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2.06 09:01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용산구 소재 라흰갤러리에서 작가 강종길의 개인전 ‘Have you ever seen a swallowtail?’을 준비했다. 강종길은 전시 제목과 같은 질문을 기점으로 제비의 시선과 비행의 궤적을 따라갔다. 소리와 움직임이 교차하는 순간을 회화적 리듬과 시각적 감각으로 포착한 것이다. 제비 다리를 고쳐주고 팔자를 고친 흥보의 이야기를 다룬 ‘흥보가’는 약 18세기부터 판소리 형태로 불렸다. 제비가 흥보에게 보은할 박씨를 물고 날아드는 ‘제비노정기’는 흥보가의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제비노정기는 제비가 중국 강남에서부터 요동, 의주, 그리고 서울과 경기를 두루 거쳐 전라도까지 날아 내려오는 장면을 담았다. 비행하는 제비의 시선을 그린 것이라 색채의 표현이 다채롭고 풍경 묘사 또한 풍성하다. 붙잡기보다 강종길은 제비노정기를 전시의 모티브로 삼았다. 미술평론가 황재민은 “강종길은 어린 시절 국악을 배웠다. 그래서 판소리 서사와 친숙했고 자연스럽게 그것을 작업에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종길은 2021년부터 풍경이라는 소재에 천착했는데 특히 풍경을 풍경 그 자체로 담아내고 싶다는 고민을 담고 있었다. 시각적인 측면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용산구 소재 라흰갤러리서 작가 강종길의 개인전 ‘괄호에 숨표 찍기’를 준비했다. 강종길에게 풍경은 단순히 눈에 들어오는 경치에 그치지 않는다. 찰나의 인상을 강하게 남기면서도 불완전한 것, 딱딱하게 굳어 있기보다는 생동하는 소리와 향기, 촉감과 움직임을 지닌 어떤 덩어리다. 강종길의 개인전 ‘괄호에 숨표 찍기’는 눈앞의 상황이 지닌 부차적인 말단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풍경을 유기적인 형태로 구성하려는 의도로 기획됐다. 괄호와 숨표는 모두 맥락의 흐름에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다. 하지만 부연 설명이나 호흡이 필요할 때 제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기호 강종길은 캔버스에 표현된 기호 사이로 풍경의 조형 요소가 들숨과 날숨을 쉬며 미묘한 에너지를 발산하도록 만든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강종길이 국악의 ‘구음 시나위’를 작업의 조형적인 방법론으로 도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구음은 입을 이용해 특정 선율을 소리내는 것으로 그중에서도 시나위 가락을 구음으로 부르는 구음 시나위는 연주자의 즉흥과 현장서의 호흡을 통해 우연적인 다성의 선율을 진행하게 된다. 강종길은 유동성과 즉흥성을 특징으로 하는 구음 시나위서 입소리와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