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시즌은 이미 시작됐다!

톱프로들 훈련 돌입 ‘새해 겨울은 뜨거웠네!’


국내 남녀 프로골퍼들이 동면을 끝내고 새해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는 요즘 달콤한 휴식을 뒤로하고 새로운 야망을 위해 자신을 스스로 채찍질하며 지난 1월부터 저마다 장소에서 독하게 연습을 계속하고 있다.


개막전 코앞… 남은 건 오로지 연습!
배상문 텍사스서 훈련 몰입

서둘러 새 시즌 준비를 시작한 주인공은 남자 프로들. 지난해 11월1일 막을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BS 동부화재 프로미배 군산CC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을 마지막으로 2009년 시즌을 마친 남자 선수들은 연말연시 분위기를 뒤로한 채 속속 코스로 복귀해 올 시즌을 벼르고 있다.

베테랑 강욱순
훈련 스타트

가장 먼저 시작을 한 선수는 ‘베테랑’ 강욱순(43·타이틀리스트). 지난 시즌 1승(토마토저축은행오픈)을 거두며 건재를 과시했던 강욱순은 12월 초 샌디에이고의 타이틀리스트 퍼포먼스센터를 찾아 클럽 피팅을 받은 데 이어 뉴질랜드로 날아가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시즌 KPGA 투어에서 2승을 거뒀던 이승호(23·토마토저축은행)는 12월23일 캐나다로 출국해 동계훈련에 들어갔다.

이승호는 전담트레이너와 함께 한 달 정도 몸을 만든 이후 다시 미국 팜스프링스로 건너가 스윙과 쇼트게임을 가다듬으며 새 시즌에 대비할 계획이다. 지난 9월 KPGA 투어 신한동해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20일 동갑내기 신부 한유화씨와 결혼식을 올리며 행복한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된 ‘품절남’ 류현우(28·토마토저축은행)는 크리스마스인 지난 12월25일 신부와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

오는 2월 말까지 샌디에이고 토리파인스 근처에 캠프를 차리게 되는 류현우는 아내의 내조를 받으며 평균 275야드 정도인 드라이버 샷 비거리를 300야드까지 늘리고 100야드 안쪽의 쇼트게임을 집중적으로 보완한다는 각오다. 류현우는 “신혼여행을 따로 가기도 그렇고 해서 아내와 함께 전지훈련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훈련이 잘될지 모르겠지만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KPGA 투어 대상, 상금왕, 최저타수상을 휩쓸며 ‘국내 지존’으로 등극한 배상문(23·키움증권)은 지난 12월26일 미국 텍사스로 날아갔다.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퀄리파잉(Q)스쿨에 참가하고서 12월 중순 귀국, 국내에 짧게 머무는 동안 시상식과 인터뷰, 행사 등으로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던 배상문은 한 해의 영광을 뒤로하고 이른 시즌 준비에 들어간 셈이다.

2월 중순까지 전지훈련을 마친 배상문은 약점인 퍼팅과 함께 체력보완에 주안점을 두면서 올 시즌 미국 무대 진출을 앞두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배상문은 텍사스와 캘리포니아 인근에 머물면서 선배 최경주를 찾아 조언도 듣고 이름난 스윙코치를 영입해 약간의 스윙 교정도 마쳤다. 2년 연속 KPGA 투어 정상에 올랐지만  외국 무대에서만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던 꼬리표를 떼도록 더 많은 땀을 흘린 것이다.

특히 자기 해(호랑이 띠)를 맞이한 이승호는 최경주(38),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에 이어 미국 무대를 밟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미 12월 캐나다 벤쿠버로 전지훈련을 떠난 이승호는 피트니스 전담트레이너, 스윙코치와 함께 새 시즌 준비에 들어가는 등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며 2010년 호랑이해를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호랑이띠 이승호
미국무대 밟겠다!

이승호는 “남들에게 지고는  못산다. 보스 스타일의 호랑이띠 영향이 있는 듯하다. 부모님의 열성적인 지원도 있었겠지만 다른 선후배들보다는 스스로 골프에 대한 강한 의지와 열정을 갖고 최고가 되고자 노력을 해왔다”며 “올해 목표는 상금왕이다. 그 다음 미 PGA 투어 진출까지 노려볼 생각이다. 김경태, 배상문 등 뛰어난 경쟁자들이 있지만 최고의 자리는 양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KPGA 투어에 데뷔해 조니워커블루라벨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만끽했던 맹동섭(22·토마토저축은행)은 지난 12월 30일 코치인 고덕호 프로와 함께 하와이로 출국, 2월 말까지 구슬땀을 흘렸다. 맹동섭은 “국내에 있다가 보니 시기가 시기이니만큼 생각처럼 운동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되는 것 같다”며 “빨리 떠나 차분하게 새 시즌을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형태는 별도의 전지훈련 계획 없이 국내에서 휴식과 체력 훈련만으로 올 시즌을 대비한다. 1년 내내 대회에 출전하느라 지친 몸을 추스르는데는 휴식만큼 좋은 보약이 없다. 김형태는 “겨울 동안 체력 위주로 훈련할 생각이다. 그 밖의 다른 훈련 일정은 없다. 아내가 해주는 밥이 최고의 보약”이라며 자신만의 특별한 훈련법을 소개했다.

