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로비 창구’ 고위층 사교클럽 대해부

돈 많아도 아무나 가입 못한다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숨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사망 직전 인터뷰에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한 호텔 휘트니스에서 10만달러를 건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성 전 회장은 생전에 이 휘트니스를 약속 장소로 자주 이용했다고 한다. 단순한 운동 공간이 아닌 돈 로비 창구였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처럼 사회고위층들이 몰리는 사교클럽에 대해 알아봤다.


우리사회에서는 인적 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부자들은 어떻게든 자신만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상위 1%, 상위 0.1%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집단의 규모는 작아지고 결속력은 더욱 강해진다.

정재계 명문가
한데 모여 단합
 
세계 1위 갑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역시 중고등학교와 하버드대학교 인맥 덕을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성장을 이끈 1등 공신 스티브 발머는 빌 게이츠의 동창이다. 빌 게이츠 아버지의 교육방침 중 하나가 ‘부모가 자녀의 인맥을 넓혀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빌 게이츠 아버지는 아들에게 큰 자산을 주지는 못했지만 인맥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물려줬다.
 
한국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가족에게 인맥을 물려주고자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진입장벽이 높은 엘리트들의 ‘사교클럽’은 일반인들에게 다소 낯설지만 이미 예전부터 존재했다. 그중 ‘서울클럽’은 사교클럽의 원조 격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 장충동에 있는 서울클럽은 상류층의 사교문화를 국내에 들여온 곳으로 1904년 고종황제가 외국인과 내국인의 문화교류 촉진을 위해 만든 사교클럽이다. 회원은 약 1000여명으로 알려져 있으며 회원 가입비는 7500만원 선이다. 90년대 말 회원가입비가 3000만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5년 새 2.5배가 오른 셈이다.
 

서울클럽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서울클럽 회원 2명의 추천을 받은 후 까다로운 절차와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 기간이 대략 3∼4년 정도다. 회원 수가 정해진 사교클럽이기 때문에 기존 회원이 이탈해야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가입 후에는 매달 35만원의 회원비를 따로 내야한다. 
 
정치인, 고위관료, 군 장성, 기업인…
1% 상류층 만남 장소 ‘사랑방’역할
 
이처럼 가입 문턱이 높다보니 세간의 시선을 피하고자 하는 정계와 재계의 유력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서울클럽은 1400여평 부지에 휘트니스센터와 레스토랑, 수영장, 테니스장, 어린이 놀이터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100여년의 오래된 전통을 갖고 있어 내부에는 역사의 흔적이 묻어있다.
 
서울클럽에 가입돼 있는 재계 회원은 현대중공업 그룹 일가,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 일가,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등이 있다. 정치권 인사로는 김영삼 전 대통령 등이 있다. 그간 몇몇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이 서울클럽의 문을 두드렸지만 회원 공석이 없어 거절당했다가 오랜 시간의 대기와 심사를 거쳐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전해진다.
 
서울클럽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상류층이 서울클럽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 아나운서의 자녀들이 이곳에 다닌다는 사실이 알려져 위화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젊은 상류층이 서울클럽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회원의 절반을 차지하는 외국인과의 글로벌 인적 교류에 대한 기대감이 주요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화를 중시하는 상류층에게는 외국인 회원과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서울클럽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 서울클럽 내에서는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영어로 대화한다고 알려져 있다.

비싼 회원권

없어서 못사
 
서울클럽 회원전용잡지 ‘테들러’(TATTLER)에는 서울클럽 회원들의 모임사진이 실리고 있다. 테들러 자료를 보면 서울클럽 내부에서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화교류라는 설립 목적에 맞게 미국의 추수감사절이나 독일의 옥토퍼페스트 등 각국의 기념일에 여는 소규모 파티를 열어 교류의 장을 만든다. 할로윈, 크리스마스 파티는 기본이다. 방학에는 내국인과 외국인 회원 자녀가 함께하는 캠프도 운영된다. 상류층의 문화가 기성세대 일부만 누리는 것이 아닌, 가족단위로 누리고 있는 셈이다.
 
‘명우회’도 국내의 대표적인 사교클럽이다. 1956년 결성된 명우회는 당초 경기고등학교, 서울사대부고, 경기여고 등 명문 고등학교 출신 대학생들이 함께 독서토론을 하는 교양 서클이었다. 자연스레 서울대, 이화여대에 재학 중인 명문가 자제들의 사교모임으로 발전했다. 이후 80년대로 접어들면서 ‘똑똑하고 집안도 좋은’ 재벌가 자제들의 연결고리로 그 성격이 바뀌었다.
 
이후 경제호황으로 인해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명우회의 위상이 올라갔다. 그러면서 한 해 30명 안팎의 엄선된 신입회원만 받아들이고 재계에서 정관계 자제들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와 동방유량(사조해표의 전신) 신명수 회장의 딸 정화씨가 인연을 맺은 곳도 명우회다.
 
정보 교류·친목 도모
은밀히 뇌물 오가기도 
 
‘땅콩회항’으로 논란을 빚었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녀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딸들도 명우회 출신으로 알려진다. 서울대 재직 교수 가운데 명문가 출신인 이들도 학생시절 명우회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90년대 이후에는 진입장벽이 어느 정도 허물어져 정계와 재계 외에도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 자제들도 가입이 가능해졌다. 회원가입 추천 기준이 과거보다 유연해져 회원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남 구락부’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한남클럽’도 대한민국 1%를 위한 대표적인 사교클럽으로 꼽힌다. 한남클럽은 서울의 상징인 남산 인근에 있다. 주 회원은 기업 오너, 변호사, 공인회계사, 의사, 교수 등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회원들의 평균 연령은 60대고 여성 회원은 극히 일부다. 회원권을 얻는 방식은 앞서 서울클럽과 비슷하다. 철저한 ‘물 관리’가 이뤄진다.
 
