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 X-파일>

술판 벌이다 살인 저지른 알코올중독자 구속
술로 사람 죽인 알코올중독자, “제 버릇 개 못 준다더니…”

알코올의존증 치료를 받으면서 알게 된 남성들이 대낮부터 술판을 벌였다가 사람이 죽는 사건이 발생했다. 말다툼으로 시작된 싸움이 살인으로 비화된 것.
대구 서부경찰서는 지난 1일 술을 마시다가 동료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최모(4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12월30일 오후 2시30분께 대구 서구 모 여관에서 A(33)씨 등 3명과 함께 술을 마시다가 A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했다.
이날 함께 술을 마시던 이들은 알코올의존증 치료를 받으면서 알게 된 사이로, 소주 3병을 나눠 마시던 중이었다. 이때 A씨가 최씨에게 “몸도 안 좋은데 병원에 가라”고 말했고, A씨는 최씨를 생각해서 한 말이었지만 최씨는 이 말에 격분, 말다툼을 벌이다 현장에 있던 흉기로 A씨를 찔러 살해했다.


서울대 음대교수, 유부녀와 ‘불륜’
이혼당한 유부녀 아버지, “내 딸을 성노리개로 삼았나”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교수가 유부녀와 내연관계를 유지해온 사실이 발각돼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대학교 측은 “지난해 12월23일 교수징계위원회를 열고 해당 교수에 대해 ‘교수로서의 품위를 지키지 못했다’는 책임을 물어 직위해제 조치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음대 A교수의 은밀한 사생활은 2007년 시작됐다. 국내외 교향악, 발레, 오페라 무대에서 지휘자로 활약하고 있는 A교수는 2007년 2월 국립오페라단원인 소프라노 B씨를 처음 만난 뒤 내연관계를 이어왔다.
B씨에 따르면 A교수는 ‘3월에 있을 연주회 출연을 결정해줘서 식사 대접을 하고 싶다’며 B씨를 불러냈고, 이후 두 사람은 학교 연구실, 펜션, 모텔 등에서 성관계를 갖는 등 내연관계로 발전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가정이 있는 상태에서의 불륜은 오래 가지 못했다. 이들의 불륜 행각은 B씨의 남편에게 먼저 들통이 났다. 결국 B씨는 2008년 12월 남편에게 이혼 당했고, 자녀 양육권마저 빼앗겼다.
이에 B씨는 “A교수가 ‘나도 이혼한 뒤 결혼하겠다’고 해놓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서 지난해 10월20일 서울중앙지법에 A교수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런가 하면 B씨의 아버지는 같은 달 28일 서울대학교 정문 앞에서 A교수의 제명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면서 “A교수가 수년간 딸을 성노리개로 이용해 인생을 망쳤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교수의 입장은 달랐다. B씨가 오히려 적극적으로 다가왔으며 이혼 후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위협하는 바람에 이를 말리기 위해 계속 만났다고 해명한 것. 결국 두 사람의 어긋난 사랑을 둘러싼 진실공방은 법정으로 이어지게 됐다. 

한편, 서울대 징계위원회 측은 “A교수가 사회적으로 민감한 불륜 문제로 물의를 일으켰고, 이로 인해 서울대 교수로서 품위를 유지해야 할 의무를 지키지 못한 것에 중징계를 내렸다”면서도 “현재 당사자 간 소송이 진행 중이고, 남녀 문제에 대해 학교 측이 나서기 조심스럽다. 추후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복직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랑과 집착, 바람과 질투로 인한 사건사고<백태>
아내 내연남 들통… “내 칼을 받아라”

