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가보고픈 추억의 가족 여행지 ①경북 예천군

유려한 경관, 350°물돌이 마을로 오세요~

드라마 〈가을동화〉 덕분에 널리 알려진 여행지가 예천의 회룡포다. 1회 첫 장면에 이곳 전경이 나온다. 2009년 가을에는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 팀이 다녀갔다. 〈가을동화〉로 알려진 회룡포의 인기는 〈1박2일〉을 거치며 폭발했다. 그 시절의 아련한 추억이 떠오른다면 오랜만에 회룡포로 걸음을 낼 일이다. 하물며 5월은 두 프로그램이 담지 못한 봄날의 신록이 도드라지는 시기다. 5월1일~14일은 2016 봄 여행주간이라, 가족 여행을 나서기에 제격이다.

내성천이 마을을 감싸며 만든 회룡포
유채꽃 만발한 마을의 입구, 뿅뿅다리

회룡포는 알려진 대로 ‘육지의 섬’이라 불린다. 내성천이 마을을 빙 둘러 흐른다. 전국에 물돌이 마을은 많지만, 굽이도는 각은 단연 회룡포가 으뜸이다. 350°를 돌아 마을을 섬처럼 가둔다. 과거 예천 사람들은 그 물길을 세 번에 건넌다고 ‘시물건네(세 물 건너)’라 불렀다. 물길이 굽이쳐 돌아 나가는 형상은 예나 지금이나 유려하고 장대하다.

회룡포에 처음 방문하면 회룡대와 회룡포마을로 나눠 돌아본다. 회룡대는 비룡산 자락에 있는 전망대다. 장안사 주차장에서 약 400m 거리다. 비룡산은 나지막하지만 숲이 제법 울창하다. 장안사는 신라 시대 운명조사가 지은 천년 고찰로 1980년대에 다시 지었다. 북한 금강군 금강산, 기장군 불광산에 있는 장안사와 더불어 신라의 안녕을 기원하는 전국 3대 사찰이라 전한다. 진위는 불분명하나 산의 정취는 슬며시 그 말에 기대게 만든다.

장안사를 지나 용왕각에서 숨을 고르고 회룡대에 오른다. 길가에 있는 시 몇 수 읽다 보니 금세 회룡대다. 회룡포는 회룡대 아래 전망 데크에서 좀더 또렷이 보인다. 회룡(回龍)은 태백산맥 학가산의 청룡과 소백산맥 주흘산의 황룡이 내성천에서 굽이치며 승천하는 모습을 의미한다. 몇 해 동안 수량이 줄어 아쉽지만 그래도 ‘역시 회룡포’다. 푸른 봄빛이 번져 산과 물이 한층 생기롭다.

회룡대 올라 보는
장대한 물길


뿅뿅다리가 먼발치 물길을 가로지르는 선처럼 보인다. 사람들이 그 위를 점처럼 느리게 오간다. 물길 너머 산세도 시원스럽다. 특히 하트산이 흥미롭다. 두 산이 겹치며 만든 골짜기가 하트 모양이다. 연인이나 예비부부는 이곳에서 영원한 사랑을 기원한다. 하트산 왼쪽의 삼각형 총각산이 먼저 보이면 아들을, 오른쪽의 말발굽 모양이 먼저 보이면 딸을 낳는다는 전설도 있다.

회룡대에서는 봉수대나 원산성으로 이동하는 등산 코스가 있다. 산 너머 삼강주막까지 2~4시간 구간이다. 회룡대에서 용포마을과 제2뿅뿅다리를 지나 회룡포마을로 가는 길은 15~20분 걸린다. 장안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회룡대로 돌아와야 한다. 그래서 보통 회룡대에 올랐다가 회룡포마을 입구의 제1뿅뿅다리까지 차량으로 이동한다. 뿅뿅다리는 1997년에 구멍이 뚫린 철판을 놓아 만들었다. 구멍으로 물이 퐁퐁 올라온다고 퐁퐁다리라 불렀으나, 한 언론 매체가 뿅뿅다리로 소개한 뒤 뿅뿅다리가 되었다. 물이 퐁퐁 올라올 만큼 넘치는 경우는 많지 않아 안전하다.

제1뿅뿅다리 건너 마을 초입은 오토캠핑장이다.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나 편의 시설은 없다. 지난해에는 마을 가장자리 빈 논에 유채를 심었다. 올 4월 중순에 만개해 5월 초까지 꽃을 볼 수 있다. 회룡포마을은 여느 시골 마을과 다르지 않다. 제1뿅뿅다리 건너 마을을 보고, 제2뿅뿅다리 지나 용포마을까지 다녀온다. 마을의 제방 산책로를 걷거나 모래톱에 발을 디뎌도 좋다. 회룡포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삼강주막이 있어 들러볼 만하다. 삼강은 내성천과 금천, 낙동강 물줄기가 합쳐져 다대포까지 흘러간다. 이곳은 영남 교통의 요지였다.

