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06.17 12:46
세상이 무너졌다. 온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다고 믿어왔던 딸의 팔목에 수없이 그어진 칼자국을 목격하게 된 순간, 저자는 지금껏 살아왔던 세계가 완전히 전복되는 경험을 한다. 부랴부랴 정신건강의학과에 딸을 데려가 상담 및 진찰을 받은 뒤 내려진 진단은 흔히 ‘조울증’이라 알려진 양극성 장애. 감정이 지나치게 들뜨고 고양되면서 과민·망상·충동·흥분 등의 증세가 나타나는 조증과 우울한 기분이 들면서 불안·무기력·절망·비관 등의 정서가 동반되는 울증이 교차하며 반복되는 병으로, 환자의 25% 이상이 생애 한 번 이상 자살을 시도하고 치료받지 않는다. 그 경우 자살률이 비질환자보다 최대 30배나 높아 양극성 장애는 중증 정신질환이다. 저자는 딸에게 가장 잘 맞는 병원을 찾은 뒤, 보호병동에 딸을 입원시키고, 약물 및 전기충격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을 시도하며, 공공부조를 받을 수 있도록 장애인 등록을 신청하는 등 딸을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다. 각종 연구 및 통계자료와 문헌을 직접 뒤져가며 정신질환의 발생 기관인 뇌의 기능과 작동방식을 공부하고, 환자들이 복용하는 약의 성분을 일일이 확인해 효과를 시험하는 등 정신질환과 관련된 지식과 경험을 하루하루 체득
돈이 떨어질까봐 전전긍긍하는 집안 형편, 고교 시절부터 약물에 빠져 인생 밑바닥까지 떨어진 마약중독자. 이런 흙수저 루저였던 한 남자가 운용 자산 5조달러와 순자산 8000억달러에 자가용 제트기를 소유한 갑부, 1500만 팬을 거느린 인플루언서이자 인생 멘토, 세계 1위 세일즈 트레이너로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자수성가의 대명사이자 베스트셀러 <10배의 법칙> 저자 그랜트 카돈 이야기다.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마약을 끊었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다. 저자에 따르면 비결은 따로 있었다. 끔찍한 습관에 집착하는 대신 성공에 집착한 것, 이것이 비결이었다. 이 책 <집착의 법칙> ‘추천의 말’에서 켈리 최가 인정했듯이 자신을 포함해 성공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성공에 대한 집착”이 비결이란 데 동의한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힘은 자본이나 IQ, 운에서 나온다고 착각하지 마라. 이 힘은 기꺼이 위험을 무릅쓰고 어떤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와 끈기, 집착 마인드셋에서 나온다”며 이것은 ‘불변의 법칙’이라고 언급된다. “뭔가 특별한 제품을 개발하거나,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좋았거나, 물려받은 재산이 있거나, 남들보다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이 세계 프로복싱 8체급을 석권한 살아 있는 전설 에스토마타를 쓰러트린 것은 고작 열여덟살의 소녀 복서 이권숙이 날린 주먹 한 방이었다. 에스토마타의 녹다운을 계기로 이권숙은 복싱의 불모지였던 한국에 복싱 열풍을 불러일으켰고, 대중의 열광에 답하듯 이권숙은 출전하는 경기마다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여기에 아시안게임,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를 휩쓸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어느 날 이권숙은 갑작스러운 은퇴 선언과 함께 홀연히 사라졌다. 다시 비인기종목으로 전락한 복싱을 살리기 위해 협회가 꺼내든 카드는 바로 최고의 스포츠 에이전트 김태영. 그에게 이권숙의 복귀를 성공시키라는 지령과 함께 권숙이 지금 유치원에 있다는 정보가 전달된다. “세상서 가장 끔찍한 것이 복싱”이라며 죽어도 링 위에 서지 않겠다는 권숙에게 태영은 “복싱을 완벽하게 그만둘 수 있게 만들어주겠다”며 완벽한 은퇴 시나리오를 건네는데……. <webmaster@ilyosisa.co.kr>
손유리 변호사는 개업 첫날부터 괴이한 사건을 의뢰받는다. 지수라는 이름의 소녀가 새엄마를 살해한 사건이다. 사건을 조사하면서 예상치 못한 비밀들이 밝혀지고 유리는 일생일대의 선택을 강요받는다. 지수는 천사의 얼굴과 악마의 영혼을 가진 소녀일까? 아니면 그저 살아남으려고 애쓴 생존자일까? 풋내기 변호사의 진심 분투기. <webmaster@ilyosisa.co.kr>
