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부추기는 힐링의 숲을 찾아서 ⑤경기 양평군

숲에서 놀고 쉬고 건강도 지키자!

숲은 몸과 마음을 위로해주고, 차분한 휴식을 선사하는 공간이다. 숲을 만나기만 해도 좋은데, 숲에서 몸과 마음까지 치유하는 곳이 있다. 바로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치유의 숲이다. 경기도 양평에 있는 산음 치유의 숲은 우리나라 최초로 문을 연 치유의 숲으로, 수도권에서 가까워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수도권과 가까워 찾기 쉬운 산음 치유의 숲
비·예약제로 운영되는 숲 치유 프로그램

산음 치유의 숲은 봉미산(856m) 남쪽 자락에 자리한 국립 산음자연휴양림 내에 있다. 봉미산 주변으로 남쪽에 용문산, 서쪽에 유명산과 중미산, 동쪽에 소리산이 있어 산이 깊고 숲이 울창하다. 용문산 때문에 그늘이 생긴다고 ‘산음’이라는 지명이 붙은 만큼 울울한 숲의 규모가 느껴진다. 산음 치유의 숲은 휴양림 매표소와 산림문화휴양관을 지나 왼쪽에 보이는 건강증진센터로 가면 된다. 산음 치유의 숲은 4~11월 예약제와 당일 비예약제로 운영된다. 예약제는 5인 이상 가족이나 단체가 참여할 수 있으며, 참가자 구성에 따라 해오름숲(2030 직장인), 차오름숲(중년 남성과 여성), 정다움숲(가족과 어르신), 나눔의숲(장애인, 청소년, 단체) 등 맞춤형 숲 치유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당일 비예약제는 5인 이상이면 예약 없이 숲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으며, 매일 오전 10시30분과 오후 2시에 진행한다.

오감 체험 등
다채로운 구성

숲 치유 프로그램은 오리엔테이션, 하늘 경보기, 숲 속 오감 체험, 음이온 소리 명상, 맨발 체험, 소원아! 소원아!, 꽃 편지 쓰기 등으로 구성된다. 꽃 편지 쓰기를 제외한 숲 치유 프로그램은 무료다. 숲 치유 프로그램이 어떻기에 많은 사람들이 치유와 힐링을 이야기할까? 참가자들과 함께 숲으로 떠나보자.

치유의 숲과 숲 치유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마치면 치유의 숲으로 이동한다. 먼저 간단한 의식을 하는데, “제가 숲에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하고 숲에게 동의를 구하는 것이다. “숲의 주인은 누구일까요?”라는 산림치유지도사의 질문에 다양한 답이 나온다. ‘나무’ ‘흙’ ‘동식물’에 이어 ‘산림청’이라는 대답에 웃음이 터졌다. 숲과 하나 되기 위한 의식을 치르고 숲으로 들어간다.


가장 먼저 치유의 숲길을 따라 지그재그로 이어진 데크를 천천히 둘러보며 걷는다. 차분히 시선을 던져두고, 여유롭게 호흡하며 걷는 길이다. 구상나무의 향기와 맛을 느끼며 숲 속 오감 체험을 하고, 소나무와 리기다소나무, 잣나무를 구별하는 법도 배운다. 산림치유지도사가 소나무와 리기다소나무, 잣나무 잎의 개수를 쉽게 알 수 있도록 노래와 율동을 보여준다. “소나무 잎은 두 개래요~ 두 개래요~ 두 개래요~ 리기다 잎은 세 개래요~ 세 개래요~ 세 개래요~ 잣나무 잎은 다섯 개래요~ 다섯 개래요~ 다섯 개래요~” 중독성 있는 노래에 율동은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대로 한다. 참가자들은 처음에 개인 율동을 어색해하지만, 금세 노래와 율동에 익숙해진다.

