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인천시 테마파크 딜레마

돈 없는데 큰소리만 ‘떵떵’

[일요시사 경제팀] 양동주 기자 =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투어 테마파크 조성계획에 달려들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곳이 바로 인천시다. 이미 인천시의 테마파크 조성계획은 상당히 구체화된 모습이다. 다만 인천시의 원대한 포부가 제대로 이뤄질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디즈니월드’가 될지 ‘대전 엑스포과학공원’이 될지는 아직 모를 일이다.

전국에서 채무 비율이 가장 높은 인천시에 테마파크 조성 열풍이 불고 있다. 현재 인천시가 구상 중인 테마파크 조성사업은 총 7건. 영종도 3곳, 송도 2곳, 서구 일대 2곳 등이다. 여기에 투입될 금액만 해도 10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퍼주기 우려

영종도 일대에 조성될 테마파크는 ‘영종테마파크’ ‘한상드림아일랜드’ ‘미단시티’ 등 3곳이다. 중구 운서동 270만㎡ 부지에 들어설 영종테마파크에는 내년부터 2020년까지 3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복합리조트를 비롯해 사계절 관광지, 장기체류시설이 세워질 예정이다. 중구 중산동에 조성될 한상드림아일랜드와 중구 운북동의 모습을 바꿀 미단시티에는 각각 2조원대 사업비가 책정됐다.

서구 일대에는 ‘글로벌 테마파크’와 ‘인천로봇랜드’가 새롭게 조성된다. 수도권매립지에 인접한 글로벌 테마파크에는 4조5000억원이 투입돼 오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테마파크, 워터파크, 골프장, 아웃렛, 리조트, 캠핑장 등이 차례로 건립된다. 서구 원창동 일대에 들어설 인천로봇랜드에 투자될 금액은 약 7500억원이다.

이외에도 송도에 예정된 2곳의 테마파크 가운데 연수구 송도동 일대 송도엑스포시티에는 약 7000억원의 사업비가 책정됐다. 연수구 동춘동 인근 약 50만㎡에도 76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된 테마파크 조성계획이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테마파크 조성사업에 열을 올리는 인천시의 행보는 오랫동안 방치되다시피한 땅을 이용해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만약 제대로 실현될 경우 기대수익은 엄청나다. 그러나 동시다발적인 테마파크 조성 수순과 별개로 당초 계획대로 사업 추진이 가능할지에는 여전히 의문이 따른다.

일단 돈이 문제다. 계획 중인 7개의 테마파크 중 자금확보가 원활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아직까지 2∼3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인천로봇랜드의 경우 조성사업에서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인천시는 민간자본을 유치해 테마파크를 조성하고자 했지만 아직까지 현실과 이상에 괴리가 존재한다. 당초 2017년 3월 준공을 목표로 만들어진 특수목적법인(SPC)인 인천로봇랜드와 법인 설립에 참여한 투자자들 간 소송으로 테마파크의 착공이 계속 늦어진 까닭이다.

이 여파로 160억원 규모의 출자금은 거의 바닥을 드러냈고 토지 매입비용이 비싼데다 민자 유치 자체가 힘든 상황이다. 최근 인천 지역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타개책 마련도 여의치 않다.  

수도권매립지에 들어서는 글로벌 테마파크는 용인 에버랜드의 약 3.5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와 막대한 자금투자금액으로 인해 투자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도 인근 대우자판 부지에 예정된 테마파크 조성 계획 역시 별반 차이가 없다. 영화, 게임, 음악 등을 응용한 이 프로젝트는 8년 만에 겨우 부지 매입이 성사됐을 뿐 언제 가속도를 낼지 미지수다.

총 7곳 조성 계획…10조원 투입 예상
꼬여버린 민간유치 “사업성도 의문”

인천시가 테마파크 조성에만 매달릴 여력이 없다는 점도 생각해봐야 한다. ‘루원시티 도시개발구역사업’을 비롯해 이미 인천시 곳곳에는 골치 아픈 현안이 널려 있기 때문이다.


루원시티 개발사업은 LH와 인천시가 2006년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승인을 받고 2009년 도시개발구역 계획변경이 진행됐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본 궤도에 오르지도 못한 채 사업은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부동산경기가 침체된 마당에 인근 신도시의 3배에 달하는 조성원가가 발목을 잡았다.

그나마 인천시가 최근 토지이용계획을 마련하는 등 루원시티 개발사업 정상화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지만 원주민과의 마찰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루원시티 입주자 연합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인천시청에서 원주민들의 주거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단체 행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 활성화를 꾀한다는 명목으로 투자자들에게 각종 혜택을 줄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자 테마파크 조성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마저 흐르고 있다. 부지를 헐값으로 내어주는 것도 모자라 특혜를 부여할 경우 오히려 인천시에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조성되는 각각의 테마파크가 차별성을 담보로 하지 않는다면 결국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전 엑스포과학공원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제대로 된 수익모델이 뒷받침되지 않은 테마파크 조성사업은 지자체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외에도 적자 운영되는 테마파크를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게다가 수년째 경기불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조성된 테마파크가 즉각적인 수익을 뽑아낼 수 있다고 장담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뻔한 적자운영

이렇게 되자 일각에서는 비슷한 형태의 테마파크를 조성하기보다 관광객의 발길을 잡을수 있는 특색 있는 대단위 테마파크 조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일단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보자는 대응보다 제대로 된 계획하에 경쟁력 있는 테마파크를 만드는 과정이 우선돼야 한다”며 “특성화된 아이템이나 테마파크에서 파생되는 경제적 가치를 면밀히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djy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레고랜드 2050억 대출금 논란

레고랜드가 대출 받은 2050억원의 출처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열린 강원도의회 251회 정례회 경제건설위원회 글로벌투자통상국 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는 레고랜드 사업 대출금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적으로 이어졌다. 강원도가 보증을 서주면서까지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대출받은 2050억원이 논란의 핵심이었다.

PF는 특정사업의 사업의 장래성에 따라 단계별로 대출을 받는 방식인데 아직 본 사업도 시작하기 전에 거액의 대출이 발생했고 이 중 약 500억원을 사업비로 사용한 게 문제가 됐다. 강원도에서 이를 보증하고 있어 만에 하나 사업이 잘못될 경우에는 그 피해를 강원도가 떠안게 되는 만큼 위험부담이 크다.

홍성욱 의원(태백2)은 “매각한 토지를 담보로 한다면 이해가 되지만 기공식 직전에 변경약정을 하고 강원도 소유도 아닌 매각예정부지를 담보로 2050억원 대출이 발생했다”며 “아직 소유권도 넘어오지 않았는데 이런 큰 금액이 담보로 제공이 되느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날 참석한 오상덕 엘엘개발 대표는 투자금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오 대표는 “초기 대표로부터 인수인계를 받지 못해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다”며 “다만 토지를 담보로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PF를 추진했고 강원도가 보증을 설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레고랜드 사업은 내년 5월까지 2차 문화재 발굴 사업을 마치고 2017년 12월까지 완공해 2018년 3월에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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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