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지는’ SC은행 매각설 음모론

보이지 않는 세력이 움직인다

[일요시사 경제팀] 양동주 기자 = 글로벌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외국계 은행들이 유독 국내시장에서 재미를 못보고 있다. 이미 한국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외국계 은행들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남은 두 곳마저도 실적악화로 곤혹을 치루고 있다. SC은행 매각설이 계속 불거지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최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은행)은 계열사를 정리하고 퇴직 신청을 받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듭하고 있다. 관점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서 단계적으로 발을 빼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고 볼 수 있는 사안이다. 효율성 강화를 위한 방편이라는 뜻을 분명히 한 SC은행의 입장과 달리 매각 루머는 좀처럼 잠잠해질 기미가 안 보인다. 그사이 외국계 은행들의 ‘무덤’으로 변한 금융시장에서 SC은행과 여타 국내 은행들의 이름이 함께 오르내리고 있다.

조직개편 속도

SC은행의 국내 금융시장 철수 소문이 부각되는 건 연이은 몸집 줄이기 탓이다. SC은행은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심사를 거쳐 특별퇴직 임직원을 961명으로 확정했다. 이는 9월 말 기준으로 전체 임직원(5300명)의 18% 수준이다.

만 40세 이상,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희망퇴직 형식이었다. 퇴직 임직원은 법정퇴직금 외에 특별퇴직금을 추가로 받고 이 금액은 근속기간에 따라 32∼60개월분을 받는 게 주된 골자다. 15일자로 효력을 발휘한 이번 특별퇴직은 SC그룹의 글로벌 구조조정 계획에 따른 것으로 노사 협의를 거쳐 시행됐다.

SC은행의 인원 감축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몇 년간 SC은행은 특별퇴직 형식으로 인력 감축을 진행해 왔다. 지난 2013년 말 45세 이상, 근속기간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을 시행해 200여명을 감축했고 2011년에는 특별 명예퇴직으로 800여명을 내보냈다. 또한 2018년까지 직원 1만5000명을 감축하겠다는 자구계획을 발표했던 SC그룹은 지난 6월 빌 윈터스 SC그룹 회장이 취임한 뒤 국내 사업 규모를 더 축소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인력 감축 이외에도 몸집 줄이기 작업은 한창 진행 중이다. 지난 1일에는 SC은행이 공식적으로 한국SC금융지주를 흡수 합병했다. 은행이 지주회사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두 회사의 합병으로 SC금융지주는 해산하고 SC은행이 금융지주의 자회사인 한국SC증권을 거느리는 체제로 바뀌었다.

2009년 6월 출범한 SC금융지주는 은행·캐피탈·상호저축은행 등 3개 자회사와 펀드서비스·증권 등 2개의 손자회사를 거느렸다. 그러나 지난해 9월 SC펀드서비스가 은행에 합병되고, 올해 초 저축은행과 캐피탈은 매각됐다.

점포수도 급감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에 따르면 SC은행의 점포수는 2011년 6월 말 382개에서 올 6월 말 259개로 5년 새 123개(32.2%) 줄었다. 영업채널 효율화를 명목으로 대대적인 점포 구조조정에 나선 결과다.
 

SC은행이 인력감축과 점포 통폐합, 계열사 매각 등 수년째 몸집 줄이기 행보를 이어가자 금융권에서는 ‘한국시장 철수설’이 구체화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단 실적 악화가 소문을 키우는 모양새다.

외국계은행 국내지점의 총 당기순이익은 2009년 2조4000억원에서 2013년 9000억원으로 4년 만에 61% 가량 급감했다. 특히 SC은행은 올해 3분기 3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전년동기 176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전반적인 경기 부진으로 기업 여신 부문에서 충당금 적립이 증가한 탓이다.

인력 감축에 계속되는 매각 소문
“철수 가시화” 퍼트린 진원지 파악

앞서 국내 사업을 사실상 접은 HSBC 사례도 철수 가능성을 시사한다. 영국의 대형은행인 HSBC는 지난 2013년 소매금융 업무를 중단하고 10개 지점을 폐쇄했다. 현재 기업금융 부문만 남겨둔 상태다.


다만 SC은행은 국내시장 철수 소문을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영국 본사 역시 마찬가지다. 실제로 지난 8월 이날 진웅섭 금감원장을 만난 빌 윈터스 영국 SC그룹 회장은 SC그룹 입장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이라고 전제한 뒤 “일부 언론에 보도된 한국 철수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명확히 밝힌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C은행이 국내 시중은행에 매각될 것이라는 소문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하나은행-외환은행 통합 이후 대형 시중은행들의 몸집불리기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예상이 조금씩 흘러나오는 분위기 탓이 크다. 

점포수에서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 지난 8월 기준으로 각각 970개, 930개로 국민은행(1150개), 우리은행(1090개)을 뒤쫒고 있다. 추가적인 인수 합병이 이뤄지면 양적 강화의 시너지가 더 커질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지난 2012년 SC은행으로 소매금융을 노린다는 소문이 불거졌던 산업은행의 사례와 비슷하게 이번 경우도 대다수 금융 전문가들은 뜬소문에 불과하다고 일축하는 분위기다. SC은행 점포 대다수는 기존 대형은행사 점포와 지리적으로 상당부분 겹치기 때문에 인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주된 요지다.

이런 상황에서 DGB금융과 연결되는 루머가 신빙성 있다는 견해도 많다. SC은행 인수 후보로 DGB금융이 지목된 이유는 인수 여력을 갖춘 은행으로 DGB금융의 자회사인 대구은행이 꼽혔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은행 민영화 과정에서 BNK금융(부산·경남은행 지주사)과 JB금융(전북은행 지주사)이 각각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집어가는 동안 DGB금융의 행보는 제자리걸음이었다. 

그러나 SC은행 인수 가능성에 이름을 올렸던 DGB금융도 최근 소문 진화에 나서면서 안개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최근에는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이 “SC은행 인수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SC은행과 DGB금융 간 연결고리도 차츰 힘을 잃는 모습이다.

소문의 진상은?

증권업계 관계자는 “4조7000억원에 이르는 SC은행을 대구은행이 가져가기에는 덩치가 너무 크다”며 “압도적인 규모의 선두권업체가 나타나지 않는 한 쉽게 이뤄질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djy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계좌이동제, 그 이후…

은행 자동이체 출금계좌를 인터넷에서 한 번에 변경할 수 있는 계좌이동제가 지난 10월30일 시행된 이래 첫 한 달 동안 주거래은행 변경이 많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금융개혁과 은행 간 경쟁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것에 비하면 아직은 ‘찻잔 속 태풍’이라는 평이다.

금융결제원이 발표한 계좌이동서비스 시행 첫 달 이용현황에 따르면 자동이체 통합관리서비스 홈페이지인 페이인포에 총 48만5000명이 접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자동이체 변경이나 해지 건수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13만5000건의 자동이체가 변경됐고 14만5000건이 해지됐다. 하루 평균 5000건이 변경되고 4000건이 해지된 셈이다. 계좌이동제를 도입하며 ‘800조원 머니무브’ 등의 전망이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내년 2월부터 전국 은행지점 및 각 은행 인터넷뱅킹으로 계좌이동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자동납부뿐만 아니라 적금이나 펀드, 납입금, 월세 등 자동송금에 대해서도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아직 은행 경쟁은 초기 워밍업 단계”라며 “향후 은행 간 명암이 갈리는 추이가 몇 달간 지속되면 이탈하는 고객 확보를 위한 노력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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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