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뽕 발바리’ 사건 계기로 본 여성 흥분제 <충격실태>

‘퐁당의 덫’…“오늘밤, 당신을 노린다”

범죄 수법의 과거와 현재가 만났다. 과거 성추행 사건에 자주 등장했던 ‘물뽕’과 최신 아이콘인 ‘스마트폰’을 이용, 여성을 성폭행한 ‘물뽕 발바리’가 검거된 것. 30대 초반의 평범한 최모(32)씨는 미니홈피라는 대형 낚시터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마음에 드는 여성을 낚은 뒤, ‘물뽕’을 먹여 성폭행 하는 수법으로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11명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했다. 사라진 줄만 알았던 ‘퐁당수법’이 아직도 활개를 치고 있는 것. 이에 <일요시사>는 ‘물뽕’과 함께 과거 ‘퐁당의 덫’ 미끼로 사용됐던 ‘최음제’ ‘돼지발정제’ 등에 대해 취재했다. 

스마트폰으로 작업 넘어오면 ‘물뽕’ 먹여 성폭행
‘물뽕’ 외에도 ‘최음제’·‘돼지발정제’ 악용하기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약’을 마시게 됐다면…’ 상상하기조차 무서운 일들이 실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마약인 필로폰이나 강한 성분의 성 흥분제 등을 상대의 술이나 커피에 몰래 타는 이른바 ‘퐁당수법’이 다시 등장한 것.

32세 ‘물뽕’의 달인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3일 안면도 없는 여성들을 스마트폰으로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최모(32)씨를 구속했다.

최씨는 인터넷 미니홈피를 낚시장으로 이용했다. 최씨는 먼저 미니홈피에서 마음에 드는 여성을 물색한 뒤  연락이 끊긴 친구인 것처럼 접근해 휴대전화 번호를 따냈다. 번호를 따내는데 성공한 최씨는 실시간 채팅이 가능한 스마트폰 앱에 상대 여성을 등록한 뒤 대화를 나누다가 여성의 경계심이 풀어질 즈음 직접 만나 범행을 저질렀다.

광고회사 직원인 최씨는 인터넷과 휴대전화로만 연락을 하다가 직접 만나자고 약속을 잡은 뒤 ‘포드머스탱‘ 등 외제차를 몰고 나가 여성들의 환심을 샀다. 약속을 잡을 때 “영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인데 바에 맡겨둔 와인을 마시러 가자”는 멘트도 빠뜨리지 않았다. 영국 유학생과 와인, 외제차는 여성들의 환심을 사기에 충분했고, 최씨는 이를 미끼삼아 여성들에게 술을 먹인 뒤 모텔이나 자신의 승용차로 끌고 가 성폭행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최씨가 피해자를 추행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스마트폰에 저장해 놓기도 했다는 것. 실제 경찰이 그의 휴대전화를 압수했을 때 200명이 넘는 여자와의 통화기록과 함께 동영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그런가 하면 경찰은 “최씨와 함께 온 여성들이 모두 구토를 하거나 정신을 잃은 채 나갔다”는 와인바 종업원의 말에 비췄을때 최씨가 ‘물뽕’이라고 불리는 마약류를 몰래 술에 타 먹여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 뒤 범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피해자 대부분이 술을 마신 뒤 두세 시간 동안 기억이 없다”고 진술한 것도 경찰이 이런 판단을 하는데 일조했다. 
일명 ‘물뽕’이라고 불리는 마약 G00는 성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최음제의 일종으로 ‘데이트 강간 약물’로 불리기도 한다. 무색무취로 음료에 몇 방울만 타서 마셔도 금세 약물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뽕’이 데이트 강간 약물로 악명 높은 이유는 24시간 내에 체내에서 빠져나가 증거 찾기가 힘들고 가해자를 찾는다 하더라도 피해자 일부가 기억을 잃어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힘들다는데 있다.

최씨에게 성폭행 당한 피해 여성 대부분도 술을 마신 뒤 기억이 없다고 진술, ‘물뽕’에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
마약에 대해 무지한 일반인들은 ‘물뽕’이라는 판매책의 이야기만 듣고 물건을 구입하지만 실제로는 물뽕이 아니라 성흥분제나 최음제인 경우가 파다하다.
판매자에게 속아 가짜 물뽕을 구입한 남성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크게 화를 내지 않는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물뽕이나 성흥분제나 어차피 효과는 오십보백보이니 손해 볼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과거 4~5년 전에는 ‘돼지발정제’가 호황을 누렸다. 일부 네티즌들이 여자친구에게 돼지발정제를 먹인 경험담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려대기 시작했고, 이를 시작으로 가축시장과 청계천 일대에서 암암리에 ‘돼지발정제’를 사람을 대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돼지발정제의 효과에 대해 한 번이라도 사용해본 사람들은 물뽕을 능가한다고 평가했다. 마약류로 지정된 물뽕은 정신이 몽롱해지고 기억을 잃는 등 환각작용을 보이지만 돼지발정제는 그야말로 여성을 흥분상태로 끌어올린다는 것. 아무리 요조숙녀일지라도 10분 내로 눈이 게슴츠레해지고 입술이 벌어지며 숨이 가빠진다는 설명이다.

‘물뽕’보다 더한 놈

하지만 전문가들은 돼지발정제를 사람이 먹었을 경우, “생리불순이나 유산의 위험이 있고 과용할 경우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사람을 대상으로 한 돼지발정제와 최음제 등을 판매하는 사이트가 존재한다. 다만 실제 돼지발정제의 부작용이 여러 차례 드러났기 때문에 최근에는 최음제나 수입산 가축용 발정제 등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마약이든 흥분제든 ‘퐁당수법’의 최대 피해자는 여성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여성들은 낯선 남성의 접근을 피해야 하고 클럽이나 나이트 등에서 남성들과 동석 시 음료수나 술은 본인이 개봉해서 마시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다 쉬운 방법으로 뜨거운 밤을 꿈꾸는 남성들이여, 돼지발정제는 제발 돼지한테나 먹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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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