기업의 목적은 이윤 추구다. 기업의 부도덕과 불법을 판단하는 건 사법기관의 몫이다. 투자자는 기업을 볼 때 도덕적 관점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그 관점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기업 총수의 절반은 범법자다. 2021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 명단의 재계 순위 1~20위 기업 중 총수 일가에 법적인 문제가 없었던 기업은 포스코, 농협, KT, 카카오, 미래에셋 등 5개에 불과하다. 그런데 5개사 중 3개사인 포스코, 농협, KT는 법인 자체가 기업 총수다. 포스코의 총수가 ㈜포스코여서 총수에게 문제가 생길 수 없는 구조다. 나머지 2개사인 카카오, 미래에셋은 아직 승계가 진행되지 않은 기업이다. 공식적으로는 2세 미승계를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공식적인 입장일 뿐 2세 승계가 가능한 길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대기업은 거의 대부분 썩었다고 봐야 할까? 정치와 경제가 결탁한 절망적인 상황인 것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어렵다면 다른 질문을 해보자. 과연 부의 대물림은 나쁜 것일까? 누구나 한 번쯤 내 부모가 건물주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상상을 한다. 증여받은 건물로 세를 받으며 조기 은퇴의 삶을 꿈꾸는 것이다. 손님으로 빼곡한 식당을
맹자는 시대의 이단아였다. 그는 왕이 올바르게 행동하지 않는다면 천하를 구하기 위해 백성은 마땅히 혁명을 일으켜 왕을 쫓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왕의 권위에 도전했다가는 추풍낙엽처럼 목숨이 날아가던 시절에 맹자는 거침없이 자신의 주장을 펼치며 천하를 주유했다. 남들은 감히 꿈도 꾸지 못했던 역성혁명론 같은 언행을 구사하면서도 그가 무사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자신의 사상을 직접 체화해 심지어 왕조차 감히 넘볼 수 없는 품격을 보여줬다. 맹자가 유교의 원조인 공자의 철학을 이어받았지만, 오히려 더 추앙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맹자의 가르침은 국가나 사회 차원의 문제만 다룬 것이 아니다. 개인의 자기 관리나 대외적 처신, 사회적 사교술까지 많은 부분서 한 차원 높은 통찰력이 담겨있다. 인간의 본성에 관해 깊은 통찰력을 가진 맹자는 어떤 상황서도 두려워하기는커녕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만만했다. 6000만 독자가 따르는 독서회의 리더인 천재작가 판덩이 2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아시아를 지배했던 인재들의 교본인 <맹자>의 내용을 현대인을 위해 풀어 썼다. 저자는 맹자의 저력을 일관성 있게 밀어붙이는 추진력이라고 봤다. 그리고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
평범하고 싶지만 평범할 수 없고, 낡은 운동화로 느리게 걸어야 하는 중학생 현정인. 정인은 폐지를 주우며 생계를 이어가는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다. 그는 자신의 삶이 마치 응달에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햇볕이 한아름 드는 운동장과는 달리 버려진 것들이 쉬는 학교 뒤 폐지 수거함이 정인의 아지트다. 어느 날 정인은 아지트서 검은 고양이 한 마리와 마주친다. 그런데 이 검은 고양이는 보통 고양이가 아니다. 인간의 모습으로 변한 고양이는 자신을 악마 ‘헬렐 벤 샤하르’라고 소개한다. 헬렐은 휴가 중으로, 일주일 간 정인의 옆에 있겠다고 한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휴식이 헬렐의 유일한 목표는 아니다. 헬렐이 가지고 있는 주특기는 바로 유혹. 그리고 그가 얻고 싶은 것은 정인의 마음이다. 헬렐은 다른 인간에게 하던 것처럼 그저 욕망을 건드리고 심지에 불을 지피면 소년의 마음을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 소년이 한마디도 지지 않는다는 걸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webmaster@ilyosisa.co.kr>
흩어진 새의 사체들과 함께 발견된 3세 남자아이와 1세 여자아이. 이상한 새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이웃들의 제보로 구출된 그들은 인간의 말을 하지 못하고 새의 날갯짓을 따라 하며 걸을 때도 새처럼 총총거렸다. 남매의 엄마 나토리는 자녀를 집에 방치해 두고 새모이만 준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그로부터 1년 후, 아동 보호시설에 살던 ‘새장 사건’의 피해자 남매는 다시 누군가에게 유괴되어 실종되고 말았다. 국가와 사회, 심지어 혈연에게서도 버림받은 무호적자들이 모인 공동체 ‘유토피아’는 그들만의 국가, 안식처를 꿈꾼다. 살인미수 사건을 추적하는 여형사 리호코는 미궁에 빠질 뻔한 사건의 단서를 쫓다가 ‘유토피아’의 존재를 발견하고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webmaster@ilyosisa.co.kr>