한남클럽의 존재감은 역대 회장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한남클럽 초대 및 2대 회장은 김용우씨(전 국방부 장관·작고)였다. 3대 회장 김정렬(전 국무총리), 4대 회장 설국관(전 대한여행사 사장·작고), 8대 회장 정희택(전 감사원장), 9대 회장 김종규(전 서울신문 사장), 10대 회장 선우종원(전 한국조폐공사 사장), 11대 회장 이태호(전 수출입은행장·작고), 12대 회장 유종해(연세대 명예교수), 13대 회장 조해형(나라홀딩스 회장), 15대 회장 강신호(동아제약 회장), 18대 회장 서태식(삼일회계법인 명예회장) 등이다.

추천 없으면 
가입 불가능
 
서울 연희동의 ‘우정스포츠센터’도 한때 사교클럽으로 유명했다. 우정스포츠센터는 전직 대통령을 비롯해 정관계, 재계 등 상류층 인사들이 모이는 고급 사교장이었다. 당시 회원 수는 가족을 포함해 1000여명에 이르렀다.
 

노 전 대통령은 취임 전 애용해오다 이임 후 다시 정회원으로 등록해 한때 운동을 계속했다고 알려진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92년 대선 전 이곳에서 수영하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우정스포츠센터에는 ‘우정회’라는 친목단체가 따로 운영되기도 했다. 명문가 자녀들의 자연스런 사교의 장으로 활용됐다. 하지만 지난 2004년 연희동 우정스포츠센터 자리에 14층 규모의 주거용 오피스텔이 들어서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최근에는 특급호텔 휘트니스가 새로운 사교의 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함께 운동을 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각종 정보를 교류하며 친밀도를 높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수적인 이익이 나오기 때문에 회원권을 얻으려고 난리다. 회원권 가격이 수천만원에 달하지만 특급호텔 휘트니스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매물부족 현상을 빚을 정도다. 지난달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특급호텔 휘트니스 회원권의 시세는 평년 동기 대비 15∼20% 가량 상승했다. 고급 휘트니스의 주요 고객층은 고위 공직자, 대기업 경영자, 연예인 등이다.
 
특급호텔 휘트니스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서울 반얀트리 클럽’이다. 신라호텔, 하얏트호텔, W워커힐 호텔, 조선호텔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둘째 며느리인 탤런트 박상아와 그의 자녀들은 지난 2011년과 2013년 서울시내 반얀트리 수영장에서 목격돼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상위 0.1% 사교클럽으로 지칭되며 개인 회원권은 계약 기간만 20년이며 가격은 1억3000만원에 달한다. 특히 반얀트리 내 ‘카바나’ 수영장은 회원이 아니면 이용자체가 불가능하다. 
 
큰돈을 들여 회원권을 구입해도 200만∼500만원 가량의 연회비는 별도로 지불해야한다. 거래 가격은 거래소의 중매로 매수자, 매도자가 협상을 통해 결정한다. 매물을 찾기 힘들 만큼 인기가 많다.
 
 
이 같은 호텔은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휘트니스 회원권을 보유하면 실내외 휘트니스는 물론 수영장, 스파, 사우나, 골프연습장, 테니스를 비롯한 스포츠 코트, 키즈클럽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부 호텔에서는 멤버십 고객에게 바우처를 정기적으로 제공해 숙박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외에도 사교모임이 이뤄지는 호텔은 여럿 있다.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JW메리어트 호텔’ 인근에는 법원이 있어 법조계 인사가 자주 찾는다고 전해진다. 그래서인지 이곳에는 특이한 판결을 놓고 논쟁을 벌이거나, 변호사들이 각종 사건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고 전해진다. ‘리츠칼튼 호텔’에는 강남구 역삼동 주변 아파트에 거주하는 중년 사모님들이 주 고객이다. 삼성동 테헤란로 인근에 있는 ‘인터컨티넨탈 호텔’ 피트니스클럽인 ‘메트로폴리탄’(그랜드)과 ‘코스모폴리탄’(코엑스)의 주요 고객은 강남부유층과 IT기업 임원들이다.


경기 불황은
머나먼 남 얘기
 
호텔 휘트니스 회원들은 각자 스케줄에 맞춰 클럽 휴게실에 모여 소소하게는 재테크, 양육, 유학, 결혼정보 등 정보를 교류한다. 뿐만 아니라 자금을 모아 공동투자에 나서기도 한다. 휘트니스 간판이 걸려 있지만 사실상 그들만의 소속감과 동질성을 바탕으로 사교클럽으로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근래에는 이러한 특권의 향유가 젊은 층과 가족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알려진다.
 
대기업에도 사교모임의 장이 마련돼 있다. 삼성전자 사옥 5층에는 VIP를 모시기 위한 ‘코퍼리트 클럽’이 있다. 이 클럽은 접대용 레스토랑으로 삼성 계열사 부사장급 이상 임원만 이용할 수 있다. SK그룹은 사옥 35층에도 ‘다이아몬드룸’과 ‘루비룸’ 등 VIP레스토랑이 있다. 임원들은 주로 이곳에서 비즈니스 미팅을 한다. 때문에 도청방지장치도 설치돼 있다고 알려져 있다.
 
<khle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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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