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재>’레드모델바’ 김동이 대표의 <여자의 밤을 디자인하는 남자 3>

‘여보’ ‘자기’ 두 여자 사이의 ‘에이스’

전국 20여개 지점을 가지고 있는 국내 최고의 여성전용바인 ‘레드모델바’를 모르는 여성은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현재 레드모델바는 기존의 어두운 밤 문화의 하나였던 ‘호스트바’를 건전하게 바꿔 국내에 정착시킨 유일한 업소로 평가받고 있다. 이곳에 근무하는 ‘꽃미남’들만 전국적으로 무려 2천명에 이르고, 여성들의 건전한 도우미로 정착하는데 성공했으며 매일 밤 수많은 여성손님들에게 생활의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한때 ‘전설의 호빠 선수’로 불리던 김동이 대표의 고군분투가 녹아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삶과 유흥업소의 창업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 <여자의 밤을 디자인하는 남자>를 펴낸다. <일요시사>는 김 대표의 책 발행에 앞서 책 내용을 단독 연재한다.


“호빠 생활 한 달 째…수첩에는 30명의 여자 연락처가”
“그녀들을 부르는 호칭은 거의 똑같았다. 여보, 아니면 자기”



명자씨와의 데이트
명자씨를 만난 다음 날, 숙취에 잠을 깼을 때 삐삐에는 낯선 번호가 하나 찍혀있었다.
“번호가 들어와서 전화 드렸는데 누구시죠?”
“동이씨 맞아요?”
삐삐번호를 알려준 적이 없었는데도 굳이 수소문해서 연락을 했던 걸 보면 분명 명자씨는 나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그녀는 거침없이 데이트를 신청했다.
“우리 지금 만날 수 있어요?”
‘우리’라는 말, 좀 새삼스럽게 들렸다. 오랜 무명 모델 생활을 할 때에만 해도 ‘우리’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는 없었다. 그 누군가가 나에게 ‘우리’라는 말로 서로를 묶어준 일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정도 없었다는 이야기였을 것이다.
호스트빠 선수가 된 이후 첫 데이트. 명자씨를 만나러 가는 택시 안에서 지금의 이 상황을 다시 한 번 정리해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여러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그녀는 혹시 나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걸까? 아니면 그냥 엔조이 상대로?’
‘내 삐삐번호는 어떻게 알았지?’
‘그나저나 오늘 만나서는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중에 내 머리에 번개처럼 스쳤던 사람이 있었다. 바로 ‘백 마담’이었다. 분명 백 마담이 삐삐번호를 알려주었을 것이다. 처음 선수로 일을 하기 시작했을 때 병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야, 너 백 마담한테 잘 보여야 돼. 그렇게만 되면 돈 버는 건 시간문제야!”
머리는 순식간에 돌아가기 시작했다. 명자씨가 나를 사랑하는가, 하지 않는가는 중요한 것이 아닌 듯 싶었다. 우리 둘의 관계에 백 마담의 존재를 끼워 넣자 내가 해야 할 일은 명확했다.
‘그래, 명자씨가 최대한 우리 가게에 자주 오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나에게 마치 ‘미션’처럼 다가왔다. 하지만 명자씨도 만만치 않은 사람이라는 점에서 자칫 잔머리를 썼다가는 소득도 없이 모든 관계가 끝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택시는 어느 덧 약속장소인 영동호텔 앞에 스르륵 멈춰섰다.
그녀의 얼굴은 처음 만난 날보다 더 화사해보였다. 여자에게 나이를 묻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았지만, 워낙 긴장된 탓인지 나도 모르게 헛말이 나오고 말았다.
“호호, 그런 건 알아서 뭐해요. 그냥 동갑이라고 해둬요.”
호빠에서 만난 그녀와 이렇게 밖에서 만난 그녀는 180도 달라보였다. 누가 봐도 그녀는 ‘호빠에서 진탕 놀 여자’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냥 단정한 30대의 여성일 뿐이었다. 어쩌면, 그것이 호스트빠가 존재하는 이유인지도 몰랐다. 겉으로는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 사람들, 하지만 속으로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가는 사람들, 이 둘 사이에 호스트빠는 일종의 완충지대 같은 것은 아닐까.