사랑은 집착을 낳고, 순간의 곁눈질은 상대의 무서운 질투를 불러온다. 최근 상대의 바람을 이유로 흉기를 휘두르거나 살인까지 저지르는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
먼저 경기도 수원에서는 부인과 내연관계에 있는 남성에게 장검을 휘두른 남편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지난해 12월31일 부인과 내연관계에 있는 남성을 흉기로 찌른 김모(27)씨를 붙잡아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임을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2월30일 오후 8시5분께 영통구 영통동 자신의 집에 귀가했다. 하지만 당시 그의 집에는 부인 최모(24·여)씨와 최씨와 내연관계에 있던 이모(23)씨가 함께 있었고, 이 모습을 본 김씨는 순간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을 수 없었다.
화장실에 이씨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김씨는 안방에 보관중이던 길이 100cm의 장검을 꺼내들고 화장실로 찾아들어가 숨어있던 이씨의 어깨 부위를 찔렀다. 이 과정에서 이를 말리던 부인 최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팔에 상처를 입혔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 2004년 인터넷을 통해 장검을 구입했고, 이날 자신의 집 현관문에 다른 남성의 인기척이 들리자 순간적으로 화가 나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한편, 김씨는 이씨에게 흉기를 휘두르기는 했지만 이후 피를 보고 놀라 재빨리 지혈을 하고 119에 신고하는 등 신속한 응급처치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경찰은 “순간적인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죄 같다”면서 “현재 김씨는 자신의 죄를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대구에서는 동거녀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30대 남성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7년 전부터 함께 살아온 동거녀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대구 서부경찰서는 지난 4일 동거녀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살인 등)로 이모(3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지난해 7월21일 오전 3시께 대구시 남구 자신의 집에서 동거녀 이모(25)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했다. 이씨의 잔인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동거녀의 시신을 3개월간 창고에 보관하면서 몇 차례 더 훼손하고 지난해 10월이 돼서야 비닐봉지에 넣어 금호강변에 내다버렸다.

안타깝게도 동거녀의 시신은 그로부터 또 두 달이 지난 지난해 12월30일 발견됐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시신의 지문을 채취해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이씨를 찾아 평소 동거녀를 폭행한 점 등을 추궁한 끝에 범행 사실을 자백 받았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7년 전부터 동거한 동거녀가 다른 남자와 만나는 것을 알고 격분해 살해하고, 화풀이로 시신을 훼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PC방서 3천만원짜리 바이올린 분실 ‘허걱’
“게임에 집중하다보니 그만…”

국내 한 바이올린 연주가가 PC방에 3000만원 상당의 수제 바이올린을 두고 나오는 바람에 이를 분실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3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0일 오전 4시45분께 바이올린 연주가 신모(28·여)씨는 중구 남산동 소재 PC방에서 바이올린을 분실했다.

해당 PC방에서 게임을 하던 신씨는 게임을 마친 뒤 바이올린을 컴퓨터 의자 등받이에 올려놓은 사실을 잊고 PC방을 나섰다. 1시간이 지나서야 바이올린을 두고 온 사실을 인지하고 PC방에 다시 가봤지만 바이올린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신씨의 신고를 받고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PC방의 폐쇄회로(CCTV)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20대 남성이 바이올린을 들고 가는 장면을 확인하고 추적에 나섰다.

한편, 서울 A음대를 졸업한 신씨는 현재 모 대학 교향악단 등에서 연주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분실 신고 된 신씨의 바이올린은 이탈리아제로 시가 3000만원대에 이른다.


10대 딸 살해하고 80대 노모 살인미수 왜?
빚더미에 올라앉아 “다 같이 죽자”

고등학생 딸 살해하고 노모에게 둔기 휘두른 뒤 자살 시도
처지 비관 자살 실패… 한 달 동안 도망다니며 노숙자 생활

‘빚 때문에’ 10대 딸을 살해하고 80대 노모까지 둔기로 살해하려 한 40대 남성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해 12월30일 빚더미에 올라앉은 처지를 비관해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김모(4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같은 달 1일 오전 7시께 강남구에 위치한 자신의 아파트에서 자고 있는 딸(17)을 목 졸라 살해하고 어머니 최모(82)씨의 머리를 둔기로 때린 뒤 목을 매 자살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그 길로 집을 나선 김씨는 한 달 동안 도망을 다니다 29일 낮 12시께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검거됐다.

