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 의혹 양주시 ‘낚시터 커넥션’ 추적

시골 마을서 터진 저수지 스캔들 "냄새 난다"

[일요시사=사회팀] 양주시 소재 한 낚시터에 각종 불법행위가 자행되고 있음에도 불구, 관할 당국이 이를 묵인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불어 2년 전 불법 사실이 지적되고 주민들이 지속적인 민원을 제기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묵살하고 있어 업체와 담당 공무원과의 유착 관계에 대한 의혹도 나오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전 국회의원의 친인척이 연관돼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경기도 양주시 백석읍 기산리 211-1 일대에는 면적 14만8760m², 저수량 87만8000t, 몽리면적 203ha의 기산저수지가 조성되어 있다. 장흥국민관광단지와 최근 조성된 크라운해태제과의 아트밸리와 인접하고 높은 산에 둘러싸여 경치가 수려해 수도권 드라이브 코스와 가족 나들이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정작 기산저수지 내에는 낚시꾼 외 출입이 제한되어 있다. 저수지로 통하는 3개의 길 초입에는 '방문차량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서있다. 출입은 낚시터 이용요금을 낸 낚시꾼과 그들의 차량만이 허용된다. 심지어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출입조차 통제된다. 무슨 일일까?

"시끄럽다"
통행금지

기산저수지는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과 백석읍 경계에 있는 꾀꼬리봉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막아 만든 저수지다. 기산리 일대에서 농업용수로 이용된 후 문산천으로 입수한다. 1971년 11월 착공에 들어가 75년 12월 준공된 뒤 현재 한국농어촌공사 파주지사에서 관리하고 있다. 기산저수지는 농어촌공사가 저수지 주변 주민들의 수익 보장을 위해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기산리마을향우회 내수면 어업계에서 5년 임대 조건으로 낚시터업 허가를 받아 운영을 하고 있다. 대표는 김모씨로 오는 6월2일 허가가 만료된다.

기산저수지가 소재한 기산리 211-1 일대 등기사항전부증명서(말소사항 포함)를 보면 지난 2008년 10월 거래가액 1억3700만원에 김 대표로 소유권 이전이 완료됐다. 약 5개월 뒤 김 대표는 기산저수지 인근 토지에 대해 근저당권과 지상권 설정을 완료했다.


조용하던 저수지에 돌을 던진 건 김 대표였다. 김 대표는 농어촌공사에서 허가받은 수상좌대와 관리사무소 외에 수상가옥, 가설교, 무허가음식점, 저수지 성토 등 각종 불법시설물들을 설치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낚시영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저수지 통행까지 가로막았다. 주민들에게는 마을 발전기금 명목으로 1년에 300만원 지급이 전부다.
 

뿔난 주민들은 단체 행동을 시작했다. 주민들은 농어촌공사와 양주시청에 낚시터 영업을 중단시켜달라는 민원을 지속적으로 냈다. 지난 2012년 11월에는 지역 언론을 통해 "기산저수지를 돌려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가 공론화되기도 했다. 당시 언론 기사에 따르면 주민들은 저수지 수변 경관을 해치는 낚시터를 즉각 폐쇄하고 인근 마장저수지와 같이 수변에 산책로와 수변테크 등을 조성, 지역의 관광명소로 만들어 줄 것을 농어촌공사 등에 요구했다.

당시 김 대표는 "관광형 저수지로 조성하자는 의견에는 찬성하지만 정상 영업 중인 낚시터를 폐쇄하자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 측도 "낚시터 폐쇄 요구는 주민들 간에 찬반 의견이 나뉘고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며 "임대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저수지 폐쇄 여부와 관광형 저수지 조성 등의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양주·동두천 전 국회의원 친인척 연루설
지역 보좌관 친형이 수십년간 식당 운영

