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만난 휴식 ②광주광역시

무등산 자락에서 풍류와 자연 즐기다

무등산에서 발원한 증암천은 광주호로 흘러든 뒤 영산강으로 합수된다. 자미탄(紫薇灘)이라 부를 정도로 배롱나무 꽃 만발한 풍경이 아름답던 증암천은 담양군과 광주광역시의 경계가 되고, 증암천 곳곳에는 조선 시대 누정이 여럿 남았다. 담양군에 식영정과 소쇄원이 있다면, 광주광역시에는 환벽당과 취가정이 있다.

주말마다 열리는 환벽당 풍류체험
누정에 앉아 듣는 대금 연주와 판소리

환벽당은 사촌 김윤제가 지은 정자로, 증암천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 김윤제는 조선 중종 때 나주목사로 있다가 을사사화가 일어나자 고향에 내려와 은거했다. 가사 문학의 대가인 송강 정철이 과거에 급제할 때까지 10년을 머무르며 학문을 연마한 곳이기도 하다. 

환벽당에서 김윤제와 정철이 처음 만날 때 이야기가 전해 진다. 하루는 김윤제가 증암천 용소에서 용이 노는 꿈을 꾸었다. 잠에서 깨어 증암천으로 가보니 한 소년이 멱을 감더란다. 정철은 순천에 내려간 형 정소를 만나러 가는 길에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상서로운 꿈이라 여긴 김윤제는 정철과 외손녀를 맺어주었다. 정철은 아버지가 을사사화에 연루되어 집안이 풍비박산 나자, 담양 지실마을로 내려온 참이었다.

정철은 이곳에서 하서 김인후, 고봉 기대승의 제자가 되어 학문을 익히고, 담양과 광주의 누정 주인들과 교유했다. 〈성산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은 정철이 담양에서 문장과 학식이 뛰어난 이들과 교유하며 쓴 글이다. 〈성산별곡〉에는 환벽당에 대한 내용도 나온다.

환벽당에서는 주말마다 풍류 체험이 열린다. 주말과 공휴일에 운행하는 빛고을남도투어 담양·장성 코스에 포함되는 행사로, 광주송정역과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승차하면 장성 축령산자연휴양림, 광주 월봉서원, 담양 죽녹원과 소쇄원, 광주 환벽당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차례로 돌아본다. 환벽당 풍류 체험은 오후 2시30분에 진행된다. 시간에 맞춰 환벽당을 찾으면 빛고을남도투어 탑승자가 아니라도 참여할 수 있다.


방안이 무대
대청은 객석

운치 있는 산길을 따라 오르면 언덕 위에 앉은 환벽당에 닿는다. 환벽당은 정면 3칸, 측면 2칸 건물로 방과 대청, 툇마루가 있다. 정면 방문과 들어열개인 측면 창을 활짝 연다. 정자는 삼면이 트여 방이 무대가 되고, 대청은 객석이 된다. 환벽당 풍류 체험은 가슴을 파고드는 대금 연주, 걸쭉한 판소리, 은근한 차향이 어우러진다.

먼저 갓을 쓰고 한복을 입은 대금 연주자가 고수의 북장단에 맞춰 대금을 연주한다. 심금을 울리는 대금 소리가 환벽당 너머 증암천까지 울려 퍼진다. 지나던 여행자도 대금 연주에 빠져든다. 이어 명창이 전라도 광주에 왔으니 빠질 수 없는 노래라며 ‘호남가’를 한 곡조 뽑는다. 앉아서 호남을 유람하는 듯하다. ‘춘향가’ 한 대목이 이어졌고, 앙코르 소리와 함께 명창이 ‘쑥대머리’로 화답했다. 마지막에는 호남을 대표하는 ‘진도아리랑’으로 명창과 관람객이 하나가 된다. 명창이 선창하면 마루에 앉은 관람객에게 마이크가 돌아간다. 미리 나눠준 진도아리랑을 한 소절씩 부르거나 직접 작사한 노래로 불러본다.

오는 8월20일부터 새로운 풍류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환벽당과 담양의 식영정, 소쇄원이 연계해 전통 공연과 체험을 하는 ‘풍류 남도 나들이’다. 환벽당에서 전통 무예 체험과 청년 인문 교육 프로그램, 식영정에서 선비 체험과 나의 뿌리를 찾는 보학 교육, 소쇄원에서 풍류 정원 달빛 공연이 펼쳐진다.

