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리언이 뽑은 2010년 사자성어

‘명박상득(命薄相得)’,“명이 짧으면 서로에게 이익이 된다”


트위터리언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해 눈길을 끈다. 앞서 지난 12월19일 <교수신문>은 212명의 의견을 수렴해 41%의 지지를 얻은 ‘장두노미(藏頭露尾)’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했다. ‘장두노미’는 ‘머리는 숨겼지만 꼬리는 숨기지 못하고 드러낸 모습’을 가리키는 말로 ‘진실을 숨기려고 하지만 거짓의 실마리는 이미 드러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트위터리언들은 ‘장두노미’가 너무 어렵다며 트위터 특유의 짧은 문장에 재치를 담아 ‘트위터리언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를 만들어 급속하게 확산시켰다. 간결하고 쉬우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트위터리언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를 살펴봤다.

교수들이 뽑은 ‘장두노미’에 트위터리언 ‘제안’
‘명박상득’ ‘만사형통’ ‘도둑노미’ 등 재치 만점

<교수신문>은 매년 이맘때가 되면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한다. 올해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장두노미(藏頭露尾)’. 이는 ‘머리는 숨겼지만 꼬리는 숨기지 못하고 드러낸 모습’으로, 속으로 감추는 것이 많아 행여 들통날까 전전긍긍하는 태도를 뜻하기도 한다.

‘장두노미’에 이어 갈등과 정세 변화가 심했던 국내외 상황을 표현한 ‘반근착절(盤根錯節, 서린 뿌리와 뒤틀린 마디: 얽히고 설켜 해결하기 어려움)’이 응답자 20%의 지지를 얻어 2위에 올랐고, 골육상쟁의 관계를 상징하는 ‘자두연기’(煮豆燃豆, 콩을 삶는데 콩깍지를 태운다: 형제간의 다툼을 뜻함)가 12%로 3위에 올랐다.

우리도 뽑아보자

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가 언론에 보도되며 화제가 되자 트위터에서 색다른 제안이 등장했다. 한 트위터리언이 “교수님들은 쉬운 것을 아주 어렵게 설명하는 경향이 있다”며 트위터리언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를 제안한 것.

이 제안은 인터넷과 트위터를 통해 급속히 확산됐고, 트위터 특유의 재치가 담긴 스무 개 안팎의 사자성어들이 물망에 오르내렸다.
그 중에서도 트위터리언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사자성어는 다름 아닌 ‘명박상득(命薄相得)’으로 대통령 형제 이름과 동음을 이어붙여 성어로 만들어 눈에 띈다. 이는 ‘명이 짧으면 서로에게 이익이 된다’는 뜻으로, 예산날치기 때 등장했던 ‘형님(이상득) 예산’ 등의 문제를 비꼬아 이르는 말이다.

이어 연평도 포격 사건 당시 보온병을 포탄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던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를 꼬집은 ‘보온상수’가 호응도 2위를 차지했다.
트위터리언들이 꼽은 사자성어 중에는 정부나 여당에 대한 풍자가 담긴 것들이 많았다. ‘전쟁명박(戰爭明博)’은 전쟁을 불사하는 이명박 대통령을 뜻하고, ‘정권의 전횡이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라는 ‘목불인견(目不忍見)’도 트위터리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일어탁수(一魚濁水)’ 역시 이명박 대통령을 비꼬는 말로 ‘고기 한마리가 물을 흐린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 등에서 지적된 저자세 외교와 나라의 국방권을 비판한 사자성어도 두세 개 존재해 관심을 끌었다. ‘구걸외교(求乞外交)’ ‘타주국방(他主國防)’ ‘외주국방(外注國防)’ 등이 그것이다.

‘구걸외교’는 말 그대로 외교를 구걸한다는 뜻으로 저자세 외교를 이르는 말이다. 이어 ‘타주국방’은 자주국방에 반대되는 말로 미국에 의존한다는 뜻을 품고 있으며, ‘외주국방’ 역시 국방도 아웃소싱에 의존한다는 말이다.

‘유딩정권’은 유치원 수준의 정권이라는 뜻으로 트위터리언들의 지지를 얻었고, ‘무슨 일만 터지면 진노만 하는 이명박 대통령을 지칭하는 ‘진노명박(震怒明博)’과 ‘형님’이 나서면 안 되는게 없다’는 뜻으로 올 한해 동안 많은 언론이 제목장사에 활용한 ‘만사형통(萬事兄通)’도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그런가 하면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한자성어 ‘장두노미’에 대적할 만한 사자성어 두 개는 원색적이고 직설적인 표현으로 트위터리언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먼저 ‘도둑노미’는 장두노미의 댓구로 예산날치기로 서민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을 통탄하는 말이고, 이명박 대통령의 장로 직함을 비꼬는 ‘장로노미’에 이어 ‘시팔노미’ 역시 장두노미의 댓구로 때늦은 후회를 하는 국민들의 심정을 원초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일어탁수’와 비슷한 ‘어묵한계(魚墨旱溪)’도 재치있는 표현으로 플러스 점수를 땄다. 물고기의 더러운 먹물 하나가 개천 전체를 마르게 한다는 뜻 외에 ‘시장에서 어묵만 먹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속뜻을 품고 있다.

‘투명단지(投明斷指)’는 지금까지 트위터리언이 뽑은 사자성어와 비교했을때 진지한 면이 없지 않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을 선택한 것과 관련 손가락을 자르고 싶어하는 국민들의 심정을 표현하는 말임과 동시에, 형님과 영부인을 위해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투명한 그릇이 되라는 국민들의 명령이 담긴 말이다.

이 밖에도 ‘불리한 정세가 조성될 때마다 포와 관련된 북풍과 언론플레이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얄팍한 수’를 꼬집은 ‘만사포통’과 동음어지만 ‘만사가 포항출신이면 다 통한다’는 뜻의 ‘만사포통(萬事浦通)’도 트위터리언들의 지지를 얻었다.

‘도둑노미’ ‘장로노미’

한편 단순한 단어와 글자의 조합이지만 뜻만큼은 한번에 알기 쉬운 ‘전쟁그만’과 ‘지금은 곤란하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을 줄여놓은 ‘지곤조기’도 호응이 대단했다.

트위터리언들이 뽑은 사자성어는 정부나 여당에 대한 풍자가 담긴 것들이 많았다. 이는 성난 민심이 그대로 반영된 듯하다. 트위터리언들이 뽑은 사자성어를 접한 네티즌들은 대부분 ‘센스만점’ ‘재치만발’ ‘주옥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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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