발목과 허리, 팔다리 두드리기, 열까지 세며 호흡하기 등 삼림욕 체조, 뱀과 새의 눈이 되어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기, 소원을 들어주는 바위에서 소원 빌기, 신발과 양말을 벗고 맨발로 숲길 걸어보기 등 숲 치유 프로그램이 차례로 이어진다. 숲 치유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는 음이온 소리 명상, 누워서 하늘 바라보기다. 음이온 소리 명상은 폭포 소리, 산새 소리, 바람 소리가 일렁이는 계곡 가에 자유롭게 앉아 소리에 집중한다. 다양한 소리를 듣기도 하고, 한 가지 소리에 집중해보기도 한다. 음이온이 풍부한 숲과 계곡 주변에 앉아 눈을 감고 있노라면 소리에 자기 모습이 투영되고, 자신에 대한 생각과 반성으로 이어진다.

산음 치유의 숲에서는 매주 토요일, 엄마와 태아가 교감하는 숲 태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산음자연휴양림에서는 휴양림 내 1.5km 숲길을 따라 자연을 만나고, 자연 체험 놀이를 하는 숲 체험이 매일 두 차례(오전 10시, 오후 2시) 진행되고, 나무 목걸이 만들기와 꽃부채 만들기 같은 공예 체험도 할 수 있다.

양평군에서 운영하는 건강한 여행을 소개한다. 헬스투어는 청정 자연에서 전문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몸의 변화를 체험하는 특화 프로그램이다. 혈압, 키, 몸무게,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하고, 건강과 휴식, 회복 프로그램을 통해 측정 지수가 얼마나 개선됐는지 느껴보는 체험 여행이다. 소리산 코스, 물소리길+자전거길 코스, 쉬자파크 코스가 있으며, 힐링을 테마로 한 소리산 코스가 인기다. 당일과 1박2일 일정에 따라 가격과 프로그램이 다르다. 헬스투어센터에서 건강 체크가 끝나면 양평의 가장 북쪽에 자리 잡은 석산1리 마을회관으로 옮겨 점심 식사를 한다. 마을에서 나는 나물을 이용해 곤드레밥과 취나물전, 장아찌 등을 내는 건강한 밥상이다. 점심 식사가 끝나면 마을에서 시작해 산음천과 소리산을 따라 하천 길과 숲길을 걷고, 숯가마 찜질로 건강·휴식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헬스투어에 포함되는 건강·휴식 프로그램은 다양하고 세밀하다. 가이드와 코디네이터가 참여해 지형 요법, 기후요법, 크나이프 요법, 온열요법, 횡와외기욕 등을 진행한다. 힘들거나 피로해지지 않도록 쉬엄쉬엄 걷고, 중간중간 휴식과 퀴즈, 놀이 등이 이어져 남녀노소가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스스로 돌아보는
명상의 시간

서종면 서후리에는 아름다운 숲이 있다. 20여년 전부터 가꾼 서후리숲은 인위적인 풍경이 거의 없다. 낙엽이 쌓여 푹신한 산책로를 따라 잣나무 숲, 자작나무 숲, 단풍나무 숲 등이 이어진다. A코스(1시간)와 B코스(30분)로 나뉘는 서후리숲을 한 바퀴 돌면 들꽃과 나무, 동식물이 펼치는 자연 다큐멘터리를 본 듯하다. 안내소 앞에 잔디밭이 있어 도시락을 먹으며 가족 소풍을 즐겨도 좋다.


양평의 청정한 자연에서 난 재료로 맛보는 로컬 푸드 역시 치유를 선물한다. 산음 치유의 숲과 가까운 용문산관광지에 가면 친환경농업박물관 내 자연요리연구소가 있다. 경봉 스님이 진행하는 연잎밥 만들기와 다도 체험을 추천한다. 백련 잎으로 싼 밥을 무쇠솥에 5분 정도 찌면 건강에 좋은 연잎밥이 완성된다. 정갈한 반찬이 뷔페식으로 제공되는데, 입안에 원재료의 식감과 자연이 그대로 느껴진다.  연잎밥을 찌는 무쇠솥은 중금속 제거, 해독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한다. 경봉 스님이 몸에 좋은 식재료를 선택·구입하는 법, 건강한 음식 만들기 등 귀한 이야기도 전해준다. 점심 식사와 함께 세 가지 반찬을 만들어보는 하루 코스 음식 체험도 진행한다.