환벽당과 이웃한 취가정은 ‘취해서 노래하는 정자’라는 뜻이다. 이 독특한 이름은 꿈에 나온 ‘취시가’에서 유래한다. 정철의 제자인 석주 권필이 임진왜란 때 무고로 죽은 의병장 김덕령이 취시가를 부르는 꿈을 꾸었다. 권필은 “지난날 장군께서 쇠창을 잡으셨더니, 장한 뜻 중도에 꺾이니 천명을 어찌하리오…”라고 화답했다. 김덕령의 후손 김만식이 나중에 권필의 꿈 이야기를 듣고 조상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취가정을 지었다. 아쉽게도 취가정은 지금 복원 공사 중이다.

충효동은 의병장 김덕령의 고향이다. 광주호 호수생태원 입구에 노거수 세 그루가 나란하다. 천연기념물 539호로 지정된 광주 충효동 왕버들군이다. 김덕령이 태어날 때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김덕령나무’라고도 한다. 김덕령은 1596년 이몽학의 난을 진압하려고 출정했다가 난이 평정되어 돌아오던 중, 무고를 당해 한양으로 압송되었다. 결국 혹독한 고문 끝에 29세 나이로 옥사한다. 

왕버들 옆에 충장공 김덕령 충효리비가 있는데, 정조가 김덕령의 이야기를 듣고 윤음(지금의 법령)으로 만들어 세운 비석이다. 김덕령의 안타까운 죽음과 추월산에서 순절한 그의 부인, 금산에서 왜군과 싸우다 먼저 죽은 형 김덕홍 등의 충·효·열을 본받고 이들을 기리기 위해 그의 고향을 충효리라 명한다는 내용이다. 원래 이곳에는 소나무 한 그루, 매화나무 한 그루, 왕버들 다섯 그루[一松一梅五柳]를 심었다는데, 왕버들 세 그루가 살아남았다. 뒤틀린 왕버들의 줄기가 400년이 훨씬 넘은 세월을 그대로 보여주지만, 여전히 건강하고 푸르다. 요즘같이 더운 날이면 왕버들 그늘이 훌륭한 피서지가 된다. 돗자리를 깔고 누워 쉬거나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정겹다.


시원한 휴식처
왕버들군 그늘

충효동 왕버들군 건너편이 광주호 호수생태원이다. 호숫가 생태탐방로는 햇빛을 피해 산책하거나 휴식을 즐기기 좋다. 생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습지대 위로 목재 데크를 설치했다. 메타세쿼이아 길이 아름답고, 호숫가에 40년 된 왕버들 수십 그루가 있다. 광주댐을 건설하고 주변이 호수가 된 후, 충효동 왕버들군의 씨앗이 날아가 자연적으로 싹을 틔웠다. 광주호 호수생태원에서는 둘째 토요일(오후 6시)에 ‘호수음악회’를 연다. 달에 포함된 24절기를 테마로 현대적인 풍류를 선보이는 음악회다.

무등산 자락을 따라 올라가면 신선이 풍류를 즐기기 위해 내려왔을 듯한 정자가 있다. 김덕령의 동생 김덕보가 지은 풍암정이다. 김덕보는 맏형 김덕홍이 금산싸움에서 죽고 작은형 김덕령마저 무고로 목숨을 잃자, 세상을 등지고 무등산 자락에 은거했다. 원효계곡의 커다란 바위 사이로 석축을 쌓고 그 위에 정자를 지었다. 정자 옆에는 커다란 전나무 한 그루가 시립하듯이 있고, 아래로 시원한 물줄기가 거침없이 흐른다. 원효계곡은 여름이면 사람으로 붐빈다. 정자에서 책을 읽거나 바위에 앉아 탁족을 즐기면 한여름 풍류로 더할 나위 없다.

풍암정으로 올라가는 길에 무등산수박마을과 광주 충효동 요지(사적 141호)를 차례로 만난다. 무등산수박마을은 이 일대에서 재배하는 무등산 수박의 산지다. 껍질이 두껍고, 겉에 줄무늬가 없으며, 최대 20kg이 넘을 정도로 큰 수박이다. 8월 말쯤부터 판매한다니 꼭 한 번 맛보자.

