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이 있는 해변 풍경 ④충남 태안군

자그마한 해변에 재미 한가득!

어은돌은 충남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에 자리 잡은 고즈넉한 어촌이다. 자그마한 크기에 마음이 놓이고, 신나는 갯벌 놀이에 가슴이 뛴다. 바다는 아이들에게 후한 인심을 보여주고 소나무는 가족에게 편안함을 안겨준다. 마을 한쪽 끝에는 캠핑장이 있어 주말이면 가족 여행객이 모여든다.

맑은 공기 마시며 가족과 함께 여유로운 캠핑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어은돌 해변

어은돌은 ‘고기가 숨을 돌이 많은 마을’이라는 재미난 뜻이 있는 이름이다. 예전에는 ‘모항과 파도리를 이어주는 들’이라고 해서 ‘이은돌’ ‘여운돌’로도 불렸다. 마을 이름처럼 해변에 크고 작은 갯바위가 많다. 어은돌에는 자그마한 항구와 해변이 있다. 길이 1km 정도인 해변은 긴 활처럼 휘었다. 어은돌을 찾은 날, 해변은 한적했다. 아이들이 조용한 해변을 가로지르며 조개껍데기를 주우러 다녔다. 

한쪽에서는 직접 캔 전복과 조개, 소라를 씻는다. 가득 찬 그릇을 보고 놀라니, 처음 잡아본 것이라며 수줍어했다. 찰랑찰랑 해변에 들어온 물은 밤이면 저 멀리 빠져나간다. 물때가 매일 다르기 때문에 갯벌을 즐기려면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갯벌이 드러나면 아이들은 본격적으로 행동을 개시한다. 진한 회색 개흙에서 조개를 찾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청량감이 넘친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생명의 땅을 누리는 즐거움이 이런 것이지 싶다.

전복, 조개, 소라
잡는 즐거움

가족 여행객이 많은 캠핑장 옆에 소나무로 둘러싸인 어은돌쉼터가 있다. 이곳에 서면 어은돌해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벤치에 앉아 해변 풍경을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다. 어은돌쉼터에서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파도리가 나온다. 해변에서 놀다 지치면 소나무 숲을 걸어도 좋다. 캠핑장 반대편에는 어촌이 형성돼 있다.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아낙들과 소박한 민박, 산처럼 쌓인 어망이 여행자를 반긴다. 


어은돌에서 유유자적 즐긴 뒤에는 안면암으로 향한다. 안면암은 금산사의 말사로 천수만을 바라보는 멋진 풍경이 유명하다. 밀물 때가 되면 두둥실 뜨는 부교와 부상탑을 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찾는다. 썰물 때가 되면 길이 열려 부상탑까지 걸어갈 수 있다. 부상탑에서 안면암을 바라보는 정취도 남다르다. 화려한 암자가 무협지 한 페이지를 보는 듯하다. 물이 찼을 때 부교를 걷는 재미가 있다면, 물이 빠졌을 때는 갯벌에 사는 게와 망둑어의 움직임을 보는 맛이 쏠쏠하다.

다음 목적지는 안면도자연휴양림이다. 안면도는 ‘소나무 섬’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소나무가 많다. 섬 전체 면적의 20% 이상이 소나무로 덮여 있다. 안면송은 고려 때부터 특별 관리 대상이었으며, 궁재와 배를 만드는 데 주로 사용됐다. 안면도에 가면 소나무를 흔히 볼 수 있지만, 그중에서 안면도자연휴양림이 으뜸이다. 

방파제를 따라 들어가면 우뚝 선 등대가 보인다. 등대 주변에서 낚시하는 이들이 많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바다를 본다. 아빠 손잡고 따라온 꼬마 강태공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어은돌은 자연의 품에 안겨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정을 쌓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준다.

휴양림에 들어서면 하늘을 찌를 듯한 소나무가 반갑게 맞는다. 가만히 숨 쉬고 있으면 건강해지는 것 같다. 소나무를 비롯해 주요 식물과 나무, 곤충 표본을 모아놓은 산림전시관이 있고 작은 고개를 넘으면 산자락에 폭 파묻힌 숲속의집이 나타난다. 숲속의집은 휴양림에 마련된 숙소로, 인기가 많아 예약이 쉽지 않다. 