하지만 자행되고 있는 불법 행위에 대한 제재는 이뤄지지 않았다. 주민들에 따르면 관련 민원을 수십 번 제기했지만 농어촌공사는 사태를 해결하려는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저수지 면적은 차량 통행을 위해 성토된 폐건축물로 나날이 줄어들었고 수상가옥과 방갈로에서 흘러나오는 오폐수에 악취까지 퍼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4월 중순에는 주민 30여명이 서명하고 작성한 고발장이 양주시청에 접수되기도 했다. 주민들은 고발장에서 "낚시터를 운영하는 김○○이 기산저수지 및 유수지가 마치 자기 사유지인 것처럼 저수지를 상류, 중류, 하류로 분류해 곳곳을 불법 훼손하여 무허가식당과 부대시설, 수상가옥, 불법매립으로 인한 유수지 축소 등의 의혹이 있다"며 "양주시청이 주민들의 뜻을 헤아려 조속한 처리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별다른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말썽을 빚고 있는 기산저수지를 <일요시사>가 직접 찾았다. 인근 부동산에서 만난 주민 대표 김씨는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배경이 있기에 관할당국이은논란을 감추기에만 급급하다"며 "낚시터 운영자 김 대표도 '하려면 해봐라'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씨의 안내를 받아 들어간 낚시터 곳곳은 온갖 불법 시설물로 가득했다. 양주시장이 발급한 낚시터업 허가증에는 낚시터 부대시설로 화장실 4개동과, 관리실 4개동, 폐기물분리시설 및 편의시설 등만 허가하고 있다. 기산저수지 낚시터의 수상시설물 확인서에도 농어촌공사는 수상좌대 10개동(3인용)과 잔교 10개동(10인용 4개동·15인용 3개동·25인용 2개동·35인용 1개동), 관리사무소만 허가했다. 그러나 기자가 찾은 기산저수지 낚시터는 무허가로 가득했다.

수십 번 민원에도
'나 몰라라' 일관

폭 5m 가량의 도로를 이어 주는 다리는 철관으로 가설됐고 안전장치 하나 없는 상태에서 차량이 통행하고 있었다. 다리 바로 아래는 저수지로 심각한 안전사고가 우려됐다. 이 다리는 지난해 원래 있던 인도가 물에 휩쓸려 내려가면서 김 대표가 낚시터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저수지 주변을 감싸고 있는 도로도 낚시터 개장 초기에는 없었다. 낚시터 운영이 시작된 뒤 생겼다는 것. 저수지 면적이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저수지를 둘러싸고 있는 토지 중 주민들 사유지를 제외한 모든 구역은 차량 통행이 가능했다. 도로를 덮고 있는 천막을 들춰보니 깨진 벽돌과 폐시멘트 등 폐건축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낚시꾼들에 의해 버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쓰레기도 널려 있었다. 저수지에는 죽은 물고기가 떠다녔다.

오폐수 무단 방류, 가설교, 불법 매립
문제 일자 지역 언론 '돈다발 입막음'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오폐수 무단 방류다.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김 대표는 낚시터에 간이 화장실과 방갈로, 수상가옥을 운영하면서 오폐수를 저수지에 무단 방류했다. 관할 당국은 기산저수지 주변에 위치한 식당과 펜션에서 나오는 오폐수가 저수지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하수종말처리장을 설치했다. 식당과 펜션 주인들은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오폐수를 흘려보내기 위해 자비를 들여 하수처리시설을 설치했다. 펜션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저수지 수질을 보호하기 위해 하수종말처리장을 설치해 놓고 정작 저수지 내에 위치한 낚시터가 저수지로 오폐수를 무단 방류하는 것은 눈감아 주고 있다"며 "이럴 거면 무엇을 위해 하수종말처리장을 설치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낚시터를 운영한 것은 올해로 딱 5년째. 5년 전 김 대표의 전임자가 10년 동안 낚시터를 운영할 때도 불법시설물은 존재했고 15년 전 첫 운영자가 낚시터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각종 불법행위가 자행됨에도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는 점에 업체와 담당 공무원과의 유착 관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관할 당국의 석연찮은 해명도 이러한 의혹을 뒷받침했다. 농어촌공사 파주지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불법 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장 조사를 통해 불법에 대한 내용을 파악했고 관련 시설물을 낚시터 소유의 토지를 옮기라고 지시하고 가설교에 대해서는 말뚝을 박는 등의 방법으로 차량 통행을 하지 못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불법 행위는 인정
"어쩔 수 없었다"

주민들의 민원과 지역 언론의 문제제기에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서는 "낚시터 소유의 토지와 인근 식당, 주민들의 토지 간 지적 측량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공사에서 쉽게 손을 대지 못했던 부분"이라며 "지적 측량을 정식으로 의뢰했고 결과가 나오면 전반적으로 손을 댈 예정"이라는 엉뚱한 대답을 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공사의 특성상 관할 지역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자주 교체되어 대응이 미숙했다"고 덧붙였다. 어찌됐든 지금까지 손을 놓고 있었다는 얘기다.
 