“우리, 한정식이나 먹을까요?”
사실 한정식은 그때 처음으로 먹어봤다. 가격은 무려 1인당 3만원. 그때 나의 일주일 생활비는 6만원이었다. 단 30분 만에 내 일주일치 생활비가 날아간다고 생각하니, 역시 그녀는 나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는 여자인 듯 싶었다. 밥을 먹는 내내 내가 계산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그녀가 오자고 했으니 그저 계산을 하게 놔두어야 하는지 고민이 될 정도였다. 식사가 끝난 뒤 그녀는 또다시 내일도 시간이 있냐고 물어봤다. ‘남는 게 시간이죠’ 라고 말할 뻔 했지만, 그때부터 나는 이미 ‘전략적 마인드’가 시작되고 있었다. 그녀를 밖에서 만나는 것보다는 가게에서 만나는 것이 훨씬 나을 거란 판단이 들었다.
“아, 제가 일어나는 대로 연락 드릴게요. 어쩌면 모델 촬영 일이 있을지도 몰라서요.”
모델일은, 당연히 거짓말이었다.

은영의 어두운 얼굴
호빠 생활 한 달 째. 나의 수첩에는 무려 30여 명의 여자들의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 아직 완전히 에이스를 굳혔다고 볼 수는 없지만, 분명 남부럽지 않은 지명 손님들을 확보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녀들 모두를 사귀는 것은 아니었고, 특히 ‘애인’이라고 부를 사람은 적었지만, 분명 나의 ‘고객관리 명단’은 다른 선수들하고는 질적인 차이가 있었다.
그녀들을 부르는 호칭은 거의 똑같았다. 여보, 아니면 자기. 이제 그 정도의 말은 완전히 입에 익을 정도가 되었고, 입에 올려도 쑥쓰럽지 않을 정도가 되어버렸다. 거기다가 어쨌든 이론적으로는 그녀들과의 ‘사랑’은 완전히 배제할 수 있었다. 한 달 간의 호빠 생활은 나를 서서히 바꿔놓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 라면으로 배를 채우는 배고픈 연예인 지망생도 아니었고, 간간히 있는 촬영 일에 목숨을 거는 무명 모델도 아니었다.
하지만 고객관리 명단 정도는 그나마 그 세계에서는 ‘순수한 정도’였다. 함께 일했던 어떤 선수의 경우 한꺼번에 11개의 똑같은 다이아반지를 사는 것을 봤다. 자신은 1개를 끼고, 나머지 10개는 자신이 관리하는 여자들에게 각각 나누어준 것이다. 커플링이었던 셈이다. 한명의 남자와 10명의 여자. 그 여자들은 모두 그 선수를 자신의 ‘애인’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커플링을 끼고 있었으니까. 자신 이외에 또 다른 아홉명의 여자들이 자신과 똑같은 반지를 끼고 있으리라는 상상, 아마도 인간인 이상 쉽게 할 수 있는 생각은 아니었으리라.
여자들에게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 모두들 당연히 기분 나빠하는 것을 넘어서 엄청난 싸움이라도 벌어지겠지만, ‘그 대담한 선수’는 별로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 여자들끼리 서로 알 일이 없잖아. 누군가가 고자질할 일도 없고. 하하”
녀석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아직 순진해도 한참 순진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나 자신을 위로하는 것인지도 몰랐다.
앞에 앉아있던 명자씨는 늘 생글생글이었다.
“동이씨, 오늘, 우리 늦게까지 함께 있을까?”
명자씨는 나를 만날 때마다 늘 그런 요구를 했다. 당연히 함께 잠을 자자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나는 이제 섹스에 관한 문제도 적절히 조절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서서히 ‘진짜 선수’가 되어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호빠 생활이 거의 두 달로 접어가는 중에 은영씨와도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간 전화를 걸어 미리 나를 지명한 뒤 호빠로 찾아오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출근을 하자 백 마담이 나에게 이야기했다.
“동이야, 은영씨 왔다. 룸에 혼자 있으니까 빨리 들어가 봐.”
‘어? 보통은 예약을 하고 오는데 오늘은 웬일이지?’
그날따라 그녀의 얼굴은 더욱 창백해 보였다. 내가 옆에 살며시 다다가 앉으며 말했다.