양평군에서는 지난해 ‘두메향기 산’ ‘화니핀야생화찻집’ ‘산앤들한정식’ ‘산마늘밥’ ‘용문산가든’ 등 웰빙 산채 음식점 다섯 곳을 선정했다. 양평에서 나는 산나물로 건강한 밥상을 내는 식당이다. 이 중 두메향기 산을 추천한다. 산나물공원으로 조성한 ‘산나물 두메향기’ 내에 있는 레스토랑이다. 곤드레와 곰취, 참취, 방풍, 산마늘 등 공원에서 재배한 산나물로 다양한 음식을 내는데, 직접 담근 장을 사용하며 조미료는 일절 넣지 않는다. 산나물비빔밥은 고추장 대신 산나물을 넣어 볶은 된장에 비벼 먹는데, 풍미가 그만이다. 밀가루 양을 최소로 하고 산나물을 듬뿍 넣은 두메향기부침개의 두툼한 비주얼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식사 후 온실정원 휴, 갤러리 락, 정원처럼 꾸며 놓은 장독대를 구경하고, 산나물이 자라는 산에 조성된 에움길을 걸어도 좋다. 에움길 중 마루길에 올라 만나는 전망대에서는 산나물 두메향기의 전경은 물론, 양평과 가평 일대의 산세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여행 정보------------------------
당일 코스
산음자연휴양림(산음 치유의 숲)→서후리숲→산나물 두메향기

1박 2일 코스
· 첫째 날: 산나물 두메향기→서후리숲→양평군립미술관→산음자연휴양림→숙박
· 둘째 날: 산음자연휴양림(산음 치유의 숲)→친환경농업박물관→쉬자파크

관련 웹사이트
· 양평관광 http://tour.yp21.net
· 산음자연휴양림 http://www.huyang.go.kr
· 헬스투어 http://healthtour.co.kr
· 서후리숲 http://seohuri.com

문의 전화
· 양평군청 관광진흥과 031-770-2068
· 산음 치유의 숲 031-774-7687
· 산음자연휴양림 031-774-8133
· 헬스투어 031-770-1004~5
· 서후리숲 010-2065-2387
· 친환경농업박물관 070-7715-3796

대중교통(기차/전철)  · 청량리역-용문역: 무궁화호 하루 9회(07:05~23:25)운행, 약 40분 소요. 경의중앙선 용문역 하차. 용문버스터미널에서 석산행 버스(2-2, 2-3, 2-5, 2-11번) 이용, 고북 정류장 하차, 산음자연휴양림까지 도보 약 1km.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서울메트로 1577-1234, www.seoulmetro.co.kr  
(버스) · 서울-양평: 동서울터미널에서 하루 24회(06:15~21:30) 운행, 약 50분 소요. 상봉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하루 9회(06:50~20:15) 운행, 약 1시간 소요. 양평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석산행(2-2, 2-3, 2-5, 2-11번) 버스 이용, 고북 정류장 하차, 산음자연휴양림까지 도보 약 1km.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상봉시외버스터미널 02-323-5885
 버스타고 www.bustago.or.kr, 양평시외버스터미널 031-772-2341~3

자가운전
서울춘천고속도로 설악 IC→설악IC교차로에서 홍천 방면 우측→설악면사무소 끼고 86번 군도로 우회전→18km 직진 후 단월·산음자연휴양림 방면 우회전→산음보건진료소 지나 산음자연휴양림 방면으로 우회전→약 2.5km 직진, 아띠울펜션 지나자마자 우회전→산음자연휴양림

숙박
· 산음자연휴양림: 단월면 고북길, 031-774-8133
· 서후리숲: 서종면 거북바위1길, 010-2065-2387
· 중미산자연휴양림: 옥천면 중미산로, 031-771-7166
· 용문산자연휴양림: 양평읍 약수사길, 031-775-4005
· 설매재자연휴양림: 옥천면 용천로, 031-774-6959

식당
· 화니핀야생화찻집: 산채파스타, 옥천면 마유산로, 031-775-6501
· 산마늘밥: 산마늘밥, 양서면 경강로, 031-774-4548
· 광이원: 뽁작장정식, 용문면 용문산로, 031-774-4700

주변 볼거리
양평군립미술관, 민물고기생태학습관, 두물머리, 세미원, 용문사, 지평양조장, 구둔역, 양평레일바이크, 쉬자파크, 양평물소리길, 소나기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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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