황인춘도 “지난해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골프 외적인 문제들이 많아 집중력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는 느낌이 좋다. 마인드 컨트롤에 보다 신경을 쓸 것이고 상금왕을 목표로 할 것이다. 또한, 선수로서나 가장으로서 좀 더 멋진 남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동계훈련은 박도규(39·투어스테이지) 선배와 함께 태국으로 간다. 그곳에서 훈련을 한 뒤 아시안투어 개막전에 참가하고 나서 귀국할 예정이다. 일단 개막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남녀 기대주들
국내외서 담금질

지난 시즌을 성공리에 마치고 귀국했던 해외파 선수들도 국내에서의 짧은 휴식을 뒤로한 채 속속 새 시즌 준비에 들어가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부상과 재활 치료를 반복하며 시즌을 일찍 접었던 장정(29·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초 일찌감치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올 시즌 스윙교정으로 침묵의 한 해를 보냈던 이지영(24)은 지난 12월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집으로 돌아가 이른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 12월30일 출발한 서희경은 2개월 정도 훈련하고 호주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대회까지 출전한 다음 3월 중순쯤 귀국하는 강행군을 소화할 예정이다. 서희경은 “새해에도 정상을 지키려면 이 정도 일정은 소화해야 할 것 같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지난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상금순위 6위에 올라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최나연(22·SK텔레콤)과 상금순위 11위에 올랐던 김송희(21)는 지난해 12월26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로 나란히 출국, 동계훈련에 들어갔다.

이승호 올해 목표는 상금왕
강욱순 베이스캠프 차리고 구슬땀


신지애(21·미래에셋)와 유소연(19·하이마트), 김현지(21·LIG) 등은 호주에서 새해 시즌 담금질을 계속하고 있다. 신지애는 ‘2010 세계랭킹 1위’ 도약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다양한 훈련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체력 보강을 시작으로 새로 교체할 클럽 적응과 스윙 점검까지 차례로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시즌 잦은 병치레로 시즌 막판 몇 개 대회에 불참하는 등 예년과 다른 모습을 보여 체력 보강이 절실하다.

지난 1월3일 골드코스트에 여장을 푼 신지애는 “시즌이 끝나고서 한 달 넘게 골프채를 잡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호주에서 약 6주 정도 훈련하면서 개막전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소연은 작년부터 호흡을 맞춘 호주의 유명 코치 이안 트릭을 다시 만났다. 하이마트 골프단은 중국 심천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합숙을 하면서 올 시즌 목표 달성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JLPGA 투어 신인왕에 오르는 등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낸 송보배는 “올해도 지난해처럼 좋은 성적 올리도록 노력하겠다. 호랑이해를 맞이해 뜻깊은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송보배는 “내가 느끼기에 호랑이띠는 기가 참 센 편인데 나도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일본여자오픈은 꼭 한번 우승을 해보고 싶었던 대회였는데 지난해 우승을 하게 되어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 올해는 특정 대회보다는 더 많은 승수를 쌓도록 매 경기에 전력을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보배는 태국에서 체력훈련과 쇼트게임 연습 위주로 훈련을 진행했고, 떠나기 전에 “태국은 굉장히 오랜만에 가는 것이라 기대가 된다. 2월 말쯤에 일본으로 들어가 2010시즌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지난해 US 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지은희(24) 또한 호랑이해를 맞는 각오가 남다르다. 호주로 동계훈련을 떠난 지은희는 “6주가량 쇼트게임 위주로 많은 연습을 하겠다. 미국에서 200 8년 1승, 지난해 메이저대회 우승을 했으니, 올해는 더 많은 승수를 쌓고 싶다”고 말했다.

지은희는 이어 “LPGA 상금순위 1위를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은희는 “지금까지 많은 응원 해주셨는데 새해에도 많은 응원 부탁한다. 그 응원에 힘입어 나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호주 훈련 떠난 지은희
“더 많은 승수 쌓고 파”

홍란(24·MU 스포츠) 또한 올해를 보내는 각오가 남다르다. 2007년 2승을 거둔 뒤 승수를 쌓지 못한 홍란은 새 후원사와 계약까지 마쳐 가벼운 마음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지난해에 우승이 없어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올해는 반드시 우승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와이로 동계훈련을 간 홍란은 “큰 그림도 그려야 하겠지만 쇼트게임이 부족해서 많은 연습을 할 예정이다”라며 “내년 목표는 3승이다.

올해 우승하지 못한 것까지 내년에 모두 이루겠다는 각오다. 훈련이 끝나고 귀국하면 곧바로 호주로 이동해 ANZ 마스터스에 출전해 실전 경험을 쌓을 예정이다”고 일정을 밝혔다. 2009시즌 데뷔 3년 만에 생애 첫승(대신증권 토마토투어 레이디스 마스터스)을 거둔 김현지(21·LIG)만이 12월 23일 말레이시아로 떠났을 뿐 대부분은 새해를 집에서 맞았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대상, 상금왕, 최저타수상, 다승왕에 오른 서희경(23·하이트)은 절친한 친구 홍란과 함께 1월 하와이로 출국했다. 2010년 KLPGA 개막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유소연(19·하이마트)은 국내에서 트레이닝을 통해 체력을 기르고 나서 1월 말 호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한편 지난 11월 말 2009년 시즌 마지막 대회(ADT캡스 챔피언십)에 이어 지난 12월19일 중국에서 2010년 시즌 이른 개막전(차이나 레이디스오픈)을 치르며 쉴 틈이 없었던 여자 프로들은 대부분 새해 1월 초∼중순 사이에 전지훈련지로 떠났으며 저마다 목표를 정해놓고 막바지 동계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경인년 새해에도 어김없이 국내외 그린에서 실력을 검증받을 남녀 스타선수들의 이번 겨울 훈련 성적표가 벌써 기대되고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