“갑자기, 무슨 일이야? 연락도 없이”
그녀는 별말 없이 술을 따라서 연거푸 원샷을 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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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비화폰’ 통화 내역 추적

‘김건희 비화폰’ 통화 내역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영부인은 통신상 기밀을 요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 그저 ‘대통령의 아내’다. 비화폰이 필요하지도 않고 쓸 일도 없다. 김건희씨는 그 어떤 영부인과는 달랐다. 윤석열정부 초부터 비화폰을 사용하면서 정치권을 포함해 이곳저곳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비화폰은 통화 녹음이 불가능하고 내용도 암호화된다. 정부와 대통령실 경호처·안보 담당 고위 관계자, 군·정보기관에 근무 중인 이들이 주로 사용한다. 민간인에게는 지급되지 않는다. 김건희씨는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비화폰을 사용했다. 지금까지 지켜졌던 관행을 파괴하고 비화폰을 사용하면서 수사기관·정치권 등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수사 개입 정황 확인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씨가 사용했던 비화폰 통신 기록 확보에 나섰다. 정민영 특검보는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지난주 대통령실과 국방부 군 관계자 비화폰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사단장 등 주요 당사자 21명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국군지휘통신사령부 및 대통령경호처로부터 제출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 외압이 의심되는 기간 비화폰 통신 기록을 분석하며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 특검보는 김씨도 비화폰을 사용했느냐는 질문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본인에게 지급된 것”이라고 전했다. 특검팀은 지난 2023년 7∼8월 소위 ‘VIP 격노’ 이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채 상병 사망 사건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에서 제외된 배경에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정점으로 한 수사 외압과 구명 로비가 있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미 윤 전 대통령과 임성근 전 사단장 등 주요 인물의 자택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이들이 당시 보안성이 높은 비화폰을 사용해 연락했던 정황을 포착하고 통신 기록 확보에 추가로 나선 것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일반 휴대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은 기록들은 어느 정도 확인됐는데 중간중간 비화폰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누구와 어떤 시기에 수발신이 이뤄졌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채상병 특검, 윤·김 통신 기록 확보 조태용·김태용 등 “VIP 격노 사실” 앞서 특검팀은 대통령경호처에 비화폰 통신 기록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했고, 경호처 측은 임의제출 형식으로 관련 자료를 특검에 제출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비화폰 기록을 모두 넘겨받아 분석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발단이 됐던 2023년 7월31일 VIP 격노 회의 전후 기간 이들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씨 계좌를 관리했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임 전 사단장 구명을 위해 “내가 VIP(윤 전 대통령)한테 얘기하겠다”고 지인에게 말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로부터 넘겨받아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비화폰 기록을 토대로 김씨가 이 전 대표와 어떤 통화 내용을 주고받았는지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씨의 비화폰 사용에 의문을 제기한다. 윤석열정부 이전엔 대통령 부인이 비화폰을 상시로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경호처 출신 한 정치권 관계자는 “영부인이 비화폰을 쓰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여러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기에 관행적으로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에게 비화폰을 지급한 이유에 대해 경호처는 “비화폰은 국가정보원의 ‘국가정보보안 기본 지침’ 등을 근거로 한 대통령경호처의 내부 규정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며 “김씨에 대해서는 관련 내부 규정에 따라 제공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씨에게 지급된 비화폰은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은 사용할 수 없고 송수신 통화와 문자메시지 발송만 가능하다. 그의 비화폰 기록이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씨의 비화폰 기록에 대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도 압수수색에 나설 수 있어서다. 지난해 7월 김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디올백 수수 사건으로 검찰 출장 조사를 받기 전 김주현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30분 넘게 비화폰으로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전부 맞다” 줄줄이 실토 또,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의혹이 불거졌던 지난해 10월 김 전 수석이 당시 심우정 전 검찰총장과 비화폰으로 2차례 통화하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한 김씨의 비화폰 기록이 추가로 확인되면 파장이 커질 수 있다. 특검팀은 최근 조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7시간가량 조사했다. 