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노래방 도우미 봉사료 기습 인상 내막

메뚜기도 한철 “연말연시 주당은 봉?”

술자리는 노래방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직장 동료들 혹은 친구들, 가족을 불문하고 노래방은 술자리의 종착지로 생각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몇 해 전 단란주점의 자리를 노래방이 대신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노래방은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남성들의 유흥지로 급부상했다. 저렴한 가격에 여성도우미와 함께 술과 노래를 즐길 수 있는 이유에서다. 술자리가 잦아지는 연말이 되면 노래방도 특수를 맞는다. 성수기에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지사. 연말 노래방 도우미 봉사료 기습 인상 내막을 취재했다.

강남 노래방 도우미 T.C 3만5천원 담합 ‘인상’ 
지방으로 갈수록 도우미 ‘질펀한 서비스’ 팍팍

요즘은 동네 어느 노래방을 가도 도우미를 부를 수 있다. 심지어 강남 지역에서는 여성 손님에게 남자 도우미를 불러주는 곳도 많이 생겼다.
남성들이 노래방을 찾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여성 도우미를 부르더라도 시간제로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에 저렴하게 느껴지고 주점이나 룸살롱과 달리 굳이 양주를 마시지 않아도 된다. 

연말 특수 맞은 노래방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노래방에서 2~3시간 놀면서 양주까지 마시게 되면 웬만한 룸살롱 비용을 훌쩍 넘길 수 있다. 저렴한 맛에 노래방에 갔다가 수십만원을 지불하고 후회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는 것. 이때 더 억울한 것은 노래방 도우미들의 경우 속된 말로 수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유흥 마니아 최모(39)씨는 “간단히 목이나 축일 겸 노래방에 갔다가 양주를 마시는 바람에 생각보다 돈을 많이 썼다”면서 “남자 둘이서 두 시간 즐겼을 뿐인데 도우미 비용 12만원에 양주 2병에 30만원, 기타 비용까지 합해 50만원 정도가 나왔다”고 말했다.

수질 문제도 강남에 오면 상황이 달라진다. 수질이 뛰어난 지역이 존재하고 노래방 도우미들의 T.C도 천지차이다. 또 노래방 도우미 대부분은 2차를 나가지 않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노래방 도우미를 통해 유흥가에 입문하기도 한다.

최근 노래방 도우미 T.C가 인상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원래 노래방 도우미 T.C는 강남과 강북에 따라 5000원 정도의 차이가 있었다. 강북이 2만5000원, 강남이 3만원이었던 것. 하지만 수개월 전 강북이 5000원을 인상시키자 12월1일을 기해 강남지역도 5000원을 인상했다. 시간당 3만5000이 돼버린 것.

상황이 이렇게 되자 노래방 마니아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3만5000원의 T.C를 지불하면 3시간에 10만원이 넘는 금액이 노래방 도우미 T.C로 나가게 된다. 아직까지 클럽의 봉사료가 1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봉사료 인상은 노래방이 막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노래방 자체적으로 아가씨를 두지 않고 소위 말하는 ‘보도방’에서 공급 받고 있기 때문에 ‘보도방’에서 인상을 결정하면 노래방은 따를 수밖에 없다. 이번 봉사료 인상 역시 강남 지역 보도방들이 연말 특수를 노리고 담합해 가격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손님들의 볼멘소리는 노래방 업주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다. 가격이 인상된 만큼 수질이나 서비스가 달라진다면 이해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불만의 목소리는 노래방 업주를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모 노래방 업주는 “규모가 큰 노래방이 아니고서야 보도방에서 공급받는 것이 훨씬 편하다”면서 “연말이 되면 노래방을 찾는 사람이 증가함과 동시에 도우미를 찾는 손님도 많아져 도우미 없이는 영업이 안 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도우미를 불러줌으로써 노래방에 남는 경제적 이득은 없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손님들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방 노래방도 연말장사에 목숨 걸기는 마찬가지다. 술자리가 잦은 연말일수록 노래방을 찾는 손님들이 많고, 평소에는 노래만 부르던 손님들도 얼큰하게 취기가 오르면 여성 도우미를 찾기 마련이다.

때문에 평소 도우미를 불러주지 않던 노래방들도 연말에는 반짝 특수를 노리기도 한다고. 연말연시를 틈타 매출상승을 노린 노래방 업주들과 돈을 벌기 위한 도우미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술값과 도우미 T.C 인상이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는 것.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지방 노래방 도우미들의 T.C는 2만5000원에서 3만원을 넘지 않는다. 이중 보도방 업주가 수수료 명목으로 5000원에서 1만원 상당을 가져가고 나머지는 도우미가 고스란히 챙긴다.

정작 노래방은 보도방과 손님 사이의 가교 역할만 할 뿐 도우미를 공급하는 대가는 한 푼도 받지 않는다. 때문에 노래방 업주들은 연말 특수를 노리고 술값이나 노래방 이용료를 슬쩍 올린다.

지방 갈수록 더 심하다

그런가 하면 지방으로 갈수록 노래방 도우미들의 서비스(?)가 더욱 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지역 노래방 도우미들이 허용하는 스킨십이 고작 가슴을 만지는 정도라면 지방으로 갈수록 스킨십 농도가 진해지고 나아가 북창동식 룸살롱 서비스를 노래방에서 받을 수 있는 곳까지 존재한다는 것. 

일부 유흥 마니아들에 따르면 전라도 모 지역 노래방 도우미들은 옷을 걸치지 않은 채로 춤과 노래를 하고, 6~7만원의 화대만 추가하면 일명 북창동식 즉석 성관계까지 가능하다.

즉석 성관계의 원조 격인 북창동식 시스템이 지방 노래방까지 바람을 타고 온 것. 여기에 이 같은 지방 노래방의 실태가 소문으로 퍼지면서 이곳 노래방을 방문하기 위한 마니아들의 발걸음도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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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