전쟁의 포화가 파리에 점점 가까워지자, 그저 팔짱 끼고 방관할 수가 없었던 폴에밀은 참전을 결심한다. 세상을 지키고 아버지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아버지를 혼자 두지 않겠다고 맹세했음에도, 아버지를 지키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참전은 아버지를 버리는 선택이기도 하다. 아버지는 슬픈 목소리로 묻는다. “왜 꼭 네가 가야 하니?” 아들이 대답한다. “제가 가지 않으면, 결국 아무도 안 가게 되니까요.” 폴에밀은 고달픈 훈련과정을 거친 후 모두가 감탄하는 우수 요원의 지위에 오르지만, 그 역시 사랑이라는 인간적인 약점을 지닌 인간일 뿐이다. <webmaster@ilyosisa.co.kr>
당신을 귀찮게 하는 모든 삶의 문제를 설명한다!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실용적이다. 그리고 몇 가지 분야에 편중된 심리만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자기계발부터 인간관계, 상대방을 설득하는 법, 금융투자 시스템 속에 숨어 있는 심리적 함정, 직장에서 살아남는 법, 행복을 찾는 법까지 다양한 내용을 폭넓게 다룬다. 내면의 방향을 잃은 사람들에게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하며 살면서 직면하는 다양한 문제에 솔직하게 답변해준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연신 고개를 끄덕여가며 자신의 마음은 물론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까지 흥미진진하게 깨닫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복잡한 세상과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자신 있게 이 책을 추천한다. <webmaster@ilyosisa.co.kr>
세계적인 경영 세미나로 손꼽히는 미국 아스펜 연구소의 경영자 세미나는 세미나 시작 3개월 전에 보내 주는 500쪽 넘는 철학 자료를 다 읽어야만 참석할 수 있다. 세미나에 참석한 글로벌 리더들은 일주일 동안 모두 휴대전화를 끄고 플라톤, 마키아벨리, 홉스, 로크, 루소 등 철학 고전을 배운다. 기업 경영에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란 리더들이 철학 공부에 기꺼이 시간을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날 기업 경영의 가장 큰 화두는 ‘혁신’이다. 이를 위해 많은 기업이 직원들에게 ‘상식을 의심하라’고 말하는데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식을 의심하는 태도가 아니라 그냥 넘어가도 좋은 상식과 의심해야 하는 상식을 판별할 줄 아는 안목이다. 이 안목을 길러주는 것이 바로 철학이다. 과거 철학자들이 세상과 인간을 향해 던졌던 질문을 통해서 지금 눈앞에 닥친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는 스마트한 생각의 기술을 배울 수 있다. 불확실한 시대에 불분명한 문제들과 싸워야 하는 것은 현대인의 숙명이다. 더 이상 얄팍한 처세나 임기응변으로는 버틸 수 없다는 뜻이다. 철학을 배워서 얻는 가장 큰 소득은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깊이 있게 통찰하고 해석하는
<얼굴 없는 중개자들>은 먼저 원자재 중개 업체의 시조인 루트비히 제셀슨, 테오도어 바이서, 존 H. 맥밀런 주니어를 소개하면서 현재 세계 3대 원자재 중개 업체인 글렌코어, 비톨, 카길이 탄생하기까지 원자재 중개 업계 흐름을 총 13장에 걸쳐 소개한다. 리비아 ‘아랍의 봄’ 뒤에 있었던 비톨, (알루미늄 확보를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대신 1980년대 자메이카에 자금을 지원해 정권을 바꾼 마크리치앤드코, 러시아 대통령 푸틴의 장기 집권에 숨은 공로자인 군보르에너지 등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누구와 어떻게 거래했는지, 그 거래가 미친 영향에 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취급하는 자원이 다르고, 국적과 언어 그리고 인종이 다른 원자재 중개자는 선악의 기준이 없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오로지 이익만이 기준이다. 그렇기에 자신들의 ‘얼굴’을 철저히 지우고 중개에 임한다. 왜 그럴까? ‘떳떳하지 않은’ 중개일수록 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또 선악에 흔들리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의 내용이 단지 자메이카와 러시아만의 이야기일까? 우리나라 역시 이들의 영향서 자유롭지 않다. 이젠 ‘공급망 위기’ ‘공급 부족’이라는 용어는 너무나도 친
유튜브 채널 <빌딩진영쌤>을 통해 자산을 일군 과정과 노하우를 낱낱이 공개하고 있는 김진영 대표는 익히 알려져 있듯이 20대에 잘못된 투자로 개인회생을 겪었고, 아이를 키우기도 힘든 원룸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사람들을 대하는 자신의 능력을 십분 활용하면서 성공할 수 있는 분야로 부동산업계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꿈은 소박하기 그지없었다. 단지 부모님에게 맡겨둔 아이를 데려와서 온 식구가 함께 살 수 있는 작은 평수의 아파트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5억원이 채 되지 않은 자기자본으로 시작해서 몇 년 만에 자산의 퀀텀 점프가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건물주가 되겠다는 결심과 선택 덕분이었다. 과감하게 결정한 후 신중하면서도 빠르게 실행한 결과 30대부터 파이어족으로 살아가는 데도 지장이 없을 만큼 부를 이뤘다. <webmaster@ilyosisa.co.kr>