나루터 못지않게 우리나라 마지막 주막인 삼강주막과 주모 유옥년 할머니가 유명하다. 할머니는 60년 넘게 주막을 지키다가 지난 2005년 세상을 떠났고, 예천 삼강주막은 그해 경북민속문화재 134호로 지정됐다. 삼강주막은 주모를 떠올리며 살펴보자. 여느 초가와 달리 방이 2칸인데 문은 7개다. 특히 부엌에는 문이 4개다. 사방의 손님을 쉽게 응대하기 위해서다. 부엌 벽에 빗금 표시도 눈길을 끈다. 글을 모르는 주모의 외상 장부다. 짧고 긴 세로 빗금은 막걸리의 양이고, 가로로 그은 선은 외상을 갚았다는 뜻이다. 누가 외상을 그었는지는 주모만 알았다.

삼강주막 뒤에는 500년 회화나무가 우뚝하다. 북쪽으로 한 그루가 더 있는데, 나루터에서 마을로 들어서는 입구 역할을 했다. 제방이 생기기 전에는 주막에서 삼강이 내려다보였다. 현재는 1934년 대홍수 때 사라진 보부상 숙소 등을 재현했다. 막걸리에 두부, 전 등을 곁들여 옛 정취를 누려보자.

회룡포와 삼강주막을 돌아본 뒤에는 예천읍 북쪽 용문면을 중심으로 일정을 잡는다. 용문면에는 예천을 대표하는 여행지가 몰려 있다. 병암정은 하지원이 주연한 드라마 〈황진이〉로 잘 알려졌다. 병풍을 닮은 절벽 위에 있어 병암정이다. 아래로 석가산이 있는 자그마한 연못을 조성했다. 원래 하천이 지났으나 홍수로 물길이 바뀌어 지금 같은 연못이 됐다. 물가에는 버드나무 고목이 멋스럽게 가지를 뻗어, 영화나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고즈넉하다. 병암정의 현판은 서예가 초정 권창륜이 썼다.

문화재 지정
삼강주막


병암정은 금당실전통마을과 연계해서 돌아봐도 좋다. 양주대감이라 불리던 세도가 이유인이 연결 고리다. 그는 명성황후의 측근으로, 고종과 명성황후를 그리며 병암정을 북향으로 지었다. 또 이궁을 대비해 금당실전통마을에 99칸 저택을 지었으나 지금은 그 터만 남았다.

금당실전통마을은 양주대감의 집터가 아니어도 한 번씩 다녀가는 여행지다. <정감록>에 나오는 십승지지의 하나로, 조선 건국 초에는 수도 후보지였다. 마을은 돌담과 고택이 한 몸처럼 어우러진다. 함양 박씨 3인을 모신 금곡서원, 원주 변씨 변응녕의 사괴당, 숙종 때 도승지 김빈의 반송재 등이 주요 건물이다. 한옥 민박도 가능하다. 생각보다 넓으니 지도를 얻거나 마을 해설사의 도움을 받아 돌아보길 권한다.

초간정은 용문사 가는 길목에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 <대동운부군옥>을 집필한 초간 권문해가 지은 정자다. 계곡의 바위에 걸터앉은 정자가 유유자적을 대변한다. 정자 기둥에 남은 도끼 자국 두 개는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한이 서린 흔적이다. 초간정에 올라도 좋지만, 건너편 송림에서 그윽하게 바라보는 정취가 그만이다. 일정이 허락할 때는 인근 용문사에서 여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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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코스
· 풍경 여행 코스: 회룡대→회룡포마을→삼강주막→병암정
· 마을 여행 코스: 회룡대→회룡포마을→병암정→금당실전통마을
1박 2일 코스
· 첫째 날: 회룡대→회룡포마을→삼강주막→병암정
· 둘째 날: 금당실전통마을→초간정→용문사
관련 웹사이트
· 예천관광(예천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http://tour.ycg.kr
· 예천 회룡포마을 http://dragon.invil.org
· 용문사 http://www.yongmunsa.kr
· 삼강주막마을 http://www.3gang.co.kr
· 예천 금당실전통마을 http://ycgds.kr
문의 전화
· 예천군청 관광정책과 054-650-6902
· 예천 회룡포마을 054-653-6696
· 용문사 054-655-1010
· 삼강주막마을 054-655-3132
· 예천 금당실전통마을 054-655-0225
대중교통(버스)
· 서울-예천(용궁):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9회(06:40~20:30) 운행, 약 2시간20분 소요.
· 서울-예천: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3회(07:00, 12:20, 18:20) 운행, 2시간3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http://www.hticket.co.kr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 예천 IC→보문로 6.19km→통명교차로 안동·회룡포 방면 좌회전→예영로 1.82km→동예천교차로에서 회룡포 방면 우회전→경서로 5.01km→지하차도 진입, 경서로 6.9km→개포교차로 회룡포 방면 우회전→용개로 5.18km→신당교 지나 회룡포 방면 우회전→회룡대길 976m 회룡교 건너 우회전→회룡대길 826m→좌회전 714m 장안사 주차장(회룡대 입구)
숙박
· 파라다이스호텔: 예천읍 효자로, 054-652-1108~9
· 춘우재고택: 용문면 맛질길, 054-655-1717
· 금당실전통마을: 용문면 금당실길, 054-655-0225, http://ycgds.kr
식당
· 용궁순대: 순대, 용궁면 용궁로, 054-655-4554
· 박달식당: 순대, 용궁면 용궁로, 054-652-0522, http://www.박달식당.kr
· 예천축협한우프라자: 한우, 예천읍 충효료, 054)652-9289
주변 볼거리
예천곤충생태체험관, 예천천문우주센터, 예천온천, 예천 천향리 석송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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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