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박근혜 대통령의 의식세계를 엿보다④

우스갯소리 한마디 하자. 이른바 ‘ㅇㅇ방위에 대해서다. ‘ㅇ은 물론 남성의 생식기를, 방위는 지금은 사라진 군 복무 대체제도의 일환이었던 방위병을 지칭한다.

방위병 제도가 실시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방위병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멸시와 조롱에 가까웠다. 근무 기간 또 방위병으로 판정 받게 된 사연에 대해서는 알려 하지 않고 그저 뭔가 부족한 사람으로 간주했다.

하여 방위병으로 판정 받은 사람들이 병무청을 상대로 현역병으로 입대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요청했을 정도였고 바로 그 무렵에 ‘ㅇㅇ방위란 말이 탄생했는데, 사연은 다음과 같다.

한 여인이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하고자 하였으나 여인의 아버지가 극구 반대했다. 그 남자가 단지 방위병 출신이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두 눈에 흙이 들어가더라도 신체적으로 부실한 방위병 출신과 결혼을 불허하겠다는 예비 장인의 강경한 태도에 사위될 청년이 예비 장인을 찾았다. 그리고 다짜고짜 그 앞에서 하의를 벗고 외친다. “이 ㅇ도 방위입니까!”라고. 결국 여인의 아버지는 이어지는 청년의 해명에 설득 당하고 두 사람은 결혼할 수 있었다.

이제 우리 나이 때(1950년도 후반 출생)의 병역면제 판정에 대해 살펴보자. 이거저거 토 달 필요도 없다. 사지 멀쩡한 그것도 대학생 신분이라면 그저 요식적인 신체검사에서 병역면제 판정을 받을 수 있는 일은 속칭 신의 아들이 아니면 불가능했다.

심지어 필자의 형은 어린 시절 사고로 오른쪽 손 검지 첫마디가 잘렸는데도, 중지로 사격 가능하다고 해현역으로 입대 후 만기제대한 바 있다. 즉 우리 나이 때는 ‘ㅇㅇ방위를 넘어서 그야말로 장애인 수준이 아니었다면 신체상 사유로 병역면제는 불가능했다. 물론 질병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이완구 전 총리도 모자라 신임 총리 내정자로 병역면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지명했다. 황교안은 병역과 관련해 ‘1977년부터 1979년까지 세 차례나 징병검사를 연기했고 19807월 두드러기 질환의 일종인 만성 담마진으로 면제 받았다고 했다.

북에 있는 김정은이 웃을 일이다. 신검을 세 차례나 연기한 사실, 그리고 담마진이라는 질병 때문이다. 병역면제 받을 정도로 대단한 질병을 앓고 있는 인간이 무슨 이유로 세 차례나 신검을 연기했는가. 혹시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가!

다음은 담마진이라는 질병 때문이다. 그 전에 결핵에 대해 살펴보자. 결핵이 지금은 그저 감기 정도로 여겨지지만 당시에는 전염성이 강했고 자칫하면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질병으로 신검에서 가장 중요시 여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핵은 단 한 번에 결과를 내지 않고 3년에 걸쳐 3회의 신검을 통해 면제 여부를 판단했다. 그런데 격리되지 않은 사실로 미루어 전염성은 전혀 없고 또 생명과는 하등 상관없는 질병으로 단 한 번에 면제 받았다니.

아울러 담마진이라는 병명과 또 그 병이 병역면제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 황교안 때문에 알게 됐다. 그런데 우리, 즉 황교안과 같은 시기에 신검 받았던 사람들이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미안하지만 군에 갈 인간 하나도 없다.

너무나 단순하다. 33개월이란 시간을 벌기 위해 하루를 희생하면 된다. 즉 신검 전날 옻나무와 잠시 동무 삼으면 그만이었고 당시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여하튼 박근혜 대통령이 황교안을 부정 부패를 뿌리 뽑고 정치 개혁을 이룰 적임자라 단언했다. 부정부패를 척결하여 정치판을 쇄신하겠다는 의미로 보이는데, 부정부패 척결은 차치하고 정치 경험이 전무한 황교안에게 정치 개혁이라니. 이는 안철수가 새정치 혹은 큰 정치하겠다고 설쳐댔던 일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의 현실과 심각한 괴리를 보이는 행태 그리고 입만 열면 이상한 소리로 일관하는. 나오느니 한숨뿐이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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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