호황은 정점을 찍었다. 냉전은 종식됐다. 집에서 비디오로 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다. 일상에서는 정치적 올바름이 싹텄고 TV와 영화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황금기를 맞이했다. 1990년대에 있었던 수많은 사건의 맥락을 들여다보면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당시에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알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그때는 세상이 어지러워지기 시작한 것처럼 보여도 구제가 불능할 만큼은 아니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지만 인간이 통제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기존의 규칙에 결함이 있다고 인식되기 시작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규칙을 따랐다. ‘이제는 까마득하지만 참 좋은 시절’인 이유다. <webmaster@ilyosisa.co.kr>
1917년 겨울 평안도 깊은 산속, 극한의 추위 속에서 굶주림과 싸우며 짐승을 쫓던 사냥꾼이 호랑이의 공격으로부터 일본인 장교를 구하게 된다. 이 만남으로 그들의 삶은 운명처럼 연결되고 반세기에 걸친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냥꾼, 군인, 기생, 깡패, 학생, 사업가, 혁명가… 파란만장한 인생들이 ‘인연’이라는 끈으로 질기게 얽혀 만나고 헤어지고 재회하며 한반도의 역사를 아름답게 수놓는다. <작은 땅의 야수들>은 지난 수십 년간 이어져 왔던 대한민국의 독립 투쟁과 그 격동의 세월 속에 휘말려 살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다양한 등장인물을 통해 인류를 하나로 묶어줄 사랑과 공감, 연민 등의 가치를 일깨운다. 저자는 “단지 지금으로부터 100년쯤 전, 여기서 멀리 떨어진 작은 땅에서 살았던 한국인들에 관한 이야기일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인류 전체의 인간성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썼다”고 말한 바 있다. 김구 선생을 도와 독립운동에 관여했던 외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어린 시절부터 듣고 자란 재미 작가의 첫 장편 데뷔작이 일제강점기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일이다. 폭넓은 서사와 호흡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톨스토이의 작품을 연상케 하는 이
17살 남고생인 ‘나’, 16살 여고생인 ‘너’. 고교생 에세이 대회에서 만나 서로 좋아하게 된 그들은, 화창한 여름날 순수한 한쌍의 소년과 소녀였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가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지금 여기 있는 나는 진짜 내가 아니야. 진짜 나는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그 도시에 살아.” 소년은 어리둥절하지만, 이내 소녀가 들려주는 도시 이야기에 빠져든다. 그 이야기를 따라 소년이 도시의 모습을 상세히 기록해가던 나날, 돌연 소녀가 사라진다. 우연한 사고인지, 무언가의 암시일지 종잡을 수 없어 괴로워하던 소년은 소녀가 남긴 단서를 따라 그 미지의 도시로 향한다. 단 하나의 분명한 현실과 사실을 갈구하는 일이 무의미한 그곳, 인간의 믿음이 끊임없이 시험당하는 그곳에서 과연 ‘나’는 어떤 진실을 발견할 수 있을까. <webmaster@ilyosisa.co.kr>
65세 이상 인구가 18세 이하 인구를 넘어서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한국은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900만 명을 넘으며 전체 인구의 17.5%를 차지했고 2년 후 2025년에는 20%를 돌파하여 본격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 확실시된다. 또한 7년 후인 2030년에는 노령화지수(14세 이하 인구 100명당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 비율)가 일본을 추월할 것이라고 한다(한국 301.6, 일본 293.8). 이 말은 세상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는 나라가 된다는 의미이다. “한국은 다른 나라들이 100여 년에 걸쳐 이룬 성장을 매우 짧은 시간에 이뤄냈다. 적절한 사회보장 시스템, 연금 시스템이 없다. 체계적인 시스템 정비를 해야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2013년 10월11일, <뉴스토마토> 인터뷰).” 인구통계학자이자 미래학자인 브래들리 셔먼이 2013년 미국 은퇴자협회(AARP) 수석 고문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해 진단한 내용이다. 셔먼은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현상을 ‘슈퍼 에이지’로 부르는데 그에 따르면 한국은 슈퍼 에이지를 당장 눈앞에 두고 있다. 인터뷰로부터 10년이 지난 지
