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게스트하우스 '오해와 진실'

잘 된다하니…대책없이 따라하기

[일요시사 사회2팀] 박창민 기자 =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연간 11만명이 훌쩍 넘었다. 특히나 백팩커(Back Packer)라고 불리는 젊은 배낭여행족들이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에 머물며 2만원 내외의 저렴한 숙박 시설인 게스트하우스를 찾는다. 사실 게스트하우스는 국내에서 법적, 행정적 공식용어가 아니다. 이 때문에 법적으로 민박업과 게스트하우스 경계는 모호하다. 최근 규제 없이 난립하는 불법 게스트하우스가 성행하면서 법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의 민박업의 시작은 홈스테이다. 80년대부터 외국 관광객이 한국에 대거 방문하며, 매년 교환 방문을 홈스테이로 진행했다. 이후 87년 문화관광부의 지원으로 한국의 민박이 소개되어 외국인 민박 활동이 전개됐다. 88서울올림픽 개최 때 정부는 외국인 민박 가정을 모집 교육했다. 2002년 월드컵 동안 부족한 숙박 시설을 보완할 목적으로 각 개최도시 열 군데 5000가정을 모집해 교육했다. 일부 개최도시에 외국어 훈련 보조비용까지 각 민박 가정에 지원했다. 하지만 일회성 모집과 장기적인 마스터플랜 없이 한시적인 운영으로 끝났다.
 
외국인에 망신
 
게스트하우스는 여행자용 숙소로 저렴한 요금과 간단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민박업을 의미한다. 유럽·미국·호주 등 외국에서 인식되는 게스트하우스의 보편적 의미는 국적이 다른 사람들이 가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현지 문화를 체험하고 긴밀한 교류를 가능케 하는 홈스테이 형태다. 따라서 보통 게스트하우스의 숙박 형태는 한 방에 몇 명이 묵는지를 결정하는 3인실, 5인실 등이 기준이 된다. 
 
국내 게스트하우스는 관광진흥법에 따라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 기준으로 ‘도시지역의 주민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의 가정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숙식 등을 제공하는 업’이라고 정의한다. 여기에 부합한 민박업들은 홈스테이, 게스트하우스, 호스텔 등 다양한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홈스테이는 한국 가정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숙식을 제공하는 형태를 말한다. 호스텔은 외국인 및 내국인 관광객을 위해 샤워장 편의시설을 갖춰야 하며, 문화 및 정보 교류 시설 등을 갖춘 시설을 말한다. 
 
이처럼 명칭들 사이에 대한 개념이 비슷해 게스트하우스의 통상적 의미가 흐려지고 있다. 도시민박업 기준에 부합만 한다면 어떤 숙박 형태에도 게스트하우스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때문에 민박업과 다른 숙박업에 속한 여관이나 모텔과 등 일반 숙박 시설에서 게스트하우스 간판을 내걸 수 있다. 
 

이처럼 규제가 없이 게스트하우스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때문에 무분별한 게스트하우스 난립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 문제로 부산시에는 게스트하우스라는 명칭의 숙박업소가 60개나 된다. 이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 중에는 한국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게스트하우스를 찾았지만 관리가 안된 모텔에 투숙해 낭패를 보거나, 실망한 사례가 일어나고 있다.
 
 
관광진흥법상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으로 등록된 업체는 외국인 관광객만을 대상으로만 숙박을 제공해야 한다. 내국인을 들일 시 등록을 취소하게 되어 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손님을 받는 것은 불법이다. 하지만 내국인 여행자들의 게스트하우스 이용은 급증하는 추세이다. 국내 여행객 A씨는 “국내 기차 여행하면서 대부분 게스트하우스에서 자는데, 가끔씩 어떤 곳은 한국 사람은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할 수 없다고 말해 모텔에서 자곤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게스트하우스 이용에 있어 관련 법규가 잘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현재 내국인은 일반 숙박업으로 등록된 게스트하우스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숙박업으로 된 게스트하우스는 대부분 교외나 도시 외곽에 자리 잡고 있다. 
 
2만원 내외 저렴한 숙박 시설 인기
오피스텔 원룸 변신…무허가 난립
 
게스트하우스는 대부분 도심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주거지역 및 도시에서 일반 관광숙박 시설로 허가 받기는 매우 어렵다. 이 때문에 서울 시내 게스트하우스 등록 업소 145곳 중 39곳만 내국인이 이용할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외국 관광객이 적은 지방 도시 게스트하우스 운영자들의 고민이 크다. 외국인 관광 도시 민박업은 3개 국어가 가능한 관광통역사를 의무적으로 둬야 하지만 정작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외국인은 많지 않다. 게스트하우스 업주들은 불법인 줄 알면서 먹고 살기 위해 내국인 관광객을 받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서울 홍대 주변과 명동 등 도심에서 원룸과 오피스텔을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하는 무허가 업소들이 판을 치고 있다. 현행법 상 오피스텔과 원룸은 게스트하우스로 이용할 수 없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게스트하우스의 목적은 외국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생활문화를 알리자는 취지다.
 

일반 가정집과 오피스텔만 제공하는 것은 그 취지에 애초부터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불법 게스트하우스들은 숙박업소에서 요구하는 안전기준에 따르지 않는 경우도 많다. 화재보험에 들지 않고 소화기 등 기본적인 소방안전 부분에 전반적으로 취약하다. 
 
마포의 경우 외국인 관광 민박업이 총 167곳이다. 불법으로 운영되는 게스트하우스를 합치면 250곳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대부분 비어 있는 원룸을 게스트하우스로 돌려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광객에게 7만원 내외에 방을 대여해주는 식이다. 
 
 
최근 중국 자본이 홍대나 신촌 일대의 단독주택을 사들여 중국 내 여행 사이트를 통해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서울 동교동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관계자는 “홍대 일대에 단독 주택에 민박 개념의 게스트하우스들이 많은데, 대부분 돈 많은 중국인들 것이다”고 말했다. 그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은 실제로 그 일대에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중국인들이 많아졌다고 증언했다.
 
게스트하우스의 내국인 유치에 대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기존에 운영 중인 게스트하우스의 경우는 내국인 손님이 아니면 사업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문화관광연구원은 앞으로 게스트하우스가 별도로 제도화된다면 일부 내국인(외국인게스트와 외국에서부터 동행한 한국인 및 외국인 게스트의 한국 내 지인 등)에 대해 선별적 유치할 수 있도록 검토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는 관광진흥법 시행령에서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 내 마을기업에 속한 게스트하우스에 한해 내국인 관광객의 방문을 허용했다. 하지만 마을기업으로 지정되기가 쉽지 않아 효과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허술한 관련법
 
전문가들은 부실한 법 제정과 단속이 불법 게스트하우스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터넷에 홍보만 하면 일정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점을 이용해 불법으로 운영되는 게스트하우스가 많다고 주장했다. 
 
현재 모텔과 여관 등은 숙박업 관련 공중위생법으로 보건 위생당담 공무원,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은 문화정책당담 부서로 관광진흥 관련 공무원이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이원화된 시스템이 공무원들의 철저한 관리 감독을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예인도 게스트하우스 장사
 
지난해 한류스타 ‘슈퍼주니어’(슈주) 멤버 규현(26·조규현)의 부친이 게스트하우스를 불법적으로 운영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관광경찰대는 최근 규현의 부친이자 중구 명동에서 M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조모(55)씨를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9월부터 중구 명동 6층짜리 건물 1개 층만 게스트하우스로 신고하고 2∼6층 5개 층을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중구청과의 합동 단속 과정에서 해당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위법성 요인을 확인해 처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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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