조 전 원장은 2023년 7월31일 오전 11시쯤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수사단 수사 결과 보고를 받을 당시 배석한 것으로 알려진 7명 중 한 명이다. 윤 전 대통령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육군 중장·현 국방대학교 총장)에게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해 대통령실 내선전화(02-800-7070)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조 전 원장은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이어 다섯 번째로 윤 전 대통령의 격노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당시 국가안보실 회의 참석자로만 보면 4번째다. 정 특검보는 “해병대수사단이 이첩한 수사 기록의 회수와 관련해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게 확인할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은 해병대수사단이 경북경찰청으로 순직 사건 기록을 이첩한 당일 임 전 비서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과 연락하며 수사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 등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실 관계자들이 대통령실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북경찰청 사이에 다리를 놓아 이첩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한 정황을 파악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16일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파견 근무하던 박모 총경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며 이 전 비서관이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 박 총경은 대통령실과 국수본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23년 8월2일 이모 전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장에게 전화해 유 전 관리관의 연락처를 전달하고 경북청이 연결할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과장도 특검에 출석해 박 총경이 이 전 비서관 이름을 언급하며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비서관은 해병대수사단이 기록을 이첩한 직후 2023년 8월2일 오후 1시21분 이 전 비서관과 통화하고 뒤이어 오후 1시42분 유 전 관리관에게 전화했다. 누구와 통화했나 유 전 관리관은 지난해 6월 국회에서 임 전 비서관으로부터 경북청에서 전화를 걸어올 것이란 말을 들었고, 경북청 관계자와 통화하며 수사 기록 회수를 상의했다고 설명했다. 유 전 관리관은 노모 당시 경북청 수사부장과의 통화에 대해 “경북청에서 ‘아직 사건을 접수하지 않았다. 회수해 갈 것인가’라고 물었고, 판단하기론 ‘항명에 따른 무단 이첩이라 회수하겠다’고 했다”는 말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유 전 관리관과 경북청의 통화 이후 해병대수사단에서 이첩한 수사 기록은 같은 날 오후 7시 20분쯤 국방부검찰단에서 회수했다.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해 8명으로 혐의자가 적시된 해병대 수사 기록은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검토를 거쳐 2명으로 축소돼 경북청에 다시 보내졌다. 특검팀은 수사의 초점을 점차 국방부검찰단의 수사 기록 회수와 국방부조사본부의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 확인으로 옮기고 있다. 정 특검보는 “기록 회수와 재검토 등과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들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면서 “수사 초반에 비해 기록 회수나 (조사본부) 재조사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김진락 전 국방부조사본부 수사단장(육군 대령)의 2023년 8월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에서 자필로 작성한 20여쪽 분량의 수첩을 확보해 국방부의 외압 정황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해 아닌 2023년 초부터 사용 “문제 생기거나 위기 때마다 애용” 국방부조사본부는 2023년 8월9일 이 전 장관의 지시를 받아 해병대수사단 수사 기록 재검토에 들어갔고 닷새 후 임 전 사단장 등 6명을 혐의자로 판단한 중간보고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국방부조사본부는 총 6차례에 걸친 보고서 수정을 거쳐 대대장 2명만 혐의자로 적시한 재검토 결과를 경북청에 재이첩했다. 김씨와 비화폰으로 통화한 인물들은 모두 사건 핵심 관계자들이다. 복수의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은 에 김씨가 윤 전 대통령이나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비화폰으로 김 전 수석과 조 전 원장 등과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에게 비화폰을 제공한 인물은 윤석열정부 초대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다. 김 전 장관은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김씨에게 비화폰을 제공했다고 한다. 김씨가 비화폰을 많이 사용하던 시기는 2023년 초부터다. 특검팀도 2023년 3월부터 김씨가 비화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정황을 포착했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지난해 9월부터 비화폰으로 통화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사 안팎에서는 노 전 사령관과 김씨가 비화폰으로 통화하기 직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연남 역할은? 한 정보사 관계자는 “김씨의 어머니인 최은순씨의 내연남 의혹을 받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이 노상원을 후원하던 사람이라는 풍문은 많이 알려진 얘기”라며 “노상원과 내연남이 서로 아는 사이라는 건 사실이지만 내연남이 노상원에게 돈을 퍼줬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내연남이 노상원과 비화폰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모른다. 적어도 무속과 고민 상담 등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