사람은 모두 다르게 태어난다. 타고난 재능과 성격도 다르고 가정환경도 다르기에 같은 사회와 문화를 경험하더라도 상호작용은 개별적인 형태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마음속에 공통적으로 자리한 욕망이 있다. 바로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망이다. 다만 ‘괜찮은 사람’에 관한 정의는 각자 다를 것이다. 17세기 철학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이 책을 통해 시대와 사회를 관통해 인간에게 필요한 덕목이 무엇인지, 우리는 어떤 인간이 되어야 하는지에 관해 이야기한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책은 쇼펜하우어가 인생의 동반자로 삼았고, 니체가 인생의 지침서라고 했을 만큼 내로라하는 철학자들에게 영감을 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그에게서 철학자의 따뜻한 위로를 기대한다면 틀렸다. 대신 이 책에는 지쳤거나 무료한 일상에 정신이 번쩍 들 만큼 예리한 조언들이 담겨 있다. 완전한 인간은 과연 존재할까? 훌륭한 재능을 가진 사람은 얼핏 완벽해 보이지만 그 능력으로 사랑받는 동시에 그만큼의 미움도 받기 마련이다.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건 때로는 튀어나온 돌처럼 누군가를 넘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타고난 말솜씨로 농담을 즐기는 사람은 결국 그 농담 때문에 남
대한민국에 살면서 ‘영어’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한 번쯤 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학창 시절 부터 줄곧 따라 다니는 ‘영어’. 이 영어로 받는 스트레스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정규 교육만 받아도 우리 대부분 햇수로만 영어를 거의 10년 이상 공부하게 된다. 정규 교육에서뿐인가. 그동안 학원, 과외 등 영어 공부에 들인 시간과 돈을 생각하면 다들 원어민까지는 아니더라도 준원어민은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자신의 영어 실력은 늘 부족하다고 느낀다. 원어민과 대화할 상황이 되면 머릿속에 있는 단어를 끄집어내 나열하기 바쁘다. 돌아서 생각하면 그야말로 브로큰 잉글리시, 콩글리시를 내뱉었다. 분명히 자신의 영어가 잘못된 것임을 아는데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무엇을 다시 공부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10년을 해도 제자리걸음인 내 영어 실력,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넌 대체 몇 년째 영어 공부를 하고 있는 거니?>에서는 수많은 대한민국의 학습자가 10년 이상 영어를 붙들고 있는데도 왜 여전히 브로큰 잉글리시에 허덕이고 있는지, 그래도 나름 영어 좀 한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원어민은 왜 내 영어에 관해 “어색하다”라
식물을 키우는 즐거움, 땀 흘리는 노동의 즐거움, 내가 키운 채소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즐거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 정화와 신범은 농사를 ‘한번 해 보고’ 싶었다. 여행하며 관련 책을 읽고, 농사 선배들을 만나며 이들은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는 농사, 자연의 흐름에 맞추어 최대한 인위적인 영향을 배제한 농사, 돈이나 화석에너지가 적게 들고 우리 둘의 손으로 해낼 수 있는 농사, 내 밭에서 자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규모의 농사”를 꿈꾸었다. 이런 농사가 곧 삶과 일상이길 바랐다.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2017년 3월1일, 두렵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서울 생활을 접고 300평짜리 밭이 딸린 경기도 양평 전셋집으로 이사했다. <webmast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