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나는 ‘가을 동네 축제’

오감의 짜릿함 느끼고 알짜쇼핑 즐기고

달력상으로는 이미 가을. 아직도 늦여름 무더위가 가시지 않고 있지만 어김없이 가을은 찾아온다. 이번 가을도 부산과 대구에는 풍성한 동네 축제가 시민들을 찾아간다. 이들 동네 축제는 입, 눈, 코, 귀 등 오감(五感)을 짜릿하게 만든다는 것이 특징이다. 할인 이벤트들 덕분에 불경기로 얇아진 지갑에도 불구, 알짜 쇼핑을 즐길 수도 있다.


부산 다양한 문화축제+쇼핑
부산에서는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부산의 가을엔 갈비면 갈비, 생선이면 생선 모두 다 있다. 다음달 2일부터 5일까지 기장군 철마면 장전천 들녘에서 ‘철마 한우불고기 축제’가 열린다. ‘철마 쇠고기’는 맛있기로 유명하다. 메뚜기 잡기, 허수아비 만들기, 소달구지 타기 등 시골 체험은 덤이다.
‘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를 실컷 먹고 싶다면 다음달 8일부터 12일까지 자갈치시장에서 펼쳐지는 중구 ‘자갈치 축제’를 찾으면 된다. 물론, 다른 회나 건어물들도 할인해 판매한다. 장어·문어 이어달리기, 생선정량 달기, 어린이 낚시체험 등 부대행사 역시 다채롭다.
오는 28일부터 8일간 금정체육공원과 범어사 일원에서는 ‘2008 금어문화축제’가 열린다. 범어사가 그동안 개최해오던 ‘개산대제’가 더욱 규모를 키우면서 이름을 바꿨다. 조형등 설치전, 금어 노래자랑, 야간산행, 사찰음식대전, 금어 소망등불행렬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꾸며진다.
다음달 10일부터 12일까지 동래구 북문광장과 동래문화회관 등지를 무대로 펼쳐지는 ‘동래읍성 역사축제’는 지역의 역사를 테마로 해 성공한 축제. 동래부사 행렬 재현, 동래읍성 성곽 밟기, 동래성 전투 재현, 동래학춤, 동래 야류 공연 등 전통을 생활 속에서 놀이처럼 즐길 수 있다. 중구 동광동 40계단에서 펼쳐지는 ‘40계단 문화축제’(10월24일)는 근대와 현대를 추억하는 행사다.
중구 보수동의 ‘책방골목문화행사’(26일∼28일)는 ‘책’을 테마로 한 축제다. 도서 전시와 각종 문화 예술공연이 2백여m의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와글와글댄다. 다음달 10일부터 12일까지 금정구에서는 선보이는 ‘금정예술제’도 이름처럼 문화와 예술이 가득하다. 금정문화회관에서만 열리던 것을 금정체육공원까지로 장소를 확대해 금정산성 4대문 탁본, 전통 활 만들기, 금어 종 만들기, 사찰음식 시연 및 시식 등 각양각색의 체험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상구 삼락강변공원의 ‘사상강변축제’(27∼29일), 서구 대신동의 구덕골 문화예술제(10월2일∼3일), 남구 백운포 체육공원의 ‘오륙도 축제’(10월10일∼12일)도 문화와 이야기가 넘친다.
축제엔 놀이도 있지만 경제도 있다. 서민들의 빠듯한 형편을 알아 싼값에 좋은 물건을 건지게 하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부산진구 범천동의 2백60여개 금은방들이 여는 ‘골드테마거리축제’가 있다. 22일부터 10월3일 이어지는 이 행사는 일부 품목을 30∼50% 할인하면서 쥬얼리 패션쇼, 작품전시회 등을 한다. 동구 좌천동 가구거리는 다음달 7일부터 10일간 ‘가구 대축제’를 열 예정이다. 비싼 가구를 할인된 가격에 장만할 수 있다.


