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거리로 나오는 아이들 ‘왜?’

집안의 온기보다 차가운 거리가 좋아 ‘가출중독’

청소년 10명 중 1명은 집으로부터 ‘탈옥’을 꿈꾸고, 실제 ‘가출’을 감행하는 청소년들의 최초 가출 연령은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춥고 배고픈 거리의 생활에서 집안의 온기보다 편안함을 느끼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으며, 가출 청소년의 약 30%는 6개월 이상 장기 가출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청소년 가출이 반복되면서 자칫 가출에 중독되는 청소년들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관계기관의 도움으로 집에 돌아갔다가도 스스로 답답함을 견디지 못해 며칠 사이 다시 거리로 나오는 청소년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가출과 함께 각종 범죄의 유혹에 노출된 우리 아이들이 오늘도 거리에 방치되어 있다.

초·중·고교생 열에 한 명 꼴 가출 충동 경험
가출 청소년 대부분 크고 작은 범죄 휘말리기 일쑤
배고픔·범죄 유혹에도 한 번 가출하면 다시 거리로

고등학교 1학년인 심모(17)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으로 가출을 했다.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 간다고 집을 나선 뒤 무작정 거리를 배회했고, 그날 밤 지구대 경찰의 눈에 띄어 바로 귀가조치 됐다. 하지만 이후 심군은 잦은 가출로 부모를 힘들게 했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일 년에 2차례 많게는 5~6번 가출 하는 일이 잦았고, 중3때 탈선이 본격화 되면서 출석일수를 맞추지 못해 고등학교 진학이 어려울 뻔하기도 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가출 횟수는 줄어들었지만 가출했을 때 배운 음주와 흡연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가출 연령 점점 낮아져

지난달 여성가족부의 발표에 따르면 청소년의 평균 가출 연령은 남학생 13.3세, 여학생 13.8세로 나타났다. 이는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남녀 각각 0.1세, 0.7세 낮아진 수치다.

이번 조사는 여성가족부가는 지난 6월부터 2달간 전국 79개 청소년 쉼터를 이용하는 청소년 533명과 운영요원 268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가출 횟수는 남학생 평균 9.5회, 여학생 평균 5.9회로 확인됐다. 이어 평균 가출기간은 남학생 161.1일, 여학생 182.3일로 집계돼 가출 청소년의 27.2%는 6개월 이상 장기 가출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에게 가출 원인을 묻자, 21.3%가 ‘부모 간의 불화’를 꼽았고, 13.0%는 ‘부모의 폭행’이라고 답했다. ‘부모의 지나친 간섭’이라는 10.3%의 의견도 있어 가정적 요인이 무려 59.8%를 차지했다. 이 밖에 ‘답답함(11.6%)’ 등 개인적 요인은 21.3%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실제 연간 가출 청소년은 얼마나 될까.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초·중고교생 19만4817명을 대상으로 가정 및 학교생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청소년 10명 중 1명은 “가출 충동을 느꼈다”고 답했다.

초등생 9.34%, 중학생 11.66%, 고교생 9.94%가 이 같이 답했지만 이들 중 얼마나 많은 청소년이 가출의 유혹에 넘어갔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경찰은 지난해 2만2000여 명의 청소년이 가출했다고 밝혔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경찰보다 10배나 많은 22만명이 청소년이 가출했다고 보고 있다.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청소년들이 거리에 방치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가출 청소년 대부분은 크고 작은 범죄에 휘말리기 일쑤다. 막연한 자유를 꿈꾸며 집을 나왔지만 갖고 있던 돈이 떨어지고 지낼 곳이 없어지면 범행에 가담하기도 하고, 직접 범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남학생들의 경우, 죄의식 없이 강도나 폭행을 통해 돈을 빼앗고, 여학생들은 너무 쉽게 성매매의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실제 대전 동부경찰서는 지난 3일 대구 동구, 청도, 양산 일대에서 상습적으로 빈집에 침입해 금품을 훔친 혐의로 A(16)군을 구속했다. 또 함께 범행을 저지른 10대 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가출 청소년들로 이전부터 잘 알고 지내던 사이였으며, 가출 이후 돈이 떨어지자 지난달 12일부터 25일까지 동구 신암동, 청도, 양산 일대를 돌며 43회에 걸쳐 빈집에서 347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부산에서는 가출 청소년들이 성인 남성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지난 2일 인터넷 채팅으로 성인 남성들과 성매매를 한 혐의로 이모(16·여)양을 불구속 입건하고, 이양과 성관계를 가진 정모(34)씨 등 4명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지난 8월 초 가출한 이양은 생활비 마련을 위해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 접속해 성인 남성들과 ‘조건만남’을 약속하고 부산진구 부전동 모텔 등지에서 성매매를 일삼았다.
정씨 등 20~30대 남성들은 같은 기간 한 차례에 10만원씩을 지급하고 이양의 성을 매수했으며, 경찰은 채팅 사이트에서 이뤄지는 성매매 흔적을 살피던 중 이양의 채팅기록과 IP주소를 추적해 이들을 검거했다.

가출 청소년들의 범죄행위와 더불어 가출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또 있다. 잦은 가출은 가출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일상화되는 ‘가출중독’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소개된 여성가족부의 조사 발표 내용을 살펴보면 남학생의 평균 가출 횟수는 9.5회, 여학생은 5.9회로 가출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가출을 치기어린 청소년들의 방황쯤으로 치부할 수 없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지난해 청소년 가출카페가 성행하면서 청소년들은 카페를 통해 가출 친구를 구하고, 동거인을 구하는 등 가출은 점점 그룹화 되고 조직화 되고 있다. 집을 나와도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또래와 잠을 잘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생각에 습관성 가출이 계속되고 있는 것.
상황이 이렇게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의 가출을 예방하려는 어른들의 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부모와의 불화와 폭행, 간섭을 피해 집을 나온 가출 청소년들은 어두운 기억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지만 경찰이 할 수 있는 일은 가출 청소년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일 뿐이다.

별다른 교육이나 사회적 보살핌 없이 집으로 돌아간 아이들은 또 다시 안 좋은 환경에 놓이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거리로 나오게 된다.
이와 관련 여성가족부는 “위기 가정을 유형화해 상담 매뉴얼을 개발하고 보급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가출의 근본적 원인인 가정 해체를 막지 못하면 문제는 계속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다.

가출, ‘중독’이 문제

또 현재 운영되고 있는 청소년 상담시설과 쉼터마저 청소년들에게 외면받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정부가 나서서 가정문제에 일일이 개입할 수 없다보니 아이들의 탈선이 계속되고 있고, 그나마 존재하는 쉼터 입소조차 꺼리는 아이들이 많다는 설명이다.

현재 전국에는 일시·단기·중장기 보호시설 등 총 83개 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대부분 시 외곽에 위치해 접근성이 낮다. 또 전화 연결 후 쉼터를 찾아가야 하고, 입소 절차를 밟아야 하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 쉼터에 입소한 청소년 대부분은 ‘자유로운 생활 억압’ ‘답답한 쉼터 규율’ ‘친구와 격리’ 등의 이유로 쉼터 생활에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에 처한 청소년의 심리적 안정을 지원하고 사회적응을 도와야할 쉼터가 오히려 청소년을 압박해 입소를 거부하도록 유도, 가출을 부추기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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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