조용한 분위기
휴양지로 제격

숲속의집에 묵지 못한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안면도수목원이 조성되어 소나무, 서어나무, 먹넌출, 층층나무 등 다양한 나무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목원은 한국 전통 정원의 멋이 그대로 드러난 아산정원을 비롯해 여러 테마 정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망대에 오르면 꽃지 해변과 안면도의 산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다. 수목원에서 주목할 곳은 양치식물 전문 온실이다. 전국에서 유일한 양치류 전문 온실로 고사리와 석송 등 다양한 양치식물을 살펴볼 수 있다.

안면도자연휴양림에서 차로 5분 거리에 꽃지해수욕장이 있다. 해안선 길이가 5km에 달하는 꽃지 해변은 날마다 해가 질 때 자연의 공연을 시작한다. 하늘을 빨갛게 물들이는 일몰은 그 자체로 훌륭한 작품이다.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의 슬픈 전설이 붉게 물든 하늘을 더 애절하게 만든다.


자연뿐만 아니라 문학의 향기를 느끼는 곳도 있다. ‘귀천’으로 잘 알려진 천상병 시인의 옛집이다. 대야도 입구에 자리한 천상병 시인 옛집은 원래 의정부 수락산 자락에 있었다. 개발 때문에 시인의 집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시인과 가깝게 지내던 안면도 출신 모종인 씨가 이곳으로 이전·복원했다. 천상병 시인과 그의 문학 세계를 돌아보는 공간이다.

올해 초 문을 연 안면도미로공원도 들러볼 만하다. 30개국 500여 개 미로를 디자인한 아드리안 피셔가 제주도 김녕미로공원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디자인한 곳이다. 서양측백나무 일종으로 잎이 조밀하고 아름다운 에메랄드그린과 에메랄드골드를 심어놓아 길을 헤매는 재미와 나무의 싱그러움을 만끽할 수 있다. 

입을 행복하게 해주는 태안의 맛을 빠뜨리면 서운하다. 알이 꽉 찬 꽃게로 담근 간장게장과 김치를 넣고 끓이는 게국지는 태안의 대표 메뉴다. 게국지는 과거 집에서 먹던 음식을 메뉴로 만들어 묵은 김치의 얼큰한 맛과 게에서 우러나는 바다의 향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게국지 한 숟가락을 입에 넣으면, 어은돌에서 시작해 아름다운 곳을 구석구석 돌아본 태안 여행이 비로소 완성된다.

------------------------여행 정보------------------------
당일 코스

· 어은돌→안면암→안면도자연휴양림→꽃지 해변
· 어은돌→천리포수목원→신두리해안사구→두웅습지

1박 2일 코스
· 첫째 날: 어은돌→천리포수목원→신두리해안사구→두웅습지
· 둘째 날: 안면암→안면도자연휴양림→꽃지 해변→안면도미로공원→천상병 시인 옛집

관련 웹사이트
· 태안군 문화관광 http://travel.taean.go.kr
· 안면암 http://www.anmyeonam.org
· 안면암 물때 http://www.badatime.com/357-1.html
· 안면도자연휴양림 http://www.anmyonhuyang.go.kr
· 안면도미로공원(바람아래관광농원) http://www.underwind.co.kr

문의 전화
· 태안군청 관광진흥과 041-670-2772
· 안면도미로공원(바람아래관광농원) 041-673-4101
· 안면암 041-673-2333
· 안면도자연휴양림 041-674-5019

대중교통(버스)
· 서울-태안: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10회(07:10~ 20:10) 운행, 약 2시간 10분 소요. 태안공용버스터미널에서 소원행 버스 이용, 모항4리 정류장에서 하차. 약 1시간 소요.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태안공용버스터미널 1688-2110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 서산 IC→서산·태안 방면→32번 지방도→운산교차로에서 서산 방면 좌회전→평천교차로에서 원북·태안 방면→어은돌

숙박
· 송도오션리조트해양펜션: 소원면 모항항길, 041-672-7000
· 천리포수목원 에코힐링센터: 소원면 천리포1길, 041-672-9982
· 어은돌오토캠핑장: 소원면 파도리, 041-675-9340
· 바람아래펜션: 고남면 대야로, 041-673-4101

식당
·일송꽃게장: 게국지·간장게장, 안면읍 안면대로, 041-674-0777
·안흥식당: 우럭젓국, 태안읍 시장3길, 041-673-8584
·토담집: 간장게장, 안면읍 동백로, 041-674-4561

주변 볼거리
신두리해안사구, 두웅습지, 천리포수목원, 모항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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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