리핀 몰입캠프= 아발론교육의 필리핀 몰입캠프는 매년 5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매일 8시간 이상 원어민 교사의 영어몰입교육으로 한국 학생들이 특히 취약한 말하기와 쓰기를 집중 학습한다.

▶HAFS CAMP= 올해 자율고로 전환돼 첫 신입생을 선발하는 한국외대 부속 용인외고에서 제1회 HAFS CAMP를 개최한다. 자율고 전환에 맞춰 학생들의 입시 혼란을 줄이고 원활한 예비 입학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현재 초 4~중 2 학년이 참가할 수 있는 이번 캠프는 외고생들과 4주 동안 기숙사 생활을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다. 캠프 주요 내용은 현직 용인외고 교사들의 SAT(미국 대학 수학능력 평가), AP(대학 선이수학점제) 체험 수업으로 구성됐다. 또 용인외고 입학 후 진행되는 정규 수업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24시간 영어사용환경에서 용인외고생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생각과 목표, 경험을 들어볼 수도 있다. 용인외고 구술면접 대비도 할 수 있다. 자기소개서 작성법을 배우고 통합교과 면접 시뮬레이션을 통해 구체적인 면접 대비까지 가능하다. 캠프에 참가하려면 자기소개서·학업계획서 등을 제출해 선발과정(서류심사)을 거쳐야 한다. 캠프에서는 영어 토론, 발표, 구술 및 한국어 토론 수업과 입학사정관 초빙 강연, 외고 졸업생 특강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또 영어 토론대회 심판진을 초청해 용인외고 학생이 참관하는 토론 콘테스트를 진행한다. 현직 원어민 교사가 진행하는 발표 콘테스트가 열리며 용인외고 학생이 직접 창의·심화 수학과 영어 토론 수업을 진행한다.

▶필리핀 영어캠프= 필리핀 영어캠프는 저렴한 비용과 하루 10시간, 일대일 맞춤학습으로 인기가 높다. 오전엔 현지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오후 시간을 이용해 영어 집중지도가 이뤄진다. 한국 진도에 맞춰 수학 지도도 이뤄져 국내 복귀 후 학업을 따라가기 쉽다는 점도 장점이다. 그러나 현지 학교의 수업 질에 따라 영어 학습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주)에듀박스 이보영의 토킹클럽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8년부터 필리핀 현지 국제학교를 직영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현지 교사들을 한국에 초청해 토킹클럽 교사교육과정을 이수하도록 했다.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는 현지 학교 수업을 직영 운영으로 바꾸어 영어 몰입환경을 만들어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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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