대구- 백화점식 축제+음악·공연·전시
대구도 풍성한 축제가 시민들을 찾아간다. 다음달 1일부터 7일까지 신천 서편 둔치-대봉교∼중동교 구간에서 열리는 ‘컬러풀 대구페스티벌 2008’은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행사. ‘시민예술가 시대, 신천에서 예술과 놀자’라는 슬로건과 ‘창조도시 대구와 허브축제’라는 목표 아래 시민참여형 축제, 문화브랜드 축제를 지향한다.
주요 프로그램으로 시민프린지 공연잔치, 컬러숲 예술놀이터, 주제공연 ‘대구환타지’ 등의 메인행사를 비롯, 한밤중 불을 밝히는 신천루미아르떼, 신천야외공연예술제, 신천조형예술제, 대학연합록페스티벌 등 부대행사, 해외자매도시 문화교류공연, 컬러풀 가요제, 동춘서커스 공연, 시화전 및 전국백일장, 국군의 날 행사, 세계다문화축제 등 연계된 행사가 다양하다.
다음달 1일부터 11월8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리는 ‘2008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올해로 6회째. 아시아 최대의 음악잔치라 불리는 이 행사는 한국 오페라 60주년을 맞아 주제를 Via Corea, Viva Opera!(한국을 통해, 오페라여 영원히)로 정했다. 특히 올해가 푸치니 탄생 1백50주년이기도 해 푸치니의 걸작 오페라 ‘토스카’를 비롯, 도니제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임준희의 ‘천생연분’, 모차르트의 ‘아폴로와 히아친투스+첫째 계명의 의무’, 현제명의 ‘춘향전’, 로시니의 ‘신데렐라’ 등이 무대에 오른다. 또 신천 야외공연장에서 펼쳐지는 ‘오페라 열린 음악회’를 비롯, 브런치 오페라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과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국립발레단의 아당의 ‘지젤’ 등 특별공연과 폐막공연 ‘Via Corea, Viva Opera!’가 각각 선보인다. 부대행사로는 백 스테이지 투어, 오페라 분장과 의상 체험, 대한민국 오페라상 시상식 등 관객들이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다음달 29일부터 11월2일까지 열리는 ‘대구아트페어’는 현대미술의 다양한 흐름을 조망하고 지역미술의 활성화를 위해 열리는 행사. 국내외 50여 화랑을 통해 3백여 명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본전시를 비롯, 프랑스 미술그룹의 사진전 ‘그룹 노방브르’와 국내외 회화작가의 사진전 ‘카메라 캐주얼’은 근래 ‘조형예술에서 표현매체로 사용되는 사진’을 통해 ‘사진에서의 조형미’와 미묘한 차이를 발견하는 또 다른 발견이다. 그밖에 불우이웃돕기 애장품 자선경매행사, 미술전문가와 함께 하는 아트페어 관람, 세미나 등의 부대행사가 마련된다.
다음달 30일부터 11월16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과 봉산문화회관 등에서 열리는 ‘2008대구사진비엔날레’는 다양한 방면에서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사진예술의 역사성과 독창성·실험적 현대사진의 흐름을 한눈에 보여주는 것이 특징.

