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05.03 00:01
일본이 우리나라를 첨단제품 수출 허가신청 면제국가(화이트 리스트)서 제외했다. 우리 정부와 기업은 화이트 리스트 제외 대응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중인데 아직까지 대응방안과 수위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한일군사정보교류협정(GSOMIA) 폐기, WTO 제소로 맞불을 놓는 방안과 대체수입처 확보, 피해 기업 지원 등 국내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동시에 제시되고 있다. 이 같은 조치들은 일정한 한계가 있다. 맞대응 조치는 양국 간 관계를 더욱 악화시켜 대응과 맞대응의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 대일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공급선 다변화는 가격과 품질 문제가 걸림돌이 된다. 일례로 일본이 불화수소 수출을 규제하자 중국과 러시아서 대체품목을 공급받으려 했으나 관련 업계에선 품질 검증이 되지 않아 당장 사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확실한 해결방안으로 대일 의존도가 높은 수입품목을 국산화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것이다. 최근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수출 규제 품목 중 불화수소는 2~3개월 내 국산화가 가능하고, 폴리이미드는 다른 국산 소재로 대체할 수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수출규제 품목인 포토
현 정부 출범 이후 노동환경의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까지는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관계에 대한 개별적 근로관계법 개정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노동조합을 비롯한 노동자단체와 사용자 간의 관계를 규율하는 집단적 노사관계법이 이슈가 될 전망이다. 그 중심에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이 있다. 최근 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비준이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준수 문제와 연계되면서 비준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정부서 마련한 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동관계법 개정안은 실업자·해고자의 노조가입 인정,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규정 삭제, 대학교원·소방공무원·5급 이상 공무원의 노조가입 허용 등이 주요 내용이다. 헌법에 규정된 노동3권이 더 충실히 보장되는 방향이지만 노사 당사자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조합 활동이 활발해지면 사용자가 부담을 느낀다는 점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조합 또한 여러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실업자·해고자는 재직 중인 근로자와 이해관계가 다르다. 노동조합은 조합원 간 이해가 충돌했을 때 어떻게 조
지난 19일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87% 오른 시간당 8590원으로 의결했다. 이의제기 절차가 남아 있지만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진 전례가 없어, 내년도 최저임금은 확정된 것과 다름없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은 최근 2년에 비해 극히 낮을 뿐 아니라, 역대 최저임금 인상률과 견주어봐도 최저 수준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지 못한 것을 사과했다. 이번 정부가 들어선 이후의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한 국민의 의견은 각자의 입장에 따라 갈리고 있다. 한국노총에선 고용노동부에 최저임금 이의제기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반면 소상공인연합회서는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이 30% 올라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대정부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한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상반된 의견이 연일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일견 서로 다른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대통령의 공약임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인상을 최소화한 것은 소규모 자영업자의 어려움에 조금 더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2017년에 135만원가량이었던 월 기준 최저임금은 내년이면 180만원에 육박한다. 사회보험료와 퇴직금을 더하면
다음달 1일 ‘강사법’이라 명명된 개정 고등교육법이 시행된다. 대학서 강의하는 시간강사에게 교원지위를 부여하고 재임용 심사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최소 3년은 보장하도록 하는 등 기존 강사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내용을 담았다. 각 대학에선 강사법 시행을 목전에 두고 법률에 어긋나지 않도록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법률의 취지에 충실한 절차와 방법을 택한 대학이 있는 반면, 다소 편법적인 운영을 하는 곳도 있다. 제도의 미비로 인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필자는 올바른 강사법 안착을 위해 본 지면을 통해 강사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대표적인 문제점 몇 가지를 알리고자 한다. 강사법에선 강사를 공개채용하되 5일 이상 채용공고를 게시하도록 하고 있다. 