양주시청은 발을 빼는 모양새다. 양주시청 관계자는 "기산저수지의 원소유주는 농어촌공사로서 낚시터는 개인이 농어촌공사와 임대계약을 맺고 운영되는 것으로 양주시청은 낚시터업 허가를 내준 것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김 대표의 주장은 달랐다. 김 대표는 "농어촌공사는 1년에 3∼4번 현장조사를 나왔고 그에 따라 모든 불법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가설교와 방갈로가 불법인 것은 인정하지만 수상좌대와 수상가옥에 대해서는 농어촌공사에서 모두 허가를 내준 것이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또 "농어촌공사와 맺은 저수지 이용 계약은 5년인데 양주시청에서는 1년 단위로 낚시터업 허가를 내줘 매년 이를 연장하기 위해 지대한 공을 들여야 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불법행위 알면서도 묵인 왜?
양주시-농어촌공사 책임 전가

김 대표에 따르면 기산저수지 낚시터는 국내 10위 안에 들 정도로 낚시꾼들 사이에서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지난 5년 동안 시설투자비 명목으로 약 10억을 투자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낚시터가 이제야 자리를 잡으려고 하는데 낚시터를 없애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는 나보고 죽으라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양주시청 측은 "관련법상 개인이 임대한 저수지라도 공익의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밝힌 뒤 "그럴 경우 낚시터 운영을 할 수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2년 단위로 허가를 내주고 마지막에는 저수지 이용 만료 기간인 올 6월2일까지 약 1년간 허가를 내준 것이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낚시터 관리당국인 농어촌공사가 불법을 묵인한 의혹에 대해 전 국회의원의 친인척이 연관돼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양주시·동두천시 전 국회의원 A씨의 자취는 낚시터 여기저기에 남아 있다. 먼저 기산저수지 낚시터의 첫 운영자는 A씨의 작은 처남 B씨였다. 주민들 사이에서 B씨는 양주를 근거지로 해 부동산으로 돈을 벌어 A씨의 정치자금줄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A씨와 B씨는 양주시 대형교회 조성과 아파트 개발, 인도네시아 개발사업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으며 특히 B씨는 모 지역신문 명예회장에게 대가성 현금 1000만원을 건넨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기도 했다.

또한 낚시터 내에 위치한 한 식당 주인은 A씨가 국회의원으로 재직할 당시 지역보좌관 겸 비서실장으로 활동한 C씨의 형이다. 이 식당은 낚시터 설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낚시터 운영자가 수차례 바뀌었음에도 불구, 같은 자리에서 같은 주인이 수십년 동안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저수지 돌려 달라"
목적 맞게 운영해야

뿐만 아니라 지난달 24일 관할당국의 기산저수지 낚시터 불법 행위 묵인과 유착 의혹을 제기한 지역 언론사에 동종 업계 직원이 돈다발을 들고 찾아와 기사 삭제와 추가 보도 자제를 요구하는 일도 발생했다. 해당 언론사 관계자는 "기사 내용에 등장하는 업체나 관할청이 아닌 언론사에서 기사 삭제 요청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배경에 고위 인사가 관여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주민들의 요구 사항은 하나다. 저수지를 본연의 목적으로 사용하자는 것이다. 기산저수지를 기준으로 서쪽으로 약 3km 지점에는 면적 19만8000m²의 중형급 저수지 '마장저수지'가 있다. 마장저수지 또한 당초 낚시터로 사용됐지만 2006년부터는 공원 조성 사업으로 낚시가 금지됐고 현재는 근린공원으로 조성됐다. 2009년 3월부터는 지역민뿐만 아니라 방문객을 위한 친환경 공원으로 거듭났다. 

주민 대표 김씨는 "기산리마을향우회 내수면 어업계는 개인이 낚시터를 운영하기 위한 유령 법인일 뿐이다"며 "불법 낚시터를 폐쇄하고 마장저수지와 마찬가지로 산책로와 수변공원을 조성해 저수지를 주민들의 수익보장이라는 당초 목적에 맞게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종해 기자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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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