부산 철마한우불고기축제·동래읍성 역사축제·골드테마거리축제
대구 대국제오페라축제·사진비엔날레·아트페어 등 다양

‘내일의 기억(Then & Now-Momories of Future)’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사진예술의 경향과 동북아시아의 사회문화적 현상을 다채롭게 보여주는 ‘내일의 기억전’과 아시아 개화기 역사를 조명하는 ‘동북아시아 100년전’ 등 두개의 주제전이 마련된다. 또 ‘변해가는 북한 1950-2008’ ‘공간유형’ ‘숨겨진 4인전’ 등의 특별전, 세계적인 사진잡지 편집장과 비평가가 참여해 국내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비평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포토폴리오 리뷰(Portofolio Review)’, 전국 사진가들이 바라본 ‘대구의 하루전’, ‘국제사진심포지엄’, ‘대구-동경 사진교류전’, ‘지역 화랑 기획전’ 등 다양한 행사들로 꾸며진다.
다음달 30일부터 11월16일까지 KT&G 대구연초제조창 별관창고에서 열리는 ‘Art in Daegu 2008’은 2010년 대구시립미술관의 개관을 앞두고 지역 미술의 전통과 다양한 현대미술의 양상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열린다.
전시는 현대미술에 있어 ‘리얼리즘’이 나타나는 여러 형태들을 범주화시켜 4가지 섹션으로 구분, 참여작가의 연령과 지역에 제한을 두지 않고 국내 우수 작가들의 다양한 형상미술작품을 전시하는 것으로 이루어질 계획이다.
그밖에 컬러풀대구가요제(10월7일 신천둔치 수상무대), 대구문학제(10월12일 봉산문화회관), 대구단편영화제(10월29일∼11월2일 동성아트홀), e-fun2008(KT&G웰딩건물), 대구만화애니캐릭터공모전(10월중 장소 미정), 대한민국 창작합창제(11월12∼14일 수성아트피아)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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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트럼프발’ 통상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앞서 못 박은 시한은 끝났다. 우리나라는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날 타결했다. 이제 협상 결과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려야 할 때다. 일본과 유럽연합(EU), 그리고 한국. <일요시사>가 세부 내용을 들여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을 상대로 돈을 번, 즉 대미 무역 흑자를 거둔 나라들이 표적이 됐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 전 세계는 ‘트럼프발’ 통상 전쟁에 휘말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숫자를 외칠 때마다 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하루 전 극적 타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늦게 통상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지난 6월 조기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탄핵심판 등 대형 정치 이슈가 거듭되면서 미국과 협상을 하고 싶어도 테이블에 앉을 사람이 마땅치 않은 상태였다. 실제 한덕수 전 국무총리나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이 협상에 나섰지만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또 한 전 총리의 대선 출마 선언, 최 전 부총리 탄핵안 상정 등의 상황이 겹치면서 미국과의 협상은 큰 진전 없이 시간만 흘렀다. 이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좀처럼 미국 실무진과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산업별 관세와는 별도로 25%의 일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시한은 지난 1일로 못 박았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FTA 체결로 사실상 무관세 수준이었기에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자동차나 반도체 등 핵심 수출 품목에 붙는 관세 외에도 비관세 장벽(관세 이외의 수단으로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을 허물라는 압박도 가해졌다. 쌀이나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 정밀 지도 반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상황과 맞물려 쉽게 내주기 어려운 조건들이었다. 일·EU와 같은 15%로 막아 대미 투자는 3500억달러로 협상도 난항을 겪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 통상 협상을 하루 앞두고 출국하려다 미국 측의 취소로 불발하는 일이 일어났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방한을 닷새 앞두고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미국 고위급 인사들과의 만남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한미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차례로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일본의 협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우리나라가 최소한으로 맞춰야 할 기준이 생겨버렸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자동차 등 수출 품목이 일부 겹치기에 일본보다 관세가 높아지면 수출 경쟁력이 망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일본과 무역 협상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일본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15%다. 기존 25%에서 10%포인트 줄어들었다.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약 759조원)를 투자할 것이고 이 중 90%의 수익을 미국이 받게 된다고도 했다. 동시에 자동차와 농산물을 일부 개방한다는 조건도 달렸다. 지난달 27일에는 미국과 EU가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품목에 대해 일괄적으로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산 에너지 7500억달러(약 1030조원) 구매 및 대미 투자 6000억달러(약 820조원) 확대 방안을 담은 ‘무역협정 틀’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일본과 EU의 협상 타결로 미국의 협상 전략이 윤곽을 드러냈다.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무엇을, 얼마나 내놓느냐가 관건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대미 투자액이었다. 애당초 통상 전쟁 자체가 타국이 얻는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겠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터라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에 대미 투자라는 일종의 ‘청구서’를 요구한 셈이다. 일본이 5500억달러, EU가 6000억달러를 미국에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 날아올 청구액에 관심이 쏠렸다.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언론보도 등을 통해 3000억달러, 4000억달러 등의 추측이 난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멋대로’ 외교에 우리나라 협상팀이 휘둘리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쌀 소고기 지켰다는데 우리나라는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협상을 타결했다. 일단 일본, EU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세 인하를 이끌어낸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자동차 관세율은 15%, 철강·알루미늄·구리는 기존 관세율(50%)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 부과 시 최혜국 대우도 약속받았다.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부분도 일본, EU와 같은 합의 내용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민감한 품목으로 분류됐던 쌀과 쇠고기 등의 개방은 하지 않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농산물 전면 개방을 언급해 향후 변동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 대미 투자액은 3500억달러(약 490조원)로 결정됐고 1000억달러(약 140조원)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을 수입하기로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한국과 일본의 대미 무역 상황은 지난해 기준 각각 660억달러 흑자, 685억달러 흑자로 규모가 유사한 상황에서 일본보다 작은 규모인 3500억 달러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며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펀드 1500억달러를 제외하면 우리 펀드 규모는 2000억달러로 일본의 3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미국과 조선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라며 “한미 조선협력펀드 1500억달러는 선박 건조,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협상팀은 조선 협력을 내세운 게 협상 타결의 ‘키’였다고 자평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브리핑을 하며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협상 타결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인 ‘매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따온 표현이다. 자동차는 관철 못 해 아쉬운 부분으로는 자동차 관세를 꼽았다. 이전까지 우리나라 자동차는 관세가 0%였다. 2.5%였던 일본과 비교해 근소하게 가격 경쟁력을 가졌다. 하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일본과 똑같은 15% 관세가 결정되면서 자동차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됐다. 우리나라 협상팀이 끝까지 자동차 관세 12.5%를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15%’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며 “이번 협상으로 정부는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미국 관세를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맞춤으로써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협상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일단 ‘최악은 면했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협상 타결이 이뤄지기 전까지 유예 기간을 놓쳐 관세 25%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에 비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의견이다. 동시에 미국이 내민 청구서의 구체적인 부분을 더 살펴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일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타결 발표와 실제 합의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된 사항을 즉흥적으로 바꾸는 등 외교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는 면모를 보인 적이 여러 차례 있다.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불확실성을 극대화하는 협상 기술을 사용한다는 평이다. 정밀 지도·국방비 등 안보 이슈 백악관서 만나 대통령끼리 담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와의 협상 타결 내용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정상회담이 ‘진짜’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는 “한국이 투자 목적으로 상당한 금액을 추가 투자하기로 합의했다”면서 2주 내로 이재명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투자액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추가 청구서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통상 협상에서 논의되지 않은 정밀 지도 반출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도 반출 등 안보 사안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별도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도 반출과 관련해) 우리가 계속 방어해왔다. 추가 양보는 없다”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2025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 정밀 지도 반출 제한을 한국과의 디지털 무역 장벽 중 하나로 지목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군사기밀 유출을 우려해 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막아왔다. 정밀 지도에 해외 기업이 가진 위성사진을 결합하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지도 정보로 완성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계와 IT업계는 정밀 지도를 반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정상회담의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이상을 국방비 예산으로 잡으라고 압박했다. 우리나라에도 대선 후보 시절부터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달러를 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하는 등 전방위로 요구한 바 있다. 추가 청구 나올까? 한미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외교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G7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나토 회의에는 이 대통령 대신 위성락 안보실장이 참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안보’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딜을 벌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