우선 이 공고 기간이 짧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전국 수백개 대학서 각자 채용공고를 내므로 지원자가 이를 즉시 파악하기 어렵고 제출서류나 작성방법도 제각각이라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일부 대학의 채용공고에는 공개채용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가는 내용도 있다. 자기 대학의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공고를 내거나, 직접 방문이나 우편접수만 가능하다고 명시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이번에는 ‘노동법원’이 생길 수 있을까? 최근 노동법원 설치 논의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와 공무원노조 법원본부(법원노조)가 체결한 단체협약에 ‘노동법원 설립을 위한 공동 노력’ 조항이 신설됐고, 지난달 초에는 노동법원 설립을 위한 국회토론회가 개최됐다. 그 어느 때보다도 노동법원 설치에 대한 관심과 열망이 높다. 노동법원에 대한 논의가 처음 시작된 참여정부 시절로부터 벌써 15년이 흘렀다. 노동법원 설치는 입법 단계서부터 번번이 가로막혔다. 노동법원에 대한 상반된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는 방증이다. 노동법원 설치를 찬성하는 이들은 노동사건과 노동관계법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노동법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편 노동법원 설치에 회의적인 이들은 이미 노동전담재판부가 설치돼있고, 전문법원이 필요할 만큼 노동사건의 수가 많은지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필자는 노사가 서로 대등하지 않은 근로관계의 성격과 노사 양자 간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노동관계법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노동법원 설치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다만 기존 제도와 조화를 이뤄 발전해나가야
우리나라서 공무원 선발은 주로 필기시험과 면접으로 구성되는 대규모 공개채용을 통해 이루어진다. 공무원 공개채용 제도는 직렬별로 동일한 수험과목으로 시험을 치러 합격자를 선발하므로 공정성에 대한 문제가 적다. 수험 과정서 공무원이 보편적으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기는 어렵다. 공무원이 재직 중 연수를 통해 전문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지만, 일과 학습을 병행해야 하므로 한계가 있다. 정부에선 공무원 공개경쟁채용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민간 전문가를 공무원으로 임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를 두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개방형 직위 제도가 있다. 고위공무원단과 ‘과장급 직위’의 20% 이내서 개방형 직위를 지정해 공직 내외부서 해당 직무에 대한 경험이 많고 전문성이 높은 자를 선발, 임용하는 것이다. 5·7급 민간경력자 채용시험을 통해서도 특정 직무에 대한 전문성이 높은 민간경력자를 충원하고 있다. 임기제 공무원이나 전문경력관 채용도 전문 분야의 인재를 확보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법률
필자는 노동운동을 말할 때 축구를 예로 들곤 한다. 축구에는 반칙이 있다. 그리고 반칙에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있다. 상대방에게 공을 넘겨주는 것이 가장 흔하다. 반칙 정도가 심하면 경고를 받거나 퇴장당할 수 있다. 그래도 축구에는 반칙이 있어야 한다. 양 팀 다 반칙을 하지 않고 진행되는 축구는 상상하기 어렵다. 반칙은 축구 경기의 일부이고 필요할 때 활용돼야 한다. 다만 축구의 기본적인 규칙을 넘어서서는 안 된다. 노동운동도 이와 비슷하다. 노동운동은 기본적으로 법률을 준수하면서 행해지지만, 쟁의행위의 경우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속성상 사용자에게 경제적 손해를 입히게 된다. 다만 법률서 정한 절차를 거쳐 시작된 쟁의행위에 대해서는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면해주고 있다. 하지만 모든 노동운동이 시작부터 끝까지 법 테두리 내에서 이뤄지기는 어렵다. 단체교섭의 대상이 아닌 사항으로 쟁의행위를 하거나 근로를 해야 하는 시간에 대정부 투쟁에 나서는 경우 등이 대표적인 위법 사례다. 그러나 노동운동의 정당성을 합법성 여부만으로 따지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기업의 인수·합병 여부는 단체교섭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른바 ‘주 52시간제’로 대표되는 노동시간 단축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최근에도 근로자의 과로사 소식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일 충남 당진우체국서 근무하던 40대 집배원이 자택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과로사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직장 동료들의 증언에 따르면 숨진 집배원은 하루 평균 12시간을 일했다고 한다. 올해 들어 과로사로 추정되는 집배원 사망자가 9명이나 나왔다. 한 신문기사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제를 명시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통과된 이후에도 과로사를 산업재해로 인정해달라는 산재 신청 건수는 100건이 넘는다. 그중 산재로 인정받은 사람은 40여명이다. 전체 근로자 인원에 비해 극히 적은 인원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을 너무 많이 해서 질병이 생기거나 사망하는 사례는 유럽이나 북미 지역에서는 드물다. 과로사에 대응되는 영어 단어도 없었다. 지금은 카로시(karoshi)라는 단어를 쓴다. 이는 과로사를 뜻하는 일본어를 그대로 로마자 표기로 옮긴 것이다. 의학적으로 사망원인에 ‘과로’라고 기재하는 경우는 없다. 과로사인 경우 심근경색, 뇌출혈 등이 사망원인이 된다. 즉 과로사는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