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판매 ‘발기부전 치료제’ 대해부

비아그라 부작용에 ‘토종’들 “우뚝 섰다”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불리는 ‘비아그라’가 올해로 국내 출시 11주년을 맞이했다. 다이아몬드 모양의 푸른색 알약 ‘비아그라’는 지난 1998년 미국에서 첫 발매됐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발기부전을 관리하고 치료할 수 있는 질병으로 기록함과 동시에 성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변화 등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아그라’의 잦은 부작용 보고로 인해 관련 분야의 연구는 더욱 활기를 띠었다.

현재 국내에서는 비아그라 외에도 ‘엠빅스(SK케미칼)’ ‘자이데나(동아제약)’ ‘시알리스(릴리)’ ‘야일라(종근당)’ ‘레비트라(바이엘)’ 등의 발기부전 치료제가 판매되고 있으며, ‘비아그라’ 도입 초반보다 국내 토종 발기부전 치료제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일요시사>는 ‘비아그라’ 국내 출시 11주년을 계기로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발기부전 치료제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비아그라’ 국내 출시 11주년… 세계적으로 20억정 판매 ‘기염’
‘자이데나’ ‘엠빅스’ 등 토종 발기부전 치료제 속속 등장 ‘눈길’

다이아몬드 모양의 푸른색 알약 ‘비아그라’는 출시 당시 ‘신의 선물’이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던 최초의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다.  ‘비아그라’가 원래 협심증 치료제로 연구 개발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원래 ‘비아그라’는 협심증 치료제로 연구 개발되다가 뜻밖의 부작용을 발견하면서 탄생했다.

비아그라 한국 상륙
벌써 11주년  


임상시험 도중 혈압상승과 발기개선이라는 효과를 발견한 것. 결국 ‘비아그라’는 본래의 개발목적과 다른 용도로 1998년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았고, 이듬해 국내에 출시됐다. 이 푸른색의 알약은 발매 후 전 세계 120여 개국에서 시판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상품으로 등극했고, 논란과 관심 속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99년 국내에 첫 시판된 이후 비아그라는 2009년까지 10년 동안 3043만정이 팔려나갔고, 1998년 첫 시판된 이후 전 세계 판매량은 무려 20억정을 넘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아그라의 성공은 전 세계의 성문화를 바꿔 놓았고, ‘시알리스’ ‘레비트라’ 등의 경쟁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는 등 발기부전 치료제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됐다.

의약품 조사기관 IMS헬스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1999년 21억원에서 2007년 770억원으로 8년 사이 무려 37배 가까이 늘었고, 지난 2009년 시장규모 역시 862억원으로 전년도 780억원에 비해 10.3% 성장했다. 그 중에서도 ‘비아그라’는 11년 동안 판매율 1위를 고스란히 지켜냈다. 지금도 1초에 6명이 복용하고 있는, 가장 많이 처방되는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인 것.

출시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비아그라’가 이같이 사랑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동안 이뤄진 다양한 임상과 연구를 통해 탁월한 효과와 안정성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특히 성인병환자 대상의 여러 임상을 통해 고혈압·당뇨와 같은 만성 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발기부전 환자에게도 뛰어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하지만 부동의 판매율 1위에 빛나는 ‘비아그라’도 피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복용 부작용이 바로 그것. 지난해 초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분석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비아그라가 국내 출시된 1999년 10월 이후 식약청에 보고된 부작용 건수는 모두 1386건에 달했다. 이 중 대부분은 이미 허가사항에 반영된 것들이지만 새롭게 보고된 부작용 사례도 상당수 발견돼 눈길을 끌었다.

보고된 부작용 중에는 안면홍조가 234건으로 가장 많았고, 건수는 많지 않았지만 녹내장(10건), 위암(4건), 음경장애(4건), 배뇨통증(3건), 결핵감염(2건), 간염바이러스 감염(2건), 다뇨증(2건)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결국 식약청은 이런 부작용들이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판단, 허가사항에 반영하도록 판매사에 지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비아그라’가 국내 판매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국내에서도 ‘토종 발기부전 신약’들이 개발되면서 시장점유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현재 시판 중인 발기부전 치료제 가운데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제품은 한국릴리의 ‘시알리스’와 동아제약의 ‘자이데나’ 등이 있다.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태동기에 ‘비아그라’ ‘시알리스’ 등 외국 제품이 득세를 이뤘지만 현재 동아제약의 ‘자이데나’가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동아제약의 ‘자이데나’는 ‘비아그라’와 비슷한 시기에 들어온 한국릴리의 ‘시알리스’를 누르고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 2위를 차지하는 등 ‘비아그라와’ 격차를 줄였었다.

하지만 최근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에 의하면 한국릴리의 시알리스는 2010년 2분기에 31.2%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해 2009년 2분기까지만 해도 15.3% 차이가 났던 화이자제약의 ‘비아그라’와 격차를 7.8%로 좁혔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시알리스가 유일하게 큰 폭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들은 그 이유에 대해 2009년 상반기에 국내에 소개된 시알리스 5mg의 안정된 시장 장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릴리 ‘시알리스’ 성장세
동아제약도 바짝 추적

시알리스 5mg은 하루 한 알 매일 복용하는 유일한 발기부전 치료제로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자연스럽고 여유로운 성생활을 즐길 수 있어 발기부전을 겪기 전의 삶으로 돌아간 것 같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시알리스의 점유율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스러운 성생활과 잦은 성관계를 추구하는 유럽과 남미 등 27개국에서는 시알리스 시장점유율이 이미 비아그라를 앞섰고, 특히 프랑스는 시알리스의 시장점유율이 약 62%를 차지했다.

