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이태임 욕설 논란

반말이 먼저냐? 쌍욕이 먼저냐?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배우 이태임이 상대 출연자에게 욕설을 한 사실이 밝혀져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쿨 멤버 이재훈과 함께 지난 1월부터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고정 출연자로 합류하게 된 이태임은 지난 2월24일 방송 녹화 도중 게스트로 참여한 예원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예원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태임은 사건 발생 8일 만에 공식 사과했다.

이태임은 지난 2008년 MBC 드라마 <내 인생의 황금기>를 통해 연예계에 첫 발을 들였다. 이후 2009년 SBS아침드라마 <망설이지마>에서 여자 주인공역을 맡았으며, 극중 수영복을 입고 당당한 워킹을 선보여 섹시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명품몸매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이태임은 <망설이지마>를 통해 SBS 연기대상에서 뉴스타상을 수상했다.

결국 하차

이후 영화 <응징자>, <황제를 위하여>를 비롯해 드라마 <결혼해주세요>, <내 마음 반짝반짝>에 이르기까지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꾸준히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해 왔다. 최근에는 <정글의 법칙>에 홍일점으로 참여해 예능감을 인정받아 가수 이재훈과 함께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고정 출연자로 합류하게 됐다.

지난 2월24일, 이태임이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촬영 도중 게스트로 출연한 예원에게 욕설을 퍼부어 소란을 일으켰다. 방송 데뷔 이래 가장 활발한 활동을 선보였던 이태임은 욕설 논란으로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즉시 하차했다. 사건 당일의 촬영분은 지난 5일 SBS 방송을 통해 방영됐으나 이태임의 분량은 통편집됐다.

이태임은 사건 발생 8일 만인 지난 4일 한 매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표명했다. 당시 이태임은 열악한 촬영 현장 분위기를 언급하며 예원의 반말에 분해 욕설을 퍼붓게 됐다고 밝혔다. 이태임은 전화인터뷰를 통해 “모두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를 죽이려고 하는 것 같다. 정말 힘들다. ‘죽으라’는 무언의 압박 같은 걸 느낀다”고 토로했다.


반면 예원은 이태임과는 상반된 입장을 내세웠다. 당시 방송 녹화 도중이라 반말을 했을 리 없다는 의견이다. MBC 관계자 측은 카메라에 담긴 사건 현장 기록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태임의 소속사 어니언매니지먼트그룹은 지난 4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황제를 위하여>에서 과감한 노출신을 선보인 이태임은 영화 개봉 이후 특정 신체 부위와 관련된 악플 및 조롱으로 인해 불면증에 시달려 온 사실을 밝혔다.

또한 이번 욕설 논란으로 극심한 신체적, 정신적 컨디션 난조를 겪은 이태임은 5일간 입원 치료를 받은 사실도 알렸다. 소속사는 “자신의 행동에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으며,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끝까지 함께하지 못한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제작진과 출연진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욕설 논란을 확산시킨 SNS통신의 보도는 언론보도와는 조금 달랐다. SNS통신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박2일간 제주도에서 진행된 촬영 현장에 이태임이 아프다는 이유로 첫날 불참하자 이재훈이 예원을 게스트로 초대했다. 둘째날 현장을 찾은 이태임은 예원을 보고 당황했고 승마와 잠수 등 무리한 스케줄을 소화해야만 했다.

예능 녹화 도중 예원에 분노 폭발
한쪽 말만 듣고…일방적 마녀사냥?

잠수 후 물 밖으로 나온 이태임은 추위에 떨었고 예원이 다가와 “언니 많이 춥지?”라며 방송용 친근감을 표현했다. 예원의 반말에 화가 난 이태임은 카메라 앞에서 “XX, 미친X아. 연예계 생활 그만하고 싶냐? 걸레 같은 X이 어디 여기저기 대주고 다니면서…. 좀 뜨니까 개념 상실했냐? 깝치다가 죽는다”를 비롯해 “XX를 찢어버릴라” 등을 포함한 욕설을 5분간 퍼부었다.

이태임은 SNS통신 보도에 대해 왜곡된 사실이라고 지적하며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누리꾼들은 이번 욕설 논란을 두고 온갖 추측들을 쏟아내고 있다. SNS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글은 이태임의 욕설 직전 여섯 단계에 걸친 분노다. 1차 예원의 게스트 등장, 2차 제작진의 지각 눈치, 3차 제작진으로부터 주목 받는 예원, 4차 예원을 고정 출연자로 삼자는 제작진의 농담, 5차 예원을 고정으로 하자는 이재훈의 제안, 6차 예원의 방송용 친근감과 반말이다.

누리꾼들은 “아무 이유 없이 욕할 사람은 없다” “어떤 이유에서든 촬영 중 욕설을 하다니 말도 안된다”며 이 태임과 예원, 그리고 '찌라시'와 언론보도의 진실 사이에서 방황하는 모습이다.

아이디 tr****는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 원인 제공을 했으니 욕이 나왔을 거라고 본다. 싸이와 김장훈처럼 화해하고도 뒷말이 나오겠지만 이태임과 예원도 입장만 밝힐 것이 아니라 오해부터 풀길 바란다”고 답글을 달았다. 아이디 happyj****는 “몸매가 많이 부각되는 배우인지라 항상 루머가 뒤따르며 인터넷상에서의 악성댓글로 맘고생이 심했을 것 같다. 진실은 당사자들만이 아는 일이니 섣부른 추측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아이디 is****는 “이태임이 촬영장에 늦었다는 이유로 사전 예고 없이 예원을 촬영장에 끌어들인 제작진과 이재훈의 잘못이다. 수많은 누리꾼들이 이태임의 과거 방송 출연까지 언급하며 쓰레기로 만들고 있고 예원을 마치 천사인양 포장해주고 있다”고 이태원의 편을 들었다.

어긋난 보도

반면 iron****는 “한국말은 ‘ㅏ’ 다르고 ‘ㅓ’ 다르다. 예원의 예능감은 이미 수많은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입증됐다. 제작진들 사이에서 예원이 주목 받는 건 당연한 일인데 이를 시기해 애교 섞인 반말을 핑계로 욕설을 퍼붓다니…. 평소 어떤 모습이기에 카메라 앞에서도 욕설이 튀어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이태임을 비난했다.

tis****도 “이태임은 클라라처럼 섹시 콘셉트를 내세웠다가 망한 케이스다. 부정적인 편견을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극복해냈어야 했는데 결국 욕설 논란으로 바닥을 치고 말았다. 진실이 어떻든 간에 카메라 앞에서 욕을 했다는 건 비난 받아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evernur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태임의 향후 연예계 활동은?
방송 분량 줄이지만 하차 계획은 없다

예능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하차한 이태임이 SBS 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 촬영 현장에 정상적으로 합류했다. 욕설 논란 당일인 지난 2월24일 이태임은 드라마 촬영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병원 치료를 마친 지난 3일 오전 촬영 현장에 다시 나타났다. 이후 촬영 스케줄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한다는 소식이다.

제작사측은 이태임의 건강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을 고려해 촬영 예정 분량에서 50% 이상 비중을 축소할 계획이다. 오는 14일과 15일에 방영될 <내 마음 반짝반짝> 17회, 18회에서는 이태임의 분량이 삭제됐다.

서민의 딸로 태어난 세 자매가 가진 자들의 횡포 속에서 집안의 복수와 자신의 성공을 위해 살아가는 성장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에서 이태임은 진심원조통닭집의 둘째 딸 이순수 역을 맡았다.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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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