선비의 풍류를 직접 체험하는 곳도 있다. 광주 서북쪽 끝에 위치한 월봉서원이다. 조선 선조 때 문신인 고봉 기대승의 위패를 모시고 제를 올리는 곳이다. 체험 프로그램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꼬마철학자상상학교’, 선비의 일상을 체험하는 ‘선비의 하루’, 어른 중심의 ‘살롱 드 월봉’ 등이 있다. 선비의 풍류를 즐기는 프로그램은 ‘선비의 하루’다. 서원이라면 결코 가볍지 않은 분위기에 매서운 규율을 떠올리지만, 월봉서원에서는 편견일 뿐이다. 서원의 사당 공간은 서원에서도 가장 중요시하는 곳이라 웬만하면 개방하지 않는데, 월봉서원은 체험을 위해 숭덕사를 열 정도다.

선비의 하루는 유생복을 입고 숭덕사에 배례하는 것으로 시작해 철학자의 길 산책, 전통 놀이를 즐기는 놀이마당, 족자 체험, 다담 등을 진행한다. 유생복이 어색해도 선비의 모습 그대로다. 발길을 천천히 옮겨 숭덕사에 오르면 사당과 제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뒤 배례를 올린다. 철학자의 길은 월봉서원에서 기대승 묘소까지 이어진다. 솔숲이 아름다워 천천히 걷는 느낌이 제법 좋다. 해설사의 판소리 한 소절이 숲 속을 쩌렁쩌렁 울리는데, 영화의 한 장면처럼 여운이 제법 길다. 월봉서원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마을과 서원이 연계한 축제 ‘월봉유랑’이 펼쳐진다. 음악과 체험, 공연이 어우러지는 다시(茶時)카페도 월봉서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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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코스

환벽당→취가정→광주 충효동 왕버들군→광주호 호수생태원→풍암정
1박2일 코스
첫째 날: 풍암정→무등산분청사기전시실→광주 충효동 왕버들군→취가정→환벽당→광주호 호수생태원→대인야시장(토요일)
둘째 날: 증심사→의재미술관→양림동 근대역사문화마을→월봉서원
관련 웹사이트
· 광주광역시 문화관광포털 http://utour.gwangju.go.kr
· 월봉서원 http://www.wolbong.org
· 무등산수박마을 http://moodeungsan.invil.org
문의 전화
· 광주광역시청 관광진흥과 062-613-3621
· 취가정(무등산자락길잡이협동조합) 062-265-1230
· 월봉서원 062-960-8272
· 광주호 호수생태원 062-613-7891
· 무등산수박마을 062-510-1465
대중교통
(기차)
용산역-광주송정역: KTX 하루 24회(05:20~22:15) 운행, 약 1시간50분 소요.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광주: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100여회(05:30~다음날 02:00) 운행, 약 3시간20분 소요.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광주종합버스터미널 062-360-8114, www.usquare.co.kr
(비행기) 서울-광주: 하루 3회(09:40, 13:00, 17:50) 운항, 약 50분 소요. 김포국제공항 1661-2626, www.airport.co.kr/gimpo 광주공항 1661-2626, www.airport.co.kr/gwangju
자가운전
호남고속도로 창평 IC→광주 방면 우회전→고서교차로 소쇄원 방면 가사문학로 좌회전→지곡리삼거리 우회전, 충효교 지나자마자 우회전→환벽당
숙박
· 별밤게스트하우스: 북구 경양로147번길, 062-531-3779, http://byulbam.kr
· 반디민박(무등산반디마을): 북구 평촌길, 062-266-2287, www.bandivill.net
· 히딩크관광호텔: 동구 서석로10번길, 062-227-8500, http://www.hiddinkhotel.com
· 라마다플라자광주호텔: 서구 상무자유로, 062-717-7000, http://www.ramadagwangju.com
식당
· 엄마손맛집: 애호박찌개, 북구 충효샘길, 062-431-5237
· 동산가든: 닭 코스 요리, 북구 송강로, 062-266-9999
· 박승자도넛: 도넛, 북구 충효샘길, 062-262-1191
· 이화정: 퓨전 한정식, 북구 하서로672번길, 062-574-8220
· 호화정: 추어탕, 광산구 용진로, 062-944-7222
· 절라도: 떡갈비, 담양군 남면 지실길, 061-381-4744
· 수려재: 한정식, 담양군 남면 가사문학로, 061-382-1203
주변 볼거리
무등산국립공원, 증심사, 양림동 근대역사문화마을, 무등산옛길, 의재미술관, 포충사, 대인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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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