김씨는 집을 나와서도 인근 야산 등지에서 세 번 이상 자살시도를 했지만 결국 모두 수포로 돌아갔고, 시내 식당에서 손님들이 남긴 음식을 먹고 지하철역 등지에서 노숙 생활을 하며 한 달 동안 도피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가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횡령죄로 교도소에 갔다가 2년 전 출소했지만 민사 소송에 걸려 있어 빚이 쌓여 있었다. 엎친데 덮친 격, 최근 일하던 오락실에서 해고당하자 빚더미에 올라앉은 처지를 비관해 가족을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으려 했던 것.
이와 관련 김씨는 “빚 때문에 힘든 데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음식물 쓰레기로 아침 밥상을 차리는 것을 보고 이렇게 살면 뭐하겠느냐는 생각이 들어 홧김에 범행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자신의 둔기에 어머니가 죽은 줄만 알고 있었던 김씨가 검거 직후 모친이 살아있다는 소식에 엉엉 울더라”면서 “주변에서 김씨 가족의 어려운 처지를 알고 조금이라도 도왔다면 이런 끔찍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금 때문에 싸우다가 손님 돈 훔친 택시기사
“지갑 속에 돈이 ‘펑펑’, 이게 다 5억?”

수표 모두 불 태우고 현금 900만원은 통장행
‘훔쳤다 vs 다른 손님이 건넸다’ 진술 엇갈려

택시요금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던 손님의 양복상의 지갑에서 5억 원을 훔친 택시기사가 불구속 입건됐다.
지난 5일 경기도 성남 분당경찰서는 택시요금 문제로 언쟁을 벌이다 손님의 옷을 빼앗아 돈을 훔친 혐의(절도)로 택시기사 A(4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12월23일 새벽 2시20분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B씨를 태운 뒤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B씨의 집 근처에 도착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집에 도착해서도 요금 문제로 말다툼을 벌였다.

이때 택시기사 A씨가 B(51)씨의 양복상의 지갑에 있던 1000만원짜리 수표 49매와 현금 900만원 등 총 4억9900만원을 훔쳤다는 것이 B씨의 주장이다.
하지만 A씨는 B씨가 내린 후 다른 승객이 뒷좌석에서 B씨의 옷을 발견해 자신에게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경찰은 양측 진술이 엇갈려 대질심문과 함께 두 사람에 대한 보강수사를 벌인 뒤 구체적인 혐의와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A씨는 B씨 지갑에서 발견된 돈 가운데 수표는 모두 불에 태웠고, 현금 900만원은 A씨의 통장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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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검찰의 문제는 지금까지 권력자가 검찰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때문에 검찰도 못된 버릇이 들어 이렇게 됐다. 개혁보다 “검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진짜 문제다.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 -이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를 주중대사로 임명했다. 노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할 것 같은가? ▲노 전 대통령은 한중 수교를 이끌었다. 노 대사는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서 한중 문화 교류와 관련된 많은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이 이를 참작해 중국 대사로 임명하는 신선한 인사를 한 것 같다. 이 대통령도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니 노 대사를 임명했을 것이다. -최근 민주당의 내부 구도를 놓고 ‘김어준 상왕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주장은 정국을 강경하게 이끄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대응과 맞물리고 있는데… ▲김어준씨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일정 부류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런데 대중에게 크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진 않는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상왕설’은 너무 과장된 얘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정 대표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충돌했다. ▲내부 의견 충돌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내가 보기엔 김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합의한 것 같진 않다. 합의 후 강성 지지층이 반발해서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합의를 파기하려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그 자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과거에 갈등이 많았고, 최근 민주당에 대해선 “친명과 구 친문이 갈등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건 다 괜히 하는 소리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는데, 당 대표가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가 쉽진 않다. -민주당 일각에선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당 조국 비대위원장은 목표가 정해진 사람이다. 합당이 그 목표 실현에 유리할지 많이 생각할 것이다. 아울러 조 비대위원장으로선 혁신당만으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할 텐데, 상황에 직면하면 합당 여부를 정하지 않겠나? 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