그런가 하면 올해 2분기 비아그라의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지난 1분기 39.8%에서 39%로 소폭 하락했으며,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동아제약의 ‘자이데나’는 지난 분기 대비 0.6% 성장한 20.5%를 기록, 평판을 이어가고 있다. ‘자이데나’는 보건복지부 중점연구과제의 지원을 받아 국산신약개발에 착수해 9년 만에 국내 최초, 세계 4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발기부전 치료제다.

특히 ‘자이데나’는 1일 1회 투여가 가능한 약동학적 특성을 갖고 있어 매일 복용해야 하는 발기부전 질환과 같은 치료에 경쟁력이 있다. ‘자이데나’는 발매 1년만에 매출액이 10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 2008년에는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약 24.8%의 점유율로 ‘시알리스’를 누르고 시장 2위에 오르는 등 부동의 판매율 1위 ‘비아그라’와의 격차를 줄이기도 했다.

이밖에 SK케미칼의 ‘엠빅스’와 바이엘헬스케어의 ‘레비트라’는 각각 3.5%, 3.1%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자이데나’ 외에도 국내 제약회사에서 판매되고 있는 발기부전 치료제는 종근당의 ‘야일라’와 지난 2007년 선보인 SK케미칼의 ‘엠빅스’가 있다. 엄밀히 따지면 종근당의 ‘야일라’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발기부전 치료제는 아니다.

다국적 제약업체인 바이엘헬스케어의 발기부전 치료제 ‘레비트라’를 수입, 종근당 제품으로 새롭게 출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근당의 ‘야일라’는 2007년 53억원에서 2008년 38억원, 2009년 28억3000만원으로 매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꾸준한 홍보와 제품 설명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야일라’의 특징은 음식물, 알코올과의 상호작용이 적어서 식사와 음주 후에 제품을 복용해도 강력한 발기효과를 나타낸다는 데 있다.

제품 선택폭 넓어져 ‘고개 숙인 남성’들 침실에서 큰소리 ‘뻥뻥’
중외제약도 내년 초 쯤 발기부전 치료제 ‘아바나필’ 내놓을 듯 


또 발기 강직도가 강력해 성관계 시 여성 파트너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근당 측은 “야일라를 처방받은 환자들은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야일라는 성행위 25~60분 전에 복용하는 것이 좋고, 복용 후 최소 4~5시간 후에도 성관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 마지막으로 발을 들여놓은 SK케미칼의 ‘엠빅스’ 역시 지지부진한 매출 성적을 만회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2007년 ‘엠빅스’를 처음으로 선보인 이후, 2009년 3월 발기부전 치료제 ‘엠빅스 100mg’의 저용량 제품인 엠빅스 50mg을 출시했고, 최근에는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마라톤’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한 번 출발선에 섰다. 당시 ‘엠빅스’는 절반 용량과 절반 가격을 선언한 엠빅스 50mg의 출시로 세계 1위의 발기력을 자랑하듯 국내 발기부전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여왔다.

사실상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막둥이 격이지만 국제발기력 지수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 엠빅스는 국제발기력 지수에서 30점 만점에 역대 최고 점수인 25.7점을 받아 동아제약 자이데나, 화이자 비아그라, 바이엘 레비트라, 릴리 시알리스를 앞섰다. 두통이 적게 나타나고 색각 장애가 보고되지 않는 등 부작용이 적은 것도 여전히 엠빅스의 장점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 SK케미칼 관계자는 “알코올, 음식물, 고혈압치료제 등과의 상호작용을 밝히는 임상과 함께 당뇨, 고혈압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임상 결과에도 알 수 있듯 효과만큼이나 안정성 또한 충분히 입증됐다”고 자평했다. 현재 SK케미칼은 엠빅스의 부상을 위해 다각도로 접근하고 있다. 올해 목표 매출액은 100억원대.

업계에서는 후발주자인 엠빅스가 빠른 시일 내 자리를 잡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지만 SK케미칼은 업계 판도를 뒤흔들 정도의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단기적인 실적에 급급하지 않고 신뢰와 실력을 바탕으로 노력을 경주하다 보면 결국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동아제약의 ‘자이데나’와 SK케미칼의 ‘엠빅스’. 물론 현재로서는 ‘자이데나’가 월등한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두 제품 모두 한국인의 생활패턴에 맞는 적당한 지속시간과 강직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등으로 무장한 국내 토종 발기부전 치료제라는 점에서 이들의 성장에 귀추가 주목된다.

발기부전 치료제
국산 토종이 대세?

한편, 내년 초 쯤에는 발기부전 치료제 국내 신약 3호가 탄생할 전망이다. SK케미칼이 엠빅스를 내놓을 당시 라이벌로 꼽히던 중외제약 개발 발기부전 치료제가 식약청의 승인을 앞두고 있는 이유에서다.

중외제약은 지난 7월 자체 개발 중인 발기부전치료제 ‘아바나필’의 임상 실험 결과를 발표하면서 “8월 중으로 식약청에 안전성·유효성 심사를 신청하고 식약청 시판허가를 획득할 경우 내년 초에는 시장에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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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